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박부장이 고등학교때부터 다니던 국밥집을 찾아갔는데 철거하는 건물에 세들어있던 모양이다. 국밥집이 이사한 곳을 찾아갔더니 일요일 휴무라고, 길에 서 있던 아지매 둘이 알려주었다.

근처 아무데나 들어간 곳은 테이블 네 개의 단촐한 식당이었다. 그 중 두 개의 테이블에 소주병과 고구마가 놓여 있었다. 머리가 허연 남자노인이 앉아서 주인이 하는 말을 다 들어주었다.

밥을 차려주는 사람은
무릎병이 오래된 게 틀림없었다.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고 근육으로 수십 년 살다보면 걸음 하나 하나 뒤틀린다. 허리도 아파서 오래 서서 뭘 할 수가 없다.

주인 노인은 우리의 국밥을 차리며 계속 에어컨 설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고보니 가게 안에 에어컨도 없었다. 지난 여름은 어찌 난 것일까.

비둘기 한 마리가 현관까지 들어와 밖을 둘러보았다. 자주 오는 놈 같은 폼새다.

노인이 차려준 밥상의 땡초와 마늘은 시들시들했고 김치는 묵다못해 쉬어빠졌다. 다리가 저 지경이면 무엇하나 쉬운 게 없을터였다.

묵묵히 이야기를 듣던 흰 머리의 노인을 보니, 어느 시기가 되면, 장농처럼 그저 듣는 사람이 필요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220612 / 남부민동 / 부산

나의 해방일지 – 혜숙씨의 찬장

JTBC/넷플릭스/ 박해영 극본 / 김석윤 연출

나는 어제 저 장면에서 천장과 수납장 사이의 깨끗한 공간을 보며 적잖이 놀랐다. 저 공간은, 가정 내 청소를 전담하는 사람에겐 외면하고 싶은 공간이고, 동시에 죄책감을 안겨주는 공간이다.

저 위에 어떤 먼지가 쌓이고 거미줄이 쳐지고 기름떡이 지더라도, 사실 같이 사는 사람들을 인지조차 하지 못한다. 저 공간이 존재한다는 거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가정 내 청소와 수납을 전담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수납을 더 하기 위해서 여러 숨은 공간들을 파악하고 있다. 자리를 만들어 일년에 한 번 이상 쓰지도 않을 물건을 쟁여놓는데 선수가 되어 있기 때문에, 물건을 처박을 공간을 알고 있다. 게다가, 물건이 들어차지 않은 공간이 1년 후에 어떤 꼬라지가 될 지도 예측할 수 있다.

저 공간이 저렇게 깨끗하다는 건, 하루종일 굽고 튀기고 찌고 삶는 그 음식의 증발물들이, 천장 위 곳곳까지 스며드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저 집안의 청소수납조리전담자인, 염씨네 가족의 엄마는, 매일 잠시라도 짬이 나면 저 공간까지 닦아내어 주부가 가질 수 있는 일말의 죄책감을 덜어내는 사람이었다는 증빙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연출자가 굳이, 저, 기피공간을 저렇게까지, 저렇게 길게 보여줄 이유가 있는가.

이 공간이 말해주는 것을 잘 볼 필요가 있다.

충실한 전업주부로 살아본 내 눈에는 온통 일거리다.

식탁보 위의 유리, 뜨거운 것을 올려놓으면 안되는 재질의 오래된 식탁을 쓰고 있을 것이고, 레이스로 된 식탁보를 쓴다. 의자의 등받이도 커버를 씌웠다. 저 커버는 누군가 한 번씩 꺼내서 빨아야 한다.

식탁 위에는 항상 물과 잔이 놓이는데 그 물이 무엇이냐에 따라 또 노동강도가 달라진다 끓인 물인가, 안 끓인 물인가. 엎어놓은 컵은 컵의 재질에 따라 엎어놓거나 바로 놓는 것을 결정할 수 있다. 어떤 컵은 잠시만 엎어놔도 냄새가 난다. 그 아래 쟁반엔 늘 물때가 끼기 마련이라, 다 들어내고 쟁반을 닦아내는 것도, 누군가 할 일이다.

주방 앞 가벽에 있는 커튼, 저 커튼도 누군가 빨아야 하는 커튼이다. 냄새나고 기름때가 더덕더덕 묻기 마련이다. 벽에는 가족의 사진이 걸려있고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가부장 아래 묶여 있다. 사진 오른쪽에 걸린 작은 수납장에는 각종 잡동사니, 비닐팩, 행주, 키친타올 같은 게 있겠지. 저 수납장 아래의 물건은 어수선하지만 질서가 있다. 담당자만 아는 질서다. 그 담당자. 주부. 검은 비닐, 흰 비닐, 작은 것, 큰 것, 한 번밖에 안 쓴 것, 한 번만 더 쓰고 버릴 것.

벽의 아랫단에는 최근에 유행하는 방열단열제가 붙어있다. 시트지로 된 건데 인터넷쇼핑몰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외풍이 심한 집의 맨 끝 벽에 잘라 붙이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가격대비 디자인도 괜찮은 편이다. 저 집의 단열은 저렇게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닥다닥 모여 사는 도시의 집과는 차원이 다른 추위가 있을 것이다.

