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2020 제21대총선 선거판 관전평

안양 2020 제21대총선 선거판 관전평

정당원으로, 선거캠프에 밀접하게 접근해 본 2020 총선의 안양 이야기를 해본다.

1.

안양지역은 선거구가 세 개다.
시는 원도심, 구안양이라고도 하는 만안구가 있고, 평촌신도시로 부르는 평촌지역은 동안구이다. 인구 분포에 의해 만안구는 1개 선거구, 평촌지역은 동안갑, 동안을로 나뉜다.
안양시의 전 인구는 56만 정도로 매년 1만 정도 줄어드는 추세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만안구는 이종걸 의원이 5선, 이석현 6선, 심재철이 5선을 했다. 그러니까,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이 세 사람이 20년간 지역구 국회의원이었고, 그 중 이석현 의원은 1996년부터 24년동안 국회의원을 한 것이다. 기초의원 선거추세를 보면 민주당과 미통당 계열이 항상 절반씩 나눠갖는 형태였고 기초의원을 보면 여성이 타 지자체보다는 많은 편이다.

이번에 화제가 된 것은 더민주의 다선의원 두 명이 모두 경선에서 탈락한 것이다. 심재철은 미통당에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동안을에 다시 출마했다.

2.

만안구는 경기도연정부지사를 지낸 강득구 전 도의원이 더민주로 출마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성실하고 진솔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별다른 미통당 주자가 없었던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안양시 전 시장인 이필운 씨가 강득구 후보가 등록하면서 바로 후보 등록하고 출마했다. 이필운 전 시장은 강득구 씨가 출마하면 자기가 나서보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지역을 오래 떠나 있었으나 예전에 안양시장과 국회의원에 도전했던 이종태 씨가 만안구로 돌아와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여기는 말하자면 지역기반 사람들의 대결.

동안갑은 이석현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했다. 승자는 두 번이나 경선에도 나가보지 못하고 당내에서 탈락했던 민병덕 변호사가 세 번째 국회의원 후보에 도전해 결국 민주당 출마자가 되었다. 미통당은 임호영 후보가 출마했다. 서울대에 판사 출신이었다. 정의당 동안갑 위원장이었던 이성재 노무사가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서울대 출신 변호사와 판사 사이에 경희대 출신 노무사가 한 명이 출전한 모양새가 되었다. 동안갑은 고정적으로 진보정당 지지자들이 좀 있는 편이다.

동안을은 현역의원 3명 대결로 시선을 모았는데, 심재철의 텃밭에 이재정 민주당 비례대표국회의원이자, 당 대변인이 2017년 가을쯤 이사해 온 것으로 안다. 이재정 씨가 오면서 당위원회가 정리되었고 출마하겠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정의당은 역시 비례대표이고 정의당 수석대변인이었던 추혜선 의원이 출마했다. 현역의원 세 명이 한 곳에서 대결하게 되었고 세 명 모두 만만치 않은 의원들이었다. 심재철 욕 많이 먹지만 의정활동이나 지역활동이 아주 저열한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미통당 원내대표. 세 명 모두 당내에서 입지도 좋은 편.

만안구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때 박달역 신설이 무산되면서 지역내 갈등이 첨예한 상황. 시의원과 의회를 대상으로 지역주민들이 계속 고소고발을 하고 있다. 사실 여기는 이필운 강득구 대결이 접전으로 갈 수도 있었는데 워낙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편이라 강득구 후보가 당선 확실하다.

동안갑도 이석현이 너무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이 분의 권력이 어마어마해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임호영 후보가 심히 약체. 고정적으로 진보정당 표가 나오는 지역 정서가 있는데 민병덕 후보가 10년 준비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닌 지라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병덕 후보는 선거법 위반으로 선거운동기간중에 선관위에서 고발한 상태. 선거운동 전에 경선과정을 설명하는 경선설명회를 30회 가졌고, 당비 대납, 당원 위장전입이 걸려 있다. 당선 이후 법적 다툼이 있을 것.
동안갑에 의외의 이슈는 신천지에서 터졌다.

지역에서 청년단체를 이끌던 청년이 있었는데 (청년이라 봐도 되는지도 모르겠다. 79년생이다) 이 단체에 민병덕 변호사가 법률자문을 해 준 적 있다. 임호영 후보측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근데 이 청년단체는 이필운 전 시장이나 심재철도 창단식에 찾아가 사진 찍고 격려한 바도 있어서 임호영 후보의 공격이 자칫 팀킬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부지런히 비방을 했다. 이 청년단체는 신천지로 거의 확실시되어 현재 공중분해 된 상태. 코로나 아니었으면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을 거다. 시민단체에도 많이 기웃거렸는데 아무도 그 정체를 몰랐다.
임호영 후보는 때아닌 색깔론을 들고 나왔는데 정부의 북한이슈 중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공보물에 실어 이로 인해 통일운동시민단체로 항의를 받았고 이 역시 선관위에 고발된 상태다.

