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민주주의,내일의시민사회]갈등해결 FGI 녹취록

갈등해결 분야 FGI 기록지

진행 이하나(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참석 김지나(의왕아이쿱), 이규숙(안양YWCA), 이정우(안민공동체)

이하나: 먼저, 지금까지 해 온 민주시민교육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민주시민교육이라고 이름 붙이지는 않았지만 그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는 부분도 함께 말씀해 주세요.

 

김지나: 생협에서는 각종 캠페인을 많이 해요. 민주시민교육도 다양하게 진행하고요. 올해에는 처음으로 공모사업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해 봤어요. 적은 예산으로 모실 수 있는 분들에는 한계가 있는데, 정말 뵙고 싶었던 분들을 모셨어요. 강의 후에 생활정치 그룹을 만들고 싶다는 기획서를 보내 드렸죠. 1강부터 생활정치 그룹 조직이 정답이라는 듯이 결론을 내리고 그대로 5강까지 진행했어요. 강의가 끝나면 모임을 하나 만들면 좋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시정을 모니터하는 생활정치정당 ‘몽당’이 만들어졌어요. ‘꿈꾸는 정당’이라는 뜻이에요.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정우: 1995년에 우리나라를 떠났다가 2009년에 돌아왔으니, 시민운동이 발전하는 시기에는 국내에 없었던 거예요. 부지런히 여러 모임을 쫓아다니면서 배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나이도 50이 넘어가는 터라, 늘 만나던 친구들보다는 의식적으로 새로운 친구를 만나자는 생각을 해요. 광고를 보고 내용이 괜찮으면 이곳저곳 가 봅니다.

처음에는 따복공동체지원센터에서 교회 건물을 매입해 노인 무료급식을 하기에 그쪽에 관심을 가졌어요. 마을교육 강사를 모집한다고 해서 교육도 받았죠. 재미있었어요. 사실 마을교육은 강의를 듣는다고 해서 뛰어들 수 있는 분야는 아니고, 마을에 오래 살면서 활동하는 게 더 중요하죠. 저는 안양에 오래 있지 못했기 때문에 마을교육을 한다고 얘기하기가 어려워요. 아직은 관심만 있는 상태예요.

2016년부터 경기도의회에서 민주시민교육을 고민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시민사회에서 대화 파트너를 구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민주시민교육 네트워크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게 됐어요. 안양의 시민단체들이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힘이 빠진 상태라는 말을 들으니 네트워크를 조직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한 거죠.

작년부터는 민주시민교육 공모사업에 참여했어요. 장은주 교수의 <시민교육이 희망이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교육과정을 진행했어요. 유명한 분들을 모시고 하는 강의도 좋지만, 동네 분들의 얘기를 한번 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잘 진행됐다고 생각해요.

안양 지역사회의 추세를 가만 보니 만안구와 동안구의 성격이 조금 달라요. 만안구가 상대적으로 침체되어 있는데 제가 있는 박달동은 특히 그래요. 만안구의 특성을 이해하는 분들의 그룹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올해 하게 됐어요. 그래서 올해 공모사업에서는 만안 지역에 계신 분들에게 초점을 맞췄어요. 교육과정이 끝나면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운영했죠.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근거를 만들자는 의도로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와 주신 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원래 의도대로 갈 수 있었어요. 곧 창립총회를 열 계획이에요.

작년에는 동네 강사분들이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함으로써 관심을 모았던 것이고요.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정치교육에 중점을 뒀어요. 민주시민교육에서 다뤄야 할 핵심은 자치능력 확대라고 봤거든요. 시민들의 정치적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참여하신 분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규숙: 제가 하는 활동이 민주시민교육, 시민활동이라는 인식을 처음부터 하지는 못했어요. 단체에 속해 활동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모이다 보니 이것이 시민운동이고 민주시민교육이구나 하고 뒤늦게 이해한 경우입니다.