천장과 벽 사이에 초록색으로 된 무언가가 덧발라져 있다. 틈새에 뭔가가 들어올까봐 막아놓는 수단으로 보인다. 바람, 비, 벌레 같은 것. 이 곳에서의 집안관리는 아파트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어떤 노동은 죽어야 끝난다.

돌봄노동이 대체로 그러하다.

이 지긋지긋한 인생, 내가 죽어야 끝나지, 니가 죽거나.

그렇게 해방된, 염씨네 가족의 엄마. 혜숙.

나는 그녀의 성도 모른다.

저 공간은 전생의 나에게 죄책감의 공간이었다.

죽어야 끝날 것 같은 그 삶을, 나는 이혼으로 종결했다는 게, 혜숙 씨와의 다른 점이겠다.

[강좌후기]정신건강보건센터 7회기

7회를 진행한 정신건강보건센터의 수업을 끝냈다.

조현병과 양극성장애를 앓고 있는 참가자들이었고, 이들은 모두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글쓰기 수업은 다양한 재활프로그램중의 하나였다.

수업 도중에 한 참가자는 증상이 심해져 입원을 했다. 대부분 오래 약을 복용한 이력이 있다고 했다. 나는 몇 몇 참가자들의 언어가 어눌해진 것이 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08년쯤이었나. 나도 그랬으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혀가 말려있었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가족은 나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손에도 힘을 줄 수 없어서 글로 뭔가를 전할 수도 없었다. 눈에 초점이 맞을 때까지 그저 기다렸다. 안경을 쓰고 사물이 잘 보일 때까지 30분 이상이 걸렸다. 그 때쯤 되면 혀도 풀려서 말을 할 수 있었다. 운동신경이 둔해져 길을 걷다가 넘어졌다. 당시의 나를 기억하는 가족들은 눈의 초점이 늘 탁했다고 전한다.

방금 전에 한 일이 기억나지 않아서 계속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적었다. 아기가 어렸다. 밥을 줬는지 안 줬는지 알 수가 없으니 계속 적는 수밖에 없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놓고 산에 올랐다. 호압사에 가서 108배를 하거나 300배를 하거나, 땀을 흘리고 웃는 셀카를 찍고 내려오기도 했다. 양극성 장애때문에 혀가 어눌해지는 것인지 약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당시 내가 먹었던 우울증약은, 일반 우울증 환자들의 세 배에서 다섯 배 정도 되는 양이었다. 자살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고, 의사는 내가 입원해야 할 단계라고 했으나 일상에서 버티는 게 회복이 빠를 거 같다며 약을 강하게 처방했다. 내가 약을 완전히 끊은 것은 2016년이었다. 약 8년, 양극성장애, 우울, 공황장애등의 복합적 정신과 투병이 간헐적으로 있었다.)

4회기를 넘어서면서 참가자들의 말이 많아졌다. 몇 명은 망상이 있는 게 확실했고 몇 명은 강박이 엿보였다. 꾸준히 치료를 받는 재활자들이라 수업에 적응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걸 알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아름다웠던 과거를 나에게 들려줬다. 반짝이는 시냇물과 북적이던 마을잔치, 행복했던 여름날의 화목한 가족의 나들이, 사랑받고 자란 어린시절, 자랑스러운 어버이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다.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에 대해서 말했다.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금 많이 아팠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얼마나 그리운지 말했다.

마지막 수업이었던 오늘, 나는 10년 후 나의 모습을 써보자고 했다.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내는데 힘겨워했지만 이내 여러가지 모습을 만들어냈다. 운전면허를 따서 가족들을 태우고 속초에 놀러가기, 집에서 짜장면을 만들어 가족들과 즐겁게 먹기, 꽃꽂이 하기, 봉사활동 다니기, 시집을 출판하기,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장에서 일하기. 지금 내가 모두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나는 10년이면, 다 할 수 있을 것이니 절대 이 꿈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웃으면서 말했다.

수업일지를 쓰며 나는 다시 운다.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내내.

그들을 괴롭힌 누군가가 있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누군가가 있었을거라고, 어떤 사건이 있었을거라고. 그들의 영혼이 나에게 그리 말하는 듯 했다.

어쩌면, 내가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연두가 가득하던 계절에 만나, 장미꽃이 만개한 날 헤어졌다. 꽃이 다 피었다는 것은 곧 진다는 이야기다. 경주(가명) 씨가 자기를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경주 씨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어줬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잊지 못할 거라고 대답해줬다.

모두의 회복과 행복을 빈다.

진심으로 간절히.

아픈 수업이었으나,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안녕. 아름다운 사람들.

이들을 위해서는 기꺼이 울어도 된다.

3회차 수업 후기

지난 주 내내 안 좋은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는 참가자가 “평안하다”는 단어를 골랐다. 오늘은 괜찮다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데 게으름을 피운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참가자는 “미안하다”와 “바쁘다”를 골랐다. 그에게 일주일에 닷새를 바쁘게 산다면 이틀은 게을러도 괜찮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환하게 웃었다.

