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민주주의,내일의시민사회]평화통일 FGI 녹취록

2018년 찾아가는 민주시민교육 지역공론화 활성화 사업으로 진행한 “오늘의 민주주의, 내일의 시민사회”의 첫번째 과정, 포커스그룹인터뷰의 녹취록을 전문 개재합니다.

2018년 12월 3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진행한 평화통일 분야 FGI녹취록입니다.

 

reunification

평화통일 분야 FGI 기록지

진행 신영배(6.15경기중부지부)

참석 곽호경(평화아카데미), 정성희 (평화철도), 이승수(안양민주넷), 송재영(자치분권연구소)

일시 : 2018년 12월 3일 월요일

장소 : 행복한마을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신영배: 1번 질문입니다. 귀하가 관여하는 기관·단체에서는 어떤 민주시민교육을 시행했거나 하고 있습니까? 어떤 내용으로 시행했고 어떤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십니까? 통일 관련 민주시민교육의 내용과 성과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정성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본부 주관으로 ‘찾아가는 통일교육’을 실시했습니다. 경기도민이 대상이었고요. 저는 통일기획위원 자격으로 다섯 차례 강의를 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번영과 시민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요. 공장 단위사업장에서도 하고 지역에서도 했는데, 중심 내용은 남북 경협에 기초해 북방 경제를 개척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노동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경협 판로가 뚫리지 않고 우리 내부에서 경제민주화를 이루지 못하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할 수가 없어요. 전체 고용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지불 능력이 없으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나 최저임금 지속 인상 같은 과제를 풀 수가 없죠. 그러니 평화를 위한 노력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은 단위사업장들이 각자의 임단협에 매몰되어 있어요. 사업장의 움직임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인데도요. 평화를 통한 번영이 노동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한 가지 교육 프로그램은 제가 소장으로 있는 ‘소통과 혁신 연구소’에서 주관한 것입니다. ‘백두산 평화기행’을 2013년부터 45번 진행해 왔어요. 북·중·러 접경, 백두산 천지, 한일유적지 탐방을 통해 평화 교육을 실시했는데 효과가 좋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올해에는 ‘사단법인 평화철도’ 주관으로 ‘열차평화기행’을 두 차례 하기도 했어요. 서울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열차를 타고 달리면서 철원 일대, 평화전망대, 금강산 철길 등을 탐방했죠. 현지 탐방 교육으로서 효과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신영배: 정성희 소장님은 노동 문제와 평화통일 문제를 가장 좋은 교육 내용으로 전달하는 몇 안 되는 분이지 않나 싶습니다. 백두산 평화기행은 특히 시각적인 효과가 컸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천 마디 백 마디 말을 듣기보다 한 번 가서 눈으로 보면 큰 깨달음을 얻고 변화할 수 있죠.

 

송재영: 경기도 차원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도내 각 지역의 네트워크 ‘민넷’을 조직해 경기도 측에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도의원들과 연계해서 요구한 결과 당시 남경필 도지사가 더민주와의 연정 사업으로 민주시민교육을 시행했어요. 3년 연속으로 예산을 줄곧 늘려 왔고요. 실제로 교육을 시행해 보니 평화통일 부문을 생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엊그제 경기도에서 도지사까지 참여하는 500인 포럼이 열렸는데, 민주시민교육의 내용 범위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어요. 환경, 여성, 인권 교육이 민주시민교육에 포함되는가를 두고 의견 대립이 있었던 거예요. 통일 교육도 논란의 대상이 되겠지만 그 논란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평화통일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죠.

저는 작년에 군포에서 큰 테마를 잡고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했어요. 3년 전에 군포시민교육센터를 만들었거든요. 센터 주최로 통일과 관련한 다섯 번의 강의 프로그램을 열었어요. 경기도에서는 통일교육을 생소하게 여겼지만 오히려 군포에서는 대대적인 행사가 열린 거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이승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협회장 등 걸출한 분들을 모셨어요. 통일교육을 대중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뛰어들었는데, 주민이나 시민단체의 반응이 썩 크지는 않았어요. 사실 시민단체 회원들도 낯설다고 느꼈어요. 일반 주민들에게는 얼마나 낯설었겠습니까. 자체 평가를 해 본 결과, 우리나라에서 통일 문제란 상당히 중요한 분야이고 교육의 필요성은 분명해요. 이 문제를 어떻게 대중화해서 민주시민교육과 연결할지가 숙제로 남았습니다.

백두산 평화기행이나 열차평화기행은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을 것 같아요. 기왕 직접 가서 보고 느낄 기회가 있다면 옛날처럼 대충 둘러보고 마는 방법은 지양해야겠죠. 저희가 군포 강의에서 모셨던 이시우 사진작가는 DMZ를 촬영하는 분인데, 연합사 문제를 잘 설명하시더라고요. 남북 분단의 본질을 잘 보여 주는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그분 강의를 들은 주민들이 “어, 그럼 우리는 미국의 식민지네요?”라고 하셨거든요. 예전에는 미국의 부당한 처사를 감히 얘기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일반 주민들이 쉽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가 많이 달라진 거예요. 이렇게 역사적인 사실을 통일의 당위성, 민주화와의 연관성으로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를 모시고 사전 준비를 꼼꼼히 해서 남북 분단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 하겠습니다.