자녀를 양육하던 시기에는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많았어요. 사교육이 아닌 공동체 교육에 대한 막연한 욕구가 있었죠. 활동을 시작한 단체에서 맡은 첫 일이 청소년을 만나는 활동이었어요. 학생들을 통해 어머니들도 만나게 됐는데, 저는 어머니들의 욕구를 조금 단순하게 생각해 왔거든요. 전업주부는 양육과 가사에 대한 고민을 하고 직장맘들은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직접 얘기를 들어 보니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있더라고요. 충분한 양육 시간을 확보하고 남부럽지 않은 월급을 받아도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다는 말씀들도 하셨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아이들이 우리처럼 살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에 많이 공감해 주셨어요. 어머니들과 함께 책 읽는 모임을 열어서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 후에 맡게 된 업무는 가정폭력 가해자와 행위자,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들과 집단상담을 하는 일이었어요. 학교에서 특별교육 수강 명령을 들은 친구들이나 보호관찰소에 있는 친구들을 만났죠. 만나 보면 자기의 가치관, 철학에 대한 얘기를 굉장히 진솔하게 해요. 이 활동도 일종의 민주시민교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2013년 즈음에 지역시민운동 업무를 보게 되면서 시민들과 현장에서 만나는 활동을 시작했어요.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인식도 그 즈음부터 생겼고요.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과정에서 공동의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 대한 교육이 민주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하나: 올해 초와 말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느낌이 드는데, 정권이 바뀐 데 이어 시대도 변해 간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활동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어요. 두 번째 질문은 올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특별히 깨달은 부분이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여쭤 봅니다.

 

김지나: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어요. 좋은 의도에서, 꼭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도 사람들은 잘 움직이지 않아요. 저희 조합원 1,800여 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참여율이 10% 정도가 돼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면 정말 적은 인원이 모이고요.

‘민주교육 한 상 차림’이라는 제목으로 민주시민교육을 개설하니 전화가 왔어요. “민주시민이 뭐예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개념을 잘 모르시겠다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같이 얘기를 들어 보자고 말씀드렸는데 “전 민주시민이 아닌데요.”라고 하셨어요. 더 다가가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답변인 거예요. 젊은 여성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생각에 강의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까지로 잡았거든요. 그런데 실제 오신 분들은 50대 이상인 경우가 적지 않았어요. 기획 의도대로 진행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 사회가 개인의 인권이 유린되지 않는 사회이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획일화되어 있죠. 틀에서 벗어나는 스타일로 의사표현을 하면 문제아 취급을 받기 십상이잖아요. 학교 안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렇다면 지역사회에서 담당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독일에서는 쟁의하는 법도 학생 시절에 배운다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해요.

성인에게도 민주시민교육은 필요하죠. 시민들이 강좌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시간대, 다양한 내용,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떨까 싶어요. 형식 면에서는 토론이 좋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면서 우리가 원하는 사회의 형태를 합의하고 실천해 나가는 거예요. 이런 활동이 시민들이 바라는 민주시민교육이 아닐까 싶어요.

 

이정우: 우리 사회에서 민주시민교육이 많이 진행된 것 같지는 않아요. 시민사회에서 그 주제가 나온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 아닌가 해요. 사실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주제가 애매하거든요. 국회에서도 관련법이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문제점을 얘기하기에 앞서 개념에 대한 합의조차도 되어 있지 않은 거예요. 모여서 얘기할 때마다 겉도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이 문제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이라는 표현에 공감하지 않아요. 우리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탈정치화되어 있잖아요. 학교교육도 그렇고 평생교육도 그렇죠. 권위주의 정권 시절부터 교육 현장에서 정치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고, 지금까지 관행으로 굳어져 있어요. 우리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에는 정치 혐오가 결합되어 있다고 보거든요. 정치교육을 한다고 당당하게 진행해도 될 텐데,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용어로 벽을 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용어에 우호적인 사람이 많지 않아 보여서 굳이 이 용어를 고집해야 하나 의문이 들기도 해요.

1987년 이전에는 민주-반민주 대립구도가 있었죠. 지금도 그 구도는 존재하지만, 그것만으로 우리 사회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해요. 그동안 사회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자한당도 총칼로 정권을 잡지 않아요. 민주-반민주라는 이분법은 너무 낡은 개념이에요. 그 대립구도가 와해되었음에도 우리가 여전히 평화롭지 못한 이유를 성찰해야죠. 시민사회가 근본 문제를 찾는 데에 너무 게을렀던 거예요. 자기확신을 반복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지금까지의 시민사회교육에 비판적인 입장이에요. 크고 작은 정치적 주체들의 주장이 현실적인지 공허한지를 분석하는 역량이 우리 안에 있어야 할 거예요. 그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성숙한 시민사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규숙: 제가 생각하는 우리 세대의 화두는 ‘자기 권리를 찾는 것’이에요. 가정교육, 공교육, 사회교육이 서로 엇박자를 치고 있어서 내가 어디까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책임지고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지 잘 몰라요. 그 부분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라서 충돌이 벌어지는 것 같아요.