시를 쓰고 SNS에 올리는 참가자도 있다. 오래된 약물복용으로 감정이 얼굴을 뚫지 못하거나, 가상의 풍선 하나 만들어놓고 그 안에 들어앉은 것 같은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최근들어 많이 호전되었다는 한 참가자가 유년시절 가족들과 산속의 계곡에 놀러가 아버지와 함께 가재를 잡고, 아버지가 가재는 절대 날 것으로 먹으면 안된다고 얘기한 게 기억난다는 추억담을 적었다.

그가 쓴 글을 내려놓고 다른 일정이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 나는 그의 글을 읽고 눈물이 터져서 서둘러 휴지를 꺼내 눈가를 꾹꾹 눌렀다. 글 아래 포스트잇을 붙여 적었다.

“사랑받고 자란 유년시절이 반짝이네요. 진실한 마음을 담은 단정한 문장이 좋습니다. 함께 뛰놀던 마을의 이야기도 궁금해집니다.”

가장 행복했던 날을 함께 적었다.

내가 선정한 행복했던 순간은 자신이 평생 닿지 못할 열망을 담고 있다. 어떻게 해도 그 순간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을 알아서, 기억이라고 이름 붙이고 서랍 어딘가에 넣어두는 것. 행복한 날을 떠올리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비통한 날을 떠올릴 때는 자신을 대견해하고 잘 넘겼다고 억지로라도 생각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올가미가 있다.

자기 목을 조르는 올가미. 벗어날 수 없는 내 올가미. 그 목줄을 내가 쥐고 있는데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올가미.

나를 후려치는 감정을 모두 똑바로 바라본다는 건 대체 얼마나 강인해져야 하는걸까.

이것은 병이고, 완치가 어려우나, 잘 관리하면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라는 센터의 안내문을 곱씹는다.

3회차.

2주차 수업 후기

교실에 앉은 최 씨는, 간명하고 간결하게, 자기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했다. 내가 주는 주제로 시작해 유치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끌어오는데, 엘리트계층이라 주장하는 자들의 욕망 가득한 글과 다르게 담백하고 소박한 욕심을 담아 자신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 결론을 냈다.

오늘의 주제는 “나는 무슨 색깔인가요”였다.

최 씨는 나는 빨간 색입니다. 라고 서두를 시작했다. 아이언맨의 슈트가 빨간 색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시작한 이야기는 아이언맨의 삶 속으로 쑥 들어갔다가, ‘나도 아이언맨처럼 다른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라고 마무리했다.

나는 최 씨의 정확한 발병사유를 모른다. 아마 곧 알게될 것이라 생각했다. 한 사람이 써내는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의 궤적을 대략 유추하게 되고 그 사람의 결핍이 어느 지점인지 보이는 때가 온다.

생애사쓰기에서는 나의 가장 최초의 공동체를 이야기하게 되는데 좋으나 싫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을 얘기한다. 최 씨는 자신의 최초 공동체의 인물들을 적으며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패륜적인 면을 적었다.

“지금은 어머니와 같이 지내시나요?” 내가 물었다. 그가 지난 주에 어머니가 운동기구를 사다주었다고 말했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은 질문이라 여겼다.

“네. 엄마하고, 남동생도 같이 있어요.”

“남동생하고는 어때요?”

“서로 생활을 침범하지 않아요.” 나는 정말 이상적인 관계라며 박수를 치고 웃었다.

최 씨가 오늘 간략하게 적은 것만 봐도 아동학대,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것이 너무도 명확했다. 건너편에 앉은 김 씨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는 자녀였는지를 계속 강조했다. 그 사랑에 비해, 그렇지 못한 어떤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한 시간반동안, 이들과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아프다.

엄마는 이모가 ‘미쳐서 죽었다’고 했다. 이모는 조현병이었을 것이다. 엄마의 말에 의하면, 폐쇄병동에 갇힌 이모는, 밥을 차려다주면 제어할 수 없을 때까지 밥을 먹었고, 제어할 수 없을 때까지 김치만 먹곤 했다고 말했다. 기껏해야 20대 초반이었던 엄마는 그런 이모의 보호자였다. 두 자매는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어떤 일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 사람은 전쟁이 끝날무렵 예닐곱살이었으니까. 지금의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이모는 병원에서 나온 뒤, 육체에 병을 얻었고 치료 기회를 놓쳤고 어느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엄마는 세상에 남았고 성격장애가 고착되었다. 결국 내가 당신을 외면해야 하는 노년을 맞았지만, 당신은 여전히 혈기왕성하게 잘 지낸다.

생명력.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강인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바람불면 꺼질 듯이 여리여리하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녹두빛을 좋아한다던 김 씨는 2주 연속 “무언가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적고 있다. 김씨가 적은 이야기는, 스파게티를 만드는 법, 난초를 키우는 법, 건강하게 사는 법. 같은 것이었다.

나는 이들에게 김수복의 시를 소개했다.

“봄나무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두 눈을 감고 한없이 호수의 밑바닥으로 내려가서

눈을 뜨고 죽고 싶었던

겨울에서

이제는 한없이 바람에게 말을 걸고 싶은

봄나무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라는 구절을 읽으며, 터지는 눈물을 눌렀다.

사는 건 쉽지 않고 외로움은 끝이 없는데.

아무 잘못 없이, 병을 가졌다는 이유로 평생을 차별받고 배제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프고, 또 아프다. 다른 말을 찾을 수 없이. 아프다.