 

신영배: 감사합니다. 송 대표님의 경험은 우리 지역의 민주시민교육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세현 전 장관 강의에는 몇 분이 오셨나요?

 

송재영: 그분의 스케줄에 맞추느라 휴가가 끝나는 시점에 강의 일정을 잡았어요. 250석 강당에 150명만 오셨죠. 꽉 찰 줄 알았는데요. 최승호 MBC 사장이 PD였던 시절에 강의를 하면 500명이 모였거든요. 영화 <공범자들> 상영할 때요. 저는 정세현 전 장관 정도라면 그 정도 인원은 모일 줄 알았어요. 아쉽죠.

 

곽호경: 저희 평화아카데미는 참여정부 후반기였던 2007년에 안양·군포·의왕의 평화 담론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평화와 번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던 시기여서 정기적으로 활동을 진행해 왔는데,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을 거치면서 분위기가 변해 가는 것을 확실히 느꼈어요. 초창기에는 30명이 수강해서 7~8강 듣고 마무리하면 수강생끼리 네트워킹이 되었거든요. 이제는 네트워킹이 굉장히 어려워요. 시민들의 관심도 굉장히 멀어졌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요. 최근에야 정상회담, 북미회담을 거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죠.

그전까지는 시민들의 마음 속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진 것 같았어요. 그렇다면 저희의 교육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를 했죠.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에서 진행한 민주시민교육 워크숍을 통해서 바꾸게 되었는데, 포커스를 시민에 맞추기로 했어요. 민주주의적인 가치로 통일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관점에서 내용을 재구성했어요. 분단으로 인해 생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하자는 내용으로, 민주주의적 가치부터 연습하자는 접근법을 시도했죠. 생소해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민주주의는 알겠지만 통일까지 받아들인 건 아니라는 반응이 적지 않더라고요. 통일이 내 삶과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는 자기성찰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더 활성화해야 할 것 같아요.

평화 강좌는 곧 종강 예정이에요. 실은 4년 동안 규모를 점점 줄였어요. 전체 8강이었던 강좌를 4강으로 반토막 냈고, 1년에 여러 차례 하다가 한 번으로 축소했어요. 이번에도 수강생 15명을 모으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홍보도 더 적극적으로 했고 예전에 강의를 들었던 분들이 다시 관심을 가져 주셔서 참여도가 조금 높아졌어요.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것도 같아요. 강의를 연속으로 쭉 듣기보다는 듣고 싶은 강의를 취사선택하는 경향도 보여서 그 부분을 앞으로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이승수: 아까 송재영 선생님께서 이승환 선배가 군포에서 강의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가서 들었거든요.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통일을 왜 빨리 하려고 하느냐, 그건 후세대의 몫이다.’라는 이야기에 공감이 갔어요. 우리 세대가 할 일은 남북 평화를 정착시키고, 철도를 연결하고, 경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거죠. 무리하게 통일을 밀어붙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은 아닌 거예요. 지자체보다는 민간 통일 교류에 주목하시는 것 같았는데 젊은 세대의 시각과 통하지 않나 싶어요.

곽호경 씨가 말씀해 주신 평화아카데미 활동을 SNS에서 자주 봤어요. 비슷한 교육을 박달동에서도 했고 YMCA에서도 했지만, 각자 파편화되어 있어서 연속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민주시민교육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외로워 보여요. 그분들이 소수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비슷한 일을 해 온 단체들이 연대할 필요가 있어요. 네트워킹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으면 해요.

평화아카데미가 활동을 10년 이상 지속했으니 강의를 들은 사람이 500명 이상이겠죠. 그런데 수강생들이 서로 모여서 뭔가를 한다는 얘기는 들어 보지 못했어요. 지역대학교의 한 학과도 학생들이 기수별 동문회로 끈끈하게 이어져 있죠. 그 네트워크에 시간과 돈을 투자해요. 우리 통일운동은 그에 너무 못미치지 않나 싶어요.

저는 민주당 활동을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해 왔어요. 지금까지도 30~40대 당원을 중심으로 한 모임에 나가요. 이분들이 촛불시위 등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 강좌를 거치고 민주시민교육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통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지역단체가 사진전을 열거나 북한 영화 상영을 할 때면 예전에 비해 쉽게 참여해요. 앞으로는 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결성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영배: 두 번째 질문입니다. 우리 지역에서 평화통일 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뭘까요?

