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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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앞바다엔 작은 바위섬이 있었대.
사람들은 바위섬이 닿을 듯이 가까워도 갈 수 없다 해서 “멀곳”이라 불렀다지.
작은 바위섬은 온통 바위와 마른 나무 몇 그루 뿐이었지만, 가닿고 싶은 사람들은 다리를 놓아서 섬과 바위섬을 하나로 묶었어.

오래전에 멀곳이었던 바위섬은, 마을의 전망대가 되었대.
멀리서 들어오는 뱃머리를 보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어.

가까이 있어도 먼 곳이 있고,
멀리 있어도 가까운 곳이 있잖아.

넌 지금 어디야?

20170402 장봉도

별바다집

남자는 배를 타고 고기를 낚는 모양이었다.

남자가 그물을 손질하는 사이, 여자는 의자에 앉아 해금을 연주하고 있었다.
밖에 놓인 메뉴판엔 식사가 세 종류.
백합조개가 들어간 칼국수가 있었지만, 

칼국수보다 커피가 궁금했다. 

예상치 못한 사물은 낮게 말한다. 

여기, 무언가 숨어 있다고. 
드립커피가 3500원.
벽에는 LP판이 꽂혀있고 피아노 위엔 영농일지가 있었다.

어느 도예가가 선물했을 법한 도자기들과 

바다를 좋아하는 작가가 붓을 뻗쳤을 바다풍경, 

한지를 우그려뜨려 붙인 천장, 

나무로 된 싱크대, 

피아노 위 주인여자의 흑백사진과  

멀찌기 걸려 있는 어부의 파안(破顔), 
별바다호(號),가 잡아오는 물것으로

노래를 잇는 여자가 있는 곳.
별바다집.

 
20170402 인천 옹진 장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