동안을은 추혜선의원이 소상공인들과 접촉면을 넓혀 꽤 인지도를 올려놓은 상태였다. 표가 꽤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10% 이상 무난할 것이라 관망했다. 하지만 심재철이 선거운동기간중에 <통진당 이석기 변호한 종북 이재정 OUT> 이라는 현수막을 내걸면서 표심이 많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심재철만은 떨구겠다는 의지가 막판에 이재정 후보 쪽으로 확 몰린 듯 하다. 추혜선 의원은 3% 정도 득표율로 낙마하게 생겼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번에 바꿔보자는 이야기도 있었고, 이재정 측 공약도 현실성 있으면서 괜찮았다. 심재철의 종북프레임에 대해 대응하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이다.
추혜선 의원은 안양교도소에 애플 R&D 센터 유치 공약을 들고 나왔는데 이게 시민들이 보기엔 뜬구름 잡는 소리로 비쳤던 모양이다.

세 개 지역구가 모두 민주당이 될 것을 예측하긴 했는데 민주당 경선때부터 많이 시끄러웠다. 사실 다선의원들이 자리를 지키려고 애쓰면 동네 판이 추접스러워진다. 민주당에서 강력한 현역의원 이재정 의원 빼고 여성후보 못 만든 것도 안타깝다.

3.

이번에 안양지역에는 정의당 후보가 모든 지역구에 출마했다는 의의가 컸다. 정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으면 잊혀진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 자산 1-2천 손해볼 거 각오하고 출마한 정의당 후보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소수정당 출마도 있었다. 동안을에는 지역에서 인지도는 없지만 민생당과, 중간 사퇴했으나 기독자유통일당 후보도 있었고 다른데와 마찬가지로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도 모두 나왔다. 녹색당이나 민중당 후보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정의당은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정의당은 스스로 힘이 적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민주당의 지지자들은 보수와 중도, 진보가 뒤섞여 있다. 미통당은 수구와 보수가 뒤섞여 있다. 미통당은 향후 20대 남성들을 자기들 세력으로 이끌어낼 물갈이를 시도한다면 생명이 연장될 것이지만, 어차피 나머지 소수정당들은 민주당의 표를 갈라먹기 할 수밖에 없다. 미통당 계열은 선거가 없을 때는 갈갈이 찢어져 있다가 선거 앞두고 모두 뭉쳐 한 덩어리가 되어버리니 이 세력의 힘을 이기기가 어렵다. 보수 진영이 조금 더 다양하게 세분화되어야 한다. 본질은 보수에 가까운데 박정희 전두환과 싸웠다고, 이후 박근혜때 촛불들었다고, 본인이 진보주의자는 아니라는 걸 아직도 각성하지 못한 사람들이 민주 정의 진영에도 꽤 많이 있다. 민주진영에 기대어 있는 속은 핑크색인 분들은 어서 제자리를 찾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민주진보 진영은 저들의 분열을 장려해야 한다. 20대 총선 이후 수구계열이 뿔뿔이 흩어지니 그나마 성과가 나지 않던가. 유승민이 다시 핑크색으로 돌아간 게 안타깝다. 빨리 분당해서 다시 나와라.

진보정당은 조금 더 구체적인 전략과 공약을 내세울 필요가 있겠다. 지역구에서 심상정 혼자 되면 뭐하나. 비례에 박창진(비례 6번)까지 가길 바랐는데 이게 뭔가. 지도부 각성하라.

4.

국회의원 선거를 가까이서 치러보니, 역시 이건 수년간 공들이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고 생계가 있는 사람이 몇 년간 국회의원 선거에 공들일 수 있겠나. 참으로 쉽지 않다. 선거를 치르면 8~9천만 원 쉽게 깨진다. 유세차량 한 대에 1천 3백만 원 정도 한다. 정당 지원금 있고 정치후원금 받아도 구색 갖추려면 개인 비용 1-2천은 그냥 날아간다. 없는 사람이 선거나가기 어렵다. 그러니, 시민들은 더 많이 정당에 가입해 후보를 내고 선거에 도전할 필요 있다. 선거 한 번 치르면 그래도 경제가 좀 돌아간다. 어쨌든 선거로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도 나쁘지 않다. 더 많은 정당, 더 많은 후보들이, 더 다양한 이유로 각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안양과 연대하는 경기중부, 안양과천의왕군포지역은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되었다. 시민사회와 민관정이 더 협력하기 좋은 형태가 되길 기대해본다.

202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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