 

정성희: 예전의 민주시민교육에서는 반독재, 민주주의 쟁취가 초점이었습니다. 이제는 민주주의의 확대, 심화 단계에 들어섰죠. 국민이 주인이 되는 의식, 제도, 이를 뒷받침하는 의결 구조가 요구되는 시점이라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민주화는 되었지만 경제민주화가 안 되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국회의원의 대표성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아직 정치민주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봐요. 경제민주화도 아직이고, 문화민주화도 그렇고요. 민주주의적 방식을 익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수많은 방식의 참여를 인정하고, 의견을 모아 하나의 공동 의견에 합의한다는 것이 어렵죠.

분단과 대결로 점철된 지난 70년이 민주주의의 쇠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봐요. 수구 냉전세력이 대결을 유지시키려 하고 민주정치도 후퇴시키고 있어요. 소통과 공감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로 작용하는 거죠. 그러니 이 사회를 평화 번영으로 이끄는 데에 통일교육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남 갈등을 일으키는 세력을 견제하지 않으면 올바른 남북관계를 견인할 수 없습니다.

 

신영배: 광폭 연대와 차이 인정이 필요하죠. 주옥 같은 말들입니다.

 

송재영: 아들이 물어봐요. 통일은 너무 먼 얘기 아니냐고요. 정치, 경제, 문화가 다른데 어떻게 통일을 하느냐는 거예요. 연방제 방식이라는 것이 있다고 말해 줬어요.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나 미국 등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라고요. 지금의 분단 상태는 아이들에게 손해를 끼쳐요. 조그마한 남한에만 갇혀 있지 말고 러시아, 시베리아를 통해 세상을 봐야죠.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논의할 필요가 있어요.

민주시민교육을 할 때 북한과의 관계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해요. 그래야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부딪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대의제 정당정치는 한계에 봉착했어요. 그 체제는 주권자를 온전하게 대변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거예요.

남북 화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면 민주적 질서에 동의하고 참여하는 데에 제약이 걸려요. 반공주의가 극심하던 시대에는 안보 위협이 있는데 무슨 민주주의냐는 얘기들을 했거든요.

평화통일교육을 하는 데 있어 많은 난관이 있어요. 저희는 시민단체고, 얘기의 소재가 생소하고, 동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란 말이죠. 극복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한반도 문제를 풀어 가는 것이 민주정권 발전의 핵심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봐요.

 

곽호경: 저는 혐오사회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는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해하지도 못해요. 평화통일교육 영역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 같은 민족이 아니라는 차별적인 시각이 문제가 돼요. 그 시각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먼저 자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통일 이후에 서로의 정치체제를 맞춰 나가는 가정을 상상해 보면 거의 대재앙이죠. 이 미래의 사회혼란이 공포로 다가와요. 통일 비용도 그렇고요. 우리 사회가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남북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서로 맞춰 나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러한 공포를 극복하기 어려워요. 성찰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거죠.

 

이승수: 태극기부대가 우리의 적은 아니잖아요. 서로 싸우기보다는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민주시민교육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북한 사진전을 열다 보니까 항의 전화를 받아요. 보수적인 한 선배님이 ‘다 좋은데, 북한 비핵화 문제부터 나서 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북한이 알아서 하고 있겠지만 요구를 해 보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러니 ‘너희가 그런 것까지 생각한다면 사진전 정도는 봐 줄 수 있지.’ 이런 입장을 보이세요.

4~5년 전에 지방자치학교를 만든 적이 있어요. 그 취지가 다양한 사람들과 평화적으로 함께 논의해 보자는 것이었거든요. 손학규 의원, 원희룡 지사도 오고요. 지역의 합리적인 자한당 분들도 모셨어요. 그런 시도가 한 번으로 그쳐서 좀 아쉬운데, 보수적인 색채를 지닌 분들과도 같이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송재영: 광폭 연대네요.

 

신영배: 최근에 어떤 분이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통일은 우리 사회에서 설명되어야 하는 사안이라고요. 지난 70년 동안 남북이 서로 적으로 살았는데 서로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없다는 거예요. 그나마 있는 정보도 왜곡되고요. 설명부터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는데, 평화와 통일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간다는 것은 눈물겹고 힘겨운 일이죠.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협력구조를 만들지 않고서는 더욱 그럴 거예요. 어떤 사진을 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지도자들의 손을 양손에 잡고 있는데 마치 이들을 이끌고 가는 모습 같은 거예요. 양쪽 모두 만만치 않은데도 우리의 의지를 가지고 나아가려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움직임을 향한 전 국민적인 지지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요.

그럼 세 번째 질문입니다. 시민들이 원하는 평화통일교육의 내용과 방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성희: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저는 민주시민교육의 많은 영역 중 핵심은 평화, 경제, 노동이라고 생각해요. 전 분야에 연결되어 있는 것은 이 분야라고 봅니다. 이 문제가 풀려야 나머지 문제도 풀리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더 대중적이고 중층적인 교육을 했으면 좋겠어요. 북한 영화 상영회와 사진전을 개최해 봤는데, 이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죠. 현장 탐방성 프로그램도 그렇고요. 그에 비해 평화아카데미 강좌는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오시고 내용에도 깊이가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층위의 여러 형태가 있었으면 해요.