시민들과 소그룹을 조직해 보면 놀랄 때가 많았어요. 제가 워낙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기초가 없었기 때문에 이분들도 비슷하리라 생각하고 최대한 친절하게 전달하려 했거든요. 대면해서 눈빛이나 태도를 가만히 보면 제가 전달하려는 내용을 이미 알고 계세요. 그런데도 상대 의견을 수용할 마음이 없는 거예요. 어떤 형태이든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의향이 없고, 막무가내로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학생들도 마찬가지예요. 정보를 습득하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요. 섣불리 교육하려는 태도는 적절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시민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표현은 투박할지 몰라도 자기 생각을 다 가지고 계세요. 북한이탈여성도 만나 뵌 적이 있는데 그때도 깜짝 놀랐어요. 남북한의 경험을 함께 가지고 계시니까 오히려 시야가 넓은 부분이 있고, 많은 가능성과 재능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이렇게 권리도 책임도 알고 자기 주관도 있으니 충분히 행동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정작 행동하는 분들의 수는 지극히 적잖아요. 어떻게 하면 앎을 행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다른 분들께 여쭤 보고 싶어요. 가능성을 갖춘 분들이 새로운 시민으로 사회에 나설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김지나: 저와는 다른 경험을 하신 것 같아요. 저희 강의에 참여하신 분들은 정말 잘 모르고 오셨던 것 같거든요. 강의 시간대에 차이 때문일 수도 있어요. 다섯 번의 강의를 모두 듣고 나서도 ‘우린 뭘 해야 하지?’라는 반응이었어요. 기본적인 지식을 익혔는데도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잡히지 않았던 거예요.

그래서 마지막 토론 시간에 제안을 했어요. 안양시에서 하고 있는 시의회 모니터링이라도 해 보자고요. 의왕시 곳곳의 자연이 개발 명목으로 훼손되는데, 그것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 보자는 얘기도 나왔어요.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는 의견이 다수였어요. 누군가 앞으로 나가자고 방향을 제시해 주면 따를 수 있겠다는 분위기라 토론 끝에 정당을 만들기로 한 거예요.

 

이하나: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용어를 재고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도 웬만큼 나온 것 같고요. 배워도 바로 써먹을 수 없는 공부를 해 왔다 싶기도 해요. 다음 단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해 봅니다.

교육 형태가 일방적인 강의에서 대화 모임에 이르기까지 발전해 왔는데, 일방적 강의는 누구에게든 크게 유용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여를 중시하고 스스로 배워 나가는 방법이 현재 시점에서 가능할까요?

 

김지나: 아직은 강의 형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교육에 목말라하는 분들도 많아요. 저희가 세 시간짜리 강의를 준비한 이유가, 그보다 짧으면 중간에 끊기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충분히 전달하고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드리고 싶어서 간식까지 준비해 가면서 시간을 길게 잡았어요. 참여하신 분들도 예전에 비해 더 만족하시더라고요.

배움 이후의 행동을 원하는 분들도 아주 많아요.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접목하기를 바라세요. 강의가 진행된 뒤에 브레인스토밍이든 만민공동회든 쌍방향 소통을 할 기회를 만들고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간다면 스스로 더 성장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정우: 강의와 워크숍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은 형태인가 하는 문제의 답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죠. 어떤 방법이 더 좋다고 잘라서 말하기는 어려워요. 교육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형태가 아니라 기획 의도예요. 강의든 100인 토론이든 주최자들이 특정한 정보를 전달하려 한다면 근본적으로 일방적인 것이라고 봐야 해요. 이 부분을 극복하려면 모인 사람들이 지속적인 공동체를 만들어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한 목표 설정이 되어 있지 않았다면 시민들이 교육 뒤에 애매하다고 느끼는 것도 당연하겠죠.

요즘 많이들 자치분권을 이야기하는데 사실상 시민들에게 주어진 권한은 거의 없어요. 내 힘으로 시의 살림을 바꾸는 것은 원천적으로 제한되어 있거든요. 그것이 공허감의 원인이에요. 교육 내용이 문제가 아니에요. 할 수 있는 일이 실제로 없는 거예요. 실질적인 변화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덜 공허할 것 같아요. 이 문제로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지방자치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탓이 크니까요. 중앙정부가 권력을 이양하면 시민이 참여 가능한 영역이 확대되고 실질적인 참여율도 높아질 거예요. 오히려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어요.

