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빛깔 무지개 – 1

본 게시물은 2015년도 안양중학교에서 실시한 자유학기제와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한 내용입니다.

자료집은 안양과천교육지원청에서 발간했으며, 강의안과 진행내용을 나누어 올립니다. 안양중학교 1학년 2개반 학생들, 총 60명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12개의 모둠으로 나뉘어 석수3동 충훈부 일대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한 프로젝트입니다.

 

안양중학교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지역주민 인터뷰하기

 

열 두 색깔 무지개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사무국장 이하나
안양중학교 자유학기제·마을교육공동체 사업
“열 두 색깔 무지개” 프로젝트 진행 주강사

 

  1. 들어가기 전에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과 안양중학교의 자유학기제가 맞물렸다.

자유학기제수업은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벗어나 실습과 토론등에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받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목적이다. 마침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에 자유학기제를 함께 적용하여 아이들이 실습과 체험활동을 한다면 가장 좋은 것은 마을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다.

 

마을에 관심을 기울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마을은 물질적 자원과 비물질적 자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세계의 축소판이다. 아이들이 학교를 오고가며 만나는 수많은 자원이 마을교육과 자유학기제 수업의 소재가 된다.

가장 긍정적인 것이야 아이들 스스로 모둠을 만들고 탐구주제를 정해 마을을 구석구석 뒤져보는 것이겠다.

교과목을 적용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수학과 지리를 복합적으로 적용해 마을의 축적과 거리와 크기, 그 안에서 형성된 도형과 수학적 형상을 찾아내는 방법도 있고 배출된 재활용쓰레기의 통계를 내어 사회과목과 접목시킬 수도 있다. 역사에서는 마을의 형성과 자취를 찾아내 민속과 역사를 재구성하고 조사할 수도 있다. 마을에 쓰인 수많은 간판과 경고문 안내판을 찾아내 국어과목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굳이 교과목을 활용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학기제 수업이라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찾아서 할 수 있다. 마을주민인터뷰는 진로탐색수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아이들도 학부모들도 진로문제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고민하는 걸 알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공동체가 사라지고 이웃과의 교류가 줄어드니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피부로 느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아이들이 만나는 사람의 깊이는 TV프로그램의 계량화된 정형화된 형태에서만 발견되었다. 숨바꼭질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 TV 앞에 앉아 런닝맨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문구점에서 파는 런닝맨 소품을 사서 그대로 따라한다. 친구그룹이 사라진 청년층은 무한도전을 보며 끈끈한 정을 대신 느끼고 감정을 진하게 이입했다. “우리 동네 누구” 라는 서술이 사라진 시대, 아이들이 사람을 만나는 일은 대부분 소비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살면서 구축해 놓은 인적 네트워크가 적다면 성인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물건을 사고 돈을 지불하는 과정에서만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소비행위에서도 흥정을 하거나 인사를 건네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단골집은 순식간에 간판을 바꾸고 프랜차이즈가 마을을 점령하면서 단기 계약직인 아르바이트생이 가게를 지킨다. 아침에 만나는 점원이 다르고 저녁에 만나는 점원이 다르다. 정찰제와 바코드가 계산대를 점령하니 매뉴얼에 있는 인사말만 오간다.

 

아이들이 학교를 오가며 마주치는 사람은 적지 않다. 그러나 과연 한 인간에 대한 탐색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1. 마을주민인터뷰의 준비과정

 

교육지원청의 제안에 동의하며 마을주민인터뷰로 가닥을 잡았다.

직접 주민들을 만나 섭외하고 인터뷰하여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이 기본 골조다. 인터뷰를 나가기 전 이론 수업을 할 필요가 있고 사람을 만나는 예의범절과 인터뷰의 기본 매너를 알려줘야 했다. 모둠별로 팀을 이루어 활동을 할 경우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배제되는 아이와 혼자 하는 아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모둠의 협업이 가장 잘 이루어질 방법을 찾아야 했다.

 

수업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초반엔 교실에서의 이론수업과 실습을 하고 후반부에 실전 인터뷰에 착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1학년 2개 반이 수업에 참여해 총 인원은 60명이 넘는다.

2015년 상반기 안양중학교의 평화마을기자단 수업을 이끌며 파악한 것은 안양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거주지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안양중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타 중학교는 안양2동에 있는 안양여중이다. 석수1,2,3동을 통틀어 중학교는 안양중학교 1개뿐이고 박달동에도 별도의 중학교가 없다. 인근지역의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안양중학교로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을교육공동체를 조성하기에 아이들의 거주지가 너무 넓었다. 아이들이 이 마을을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들에게 학교 주변의 마을이란 버스를 타고 내려 학교까지 가는 길, 하교길에 버스를 타러 가며 들르는 몇 개의 소비 장소뿐이다.

학생들의 거주조건에 따른 한계점으로 “우리동네 누구”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소비활동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으로 국한되었다. 대낮에 평상에 앉아 신문을 보는 파란대문집 아저씨나, 2층집에 화분을 많이 키우는 흰머리에 쪽진 할머니, 늘 자전거를 타고 빨간 모자를 쓰고 노래를 하며 지나가는 할아버지는 알 수도 없는 것이다.

인터뷰 대상은 아이들이 마주치는 사람, 대체적으로 상업에 종사하는 석수3동 일대의 사람들이 되리라 예상했다.

 

첫 수업은 아이들에게 인터뷰란 무엇인지 설명해야 했다. 사람들은 수많은 매체를 통해 매일 적어도 1건 이상의 인터뷰를 접하지만 작성자가 의도적으로 인터뷰를 감출 수 있어서 인터뷰라고 정면으로 밝히는 여러 종류를 보여주며 한 사람을 인터뷰하는 다양한 매체를 보여주고 그 차이점을 설명했다. 아이들이 마을주민을 인터뷰하는 목적은 매우 단순하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인터뷰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어내는 행위다.

최근엔 인터뷰와 구술의 두 가지 방법이 사람을 만나 정보를 얻는 방법으로 활용되는데 정보중심의 약탈적 인터뷰가 끝점에 있다면 한 사람의 인생에 집중해 그 사람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듣고 기록하는 인류학적 구술채록이 반대지점에 있다. 아이들에겐 이 중간지점을 제안하여 특별한 노하우나 기법이 없이도 쉽게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고 오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