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을 먹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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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은 언제나 혼자 먹는 음식이다.
한 고비를 넘어가야 할 때, 그 순간을 넘겨야 할 때, 나는 돼지의 잡고기로 만든 냄새나는 순대국을 먹으러 간다.

그 때는 언제나 남들은 모두 배부른 시간
늘어져 있던 앞치마들이 나 때매 다시 일어나는 시간. 오후 3시라든가, 밤 9시라든가. 아침 10시 반이라든가.

어쩔 수 없는 누린내가 나는 국에 들깨를 넣고 다대기를 풀고 맵고 짜게 한 그릇을 들이켜면 언덕을 내려갈 힘이 난다고 스스로를 속이기가 쉬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빈그릇을 바라보며 다시 최영미의 혼자라는 건 을 떠올리곤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누군가 나에게 같이 순대국을 먹자고 할 때, 뛸 듯이 기뻐하지 못하고 아 이 것은 내 외로움의 음식인데.. 라고 주저하는 것이다.

겨울밤, 미친 몸뚱이에 질퍽한 순대국을 먹고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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