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 – 우리들의 여덟빛깔 무지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중단했던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의 이용자 생애사쓰기 프로그램을 재개했습니다. 2022년에는 직업훈련중인 청년발달장애인들의 생애사를 함께 쓰고 원고를 묶어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세상에서 문화공동체 히응과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이 함께 만드는 이 과정이, 장애란 무엇인가 다시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도서는 배포하지 않으니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이나 문화공동체 히응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강의]평택도시재생지원센터 – 원도심 탐구 생활

2022년 문화공동체 히응은 평택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상반기에는 평택시도시재생대학에서, 하반기는 서정리역세권 도시재생센터에서 원도심탐구생활을 진행했습니다. 도시재생사업은 2007년부터 시작되어 2014년부터 본격화되었고, 2017년에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거듭나면서 햇수를 거듭했습니다.

각 지역의 활동가들은 이미 들을 만한 강의는 다 들었다고 볼 수 있지요. 이론적인 강의도 물론 필요합니다만, 지금의 도시재생지는 활동가들의 활력과 역동이 가장 필요합니다. 문화공동체 히응은 도시재생의 개발자적 입장이 아닌 주민생활에서 끌어낼 수 있는 역동에 초점을 맞춥니다.

우리 마을의 자원을 찾는 방법, 당장 우리가 실행할 수 있는 계획 세우기,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우리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기획으로 진행합니다. 모둠활동과 퍼실리테이션이 기본이며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의 차이를 펼쳐놓고 협의해 나갈 수 있습니다.

평택도시재생지원센터는 참가자들의 진정성이 돋보여 더 즐거운 강좌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가능성이 높은 평택의 도시적 요소를 사람의 힘으로 더욱 알차게 만들어나가길 기원합니다.

[기획]안양문화도시 – 안양천 요즘 어때요

문화공동체 히응에서는 2022년 안양문화도시 시범사업으로 안양천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라운드테이블을 운영했습니다.

안양천요즘어때요의 사업보고서는 다음 링크에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문화다양성 사업 진행 2.옷장에 관한 몇 가지 생각

2022년 문화다양성 사업의 일환으로 옷장에 관한 몇 가지 생각 – 환경정의와 기후위기를 생각하는 문화다양성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본 사업은 환경강사단체 세상을 바꾸는 We와 함께 거리캠페인 형식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5월 20일 제 1회 당신의 옷장은 안녕한가요 – 안양시 동안구 범계역

7월 17일 제 2회 – 안양시 만안구 삼덕공원

9월 28일 제 3회 평촌역

10월 26일 제4회 안양시청

문화공동체 히응과 세바위는 권역별 4곳에서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누적인원 500여명 이상이 참여해 패스트패션과 산업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된 문화다양성 사업이지만 2022년을 끝으로 문화예술재단에서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앞으로 보다 폭넓은 의미의 문화다양성 사업이 진행되길 기대해봅니다.

[기획]문화다양성 사업 진행 1. 용기를 씻어내는 방법

2022년 문화공동체 히응은 안양문화예술재단의 문화다양성 사업을 수주하여, 청년작가집단 KAP와 환경강사단체 세상을 바꾸는 We와 함께 두 가지 사업을 동시 진행했습니다.

  1. KAP 용기를 씻어내는 방법

2022 안양 문화다양성 협력 사업

KAP X 문화공동체 히응 : 아트 캠페인 프로젝트

《용기를 씻어내는 방법 Dishwasher》

안양시민축제 평촌중앙공원

2022. 9. 24. – 25.

🫗

영혼이 기거하는 터가 사람의 육신이라면

옷과 피부는 그 외벽이자 그릇이 된다.

모든 하루는 문을 여는 행위로부터 시작된다.

옷장을 여는 것은 다른 차원으로 이어지는 문을 여는 것,

내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그릇된 공간이다.