교육 내용으로는 남북한의 각종 제도, 운영 방식을 서로 비교해 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중국의 사회주의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고 하잖아요. 북한의 제도에도 장단점이 있어요. 가치판단을 하고 논쟁을 하기보다는. 우선 팩트에 기초해서 북한을 바로 아는 시간이 있었으면 합니다. 이승수 동지가 아까 좋은 말씀을 해 주셨어요. 북한에 부정적인 분들과 서로 다툴 일이 아니에요. 일방적으로 한쪽 입장을 강조하지 말고 같이 해 보자는 것이죠.

방식에 있어서는 현장 탐방식, 토론식 교육이 최고예요. 탐방이 가장 효과가 높고, 그것이 어렵다면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한 마디씩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식은 PPT든 영화 상영이든 주관하는 분들이 일단 강의를 한 다음 질의응답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보통이었죠. 토론식 교육이 좋기는 하지만 진행하기는 어려워요. 전체 토론이 힘들어서 분반 토론을 한다고 하면 각 반에서 잘 이끌어 나가는 역할이 중요하죠.

지난 12월 3일에 ‘남·북·해외 공동사진전’이 열렸어요. 북한의 ‘조선6.15편집사’, 일본의 ‘조선신보사’, 우리나라의 ‘민플러스’가 함께 주관한 것인데 처음에는 서울역사에서 진행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불발이 되어서 종로구에 있는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했죠. 아무래도 서울역사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잖아요. 일반 시민들이 일부러 가 보기는 어렵죠. 서울 전시 이후에는 코레일과 협조를 해서 각 지방 역사에서 전시를 할 수 있었어요. 역사의 협조를 얻는 일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철도역이 갖는 상징성이 있어요.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바로 북경, 모스크바, 베를린까지 갈 수 있잖습니까.

백두산 역사기행 가이드가 칭다오에서 국제여행사를 운영한다고 해요. 저한테 전화해서 얘기하기를, 장가계 인근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복원된다는 거예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죠. 내년이 3.1운동 100주년이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갈 텐데, 이 코스를 개발하면 역사기행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이승수: 정성희 선배님께서 진행하시는 백두산 기행 같은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고 가 보고 싶은데, 사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에는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있었어요. 저도 몇 번 다녀왔고요. 평화아카데미에서도 초창기에 철원, DMZ 현장 탐방을 진행했어요. 갈수록 남북간 유대감이 떨어져서 그런지 진행이 잘 되지 않더라고요. 이제는 정세가 달라졌으니 재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생각하고요. 지자체를 통해 예산을 일부라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장학습을 통해 평화통일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었으면 합니다.

앞서 팩트에 기초한 북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민주평통에서 연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니 내용이 어째 반공교육으로 흘러가더라고요.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도 해야 한다고 봐요.

 

송재영: 사람들의 인식은 외부에서 오는 겁니다. 기존 인식과 다른 정보를 10년 정도 대하면 생각이 또 달라질 수 있죠. 사람들이 북한의 생활상을 쉽게 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요. 지금은 정보가 차단되어 있잖아요. 상대에 대해 알기 시작하면 정서도 통하게 돼요.

이번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들을 보고 감동받은 사람들이 많았을 거예요. 부모와 손 잡고 유치원 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움직이잖아요. 북한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이 일상을 누리는 사람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어요.

그곳에도 나름대로 경쟁이 있죠. 김일성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하고요.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경쟁에서 낙오되더라도 직장은 보장된다는 점이에요. 아이들은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저 시스템은 괜찮은데?’라고 느낄 수 있어요. 동영상 같은, 접근하기 쉬운 매체를 이용해서 전달할 필요가 있죠.

북한의 의사결정구조가 비민주적인 독재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대의제도 민주적인 구조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주권을 위임받는 사람들의 대표성이 떨어지잖아요. 마치 북한 사람들은 한 사람의 의견에 무조건 모두 따르는 것처럼, 의사결정체제가 무너진 것처럼 얘기하지만 집단민주주의 체제가 더 민주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와요. 북한의 논의 구조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어요. 장단점을 파악해야죠.

북한 사람들이 개인으로서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 매뉴얼을 만드는 일이 중요할 것 같아요. 콘텐츠를 더 만들어서 확산시켰으면 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일부 종편TV의 프로그램도 유용해요.

 

곽호경: 워크숍 방식의 참여형 교육이 접근성 면에서 좋아요. 그러한 교육이 차후에 이론 강좌를 찾아보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가 상반기에 통일시민 워크숍을 진행했거든요. 남북의 현 상황, 우리 사회의 문제, 나 자신을 살펴보는 활동을 7회에 걸쳐서 1회에 두 시간씩 해 봤어요. 참여하신 분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컸고, 이후에 평화 강좌를 한 번 들어 볼까 하고 용기를 내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 방법을 더 발전시켜 보고 싶더라고요.