서울의 어느 정신건강지원센터,

조현병 자활대상자들의 글쓰기,

제 2주차.

첫 주 수업 후기

모 지역의 정신건강센터에서 7회기의 삶 쓰기 강좌를 진행한다. 대상자는 조현병환자들이다. 여기 환자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어색하다. 환우라는 말은 더 이상하고.

조현병이라는 이름은 정신병이라는 이름보다는 낫다. 나는 정신병이라는 이름보다 뇌신경질환같은 이름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조현병에 대해서 공부를 더 해야 한다. 지식은 일천하다.

긴장하고 만났지만 글쓰기 능력도 괜찮고 의사소통도 잘 되었다. 각자의 세계를 흰 종이에 쭉 써내려가는 것을 보며 마음이. 뭐랄까. 심장에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기분이었다.

시 쓰기를 즐긴다는 참가자가 써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업무용 다이어리에 이렇게 적었다.

모두 각자의 세계가 있다. 누구나 자기만의 세상을 산다. 그 세계는 각자의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그 세계를 말이나 글, 소리나 그림과 같은 각자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다면 축복이다. 모두의 세계는 존중받아야 하며, 그 자체로, 아름답다.

글을 쓰는 타인의 세계를 탐색한다.

세계와 세계의 씨줄과 날줄을 이어보고 퍼즐을 맞춰본다. 타인의 숲에 흩어진 보물을 찾아낸다. 구슬을 엮어 목걸이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목련이 피면 봄이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늘 처음 만난 김 씨가 쓴 문장이다.

[출간]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사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집필하고 책 표지와 내지디자인, 텀블벅 증정품 에코백 디자인까지 맡은 <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사> 가 출간되었습니다.

의료원 하나 짓는데 17년이 걸린 성남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성남시의료원의 설립취지에 맞게 앞으로도 시민을 위한 공공병원의 모범이 되길 기원합니다.

성남시의료원 역사편찬위원회 기획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발간

최은영 편집

이하나 집필

이하나 디자인

건강미디어협동조합 펴냄

[안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6.1 지방선거 올바른 지방자치실현과 정치개혁 촉구 기자회견

제대로 된 지방자치, 올바른 공천을 실행하라!

2022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왔다. 말 많고 탈 많던 제8대 안양시의회를 끝내고 드디어 판을 갈아엎을 때가 되었다. 지난 안양시의회는 역대 최악의 구성으로 사건사고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8년 안양시의회의 A의원은 취임직후인 9월에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되어 면허정지 100일과 벌금150만 원의 처벌을 받았다.

11월에는 재건축사업예정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B의원이 한 인터넷신문사 기자에게 돈 봉투를 건네 논란을 일으켰다.

2019년에는 C의원이 안양시약사회에 위탁한 ‘의약품 안전사용 예방교육사업’에 강사로 총 23회 활동하며 매회 강의비를 수령해 소관 상임위와 관련된 영리행위 의혹을 만들었다.

2020년에는 의장단 선출에 무기명투표 원칙을 깨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부정선거를 자행해 수 개월간 의회 기능이 마비되었다. 직무정지 명령에도 응하지 않고 협잡을 꾀한 위원장들의 사퇴에도 진통이 있었다. 그 중 일부의원들은 법원 판결도 인정하지 않고 항소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21년에는 부동산투기 의혹도 있었다. 안양시 D의원은 선출 이후에도 부동산업에 겸직하며 시세차익을 취득했으며, E의원은 신설될 전철역 부근에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밝혀져 수사를 받았다. 한 편 F의원은 안양시에 건물을 임대해주며 영리수익을 올렸으며 G의원은 대형쇼핑몰 인허가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해외연수를 추진하다 발각되어 시민사회의 비난을 받고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음주운전, 뇌물, 직권남용, 부정선거, 부동산투기 등 사회의 규칙과 질서를 깨고 시민을 모욕하는 행위자들이 안양시의회에 모여 있다. 안양시의회의 행적을 보면 2021년 공익활동지원센터의 설립을 앞장서서 반대할만 하다. 부정부패에 앞장서는 시의회니 시민들의 공익활동이 얼마나 두려웠겠는가. 안양시의회의 기가 막힌 행위는 역대 최악, 전국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안양시민사회는 제8대 안양시의회의 문제점이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 되짚어볼 수밖에 없다. 당내 기득권을 우선시하고 자신들의 무사안일을 꾀한 깜깜이 공천의 결과 아닌가. 역량이 안되는 부적격자를 대거공천한 거대 양당에 책임을 묻는다.

또한 지난 수년간 시민사회가 요구한 중대선거구제를 수용하겠다고 공언했던 정치권은 공약을 파기할 것인가?. 민주당은 야당의 방해를 핑계로 들고 야당은 여당만의 주장이라 우기고 있다. 중대선거구제 개편은 거대양당체제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다. 경기도의회의 결단이 있으면 충분히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거대양당은 소수정당과 시민에게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아집을 부리고 있다. 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한 시대에 혐오와 차별로 갈라치기를 일삼는 거대양당의 작태는 한심하다. 양당은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괴물이 되지 말고, 시민과의 약속을 지켜라.