🫗

2022 안양 문화다양성 협력 사업으로 진행되는 본 프로젝트는 ‘옷장과 정체성’을 연결지어 이야기 하는 팝업 전시이자 축제 속 예술 워크숍으로 진행된다. 캠페인은 영상 전시 및 시민 참여 워크숍으로 구성되며, 주요 작업 <용기를 씻어내는 방법>(2022)의 영상 구성은 평소 일상 속에서 정체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온 시민 연구자들이 ‘시 쓰기’의 형식을 빌려 작성한 에세이를 다양한 목소리로 읽는 이어 말하기의 형식으로 치환, 미디어 아티스트 한서정 작가의 영상 언어로 재번역하여 제작된 협업의 결과물로 2022 안양시민축제에서 처음 선보이게 된다. 유동인구의 밀도가 높은 축제라는 비일상적 상황에서 관객들은 ‘옷장’을 ‘정체성을 담는 용기’로 은유하는 다양한 시각들을 마주보게 되며, 워크숍을 통해 자신만의 용기를 만들어본다.

KAP는 문화다양성이 기이한 백래시를 맞고 있는 2022년 현재를 고민하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와, 그 용기가 필요없는 세상을 꿈꾸는 작품을 기획했습니다.

KAP의 전시와 체험을 중심으로 한 작품은 안양시민축제의 부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이 참여했는데, 예상치 못한 기발한 활동과 피드백이 있어 작품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또한 상영작품은 온라인에 게시하여 영구전시가 가능해졌습니다.

이후 우리는 사업공유회를 통해 지역내 활동가들이 접하게 되는 다양한 문화다양성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역동적인 KAP의 작품으로 문화다양성의 가능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협력해주신 KAP에게 또 다른 무대가 펼쳐지길 기원합니다.

[행사기획]제8회군포독서대전 – 그래도 아직은 책

문화공동체히응은 민선8기, 제8회 군포독서대전을 주관하였습니다.

군포시의 크고 작은 축제를 모두 모아 한 자리에서 펼치는 군포축제통합 올래축제의 일환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군포시의 대표작가 황시운 작가의 북콘서트와 하은호 시장의 북토크로 진행한 군포독서대전.

시민들과 함께 책의 나라 군포로 다시 한 번 발돋움하길 기원합니다.

군포독서대전 하이라이트 영상

사전예고영상

출연진

1부 : 김종국 사회 / 하은호 군포시장

2부 : 소설가 한지혜 사회 / 소설가 황시운 이야기손님 / 공연 태어난마음

제21회 안양시민축제 – 우선멈춤에 붙여

안양시민축제는 작년에 20주년을 맞았습니다. 20년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시민동아리가 참여해 무대를 빛냈습니다. 시민들은 한해동안 시민축제에 참여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웃들과 기량을 갈고 닦으며 시민축제를 기다렸습니다.
코로나팬데믹 2년동안에도 시민동아리참여는 계속되었습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 동아리의 공연과 어울리는 장소를 찾아 전문촬영팀이 영상으로 남겼습니다. 화사한 조명과 무대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촬영한 영상이 평생의 추억이 되었다는 답도 들었습니다.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안양시민축제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2020년부터 기획한 “안양을 춤추게 하라, 우선멈춤”을 도시브랜드로 삼아 시민참여형 댄스페스티벌을 메인테마로 정했습니다.
시민동아리 참여는 계속됩니다. 하지만, 팬데믹 영향인지, 그간 연습을 많이 못했다며 참여 동아리의 숫자가 줄어들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시민동아리공연은 안양 평촌중앙공원과 삼덕공원 양쪽 무대에서 계속됩니다. 총 77개팀, 725명의 시민들이 공연자로 무대에 오릅니다.

올해는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많습니다.

