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 가면 봐야 할 것이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이라고 한다. 바람의 언덕은 개인 사유지인데 얼마 전에 너무 지저분해져서 소유자가 개방을 재고하겠다는 소식이 있었다. 주말이 되면 도로가 꽉 막힐 정도로 관광객이 몰린단다.
거제 와현해수욕장 부근에서 1박을 하고 해금강쪽으로 차를 돌렸다. 구비구비 산길이 해변으로 이어져 있다. 운전자는 볼 수 없지만 동행자는 좋은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해금강은 바다의 금강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멋진 바위섬이 이어져 있는데 바위섬과 바위섬 사이로 여객선이 다니며 이 경치를 자랑한다. 여객선은 몇 가지 코스가 있었는데 내가 간 날은 2시간 30분짜리 외도 왕복 코스밖에 없어서 유람선 타는 것은 포기했다.
해금강일대는 해금강마을이라 불리고 숙박시설과 횟집이 상당히 많지만.
거제 물가가 그렇다 하니 섣불리 뭘 먹으러 들어갈 수는 없다.
해금강 호텔은 영업을 중단한 것 같았다.
마을 횟집 아주머니들이 점심을 먹고 가라고 말을 건넸다.
바다만 바라보며 갯바위에 앉아 책을 읽다가 가져간 숄을 뒤집어 쓰고 낮잠을 잤다. 얼굴이 조금 달아올랐지만 아직 여름만큼은 아니다. 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을 갯바위로 실어나르는 낚싯배만이 오고 갔다. 날씨는 좋았고, 군데 군데 동백꽃이 떨어져 있었다.
아. 거제의 해변 곳곳엔, 화장실이 깨끗하다. 그거 하나는 좋다.
2018년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