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넘나들기 시민교육 시작

2021년에도 안양과천교육지원청과 함께 하는 “찾아가는 넘나들기 시민교육” 학교 신청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팬데믹에도 불구하고 344개학급이 신청하였으며, 그 중 다섯 개 학교가 2+4 프로젝트를 신청해, 시민단체가 2회 4차시 수업을 진행하고 담당교사가 1회 2차시를 진행하는 연계활동을 시범적으로 시작합니다. 인권, 노동인권, 공정무역에 관한 수업을 준비하게되었습니다.

이룸의 올해 출강분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권 – 90여개 학급

공정무역과 사회적경제 – 80여개 학급

평화감수성과 평화통일 – 80여개 학급

다양성, 젠더 – 60여개 학급

미디어 – 30여개

노동인권 – 10여개로 여섯 개 팀이 2021년 1년에 걸쳐 안양과 과천 지역의 초중고등학교에 출강합니다.

2015년 총 120만원 예산으로 12개 학급 출강했던 이룸의 민주시민교육이 6년차를 맞아 37배 성장했습니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의 꾸준하고 든든한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2020년부터는 안양시청과 과천시청에서도 일부 예산을 추가반영해주어 더 많은 학생들이 민주시민교육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올 한해 이룸은 총 1만여명의 학생들을 만나게 됩니다. 안양과 과천에서는 인생의 한 시기, 지역의 활동가들과 민주시민교육을 고민한 적 있다는 것이 이룸에게 큰 보람이 됩니다. 시민의 힘으로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강사팀에게도 응원과 격려를 보냅니다.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비롯해 일반시민대상의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 공동체는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대표 이하나 드림