  1. 포스터와 앰블럼을 전국대상으로 공모진행하며 시민축제의 개방성을 확인했습니다. 당선작이 없어 애석합니다만, 계속 도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2. 축제를 준비하며 시민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1천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해주었습니다. 고견을 잘 검토해 축제에 반영되도록 노력했습니다.
  3. 단체와 시정홍보 부스 뿐 아니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시민플리마켓을 처음으로 진행합니다. 안양외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습니다.
  4. 환경단체의 부스를 별도로 구성했고 친환경축제를 준비할 수 있는 시민서포터즈가 활동합니다. 기후위기와 축제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5. 연성대학교 kpop학과재학생이자 프로댄서들 50명이 오프닝무대를 꾸립니다. 문화콘텐츠의 산학협력 가능성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 평촌중앙공원이 메인 행사장으로 꾸려진 것에 대해 만안구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향후 만안구만의 특색있는 스토리텔링을 더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초가 되길 바랍니다.
  7. 안양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LS오토모티브에서 기업사회공헌 활동으로 시민축제에 부스를 마련해 바자회를 개최합니다. 이날 수익금은 안양시의 필요한 곳에 기부하며, 직원들의 헌혈등은 관내 종합병원에 기증합니다. 또한 한마음혈액원도 함께 참여해 홍보행사와 간단한 건강진단도 진행합니다. 기업도 안양시의 일원입니다. 안양에서 일하고 사는 사람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랍니다.
  8. 수개월간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 이번 시민축제에서는 주류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모든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시민축제에 걸맞게 건전하고 깨끗한 축제를 만들고 K-Culture의 대표축제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입니다. 안양시의 요식업, 상인회의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9. 처음으로 학술대회를 엽니다. 축제 주제에 맞는 댄스포럼으로, 축제 전인 바로 내일 안양아트센터에서 연구자와 댄서들이 함께 모여 생생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10. 주 행사장에 38m의 오픈스테이지가 열립니다. 고퇴경의 랜덤플레이댄스와 세대를 아우르는 춤강습이 이틀동안 계속 진행됩니다. 안양 청소년수련관에서 처음 춤을 배웠다는 리아킴의 원밀리언 스튜디오에서 안양댄스워크숍을 진행합니다.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에는 댄스나잇 DJ쇼가 안양평촌공원에서 열리고, 폐막 퍼포먼스는 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시민들과 함께 신나는 춤판을 펼칠 예정입니다.

이번 축제에 유명댄서들과 댄스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 인파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민축제추진위원회의 위원들과 시청직원들이 상시 대기하며 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년동안의 팬데믹 이후, 수많은 음향, 무대, 공연관련 업체가 도산했습니다. 물가는 올랐고, 업체는 줄어들었고, 축제와 행사는 늘어났고, 예산은 그대로라, 안양시민축제를 준비하는 안양문화예술재단의 담당부서가 많이 고생했습니다. 몇 명 안되는 인원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해준 사업부와 최태규 축제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양시민축제는 9월 23일 금요일 저녁 개막을 시작으로 25일 일요일 저녁까지 진행합니다. 저는 23일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안양평촌중앙공원과 삼덕공원을 오가며 상주하겠습니다.

처음 기획위원장을 맡아서 부담도 되고 많이 설레입니다. 모쪼록 안전하고 신나는, 즐거운 축제가 되길 바랍니다. 행사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댓글에 시민축제 홈페이지를 링크해두겠습니다. 주변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알려주셔도 좋고, 페친들도 환영합니다. 그럼 스물 한 번째 안양시민축제에서 뵙겠습니다.

안양시민축제 기획위원장 이하나 드림

[기획]군포시 주민총회

군포시 주민총회의 계절입니다.
문화공동체 히응에서는 올해도 주민자치회 영상 촬영, 제작과 자료집 제작을 맡았습니다.

주민총회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는 문화공동체 히응에서는
주민이 주인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산본1동 주민총회

사랑해도 될까요

#발달장애청년생애사쓰기

♥ 사랑해도 될까요 ♥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쓸까? 하고 물었다. 이미 주제계획은 다 되어 있는 상태지만, 그래도 의견을 자꾸 묻고 듣는 게 좋겠다는 생각때문이다.

희준 씨는 “곧 추석이니 추석이야기 쓰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다.

오늘은 가족 이야기를 쓸 생각이었다. 가족은 가까이 접하는 사람이라 스토리가 많을 것이고, 참가자들이 길게 쓸 수 있는 소재일테니까 교육과정의 뒤쪽에 빼놓았다. 발달장애청년들은 자기 삶에서 이야기를 끌어내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이야기거리가 아주 많아야 다섯 개 정도의 문장이라도 만들 수 있다. 장애의 문제도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적게 얻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신체장애인보다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는 더 묵살되기 쉽고, 언제나 ‘하지마, 안돼. 그만. ‘이라는 금지어가 매일 반복된다.