서로 둥그렇게 자리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협동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팀 경쟁활동도 해 보고, 진행자가 이간질시키는 가운데 서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협의하기도 했어요. 마지막에는 자기 생각을 얘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바로 말을 꺼내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이미지카드, 느낌카드로 소감을 표현해 봤어요. 이런 방법을 이용하니까 주제에 굉장히 쉽게 접근하시더라고요.

 

송재영: 일상생활에서 접근하기 좋은 매체가 동영상이에요. 통일과 관련한 좋은 콘텐츠가 나오면 많이 볼 것 같아요. 최진기 씨라는 유명 강사가 통일이 되면 얼마나 경제적인 이익이 큰지 말하는 동영상들이 있거든요. 이렇게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고 짧게 동영상을 만들면 효과가 클 거라고 봐요. 지방에서 이런 걸 만들 여력은 없으니까, 중앙에서 재정을 확보한 다음 계획적으로 제작하면 좋겠어요. 동영상 팀 조직을 제안해 봅니다.

 

이승수: 제가 통일교육 관련한 자리에 처음 가 보는 친구 세 명을 교육장에 데려가 본 적이 있어요. 전혀 운동하던 친구들이 아니에요. 나중에 어땠는지 물어보니까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래요. 좀 더 깊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우리가 좀 더 자신있게 교육 내용을 진전시킬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합리적인 분을 찾을 수만 있다면 탈북자와 대화하는 시간도 마련해 보고 싶어요. 서울에 있는 ‘통일의 길’이라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탈북자 강의를 한 번 들어 봤거든요. 대체로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북한에 대한 정보를 더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서라면 그런 분들과 대화할 필요가 있죠. 저희와 생각이 조금 다른 어르신들과 함께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신영배: 한홍구 교수님 같은 내공이 깊은 분들을 모셔서 강연회를 하면 어떨까 싶어요. 북한에 반감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모시는 거죠. 굉장히 효과적일 것 같아요.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 되는 행사, 스포츠나 문화 행사와 결합하면 좋겠고요. 설민석 같은 유명 강사를 초청할 수도 있겠죠. 아니면 이천에 있는 민주화운동기념공원 같은 곳에 갈 수도 있어요. 무료로 한 두 시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일단 예산 확보를 해야겠죠.

4번과 5번 질문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언급하죠. 우리 지역에서 진행되는 평화통일교육의 문제점과 개선할 점은 무엇일까요?

 

정성희: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지난 정권들에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탓에 활동을 어렵게 해 왔잖아요. 지금은 한반도의 대 전환기이고,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와 참여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에요. 잘 홍보해서 모집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겠고요. 교육 후에는 상품을 건 퀴즈를 낸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교육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어요.

교육의 효과를 지식 단계, 의식 단계, 실천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을 텐데 지식에서 실천으로 점점 나아가야죠. 많이 아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실천하는 데까지 이를 수 있도록 활동을 잘 조직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방법 면에서는 현장 탐방과 퀴즈 방식을 강조하고 싶어요.

 

이승수: 예전에 비해 지역 정치인들이 시민사회 활성화나 민주시민교육에 관심을 덜 가져요. 과거에는 시민사회와 함께 연구하는 의원들도 있었거든요. 가끔은 우리가 작은 이권단체만도 못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힘이 없어 보인다는 뜻일 텐데 우리가 넘어서야 할 부분이겠고요. 지방정치인을 압박하고 설득해서 시민사회 활성화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영배: 결국은 정치 세력화에 대한 얘기인데, 정치력 강화는 매우 중요하죠. 각종 단체의 협조를 얻으려면 그 문제가 선결되어야 합니다. 제가 주도적으로 고민해 보겠습니다.

 

곽호경: 시민정치세력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항상 고민이에요. 강좌 이후에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고 모여서 후속 활동을 했으면 하는데 잘 되지 않고 있거든요. 늘 방법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피스모모’라는 단체를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 평화교육을 하는 젊은 청년들이 운영하는 곳이에요. 여기세어 올해 ‘탈분단 평화교육’을 진행했어요. 몸 활동, 소규모 토론 등의 활동을 이용해서 통일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이렇게 평화감수성 교육을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결합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저희는 이번에 퍼실리테이션 방식을 활용해서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이 부분도 더 확산해 보면 좋겠습니다.

 

신영배: 평화아카데미에서 강좌 후 팔로업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6.15 조직이 지역에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소중한 분들과 계속 함께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홍보 면에서는, 지역자치센터에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어요. 포스터에 지자체나 민통련 이름이 들어가 있으면 아주 잘 보이는 곳에 붙여 주시거든요. 홍보 면에서나 예산 확보 면에서나 협력할 필요가 있어요. 민주당, 새마을운동협의회, 바르게살기운동 같은 조직도 통일과 동떨어진 곳이 아니에요. 그쪽 SNS에 가입한다든지 해서 민주시민교육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 같아요. 설령 그분들이 오시지 않더라도 이런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야 우리가 소수로 전락하지 않고 정치력이 생기리라고 생각합니다.