시민이 더욱 시민답게

민주시민교육 잘 하는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안양시 경비노동자 집단 실직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1. 3월 1일자로 안양시 동안구의 모 아파트의 경비원 16명이 집단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이 아파트가 경비업체를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2. 경비업체 변경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나, 동대표단과 같은 아파트주민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합의해 결정한다. 물론 주민들의 투표를 받기도 하지만 주민들은 다들 먹고 살기 바쁘니, 특별히 아파트운영에 관해 관심있는 입주민이 많지 않은 이상, 대체로 대표자들이 “경비업체 바꿀려고 하는데 동의해주세요” 라고 엘리베이터에 공지를 붙이거나 경비초소에 명부를 갖다두면 대부분 동의서명을 해준다.
    때로, 경비업체의 방만한 운영이나, 아파트입주자대표자들과 심한 갈등이 생겼을 때 입주민들이 나서서 변경하자고 움직이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아파트관리업체들은 요령껏 다음계약도 이어서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3. 아파트관리는 주택관리용역업체와 경비업체가 겸하는 경우도 있고 분리되는 경우도 있다. 관리용역업체는 관리사무실에 직원을 파견하고 경비용역업체를 선정해 하청에 하청을 주는 구조가 된다. 최근에는 관리용역업체가 경비업도 겸하는 경우가 많다. 업종이야 추가하면 될 일.
    그렇다 보니 이 용역업체는 아파트와 계약을 맺어야 직원을 파견할 수 있고, 그래야 직원의 급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상시고용을 해봤자 손해다. 계약을 따면 그제서야 사람을 채용해서 내보내면 된다. 그게 자본주의 시장에서 맞는 체계다.
  4. 아파트 입주자들이 직영으로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경비원을 직접 고용하는 형태가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과천에 이런 직영 아파트가 많다. 입주자들의 민주적인 의사결정과 시민의식이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평가하는데, 내가 보기엔 “집주인들이 많이 살아야” 가능한 얘기다. 세입자들이 더 많은 구조에서는 불가능하다. 세입자도, 거기 살지 않는 집주인도 직영구조에 동의할 리 없다. 쌍방모두 무관심이 답이다.
  5. 경비원 16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 관리경비업체(이하 업체라고 하겠다)변경은 아파트 입주자대표들과의 계약이다. 새로 계약을 맺은 업체는 이전에 일하던 경비원의 고용승계를 할 의무가 없다. 새로운 업체는 자기가 고용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전 업체에서 고용했던 사람들에 대한 책임은 이전업체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6. 결과적으로 경비원들은 집단으로 일자리를 잃지만 사실상 “해고”라 볼 수 없다. 계약이 종료된 것이다. 경비원들은 고용이 아닌 계약직이기 때문에 “계약해지”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경비원들의 계약기간은 최악의 경우 1개월이고 3개월, 6개월, 12개월로 나뉜다. 2020년 경기중부아파트경비노동자 지원사업단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안양과천군포의왕 4개 시의 326개 단지를 방문해, 근로계약기간에 대해서는 291개 단지의 상황을 파악했는데 그 중 3개월 계약기간이 40.5%였고 (총 118개 단지), 그 중 안양시는 45%에 육박했다. 1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유지하는 곳은 291개 단지 중에 48.1%였다. 1년 이상 계약인 곳이 3개월보다 많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지속적인 업무가 필요한 아파트경비직이 3개월 단기계약이라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아무 때나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미다.
  7. 아파트경비직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자계약갱신기대권”이라는 것이 있다. 사전에 계약해지(즉 해고통보)를 하지 않는다면 자동적으로 계약이 갱신된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인권보호의식이 담긴 권리이다. 최근 경비용역업체는 경비원과의 계약서에 “계약갱신기대권이 없음에 동의합니다”라는 항목을 넣는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
  8. 2월 24일 오전, 경기중부아파트노동자협회가 이 아파트의 계약해지 집단실업 사태를 듣고 대책강구에 나섰다. 여러 곳에 기사를 보내고 정부기관과 면담하고 아파트입주자들과의 접촉도 시도할 것이다.
    경비와 용역업체들이 안양군포의왕과천지역에 “경비들 조직이 생겼다”고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말이 있다. 업체들은 “경비들 조직”을 압박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9. 하지만, 신규업체에게 “고용승계의 의무가 있다”고 강요할 수 있을까? 신규업체는 자기들의 권리를 훼방놓는다고 할 것이다.
  10. 하청의 하청을 주는 사회구조는 개인을 공공의 영역에서 몰아내고 사적인 존재로만 머물게 한다. 공적인 인간, 사회적인 인간이 아니라 그저 내 생활만 안전하게 유지하면 되는 존재가 된다. 결국 본인이 사회에서 도태되었을 때도 여전히 개인으로 남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먼지같은 존재가 된다. 이 말은 파커 J, 파머의 철학에서 빌려왔다.
  11.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아파트입주자 – 용역회사 – 경비원까지 3자가 모두 갈등에 휩싸인다. 아래에서 개싸움이 벌어지는 꼴이다. 승자는 없다. 모두 상처만 남는다.
  12. 아파트경비원의 고용승계는 “늙고 힘없는 아버지같은 사람들이 일자리도 잃는다니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보장해야 하는 게 아니다. 이것은 옳지 않다. 지속적인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자기 의지가 아닌 타의에 의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가 되고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사회구조가 정의롭지 않기 때문이다. 부정한 것이 세상의 규칙이 되면 우리 모두 부정해진다. 나 자신이 정의로운 사람으로 살다 죽기 위해, 경비원들의 부당한 고용현실을 부정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경비원들은 늙고 힘없고 아버지같은 사람도 아니다. 경비원은 엄연한 직업인이다.
  13. 건조한 시선이 때로 명료하다고 생각한다.
  • 사진은 오늘 해당 아파트의 경비노동자들이 아파트 곳곳에 붙이고 있다는 전단이다. 해당 아파트는 20개동 1천여세대, 20년된 아파트로, 최소평수 30평형대부터 60평형대부터 있다. 평당 2천만원 정도로 거래된다.

관련기사 : http://www.mediapia.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395

우수출판콘텐츠 지원사업 – 9억원

매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우수출판콘텐츠 지원사업”을 한다. 올해 들어 주변에 작가, 출판계 사람들이 많다보니 페친들을 통해 이 지원사업에 응모하는 분들을 많이 본다. 출판사가 지원하는 게 있고, 작가 개인이 지원하는 게 있다.
사실 나도 냈다.
암튼. 그렇게 지원선정되기 어렵다는 페친들의 토로를 계속 봤다. 며칠동안 봤다. 몇 년째다, 이번에도 안되겠지, 내가 성의가 부족했다, 내년엔 더 잘 써서 내야지.
근데 왜 다들 안된다고 할까.

기사를 검색해보니 2017년에 이 사업은 거의 로또 당선 수준이라는 논평이 실린 게 하나 있다.
지원사업 선정자는 (올해기준) 작가에게 300만원, 출판사에게 600만원의 제작지원금을 준다. 뭐 대단히 많은 돈도 아니지만, 늘 자금난에 허덕이는 출판사나, 1년 인세 19,000원 받는 작가에게는 고마운 돈이다.
올해 지원자가 얼마나 될 지 모르지만, 2017년에는 2500편 정도 응모했다고 한다. 지금 지원자들은 약 2천 편 이상이 응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서울의 어느 지역의 제본소는 계속 이 응모작을 제본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올해 사업계획안은 다음과 같다.