내 가족이 맘에 들 때, 맘에 안 들 때도 써보라고 권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내는 것도 발달장애인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부정적 감정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라 불안과 두려움을 자아내기 때문에, 강사와 교감이 잘 형성된 뒤에나 가능하다. 특히나, 어려서부터 발달장애인으로 교육받은 경우는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낯선 사람에게 시간을 갖고 부정적 감정을 내비치는 것에 대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수업에 들어가면 보영씨는 휴대폰을 들고 다가와서 나와 포켓몬을 한 마리씩 교환한다. 나는 보영씨와 포켓몬고 친구를 맺었기 때문에 매일 매일 선물을 주고 받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보영 씨와 포켓몬을 교환하고 있으면 다영씨는 1층에 내려가 커피를 가져와서 내 어깨를 토닥거려준다. 채은씨는 큰 소리로 인사를 두 번 이상 하고, 슬미는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을 줄줄줄 얘기한다. 지은 씨는 나에게 손수 만든 팔찌도 선물해줬다. 홍민 씨는 벌떡 일어나 나에게 경례를 해준다. 다훈 씨는 방학이 지나고 나서야 나에게 목소리를 들려주었고 이제는 대답도 한다. 희준 씨는 사실 발달장애인지 잘 구분이 안 가는 정도라서 항상 가장 성숙하게 나를 응대한다. 이제 부정적인 감정을 건드려봐도 되겠다.

가족 이야기를 써보면서 채은이 헤어진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슬미는 지능이 높은 자폐인인데 직설적인 화법 그대로, 채은이네 이혼했대요. 라고 크게 말했다. 나는 “그렇군요. 선생님도 이혼했어요.”라고 대답했다. 채은과 슬미가 진짜냐고 물었다. “그럼. 재혼도 했지.”라고 대답하고 크게 웃었더니 슬미가 조금 당황했다.

“어때. 괜찮지?”라고 농을 걸었더니 “네. 그럴 수도 있죠.”라고 대답했다. 슬미는 생활에 관해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나는 채은 씨에게 살짝 물었다. “이제 엄마 아빠 안 싸우니까 좋지 않아요?” 채은 씨는 “네. 맞아요. 안 싸우니까 좋아요.” 라고 대답했다. 채은 씨에게는 “선생님은 선생님 엄마 아빠도 이혼했어요.” 채은 씨가 웃었다.

바리스타 일자리를 옮긴 다훈 씨가 아침 7시부터 출근을 해서 너무 피곤하다고 한다. 바리스타인 다른 청년을 아느냐고 물어보려고 사진첩을 뒤지느라 휴대폰을 열어서 안경을 아래로 내렸더니 채은 씨가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선생님 이제 눈이 잘 안보여요. 안경 이렇게 하니까 할머니 같죠?”라고 했더니 채은 씨가 책상을 두들기며 웃었다.

“할머니. 선생님 할머니. 아하하하하하.”

가족이야기를 모두 발표하고 난 뒤에 나는 청년들에게 돌발적으로 물었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 있어요?” 세 명은 결혼하고 싶다 하고 나머지는 아직 생각이 없단다.

슬미씨가 결혼해도 되냐고 물어서 “여러분은 성인이잖아요. 결혼할 수도 있고 연애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복지사 선생님이 살짝 울적한 표정이 되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말투에 묻어났다. “결혼할 수 있죠. 그럼.. 결혼할 수 있지…” 수업을 도와주는 복지사 선생님은 이들과 또래다. 한 참가자와는 같은 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삶의 경로는 타고난 것에 의해 달라졌다.

채은씨는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고 싶다고 하길래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냐고 물었다.

“착한 사람.”

결혼하고 싶은 사람, 사귀어보고 싶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자고 하니 희준 씨는 “5개국어를 하는 키 크고 날씬한 사람”이라고 적었다. 나는 “이런 사람은 너무 바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희준 씨는 같이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대답했다.