개인이 사회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닦고 사회적으로 책임질 줄 아는 존재가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현재의 교육은 마음 수양과 사회성 함양 분야를 분리해요. 인문학이나 평생교육 분야에서는 탈정치화되어서 자기계발이나 마음 수양에 기울어져 있고, 사회 의제와 관련한 교육 분야에서는 마음에 대한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아요. 이 부분이 민주시민교육의 한계를 만든 지점이 있어요.

마음을 다루면 개인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나를 성찰해 보는 과정에서 기쁨이 생기니까요. 계속 사회적 의제만 분석하노라면 피곤해져요. 당위성은 강조되는데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잖아요. 내가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기쁨을 느껴요. 그 부분을 지금까지 놓쳤던 거예요. 내 삶의 범위 안에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구조적인 접근만 해 왔죠. 조금 더 유연해지면 좋겠어요.

 

이하나: 우리는 평소에 “정치랑 종교 얘기는 하는 게 아니야.”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우리의 생활을 불구로 만드는 말이죠. 자치력을 상실하게 하고 영적인 부분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규범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시키는 대로 일하는 노동자로 살기를 원하는 통치체제가 그런 규범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규숙: 저는 문서나 책보다는 현장에서 살아있는 경험을 했을 때 더 많은 것을 습득하게 되더라고요. 더 재미있고, 지속가능하기도 하고요. 제가 이런 사람이다 보니 저와 비슷한 성향의 분들과 함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시민과 시의원 간의 만남을 주선해 보면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돼요. 본인들이 나서지 않더라도 저희가 준비해요. 면담을 신청했으니 꼭 가야 한다고, 가서 궁금했던 것들을 직접 물어보시라고 하죠. 의원들이 점심식사를 한 후 잠깐 시간을 내는 것인데, 시민들이 만나겠다고 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행사가 있지 않으면 거부하기 어려워요. 본인 목소리로 시의원에게 의견을 전달할 자리를 만드니까 해당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시더라고요. 이후에 의회 방청을 하면 주의깊게 보세요. 한 번 만났던 사람이 그 자리에 있으니 눈길이 가는 거죠. ‘혹시 내가 한 얘기를 언급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동기부여를 해 주는 것 같아요.

이렇게 노력해도 행정이 움직이지 않으면 시민들은 스스로의 활동을 체감할 수 없게 돼요. 원하지 않았던 도로가 생기고 건물이 올라가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어야 하죠. 실제로 시청 앞에 조명 공사를 하고 조경하는 것을 저희는 원치 않았거든요. 의견서를 작성해서 전달했지만 시 측은 전부 강행했어요.

요즘은 언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안양시민신문이 있던 시절에 저희의 의견을 정리해서 글을 하나 실었거든요. 공무원들도 시의원들도 그 신문을 봐요.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힘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시민의 동기부여에 언론이 큰 역할을 하는 거예요.

활동 결과를 정리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봐요. 저희는 활동 결과를 꼭 보내 주십사 부탁을 드려요. 메일을 못 보내시면 손으로 적어서 샤진을 찍어 달라고 말씀드리죠. 설령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없음’이라고 적어서 보내 달라고 해요. 그렇게 하면 책임감을 느끼고 꼭꼭 결과를 보내 주세요. 약간의 의무감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하나: 우리 사회에는 공론화가 필요한데 너무나 대립이 첨예해서 대화하기 어려운 건들이 있어요. 마을공동체 기반으로 활동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국가 전체의 문제가 축소판으로 나타날 것 같거든요. 이러한 갈등에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획득하신 노하우가 있나요?

 

이규숙: 저희 단체는 기독여성단체잖아요. 그렇다 보니 작년에 성평등 개헌이 있었을 때 의견 충돌이 생겼어요. 양성 간의 차별을 완화하자는 얘기에는 다들 동의하셨는데, ‘성평등’이라고 하니까 동성애-성소수자 문제로 비약하시더라고요. 기독여성으로서 동성애를 지지할 수 있느냐, 왜 그 개헌에 동의하는가 하는 질문을 받아서 굉장히 곤란했어요. 한국 Y의 입장, 안양 Y의 입장, 저의 입장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하시는 바람에 난처했죠. 다양한 성정체성의 존재를 인정하고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가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인데, 제 얘기를 들으실 생각은 그다지 없어 보였어요. 성평등 문제에 있어서도 아주 보수적인 분들의 경우에는 여자가 남자의 종속적 존재라고 생각하셔서 대화 자체에 진전이 없었어요.