■ 2021년 추진내용
◎ 지원자격 : 대한민국 국적의 개인 또는 출판사
◎ 지원분야 : 인문교양, 사회과학, 과학, 문학, 아동
◎ 지원대상 : 미 발간 국내 창작 원고(‘21.11.30.까지 도서로 발간 가능해야 함)
◎ 지원규모 : 총 100편, 편당 900만원(출판제작지원금 600만원+저작상금 300만원) 지급

  • 전체 선정편수 중 30%(30편) 이상 1인 또는 지역출판사, 청년(저자 또는 기업대표) 응모작 선정
    ◎ 추진절차 : 사업 공고 및 접수(2월) → 심사·선정 및 협약 체결(3~5월) → 선정작 도서 발간 및 유통(6~11월) → 선정작 홍보(12월)

자, 그러면 이 사업의 총 예산은 9억이다.
사업수행하는데 드는 제반비용까지 해서 10억이라고 치자.
전국에 있는 출판사와 작가들이 1년을 기다려 여기에 응모한다면, 이 사업의 예산을 늘려야 하지 않나?
100억도 아니고 꼴랑 10억이다.
전국단위 공공사업에서 10억은 하찮은 돈이다.

다른 부처의 사업단위와 좀 비교해보자. 1천만원도 안되는 돈 주고 생색은 난리도 아니다. 책에 여기저기 딱지붙고 모두들 이 사업을 주목한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저희가 지원받은 예산이 없어서” 라고 한다면, 국회 상임위를 찾아가서 담판을 지어야 할 거 아닌가. 돈을 더 내놓으라, 이렇게 전국에서 들썩이는 사업이 없다. 경쟁율이 20대 1이 넘는다 등등. 국회가서 좀 드러누우면 안되나?
여기저기 오피니언 리더들이고, 신문의 칼럼 쓰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왜 이 전체 예산을 현실성 있게 안 늘리나?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체육관련 오만 데 다 건드린 최순실도 손 대지 않은 업계가 출판계인데 (왜겠나. 자금 규모가 너무 하찮으니 안 했겠지) 얼마 안되는 돈도 무조건 감사합니다. 떨어지면 내가 잘못했겠지. 라고 반성하며 그래도 작년보다 1억 올랐으니까, 그래도 작년보다 더 뽑네 하며 기다리는건가.

아 고구마 백만개.

올해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장은 도종환이다.
출판과 작가에 대해 모른다고 할 수 없는 사람.
다 같이 가서 드러눕자.

2021. 2. 24.

[기고]귀신이 하는 일

온라인 시대, 보이지 않는 비대면 노동에 관하여

2020년, 코로나19의 감염에서 내가 먹고 살기 위해 했던 일의 절반은 사업계획서를 수정하는 일이었다. 그 중의 절반은 담당자에게 비용산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설명하는 일이었다. 

“온라인인데 왜 더 비싸요?”

“장소대관 안해도 되는데 이렇게 돈이 들어가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실시간 하시면 되잖아요”

“유튜브에 일주일에 한 건씩 업로드하면 되지 않나요? 애들도 한다던데”

“왜 꼭 해외 사이트를 사용하려고 하시죠? 국산 화상채팅앱도 있다던데요” 

나에게 저런 질문을 한 사람들의 80%는 공무원이었고, 정부지원자금을 받아 1년짜리 사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나머지 20% 정도 된다. 1인미디어의 시대, 4차산업혁명의 시작이라는 주제어가 사람들의 인식을 어떻게 꼬아놨는지 확인했다. 그 실타래를 푸는 작업으로 상반기가 다 지나간 셈이다.

