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안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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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부근에 있는 롱안쌀국수 집은 베트남 이주여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사장이다. 처음 그 집에 갔을 때는 여름이었다.
에어컨도 틀지 않은 매장에 사내 아이 둘이 의자에 누워 뒹굴다 내가 들어서자 벌떡 일어나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 옆에는 아이들의 책가방과 신발주머니가 있었다.

그 다음에 갔을 때는 어린 사내아이 하나와 할머니 한 분이 마주 앉아 뭘 먹고 있었다. 계산할 때 보니 사내 아이가 앉은 자리 언저리에 장난감과 책 같은 잡동사니가 있었다.

오늘은 옛날 까까머리처럼 머리를 깎은 사내아이가 계산대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내 테이블로 와서 주문을 받았다. 키나 얼굴로 보아 내 아들과 나이가 비슷해보였다.
아이가 주방을 향해, 엄마, 라고 불렀다.

오늘의 국수는 지난 번과 맛이 좀 달랐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2인분을 현금계산하면 10,500원이라는 메뉴가 추가 되었다. 나는 몇 달에 한 번 정도 가는데, 내가 밥 시간을 잘 못 맞추는 탓도 있겠지만 갈 때마다 손님이 없거나 먹고 나간 흔적만 있다. 가게는 가끔 닫혀 있는데 언제 닫는지는 잘 모르겠다.

난 그래도 이집이 장사가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 손님도 꽉꽉 차고 그래서 아들 말고 종업원도 두고, 사장님이 주방에서 나와 카운터에서 환히 웃으며 지폐를 셌으면 좋겠다. 장사가 잘 되면 ‘고수 많이 주세요’ 라는 말을 편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아서다.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호계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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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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