얼마 전에는 민우회와 토론하는 자리에서 놀라운 얘기를 들었어요. 원로 여성학자들과 영 페미니스트들 사이에 간극이 크잖아요. 원로들이 젊은 분들에게 물었어요. 현재 나타나는 미러링 같은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생각을 듣고 이해하고 싶다는 뜻이었죠. 영 페미니스트들이 이렇게 대답했어요. ‘당신은 나를 이해할 필요가 없다. 이해받고 싶지도 않다.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지만 왜 내가 이 자리에서 내 생각을 털어놓아야 하느냐.’ 어떤 사안에 대한 생각을 말하지 않을 권리도 있는 거죠. 그 말을 듣고 나니 조금 자유로워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정우: 제가 속해 있는 교회나 시민 모임에서는 갈등이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아요. 동질적인 모임이니까요. 우리 사회가 넘지 못한 주제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동성애 문제도 있고 북한 문제도 있죠. 제 생각에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소는 소득격차예요. 양극화 문제가 엄청나거든요. 일상 생활 속에서는 비슷한 소득 수준을 갖춘 사람들끼리 모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부각되지 않아요. 하지만 사회 전체를 놓고 보면 대단히 큰 이슈죠.

 

이하나: 최근에 집에 대한 고민이 생겼는데, 경실련에서 아파트 가격이 정의로운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더라고요. 부동산 거래는 정의로운지, 지금의 정책은 어디에서 왔는지, 우리는 지금까지 어떤 행동을 해 왔는지를 되짚었는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안양 Y에서는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했죠. 건설 단계에 대한 문제제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아파트 건설에 쓰이는 자재가 어디에서 왔는지 잘 모르잖아요.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면 언론에서 이기적인 님비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아요. 통신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달라고 주장하면 전화요금을 더 내겠느냐고 응수하죠. 국가 기간산업을 통해 기업이 이득을 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고,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아요. 우리가 침묵하고 국가가 개입하지 않으면 경제가 점점 정의롭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죠.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의왕아이쿱에서 경험하신 갈등이 있을까요?

 

김지나: 저희도 내부적인 갈등은 없어요. 다만 친환경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소비자로 가입하신 분들이 민주시민교육이나 각종 캠페인에 반감을 가지시는 경우는 있어요. 왜 여기서 미투 운동에 대한 이슈토크를 하느냐는 거죠. 저희에게 직접 말씀하셨다면 협동조합의 7원칙에 대해 말씀드렸을 거예요. 이런 부분을 매장 단위로도 널리 알리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아직 부족해요.

세대 간 갈등이나 좌우대립도 심각한 문제예요. 촛불집회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욕설을 들어 보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세월호 리본을 달고 다니면 빨갱이라느니 김정을 좋아한다느니 하는 얘기를 들어요. 저희 아이와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하러 갔다가 한 할아버지에게 직접 들은 말이에요. 아이는 좋은 일에 참여한다는 생각으로 엄마를 따라왔는데 엄마가 눈앞에서 비난을 받은 거잖아요. 아이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어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거든요, 주변 사람들이 그 할아버지와 저희 사이를 떨어뜨려 줬죠. 자리도 양보해 주고요. 할아버지가 계속 소리지르는 걸 들으면서 아이가 “저 할아버지는 우리한테 왜 그래?” 하고 물었어요. “생각이 달라서 그래.”라고 하니까 “소리지르는 것 그만했으면 좋겠어.”라고 해요. 지금에 와서는 촛불집회에 잘 간 것 같다고, 엄마가 아니었으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이라고 해요.