“모바일 기기로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시작하려면 일단 방송할 채널의 구독자 수가 1천 명이 넘어야 합니다. 계정도 없으시다고요? 유튜브로 송출하려면 발언자 소리가 잘 들리도록 해야 합니다. 행사를 제대로 촬영하려면 적어도 3대의 마이크와 3대의 카메라와 이 기계를 잡을 사람이 필요합니다. 편집은 소프트웨어로 하지만 결국 사람 손이 갈 수밖에 없어요”라는 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온라인에서는 모든 사람이 정보와 콘텐츠의 소비자가 될 수 있고 생산자도 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누구나 계정만 가지면 방송도 할 수 있고 책도 펴낼 수 있다. 거짓은 아니다. 그러나, 정보나 콘텐츠를 만들어내려면 사람들이 볼 만한 내용을 구성할 기획력이 있어야 하고, 그 기획에 따라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필요하며,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살려낼 수 있는 기계와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온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기계의 힘을 빌려야 한다. 누구나 접근은 가능하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수준의 품질은 누구나 만들어낼 수 없다. 기계와 기술만 있다고 가능한 것도 아니다. 실시간 송출이라는 건 안정적인 통신환경이 필요하다. 일정한 데이터가 기복 없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야 비슷한 용량을 가진 화면이 보이지 않는 통신선을 타고 내 눈앞에 놓일 수 있다는 걸, 일일이 설명해야 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 만난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저 모든 장비와 기계와 통신선이 필요없이 한 장소에 모여 앉으면 되는 일이니까. 마이크를 굳이 갖다 놓지 않아도, 카메라 두 세대가 각도를 달리해서 따로 찍지 않아도, 통신선을 끌어와 장비에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 마이크가 없을 때는 듣는 사람은 귀를 기울이거나 상반신을 앞으로 내밀면 되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 성대와 배의 힘까지 이용해 소리를 키울 수 있는 만큼 더 큰 목소리를 내면 된다. 카메라가 없어도 고개를 돌리거나 잠시 허리를 곧추세우는 것으로 내가 원하는 각도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인간의 신체는 이다지도 위대하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러웠던 것을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와 복원한다는 것은 여러 사람이 투입되어 숙련된 기술과 비싼 장비를 써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온라인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대답하다 보면 지치기도 했다. 나름대로 어떤 사람들은 잔꾀를 부려 비용을 절감하거나 필요한 장비를 축소해서 진행하자고 했다. 처음에는 그에 응하기도 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나도 배짱을 부렸다. “네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해요. 그렇죠.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요. 네네, 하지만 그렇게는 못합니다. 안됩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의 전염이 다음 해에도 지속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각종 행사의 온오프라인 병행은 2020년을 기점으로 자리 잡을 거라 판단했다. 초기에 시작되는 일들의 기준을 잡아둔다 해도, 일은 반복되면서 폄하되고 훼손되기 십상인데 조금 더 강력한 규칙을 적용해야 융통을 발휘할 범위도 생기지 않겠는가. 

기준이 없이 온라인 행사와 교육이 중구난방으로 진행되다 보니 각 예산집행처의 담당자 권한도 강력해졌다. 담당자가 온라인 행사에 투입될 비용의 산출근거를 이해하면 결정권을 가진 상사의 결재를 받을 수 있고, 그래야만 예산집행이 결정되는 것이다. 어떤 담당자는 온라인 회의 툴을 왜 미국산을 쓰냐면서 국산도 있다고 “국산품애용정신”을 발휘하기도 했다. 공기관에서 해외결제를 용납해줄 리 없다고 체념한 어느 단체 담당자는 개인사비로 유료버전을 구매해 시비를 마무리했다. 

특강이나 교육프로그램 강의 섭외때에도 녹화했다가 쓰면 안되느냐는 질문이 빗발처럼 들이쳤다. 녹화영상을 어디에 배포할 것이며, 어느 플랫폼에 업로드할 것이며, 언제까지 사용할 것인지 계약서를 쓰고 얘기하면 모두들 없던 일로 하자고 말을 바꿨다. 녹화영상은 상호소통이 없어서 임기응변이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온라인으로 전환해서 성공적인 그림을 만들고 싶다는 곳도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성공적인 그림은 방송국에서나 가능한 모습이었다. 

온라인시스템이 기계화되었다고 해서, 어플에서 모든 걸 해준다고 해서, 그걸 작동하는 사람이 카메라 뒤에 서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다들 모든 걸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앞서 얘기한 기계와 기술이 필요 없이 몸을 비트는 것만으로 대부분 해결되는 인체의 신비를 이해하지 않을뿐더러, 화면 뒤에 숨어있는 사람들은 고려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나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스텝들과 실감이 나는 영상을 찍기 위해 동상과 열사병, 근골격계 질환을 감수하는 제작자들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에 올라 깃발을 꽂고 만세를 부를 때, 무거운 등짐을 지고 카메라 뒤에서 묵묵히 허술한 옷차림으로 걸어 올라가는 셰르파들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명 아니었을까. 