2022년은 지방분권의 새로운 시대를 맞아 의회의 기능이 강화되었으며 그 책임도 커졌다. 의원들의 겸직은 모두 공개되어야 하며 윤리특위는 의무설치된다. 의회는 사무국의 인사권을 갖게 되고 정책지원 전문인력제도도 갖춘다. 기능이 강화되고 책임도 커진 지방의회는 이제 지방자치단체보다 더 중대한 지방의회로 활동해야 한다. 새로 구성되는 제9대 안양시의회는 8대와 같이 수준미달의 의원들로 채워져서는 안된다.

안양시민사회단체는 안양시민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안양시의 수준을 격하시킨 제8대 시의회를 반면교사삼아 더 나은 지방의회를 추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정당에 요구한다.

하나. 최대한 빨리 양당은 중대선거구제를 당장 도입하고 추진하라.

하나. 부정부패, 비리와 탈선으로 법적 처벌을 받은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하라.

하나. 청년, 여성, 신인에게 기회를 주어 기득권정치를 타파하고 평등한 민주주의를 수립하라.

하나. 공정하고 엄중한 심사를 통해 성실하게 의정활동에 임할 수 있는 깨끗한 정치인을 선발하라.

하나. 새로 개정된 지방자치법을 이해하고 준수할 수 있는 후보자를 공천하라.

하나. 소수자를 존중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민주시민적 소양을 갖춘 후보자를 발굴하라.

안양시민사회는 제8대 시의회 구성원들과 예비후보자들에게 요구한다.

하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영리추구에 여념이 없던 의원들은 당신의 사업장으로 돌아가라.

하나. 부정행위를 일삼아 처벌과 수사를 받은 의원들은 스스로 사퇴하라.

하나. 예비후보들은 네거티브를 자제하고 공정한 경쟁에 성숙한 태도로 임하라.

하나. 정당과 후보자들은 지방자치에 대한 학습을 게을리 하지 말고 시민권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성실한 시민이 성실한 지방의회를 이끌 수 있다. 각 정당은 부당한 공천으로 청렴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다수의 안양시민을 모독하지 말라! 권한과 책임이 강화된 제9대 안양시의회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올바른 모습을 갖추길 강력히 요구한다!

2022년 4월 8일

6.1 지방선거 안양시민사회 정책연대

615공동선언실천경기중부본부/경기중부민생민주평화연대/경기중부비정규직센터/민주노총경기중부지부/안양NPO센터추진위원회/경기중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안양지역협동조합협의회/안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안양YMCA/안양YWCA/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안양여성의전화/대안과나눔/안양나눔여성회안양장애인인권센터/율목아이쿱생협/안양군포의왕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행복한마을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유쾌한공동체지역교육네트워크이룸/안양평화의소녀상네트워크/안양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인권없는 통영국제음악제

통영국제음악당의 콘서트홀은 1층에서 외부 계단으로 올라갔다. 아마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을텐데 주차장은 이미 만차라 외부 주차장에 대고 올라가느라 내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콘서트홀이 있는 층에 엘리베이터가 있었으니 주차장에서 올라오리라 생각했다.

약 3층 높이의 콘서트홀의 풍광은 꽤 멋졌다.

입장권을 늦게 예매한 탓에 표가 몇 장 없어 5층 객석을 예매한 것을 발권하고 나서 알았다. 객석이 5층씩이나 되나 싶어 엘리베이터를 찾았는데 객석으로 바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는 없다고 했다.

입장권을 확인하고 있는 직원에게 5층까지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물으니 없다고 대답했다.

나는 5층까지 걸어올라갈 수 없는 사람이고 내려올 때는 더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말 연결 통로가 없느냐고.

이 직원은 없다고만 대답하고 시선을 돌렸다.

나는 10년 넘게 관절염을 앓고 있다. 2층 정도는 불가피하게 계단을 쓰기도 하지만 에지간하면 계단은 피하는 게 내 건강에 좋다. 하루 5-6천보가 한계이고 1만보를 걷게 되면 다음 날 후유증이 오래간다. 반월상연골판 파열로 시작된 무릎문제는 연골이 닳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지고 남들보다 무릎 주변 근육을 훨씬 더 쓰기 때문에 피로도가 상당하다. 특히 제일 안 좋은 건 계단을 내려올 때 받는 충격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니, 그러면 장애인과 노약자는 아예 입장 불가라는 말인가 싶어 황당해 하고 있으니 체격이 좋은 젊은 남자 직원이 다가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제가 관절염이 심해 5층까지 걸어갈 수 가 없어요. 5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없는 줄 상상도 못하고 예매를 잘못했네요. 무슨 방법이 없겠어요?” 물었더니 이 직원은

“아.. 네 고객님. 저희도 그 문제로 민원도 많아 들어와서요. 문제긴 하죠. 저희도 시설 보완을 준비중인데 지금 당장은 방법이 없지만…”

“아니 그러면 저는 공연을 못 보겠네요? 아니 국제음악당이라는 데가 어떻게 이렇게 설계를 하죠? 이건 인권위에 진정을 넣어도 되겠네요.”

라고 화가 차오르기 시작하는 티를 냈다. 젊은 직원은 잠깐 침묵하더니 통영 억양이 섞인 표준말로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표를 바꿔보겠습니다. 1층에 잔여좌석이 있는지 살펴보고 바꿔드리면 어떨까요?”