 

송재영: 남북이 경제적 공동체를 구성하는 부분이 왜 절실한가를 대중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척 중요하고 시급한 건이에요. 우리나라에서 1년 사이에 자살하는 사람이 1만 2천 명이에요. 매년 대전쟁이 일어나는 셈이죠. 청년 실업, 조기 퇴직, 노인 빈곤 문제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있어요. 경제적 문제 때문에 죽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비참한 이야기죠. 진보정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이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거든요. 경제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니까요.

한국 사회같은 중진자본주의사회가 생산력을 확대하려면 경제 규모를 늘려야 해요. 인구를 늘림으로써 경제 규모를 확장시키지 않으면 빈곤 문제를 풀 방법이 없어요. 통일이 곧 경제력 상승이라는 점을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가들보다는 경제학자들이 이 얘기를 해 줘야 하는데, 다들 입을 다물고 있으니 우리가 할 수밖에 없죠. 사실 정치가들은 이 점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개성공단을 만들고 경협을 확장하려는 거예요. 정치 세력이 이 문제에 관여하니까 일반 시민들도 정치적 논리로만 이 문제를 볼 수 있겠지만, 사실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사느냐 죽느냐가 여기에 걸려 있어요. 민주시민교육에 참여하시는 30명, 30명의 시민에게부터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영배: 6번으로 넘어가도 되겠죠?

 

정성희: 광폭 연대가 이루어지는 사회적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준비 단계부터 각 영역의 사람들과 함께 상의해야 해요. 중도에 보수 진영 사람들까지 모아야죠. 차이는 인정하되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평화통일 행사를 할 때 모시면 좋겠어요.

시 측에 요구하고 싶은 첫 번째 사항은 예산 지원입니다. 두 번째는 홍보나 모집에 협조해 주십사 하는 거예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서 초동 단계부터 같이 기획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애초에 협조해 주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없는 예산으로 어렵게 진행했죠. 그러니 홍보나 조직에 한계가 생긴 거예요. 지금은 평화통일에 대한 일반 시민의 관심이 높아요. 민주평통이 후원한다고 하니까 주민자치센터에 포스터를 하나 붙일 때에도 장애가 없잖아요.

중도 보수층에 속하는 시의원들도 발상을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북경협이 일자리고 밥이라고 조금만 설명하면 시민들은 박수를 쳐요. 평화에 기여하면서 자신의 정치적인 기반도 다질 수 있거든요.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실 것을, 이 자리를 빌어서 당부 드립니다.

 

신영배: 평화통일과 관련한 시민단체들의 제1 요구는 사회적 대화체예요. 민과 관이 협력해서 만드는 남북평화교류협의체 말이죠. 시, 정당, 관변단체, 시민사회단체, 민주평통의 결합체 개념이에요. 각 단체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TF팀을 만드는 거예요. 일단 만들어지기만 하면, 그 안에서 논의할 내용은 시민사회단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활용하면 되거든요.

 

송재영: 군포시 사람들을 보면 조직이 많아요. 요리사, 미용사, 다 어딘가에 속해 있거든요. 이 사람들을 각종 행사의 준비위원으로 모시고 각자가 속한 곳의 회원들을 불러 달라고 하면 어떨까 싶어요. 그러면 당이 확장될 수 있잖아요. 그러면 시의원, 국회의원 같은 사람들을 부를 수 있고 예산에 대한 협의도 더 긴밀하게 할 수 있죠.

 

신영배: 이 논의에 꼭 들어가야 할 얘기가 있는데, 안양시에는 평화통일교육과 관련한 조례가 지정되어 있잖아요. 군포와 의왕에도 이러한 조례 제정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곽호경: 저희는 시민성교육 사업에 민주시민교육 분야로 예산 제안을 넣었어요. 한 단체가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이 최대 600만 원인데 500만 원을 신청했거든요. 이필운 시장 당선 직후에 근거 조례가 없어서 지원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어요. 그때 서울에서 민주시민교육조례가 만들어졌는데, 그걸 받아서 송현주 의원이 안양시 조례 발의를 했어요. 그 조례를 근거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죠. 7주 강좌를 진행하는 데에 500만 원이 전부 들어가요. 큰 강좌를 기획한다면 남북교류조례나 새로 만들어진 평화통일교육조례를 근거로 들어서 제안해야 여러 가지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신영배: 민주평통은 예산을 집행만 하다 보니까 위탁을 받아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개념이 부족해요. 우리도 위탁사업에 대비하고,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정성희: 경기도 평화통일교육센터에서 교육을 진행하잖아요. 안양에서는 어떻게 진행합니까?