아이에게는 서로 생각이 다를 뿐이라고 말했지만 제 마음속에는 선입견이 생겼어요. 어르신들은 원래 그렇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는 거예요. 되도록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요. 요즘 60대 이상인 분들을 조합에서 만나게 돼요. 뜨개모임을 여니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이런 사안에 대한 얘기를 나누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최근 이슈들이 화제에 오르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여쭤 봐요. 그러면 우리 세대야 이러저러하게 생각했지만 젊은 세대는 다르겠지, 라고 하세요. 이런 경험을 통해 선입견을 조금씩 허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3개월마다 한 번씩 이슈토크를 해요. 가벼운 주제, 무거운 주제를 자유롭게 다뤄요. 열 분 미만이 오시니까 참여자의 수가 적죠. 미투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남성분들이 와 주시면 좋았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생각을 꺼내 놓고 얘기하는 자리를 마련해 보고 싶은 거예요. 그런 자리라면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겠죠. 서로의 얘기를 듣고 싶어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쉽지는 않겠지만요.

 

이하나: 사전에 드린 질문은 아닌데, 내년부터는 민주시민교육을 다른 방향으로 해 봤으면 좋겠다고 상상하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실현 가능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소망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지나: 지금까지는 정치, 민주주의, 인권, 헌법 등에 대한 교육을 했어요. 다음에는 생활 밀착형 문제로 강의 내용을 구성해 보고 싶어요. 내 문제로 시작해서 변화를 위한 행동까지 끌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올해 만들어진 몽당과 관련한 계획이 여러 가지 있어요. 일단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해 보고 싶어서 계획을 세우고 있고요. ‘몽당 청문회’를 열어서 시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해요. 지역 정치인을 한 명 한 명 자세히 들여다보는 활동도 예정되어 있어요.

 

이정우: 민주시민교육이 지역에서 확산되려면 결국 지역주민과의 관계 형성이 굉장히 중요할 거라고 봐요.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짜면 아무리 홍보해도 많은 분들을 모을 수는 없어요. 이미 형성된 공동체 속에서 관계를 만들고 사전에 대화할 기회를 많이 만들면서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얘기해 봐야 해요. 그 대화를 통해 어떤 강좌나 워크숍이 필요한지 디자인해 보는 거죠. 현재 존재하는 공동체가 더 튼튼해지려면 어떤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지를 같이 의논하는 거예요. 생각처럼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방법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요. 시도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규숙: 시민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활동을 고민하고 있어요. ‘젠더 미디어 모니터링’이라고 해서 젠더 관점으로 드라마를 보는 활동을 구상 중이에요. 드라마 속에 드러나는 성 역할을 모니터링해 보는 거죠. 대학생 그룹과는 무조건 진행하려고요. 젊은이들은 SNS 활용을 잘하잖아요. 그들이 느낀 바를 바로 SNS에 올리면 사회적인 호소력, 영향력이 상당히 클 것 같아요. 숙련이 더 되면 ‘가짜뉴스 판별법’이라고 해서 종편 채널의 뉴스를 분석해 보고 싶어요. 향후 3년 안에 이뤘으면 하는 목표예요.

 

이정우: 저는 TV를 잘 보지 않아요. 폭력적인 언어가 난무하거든요. 특히 아침드라마가 그렇죠. 그 점을 의식할 수 있는 훈련을 다음번에 진행하기로 했어요.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비폭력 대화를 공부하는 격주 모임이 있어요. <비폭력 대화>라는 책을 탐독하고 있죠. 모일 때마다 한 챕터씩 읽어요. 그 책에 따르면,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부터가 굉장히 폭력적이에요. 일단 상대방의 가치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하거든요. 상대방을 수용하는 것이 비폭력 대화의 첫 단계인데 그 단계부터 실행이 안 되는 거죠. 모일 때마다 30분씩 일상에서 찾은 비폭력 대화의 예에 대한 대화를 나눠요. 폭력적인 대화를 나눴지만 바꿔 볼 수 있겠다는 사례를 공유하는 거예요.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은데 실천이 문제이기 때문에, 이 활동은 지속적으로 하기로 했어요. 워크북 형태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실제 대화의 실상을 알게 되면 좋겠어요. 민주시민교육에서 말하는 다양성 존중의 핵심은 비폭력 대화라고 생각하거든요.