이보다 좋은 제안이 있을 수 있나. 나는 반색을 하며 당연히 그러면 좋겠다고 고마워했다.

직원이 매표소로 들어가 한참을 안 보이더니 표 두 장을 가지고 나왔다.

박부가 직원이 나오는 걸 보고 다가가 표를 받으려고 하자 직원이 나에게 꼭 직접 설명을 드리겠다고 하더란다.

로비 의자에 앉아 있는 나에게 다가온 그는 그 옛날 패밀리레스토랑의 직원처럼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꿇어 앉더니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시설 문제가 있어서 불편을 겪게 되셔서 죄송하고요. 지금 1층은 표가 없다고 해서 제가 2층 좌석을 구해봤는데 2층도 어려우실까요?” 라고 했다.

청년이 바닥에 무릎을 대고 얘기하는데 괜히 승질부렸다 싶기도 했지만 고마운 마음만 남겨서 “아닙니다. 2층은 제가 갈 수 있어요. 2층 정도는 괜찮습니다. 선생님 배려해주신 건 제가 꼭 기억할게요. 선생님 잘못은 아니죠. 건물 설계를 잘못한 건데요.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고 그가 가져온 표 두 장과 내 표 두 장을 바꿨다.

공연장은 사진과 같다. 5층은 아니고 4층이었을거다. 통영의 숙소들도 4층이 없었다. 아직 4자를 쓰지 않는 거다. 2층의 객석도 2층에 도착하면 반층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 영화관도 그렇듯이. 

공연이 끝나고 나는 어셔에게 휠체어가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맨 앞이나 맨 뒤에 자리를 마련한다고 대답했다.

오늘 공연은 2층 합창석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리며 객석에 앉아 휠체어없이 밖을 다닐 수 없는 내 친구를 생각했고 의족을 쓰는 지역 선배를 생각했다. 다리가 휠대로 휘어 서 있으면 양쪽 다리가 마름모를 만들던 통영활어시장의 회뜨는 할매도 생각했다. 뇌병변을 앓거나 뇌성마비가 있거나. 당장 이 자리에 있다면, 나와 같은 일을 겪을 사람은 떠올려보면 한 두명이 아니다.

어딘가 객석을 몇 개만 뜯어내면 될 일이다.

그게 그렇게 어렵나?

인권과 인류애가 없는 공연장에서 국제음악제라니 어불성설이다. 다 개소리들이다.

2022 통영트리엔날레

통영국제음악제에 이어 통영국제트리엔날레가 개막했다. 올해가 1회.

운좋게 날짜가 맞아 예상도 안한 통영트리엔날레를 볼 수 있었다.

지역연계와 섬연계 기획전 등 다양한 연계전시가 이어진다. 섬연계라니 나같이 도시를 벗어나 본 적 없는 자에게는 그저 놀라울 뿐. 섬연계까지 볼 수는 없어서 주제전과 지역연계전인 전혁림 특별전만 보고 왔다.

통영시내 셔틀버스는 있는데 섬 셔틀배는 없다고. ㅎ

주제전은 구 산아SB(조선소) 연구소 건물에서 진행된다. 주차장이 널직하고 진행요원들도 충분히 배치되어 있다. 마당에는 사진처럼 각 섬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있는데. 보시다시피. 뭐 딱히 우와. 하긴 쫌.

주제전은 바다, 생명, 시간을 주제로 한 Take Your Time.

일반 성인 입장료 12,000원.

마지막 티켓팅은 5:15이고 전시는 6시까지 관람 가능한테 – 이 내용이 홈페이지에 없다!

* 직관적 홈페이지 디자인 좋은데 제발 정보를 중요하게 만들자.

전시장은 모두 컴컴하다. 사방이 까맣다. 작품이 돋보이고 집중도가 높다.

1층부터 7층까지 전시가 이어지는데, 그렇다. 계단에도 미디어아트 설치가 있어서 계단으로 올라야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다행히 층마다 다른 전시는 아니고 한 작품이 1층부터 7층까지 이어진다.

한 층 올라 각 층의 보통 2개실의 전시를 보고 또 한 층을 오르는 식이다. 엘리베이터는 차단봉을 설치해뒀는데 진행요원에게 엘베를 쓰겠다고 하면 차단봉을 열고 엘베 버튼까지 눌러준다.

(일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다 분노하고 왔으니 여기서는 화를 내지 않는 것으로)

엘베를 타봤더니 엘베는 환한 형광등 그대로다. 그야말로 전시를 보던 분위기를 홀딱 깨주는 것. 전시에 집중하기 위해 올라갈 때는 엘베를 포기했다.

대부분 관람객들은 7층까지 천천히 걸어올라갔다가 엘베를 타고 내려왔다. 중간에 미디어아트 관람실에 낮은 빈백의자가 있어서 쉴 수는 있겠으나, 충분하지 않다. 

4층인가 5층에 미디어아트 모니터만 대여섯대가 전시된 방이 있는데 한 작품을 표현한 모니터에 빛비침이 심해서 반대편 작품과 좌우 양측의 미디어 작품이 계속 반영되었다.

작가가 이걸 봤을까. 작가도 허락한 일일까? 무지하게 궁금했다.