 

곽호경: 이룸을 통해 교육청과 협약을 맺어서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서 민주시민교육을 해요. 초, 중, 고등학교에서 신청을 하면 저희가 들어가서 진행해요. 경기도교육청에서 통일시민교과서를 만들었거든요. 내용이 아주 좋아요. 성인이 봐도 될 정도예요. 그 교과서를 바탕으로 통일시민 영역의 교육만 올해 20차례 했어요.

 

신영배: 7, 8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1.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정치교육뿐 아니라 인권, 여성, 노동, 생태, 미디어, 평화통일 등 다양한 영역의 교육을 망라합니다. 각 영역의 교육은 전체 민주시민교육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2. 지역에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와 교육체계 정착을 위한 민간교육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필요하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성희: 민주주의 교육은 민이 주인 되는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것이고, 각 영역을 심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한 의식 변화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고, 제도를 개선하는 집행부와 대의기관의 구성원을 교체할 수 있어요. 더 나아가서는 생산수단의 사회화까지 생각할 수 있겠죠. 이념과 체제 문제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시대는 사상이든 이념이든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다면 수용할 수 있는 시대예요.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시장경제를 활용하잖아요. 배부른 사회주의를 만들겠다는데 그것이 잘못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자본주의라고 다 좋은 것만도 아니죠. 신자유주의의 극단적인 폐해도 있고, 정부가 개입하는 수정자본주의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기존 경계에 얽매이지 않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화통일 문제는 경제 관점에서 보면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문제예요. 사람들은 ‘통일’ 하면 체제통일을 생각하거든요. 민생경제 관점으로 접근해야 해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을 설득할 수 있고, 어르신들과도 손자들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측면에서 얘기를 나눌 수 있어요. 전쟁을 경험하신 분들이라 대화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대결 위주로만 생각해서는 우리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거죠.

통일 비용은 제로예요. 왜 그런가 하면 낮은 단계의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하기 때문이거든요. 우리도 모르게, 어느 날 갑자기 통일이 시작되는 수가 있습니다. 항구적인 평화 제체를 공고히 한 다음 자연스럽게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평화통일교육의 방법 면에 있어서는 존중과 소통이 있어야 해요. 우리 아들도 내 말을 듣지 않는데 일방적으로 누구를 가르치겠습니까. 현장 탐방, 토론 같은 방법론이 필요해요. 그러자면 네트워크가 있어야죠. 중도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이 정권을 최대한 활용해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영배: 8번 질문과 관련해서 이하나 국장님이 생각하시는 네트워크는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시죠.

 

이하나: 여러 가지 네트워크가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교집합들은 있지만 전체적인 큰 틀은 아직인 것 같아요. 모여 본 적도 없고요. 같이 일도 하고 결과물도 볼 수 있을 만한 사업을 해 보면 좋겠어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사실 여러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사업을 하려면 어려움이 많을 거예요. 서로가 낯설고 어려울 테고요.

다양한 아이디어를 상상해 보고 있어요. 청년층 중에 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욕구는 있지만 문턱이 높아서 진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에게 글쓰기 교육을 해서 선배들의 구술을 채록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봤고요. 안양1번가나 안양역 광장 같은 곳에서 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한 버스킹, 정책제안 발표대회를 열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간단하게 얘기해 보는 거죠.

아주 강력한 수준의 네트워크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서로 연락처 정도는 공유하면 좋겠어요. 누구를 통하면 어느 진영에 연락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영배: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를 구성할 생각은 없나요?

 

이하나: 비용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죠. 이번에 안양의 시민단체들이 행정감사 모니터링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를 어딘가에 공유하지 못했어요. 웹페이지에 올리기만 해도 시민들에게 유포할 수 있다고 제안을 드려 봤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으시더라고요.

 

신영배: 범시민 사회대화체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은 어렵나요?

 

이승수: 어렵게들 생각하시는데 굉장히 간단한 일이에요. 게시판을 만들고, 그 게시판 주소를 담은 QR코드를 만들어서 뿌리면 됩니다. 기존 플랫폼을 이용해도 돼요. 포털, 페이스북, 카카오톡(플러스친구), 인스타그램 등 수십 가지가 있으니까요. 의지와 시간만 있으면 네트워크는 만들 수 있어요. 다만 예산에 따라 홍보력이 달라질 수 있겠죠.

 

신영배: 평화통일 쪽은 자체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보려고 합니다.

 

송재영: 엊그제 경기도의 민주시민교육 관련자들이 모여서 토론을 했는데 논쟁이 아주 치열했어요. 환경 단체, 노동 단체, 장애인 단체 등 시민단체들이 모인 자리였거든요. 왜 논쟁이 붙었는가 하면, 시민단체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한 것이 모두 민주시민교육이라고 주장했어요. 그런데 그 자리에 참석한 차명제 교수(한일장신대 NGO정책대학원)는 그게 왜 민주시민교육이냐고 반문하는 거예요. 논란이 과열되기에 제가 중재하면서 얘기했어요. 다양한 영역의 교육이 모두 민주시민교육이라고요. 시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아야 할 내용을 다루잖아요.