 

이하나: 마지막으로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 드려요. 모여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해결책이 금방 나올 수도 있으니 상상해 온 것들을 거침없이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지나: 학교 교육을 진행하면서 교육지원청에 갈 일이 생겼어요. 군포의왕교육지원청인데, 의왕이 자꾸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희가 하는 일의 담당 장학사님이 군포를 담당하시는 분이라 의왕 지역은 열외가 되는 거예요. 불합리한 일이죠. 의왕의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약해서 그런가 싶어서, 네트워크를 빨리 조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네트워크를 조직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 단체를 묶을 만한 공동 의제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해요. 안양에 있는 협의회처럼 회비를 내고 소속되는 형식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였으면 해요. 회비도 개인으로서 내는 거예요.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이규숙: 소그룹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분들과 단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분들은 출발 지점부터 달라요. 그 점이 네트워크 조직에 방해 요인이 되는 것 같아요. 소그룹은 동질성이 강한 조직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빠르고 합의도 비교적 쉽게 이루어지는데, 단체 베이스로 움직이는 활동가들은 사정이 달라요. 단체에서 벌이는 다양한 활동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어서 내부적인 갈등이 있거든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활동하는 일도 생겨요.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단체들이 있지만 하고 있는 일만으로도 바쁘니 참여하지는 못해요. 여러 단체가 연대해 행감에 들어가자고 하는데 단체의 급한 일이 들어오면 행감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버리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이정우: ‘시민 없는 시민단체’라는 말이 우리의 실정을 잘 표현해 준다고 생각해요. 단체를 운영해 보면 어느 시점부터 동력이 사라지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태반이에요. 저는 새로운 사람을 계속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고 봐요. 만나던 사람을 계속 만나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네에서 새 친구를 일상적으로 만나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해요. 소개팅을 자꾸 하는 거예요. 사실 낯선 사람들을 자꾸 만나려는 태도는 시민단체가 갖춰야 할 기본 자세죠.

모임에서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내용이 참 좋더라고요. 기존 정치 담론과 기본적으로 달라요. 마음을 다루면서 근본적인 부분을 추구하더라고요. 이 책에서도 낯선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해요. 자신이 활동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런 기회를 다양하게 만들어 내는 활동을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하나: 만나서 일없이 수다만 떨어도 많은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우리는 사업만 하고 있네요.

 

이정우: 맞습니다.

 

김지나: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을 벤치마킹해 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경제, 정치, 사회·환경 부문에 내로라하시는 분들이 지역에 있거든요. 이분들의 얘기를 콘텐츠화하는 거예요. ‘슬기로운 생협생활’이라는 제목으로도 몇 가지 콘텐츠를 잡아 보고 있어요.

 

이하나: 아이디어를 냈는데 실현되지 않거나, 내가 참여하지 못하고 그 결과를 다른 사람이 가져갈까 봐 걱정돼서 아이디어를 펴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봐요.

 

이정우: 온라인상에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우리가 하는 일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이디어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지만 그렇게 공유해야 확산에 도움이 된다고 봐요.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 해도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어요. 모임을 시작할 때 어떤 게임을 하면 좋은가 하는 작은 아이디어부터 큰 틀에 대한 생각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포털 같은 곳이 있으면 좋겠어요. 이런 곳을 관리하는 일은 굉장히 큰 노동이 되겠죠. 누구나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면 좋겠는데 기술적으로 불가능한가요?

 

이하나: 가능합니다. 플랫폼을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아요. 게시판만 달면 되거든요.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스팸 게시물이 달리는데, 이 문제를 방지하려면 카톡이나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하도록 세팅할 수 있어요.

 

이정우: 문제는 참여도겠죠. 북미 지역의 사례를 보면, 아이들이 교회에 거의 안 가요. 한 달에 한 번 가면 잘 가는 거예요. 그래서 로테이션 워크숍 모델이라는 커리큘럼을 만들었어요. 채택율이 점점 높아지는 커리큘럼이에요. 요리, 연극, 과학실험을 포함한 4주의 패턴을 만들어 놓고, 그 활동들을 교육적인 스토리 하나로 엮어요. 스토리 하나를 한 달 동안 배우는 거죠. 그 한 번의 교육만이라도 받으면 좋다는 거예요. 교회학교를 담당하는 북미의 여러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계속 올려요. 굉장히 큰 도움이 돼요. 정보량이 아주 방대하거든요.

우리가 만드는 사이트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들어가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볼 거리가 없는 거죠.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자료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올리면서 내용이 풍성해지는 구조였으면 좋겠어요.

 

이하나: 강사팀과 민주시민교육을 담당하는 각 기관의 허락을 얻어서 강사 구인 페이지를 만들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강사가 어떤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지 볼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내년 2월 정도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못다한 얘기들은 워크숍에서 마저 나눠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기록 : 이혜정

기획 배포 : 문화공동체히응

촬영 : 애플캣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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