전반적으로 주제가 명확히 반영된 작품들이 있었고 나쁘지 않았으나 주제전이라기엔 통영이라는 지역성을 조금 더 강조했으면 어떨까 싶었다. 쉽게 말해, 바다와 생명, 시간은 알겠는데 그 안의 사람과 노동의 이야기가 쏙 빠진, 잘 정돈된 느낌이 강했던 건지, 내 기대가 촌빨인건지 모르겠고.

7층에서 엘베를 기다리며 서울의 대형 미술관에서는 휠체어를 빌려볼까 생각했다. 등록증이 없으면 못 빌리지 않을까. 눈높이도 안 맞겠지 등등 여러 생각을 했다.

보행약자의 삶의 질은 이렇게 곤두박질친다.

아무튼.

엘베를 쓸 수 있으니 엘베 내부 조명을 어떻게든 너무 홀딱 깨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고.

전시 기획에 장애와 안전은 뒷전이라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들었다. 건강하고 튼튼한 자들을 위한 예술잔치.

• 전혁림미술관도 마찬가지다.

3층까지. 엘베 없다.

• 트리엔날레 정보는 검색하시면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보가 많진 않지만.

[기고]창비주간논평 – 잡아먹힌 사람들의 이름

노동자들은 도로를 파고 통신회사의 데이터센터로 가는 전용 전선을 묻고 있었다. 작업시간은 5시까지인데 이미 6시가 넘었다. 길은 어두워졌다.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 시작되면서 사거리는 붐볐다. 이들은 사거리의 한갈래, 왕복 5차선 도로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전선을 묻고 땅을 다지던 롤러가 잠시 멈췄다. 롤러 옆에는 주황색 안전고깔이 있었다. 고깔이 롤러의 바퀴에 끼었다. 운전자는 잠시 내려 고깔을 빼내려고 롤러의 기어를 중립에 놓았다. 운전자가 롤러에서 내리는 순간 옷깃에 기어가 걸렸다. 롤러는 순식간에 앞으로 돌진했다. 운전자는 롤러에서 떨어졌고, 롤러 바로 앞에 있던 노동자 세명이 그대로 치였다. 세명 모두 그 자리에서 숨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라지만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은 없다. 한번의 사고는 수차례의 메시지를 보내 경고한다. 읽지 못했거나, 읽지 않았을 뿐이다.

창작과 비평 사이트로 연결합니다.

2022. 2. 16. 발행

2021 행정감사모니터링 결과발표

보도자료

안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단체
안양YMCA (사)안양YWCA (사)안양여성의전화 대안과나눔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안양나눔여성회 안양시장애인인권센터
▪협력단체
안양군포의왕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유쾌한공동체
행복한마을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율목아이쿱생협
▪협력네트워크
지역교육네트워크이룸 안양평화의소녀상네트워크
안양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안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 는 2021년 안양시 행정사무감사기간에 시민모니터링을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한다. 연대회의는 2021년 11월 중순부터 약 10일간 안양시민을 대상으로 모니터링단을 모집하고 온라인으로 사전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참여한 시민들은 약 60여명으로, 연대회의는 현수막등을 게첨하여 모집했는데, 연대회의 소속단체의 회원들이 아닌 일반시민도 다수 자원하여 시민참여의지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정감사모니터링은 시의회와 안양시 집행부 모두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어 지방정부의 집행부와 입법부를 모두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시의회의 생중계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아 모니터링 첫날부터 혼선이 있었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준수로 일부 회의장에서는 생중계 시스템이 아예 도입되지 않아 모니터링이 불가했으며, 생중계를 진행한 회의장도 단 1명의 시의원과 배석한 공무원만 화면에 송출되어 의원들의 자리 이탈, 지각, 조퇴등의 성실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2022년 1월 13일부터 시행되는 지방자치법에 의하면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및 지방자치에 관한 정보를 주민에게 공개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번 행정감사의 구조적 문제는 모두 개선되어야 한다.

모니터링단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각 상임위원회의 생중계시스템을 활용해 최소 3시간 이상 행정감사 과정을 지켜봤다. 각 상임위원회의 의원별 참여성실도와 집행부의 답변성실도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행정감사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참여성실도는 태도진지성, 공익대표성, 질의 건수, 질의 수준, 해당분야의 전문성 등의 항목으로 나누어 평가했다. 만점은 25점으로 다수의 의원들이 20점 이하의 점수를 기록해 시민들의 요구에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참여한 시민들의 다수는 ‘실망이 크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장애인에 관한 인식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감사 중에 개인 휴대폰 번호를 요구하다니 개인정보에 대한 의식이 없다, ‘이런 기관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니 의원이 맞나 싶다, 마치 권력자인양 공무원을 호통치는 모습이 꼴사납다, 위압적인 자세가 주를 이뤘다는 의원들의 태도와 기본 소양에 대한 지적이 상당히 많았다.

자료를 받고도 ‘수고 많다, 잘 해라’ 수준의 격려로 끝나거나 중복된 질의를 여러 의원이 번갈아가며 하거나, 아예 질의가 없는 의원이 인상적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사업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떨어진다, 자료요청 시간이 너무 길다, 사전에 왜 준비를 안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평가도 다수를 이뤘다.