소프트웨어 하나를 만들려면 수많은 협업과 지난한 노동이 필요하다. 심심풀이로 했던 게임의 오류를 잡아내느라 밤을 새우다 죽어가는 개발자들의 이야기가 소리 없이 사라질 때, 콤마 하나 더 찍어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홈페이지 때문에 애먼 상담원에게 분풀이를 하는 일이 늘어나는 것이다. 기계나 시스템이 돌아가는 원리는 종사자가 아닌 이상 다 알 필요도 없고 다 알 수도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변치 않은 단 한 가지 원리까지 무시하면 곤란하다. 2020년에 내가 접한 저 많은 황당한 질문은 모든 일을 사람이 해야 한다는 걸 무시한 태도였다. 4차 산업혁명으로 모든 일을 기계가 대체하게 된다는 게 노동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기계화는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사람만이 숙련된 노동으로 기계를 조작하고, 기계가 고장날 경우 정확한 대응을 할 수 없는 관리자들만 우왕좌왕하는 상황을 만든다. 기계는 오류가 나기 마련이다. 기계는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같이 있어야 원활하게 작동하며 그 가치를 빛낼 수 있다. 무대를 설치하고 의자를 깔고 내빈석이라는 글자를 출력해 종이에 붙이는 것만이 노동으로 보인 것일까. 촬영을 한 뒤 편집을 하고 업로드를 하는 것은 귀신이 하나? 

우리의 시공간을 연결해주는 작업은 내가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가서 행사장에 앉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보이지 않는 타인의 노력만이 앉은 자리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 덜 움직여도 되는 편리한 개인의 삶은 언제나 누군가의 노동을 깔고 앉아 있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다. “편리하고 빠르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노동이 켜켜이 쌓여가는 소리다. 보이지 않는 노동은 귀신같이 일한다. 아무도 모르게, 소리도 없이 이름도 없이, 사용자가 고개를 들어봐도 몸을 일으켜도 보이지 않고, 보이지 말아야 한다. 

인류가 처음 기계로 영상을 봤을 때, 귀신의 짓이라 했다. 우리는 여전히 그 노동들을 귀신으로 취급하며 2021년을 맞았다. 노동자는 이름이 있다. 그들의 노동은 귀신놀음이 아니다.

한국노동 기관지 노동과 희망에 게재된 글입니다. http://news.inochong.org/detail.php?number=2893&thread=22r07&fbclid=IwAR3LYyciM4Y2bev1LTRYcGohTPVsk6y6ywSKwcQBi12uh9bEOU5OT9BANPU

[청소년생애사쓰기]합치면 마흔넷 출간

안양 YMCA 청소년인생학교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생애사쓰기 한 책이 나왔고요. 비대면 원칙으로 주인공과 가족들만 참여했습니다.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1년간 열심히 참여한 우리 청소년들 정말 장합니다. 칭찬해요!

안양YMCA는 매년 “청소년인생학교”를 진행합니다. 2020년에는 세 명의 청소년들이 생애사쓰기에 참여했어요. 열 다섯살이 무슨 생애사냐는 어른들의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열 다섯 살도 삶이며, 열 다섯 살에게 15년은 인생의 전부입니다.

주말마다 모여 생애사쓰기의 기본을 배우고, 각 장별로 나누어 각자의 인생사를 적어봤습니다. 문화공동체 히응은 청소년글쓰기의 새로운 장르를 위해 교육을 기획, 운영하고 책으로 묶어내는 역할까지 맡았습니다.

청소년의 생애기간이 짧다고 무시하는 어른들에게 일침!

“합치면 마흔 넷! 만만치 않아”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표지그림은 작가 세 명이 함께 그린 공동작품입니다.

ISBN도 받고 출간을 기획했는데 구매예정자가 적어서 성사될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른들의 큰소리에 가려진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좀 더 널리 퍼질 방법이 없을지, 고민해보겠습니다. 세 분의 저자께도 응원과 지지, 격려보냅니다.

2021 정기총회 개최

공 고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의 정기총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합니다.

일시 : 2021년 2월 16일 화요일 오후 7시

장소 : 온라인 Zoom

안건 1. 2020년 사업보고

안건 2. 정관 개정

안건 3. 운영위 구성 변경 승인의 건

안건 4. 회원 구조 변경 승인의 건

안건 5. 2021년 사업계획

회의링크는 당일 오전에 오픈톡과 문자메시지로 재발송드립니다.

https://open.kakao.com/o/gIefDbWc

경기중부 아파트노동자 소식지 2호

경기도노동국 공모사업 – 미조직취약노동자조직화사업으로 진행한 경기중부 아파트경비노동자지원사업단의 소식지 2호를 공개합니다.
2020년 창립총회 소식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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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기획/ 문화공동체 히응

경기중부 아파트노동자 소식지 1호

경기도노동국 공모사업 – 미조직취약노동자조직화사업으로 진행한 경기중부 아파트경비노동자지원사업단의 소식지 1호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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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기획/ 문화공동체 히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