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콧수염 사내가 말했지. 요즘들어 잘 알지도 못하는 그 사내가 참 그립네.
처음에는 비극으로 나중에는 희극으로 온다는 말은 참담하다. 수많은 비극을 겪어야만 한다는 건지.

“칭얼칭얼”을 하지 못해 그 자리에 “씨발씨발”을
넣는 어른들이 있네. 익숙했던 풍경은 수십년이 지나도 그대로 반복되고, 우물속에 빠진 두레박에 어린 계집애 둘이 떨고 있는 그림이 되네.

달님 달님
우리를 살리시려면 튼튼한 동아줄을 내려주세요. 달님은 귓구녕이 막혔는지 대꾸가 없네. 손톱이 파이도록 기어 올라온 우물가에 입을 떡 벌리고 서 있는 호랑이 한 마리.

떡 하나 줄께 잡아먹지 말렴. 제발. 너도. 고양이가 되는 건 어떻겠니. 누군가를 잡아먹는 건 너무 고달픈 일 아니겠니.

2014.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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