민주주의의 핵심은 정보입니다. 정보의 독점 때문에 대의제가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거예요. 전문가들끼리만 정보를 공유하죠. 민주시민교육은 시민에게 정보를 주고 공유하는 과정이에요.

독일에는 연방 차원에서나 주 차원에서 운영하는 교육원이 있어요. 그곳에서 시민교육, 정치교육을 하거든요. 히틀러는 선거로 당선된 사람이에요. 그런데 파시즘으로 대학살이 일어났잖아요. 더는 그런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민주시민교육을 시작한 거예요. 우리나라도 촛불혁명이 일어났기 때문에 국가나 지자체 등 공식적인 차원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일상에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민을 기르기 위해서예요. 우리가 주권을 가지고 있다고들 하지만 행사하는 방법을 모르잖아요. 대의제 체제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자는 거죠. 지역에서부터 자치 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거예요. 어두웠던 시절에는 좋은 투표를 하자는 소극적인 얘기밖에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직접 권력을 행사하자고 말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사회에 참여하는 공익적인 인간을 육성하는 교육이 민주시민교육이라고 봅니다.

민주시민교육 안에는 여러 갈래가 있는데 서로 연결되어 있죠. 민주시민을 육성한다는 큰 틀에서는 공통점이 있어요. 하지만 독자적인 영역은 별도로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트워크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작년부터 경기도에서 이 부분을 추진하고 있어요. 열 군데에 지역네트워크를 구성했거든요. 살펴보니 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해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가장 정통성이 있는 곳이란 말이죠. 자연스럽게 그곳이 중심이 되어서 전국 네트워크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그동안 민주시민교육을 해 오지 않았어요. 더 많은 지역단위와 논의해야 한다고 제가 문제제기를 한 것이 그런 이유예요.

군포시의 다른 시민사회단체, 마을공동체, 자원봉사센터, 문화재단까지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려고 해요. 얼마 전에는 자원봉사센터에 가서 강의까지 했어요. 예산을 만들어 내면 우리가 프로그램을 기획해 들어가겠다고요.

권위주의 시대에는 그런 방식이 필요했어요. 먼저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전국 조직을 띄우고 여기로 들어오라고 하는 거죠. 요즘에 이런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나중에 충돌이 일어납니다. 대표성을 놓고 논쟁하게 돼요. 시민들 의식이 얼마나 높아졌는데요. 뭉쳐라, 모여라 한들 마음대로 잘 되지 않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지역별 네트워크를 만들기로 했어요.

다양한 주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를 만들어야 해요. 박람회나 발표회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겠죠. 진행에 있어서 공동으로 해야 할 부분과 개별적으로 해야 할 부분도 논의해서 잘 나누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주도권 싸움이 생겨요. 시민운동하던 사람들이 더 양보해야죠. 시민들의 네트워크를 추동하는 역할을 해야지, 우리를 따라오라고 하면 안 돼요.

 

곽호경: 저희는 지역네트워크 이룸을 통해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데, 안양에서는 민주시민교육 강사진을 교육하고 매년 워크숍을 통해 재교육하는 틀이 갖춰져 있어요. 저는 이 틀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강사들은 자기 영역에 자부심이 있지만 그 외 영역에 대해서는 보통 관심이 없거든요. 워크숍을 통해서 다른 접근에 눈을 뜨게 되고, 이 과정을 2~3년 반복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강의안에 녹여 내는 단계까지 다다랐어요. 지역 차원의 느슨한 네트워킹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승수: 작년에 안양박물관에서 ‘안양굴뚝전’이라는 전시를 열었어요. 1970~1980년대 안양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도였는데 실제로 몇 번 가 보니까 내용이 너무 빈약하더라고요. 제가 있는 모임에서 문제점을 정리하고 개선 방향을 적은 보고서를 만들었어요.

안양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강의를 들으면서 많이 배웠거든요. 대농단지는 일제 강점기에 비행장이었대요. 전쟁이 끝나면서 공장이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1980년대까지는 석수동에 핵우산 부대가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우리는 잘 모르죠. 보존되어 있는 부분이 없고, 시민들에게 알리려는 노력도 없으니까요. 1980년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역사에 있어 안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데 그 부분에 대한 기록도 드물어요. 이런 역사를 복원하고 보관하는 사업을 하면 어떨까 싶어요.

안양문화원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들었어요. 아카이빙을 하려고 예산 2천만 원을 받았는데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반납했다는 거예요. 올해에도 6백만 원 예산을 받았다가 반납했고요. 예산은 있어요. 우리가 힘이 없고 네트워킹이 부족해서 놓치는 것 같아요. 내년에는 이런 부분을 보완해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영배: 마무리하겠습니다.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이죠. 일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적폐가 청산되지 않은 것도 결국 분단 상황 때문입니다. 협치와 시민 참여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겠죠. 소중한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기록 : 이혜정

기획 배포 : 문화공동체히응

촬영 : 애플캣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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