다들 이상형에 대해서 대답이 잘 나오지 않아서 나는 칠판에 몇 가지를 적었다.

“나를 보고 웃어주는 사람, 나를 웃게 해주는 사람,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 나를 많이 칭찬하는 사람”

그 옆에는 “나를 울게 하는 사람, 나에게 뭘 자꾸 달라고 하는 사람, 나에게 화를 내는 사람, 나에게 무엇을 고치라고 하는 사람”이라고 적고 여기에는 크게 가위표를 그렸다.

웃어주는 사람, 나를 많이 칭찬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가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시간이 별로 없어서 나랑 놀아줄 시간이 없을 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

슬미 씨는 칠판을 보면서 “저도 남자친구 사귀고 싶은데요. 제가 아직 뚱뚱해서 못 사귀어요.”라고 말했다. 슬미 씨는 전혀 뚱뚱하지 않은데 신체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고, 늘 허리띠를 졸라매서 소화불량이 잦다. 나는 슬미 씨에게 “슬미 씨 그런 사람하고는 헤어져야 해요. 너는 뚱뚱하니까 살 빼고 와. 라고 하면 안녕 ~ 하고 헤어지고, 너 화장 좀 해. 너 머리 좀 길러. 라고 하는 사람하고는 안녕~ 하고 헤어져요. 슬미씨 그대로 예쁘다, 하는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사람이에요.”라고 덧붙였다. 옆에 있던 지은 씨가 “그런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을 보탰다. 나는 “남자친구를 만날 거면 좋은 사람을 만나아죠.”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수업을 마치고 인사를 하기 전에 슬미 씨가 손을 번쩍 들더니 말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뭐가요?”

“제 언니나 오빠 말고, 저도 결혼할 수 있다고 해주셔서요.”

슬미 씨는 자신이 자폐인이고, 그래서 차별받았고, 자기는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자기 세계가 뚜렷하지만 사회생활도 가능하다. 기억력이 뛰어나고 학습력도 좋고 의사소통도 잘 되는 편이다. “나는 장애가 심하지 않은데 학교 다닐 때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았다.”라고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동의한다. 그러나 사랑이 무엇이고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는 분명히 명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이들이 만나는 사람들의 범위는 한계가 있다. 우리 사회는 발달장애인들을 공동체 구성원으로 잘 받아주지 않고, 발달장애인 공동체에만 묶어둔다. 이들이 어떤 집착이나 착취가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않길 바란다. 청춘들의 연애는 장애인 복지관에서는 어려운 문제다. 가끔 연애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이들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설레여하며 다시 만나고 싶어하기도 한다. 그 마음을 갖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사랑을 할 때는 나를 괴롭히는 사람을 만나서는 안된다고, 그 정도는 얘기해도 되지 않겠나.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3년차가 되는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의 발달장애청년 생애사쓰기 수업은 순항중입니다.

8월에는 구례에 갑니다

2020년 섬진강 수해를 기억하시나요?

소들이 떼를 지어 산을 오르고 물에 빠진 소들을 구해내던 장면이 미디어를 통해 여기저기 퍼졌습니다. 그때 그 수해를 입은 주민들은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구례군 구례읍 전통시장 부근은 특히 피해가 컸습니다. 상류 댐들이 방류량을 늘리면서 섬진강이 넘쳤습니다. 이 수해는 공식적으로 “섬진강 수해”로 부릅니다.

이번 강좌는 재난지역을 찾아가는 NGO #에이팟코리아 의 추진으로 이뤄졌습니다. 아시아퍼시픽얼라이언스(이하 에이팟_A-PAD)는, 아시아 · 태평양 내 국가들이 협력하여 재난 현장 긴급 구호 · 복구 · 방재 · 재난 이후 지역재생 등을 주로 다루는 아시아 대표적 국제기구입니다. 에이팟코리아에서 활동하는 #현관앞비상배낭 팀과 함께 합니다.

그해 여름을 응시하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속도 없이 쓰담쓰담. 이야기 나누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