[퍼스트 펭귄] 04. 청년의 절반은 지금 알바 중입니다

2018.10.23

‘퍼스트펭귄 캠페인’은 펭귄 무리 중에서 제일 먼저 검은 바다로 뛰어들어 다른 펭귄들에게 용기를 주는 ‘퍼스트펭귄’과 같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과 제도에 대해 처음 목소리를 낸 시민사회단체들을 알리는 캠페인입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퍼스트펭귄’들의 스토리가 연재됩니다. 함께 응원해주세요! 본 기획연재는 카카오같이가치와 서울시NPO지원센터가 함께 합니다.😀

 

 

뜨거운 피자보다 중요한 청년들의 안전

 
한국의 대도시는 24시간 어디서든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습니다. 바닷가 방파제도, 대학의 잔디밭도, 음식이 못 가는 곳은 없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편리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노동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더 따뜻한 피자와 식지 않은 치킨을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배달노동자들은 빠른 속도로 도시를 누빕니다. 

2010년, 피자를 배달하던 최 모씨가 사거리에서 택시와 부딪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일주일간 사경을 헤매던 청년노동자 최 모씨는 결국 목숨을 잃었고, 이 사건으로 사람들은 청년 알바생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인 청년들의 안전보다
뜨거운 피자가 중요할 수는 없죠.”
“빠른 배달로 누군가 힘들어하거나 어려움에 처한다면
과감하게 30분 배달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면
기꺼이 불편함을 택하겠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도로를 누비는 배달 오토바이

함께 외쳐요! #노30분서비스

피자배달노동자 최 모씨의 사망 이후, 청년 알바생들의 노동 인권 향상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청년세대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이 사건을 계기로 ’30분 배달보증제 폐지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청년 노동 인권을 위한 여러 시민단체들의 노력]

사람들이 SNS에 #노30분서비스 라고 해시태그를 달며 동참했고, 업체는 여론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30분 배달제’는 주문을 한 순간부터 30분 내에 고객에게 배달을 완료하는 제도인데요. 주문을 확인하고 피자를 만드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피자는 매장을 나선 후 10분 이내로 고객의 손에 전달되어야 합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상황이라면, 배달은 더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배달노동자가 모든 책임을 지는 불합리한 구조였는데요. 목숨을 걸고 달려가 배달을 해도 30분이 넘어가면, 배달노동자가 고객과 가게에게 사과하고 보상해야 했습니다.
도미노피자의 30분 배달보증제 폐지

사장님, 주휴수당 알고 계신가요? 

2011년, 모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은 알바생도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직원 교육 때는 전혀 듣지 못한 이야기였는데요. 그는 청년유니온에서 주최하는 노동법 세미나에 참석해 주휴수당 규정을 알게 되었고, 일하던 곳의 사장에게 주휴수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커피전문점의 사장도 몰랐던 이야기라며 본사에 알아보았고, 주휴수당 규정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 청년이 그동안 받지 못한 주휴수당은 172,800원이었는데요. 커피전문점 사장은 모두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한 이 청년에게만 주휴수당을 지급하였습니다.
청년유니온은 이 사건을 계기로 각 커피 전문점의 주휴수당 지급률을 조사했는데요. 7개 브랜드, 251개 매장의 알바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휴수당 전체 지급비율은 11.5% 였습니다. 청년유니온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 커피전문점들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주요 언론사에서 이 소식을 다룬 덕에 크게 이슈가 되었습니다.

청년 아르바이트의 기본 조건

청년유니온은 그동안 구직자인 조합원이 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설립 허가를 받지 못했으나, 2011년 조직을 재정비해 정식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아 커피전문점 측과 노사교섭을 맺게 되었습니다다. 이 교섭의 결과로 카페베네와 커피빈은 그간 주지 않은 주휴수당을 지급했는데요. 이는 청년들의 비정규직 노동, 아르바이트의 실태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청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특집기사를 실었고 청년 아르바이트의 조건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근로계약서 작성, 4대 보험가입, 최저임금 준수, 주휴수당 제공이 우리 사회의 상식으로 작용하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이 최소한의 법 준수와 권리 보호를 위해 오늘도 청년들은 일하면서 저항합니다.
최저시급은 청년들에게 적절한 급여일까요?

최저시급이 적정시급은 아닙니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이보다 적게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면 안 된다’는 최저의 기준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최저임금을 적정임금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라는 이슈가 언론에 의해 강조되면서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이죠. 2013년 알바연대와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등의 단체는 ‘최저임금 1만원위원회’를 만들어 최저시급을 1만원으로 올리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와 최저임금연대가 합류해 더욱 적극적인 운동을 펼쳤고, 이후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통령 선거에도 주요 공약으로 나타났습니다.
1시간을 일한 돈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는 밥 한 그릇 마음 놓고 사 먹을 수 있는 현실적인 최저시급이 필요합니다. 현 정부는 정권 내에 최저시급 1만원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걸었으나,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하게 되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그동안 오르지 않았던 최저시급은 논란이 거세지면서 적정시급이나 최고시급으로 둔갑해버렸습니다.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한 물가를 감안했을 때, 지금의 최저시급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직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안전한 노동현장을 위해 

2018년 한 신문사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청년들은 응답자의 50.1% 라고 합니다. 정부에서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그 인구수가 확연히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싼 노동비를 받으며 위험한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상승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노동 환경이 가장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우리 청년들의 노동이 공정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지,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 실습의 위험성, 저임금 고노동으로 인한 건강문제, 산업재해 등이 이제야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없었던 일이 갑자기 생겨난 걸까요? 퍼스트펭귄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제야 청년 아르바이트가 수면 위로 올라와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을 뿐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노동의 가치가 정당하게 존중받는 날이 올 때까지, 함께 관심을 가져주세요.
| 기획 : 서울시NPO지원센터, 현장연구자모임 들파
| 스토리 : 신권화정 (사단법인 시민 사무국장)
| 글 : 이하나 (hana@allmytown.org)
| 삽화 : 이한비 / 인포그래픽 : 문화공동체 히응
 

👉🏻 표준근로계약서 확인하기 : https://goo.gl/VAyfEp
👉🏻 청년유니온 : http://youthunion.kr
👉🏻 알바연대알바노조 : http://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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