프로그램과 사업을 구분하지 못하고 제출했는데 고의적이냐는 질문을 포함해 소관부서의 공무원들도 업무파악이 잘 안된 면이 보인다는 집행부에 대한 지적도 있었으며 단편적이고 형식적인 지적, 자기 지역구 챙기기 감사라는 한계점을 느꼈다는 의견과 다량의 자료를 받고도 제대로 평가하지 않거나 답변은 대충이라는 의견도 반복해서 나타났다.

반면 전문도가 높은 의원, 질문내용이 구체적인 의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니터링단은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자료를 시민에게도 공개해달라거나 생중계시 카메라를 1대 이상 배치하여 전체적인 모습과 함께 의원개별화면도 효율적으로 송출해달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으며, 행정감사 전에 자료를 미리 받고 각 위원회에서 사전분석을 협의해서 진행하여 중복질문을 피하고 전문성을 높여달라는 대안도 다수 있었다.

연대회의 관계자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기대이상”이었다고 전하며 “역대 최악의 의회로 불리는 이번 안양시의회는 마지막 행정감사도 매우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연대회의는 행정감사 모니터링 결과의 점수와 순위를 모두 집계하여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지방선거를 180일 이내를 앞두고 점수나 순위를 공개하는 것은 ‘선거법위반’에 해당된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을 받아 인쇄물이나 시설물을 활용한 공개는 하지 않고 모니터링에 참가한 시민들에게만 상세내용을 전달하기로 했다.

연대회의 관계자는 ‘의원들이 시민들의 요구가 시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안제시에 힘써주길 바라며, 시민들을 대신한 충실한 감독자 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시민의 총평이 시민모두의 마음과 같을 것이라며 소감을 갈음했다. 연대회의는 2022년 새로 구성될 지방의회에 역량있고 성실한 지방의원들이 선출되어 새로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취지에 맞는 현명하고 충실하게 지방의회가 운영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보도자료 배포 : 2022년 1월 14일 금요일

2021년 안양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시민모니터링

UPDATE (21. 11. 29)

생중계 불가 회의 목록

11월 23일 도시건설위원회
11월 24일 도시건설위원회
11월 26일 보사환경위원회
11월 29일 보사환경위원회
11월 30일 총무경제위원회
12월 1일 총무경제위원회

위 행정감사 회의는 현장중계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각각 만안구청과 동안구청에서 진행하여 현장 중계가 어렵다는 시의회 사무국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내년부터 준비하겠다고 회신 받았습니다.
시민들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의회 사무업무, 무척 안타깝습니다.

UPDATE (21. 11. 28)

지난 상임위 회의 보기
안양시의회 영상시스템 접속 > 상단 상임위원회 클릭 > 좌측 각 상임위 클릭 > 원하는 회, 차수 선택 > 하단 우측에 동영상재생 버튼 클릭 > 팝업창에 영상 뜨면 시청
*팝업창이 안뜨는 경우 팝업창 설정 해제

각 상임위원회 지난 회의 영상 보기

의회 영상방송시스템 접속 / 상단에서 상임위원회 클릭

좌측 상임위원회에서 원하는 상임위원회 클릭

각 날짜별 상임위원회 회의 클릭하면 팝업창으로 영상이 뜹니다.

설명은 아래 유튜브 영상에 올려놓겠습니다.

https://youtu.be/ZDwDFD-dVRQ

UPDATE (21.11.23)

올려두었던 pdf에 오류가 있는 것을 발견해 시민모니터링단에서 알려주셨습니다. 덕분에 수정하여 다시 게시해둡니다.

행정사무감사 첫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각 구청에서 진행하는 행정사무감사는 생중계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의회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지켜보겠습니다.

행정사무감사관련 서식 모음

2021년 안양시 행정사무 전반에 걸친 안양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 기간입니다.

이 기간동안 시민들이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하여 의견을 취합합니다.

신청하신 분들 외에도 주변에 이웃이나 친구, 함께 하실 분 있으시면 언제든지 함께 해주셔도 좋습니다.

2021년 안양시의회 행감모니터링 평가지표와 체크리스트

클릭하시면 구글드라이브 다운로드 링크로 이동합니다.

의정활동 모니터링 평가지표+각 위원회별 체크리스트+일정표 hwp 한글파일버전https://drive.google.com/file/d/1VQ8GK4g8ZBEqS2GqjsgczV-tuJ-1jfds/view?usp=sharing

각 위원회별 체크리스트 PDF 버전 https://drive.google.com/file/d/1o6DmDSQ86Kw1ZgoROWN6dFnu9tgk-gjx/view?usp=sharing

모니터링 평가지표와 행감일정표 PDF 버전 https://drive.google.com/file/d/1XVftKR4cDY0xshuv15HhmTsu9mmgDHMM/view?usp=sharing

작성후에는 aynanum@hanmail.net 안양나눔여성회로 12/3(금) 오후6시까지 보내주세요

행정사무감사 오리엔테이션 (클릭하면 그림이 커집니다)

오리엔테이션 동영상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버전)

2021 행정사무감사 일정표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271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2021.11.22 월요일)

http://ibroad.aycouncil.go.kr/vod/vod_list.jsp?sch_sub_bunru_no=A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