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도시재생기자단

군포역세권 도시재생 기자단의 기사검토를 함께 한 지 4년이 넘었습니다.

군포역세권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2021년부터 매년 쓴 기사를 보아 책자로 발간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기록하면 역사가 되죠. 매일 마을을 가꾸는 군포역세권 도시재생지는 더욱 살기좋은 마을이 될 것입니다.

문화공동체 히응은 2012년부터 마을기자단, 마을잡지기획 등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한 주민중심 글쓰기 교육과 기자단 운영기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적인 목적을 갖고 훈련하는 글쓰기는 그 성과와 효능이 높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기 어려운 분들이 전문적 글쓰기 훈련을 하기 좋은 수단입니다. 또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고 주민간의 연대, 친밀감을 높여 갈등해소의 주체가 되게 합니다.

사람 1명 및 텍스트의 일러스트레이션일 수 있음

2012 유쾌한문화학교 관양시장을 시작으로 수원시 마을기자단, 명학마을기자단, 평택시도시재생대학 운영 등 도시재생 및 마을기자단 운영다수

청소년에게 기회를 –

안양시청소년들이 만든 정책제안 YOUTH AGORA

안양시 청소년재단의 정책제안대회인 유스아고라는 그간 여성가족부의 지원사업으로 진행했다가 올해부터 자체사업으로 전환해 학교 연계로 진행했다.

지난 해까지는 각 학교 동아리를 모집해 청소년수련관으로 오는 형태였으나 올해부터는 응모한 학교로 찾아갔다.

고등학교 4개와 중학교 1개 학교로, 각 학교별로 (고3을 제외하고) 학년은 모두 달랐다.

학생들의 정책제안은 기후위기와 교통문제로 집중되었는데 도시미관에 관련된 환경정책도 결론적으로는 기후위기로 귀결되는 형태였다.

다수가 자기 삶에서 발견한 문제점을 공익목적으로 지방정부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출퇴근, 통학 시간대의 버스 혼잡, 심야버스 운영등 양극화되는 교통문제를 꼬집었으며 담배꽁초, 흡연구역 설치, 불법 광고물은 매년 등장하는 문제다.

그 중 눈에 띄는 것 두 가지를 먼저 얘기한다면

1. 담배꽁초의 재활용 대안을 제시한 꽁초수거와 기업협력이었는데 아스팔트 혼합 등의 자료를 들고 나왔고 생산자책임제도 거론했다.

2. 고지대에 위치한 고등학교는 재활용수거트럭이 올라오지 못해 폐지를 제외한 모든 플라스틱이 일반쓰레기로 버려진다며 기후위기 대처에 대한 교육과도 맞지 않고 수거용역업체에게 의무를 부여해 지방정부가 힘을 발휘하고 고지대 수거를 거부한다면 용역계약을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3. 안양시장의 공약을 점검해 공약이 구체적으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한 팀도 있었다.

세 가지 주제로 흩어진 모둠을 한 가지 정책으로 모으자고 제안한 것이 바로 “청소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장한 충훈고등학교다.

이 학교에서는 원래 청소년정치교육,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청소년진로탐색시설설치, 청소년전용플리마켓 세 가지였다.

이 발표가 있을 때 참가자들의 질의와 한탄이 이어졌는데 성인들이 주의깊게 들어야 하는 내용이라 열거해본다.

– 안양시에는 주민참여예산제가 있는데 여기에 청소년진로설계 관련하여 사업제안을 했더니 “청소년문제는 학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관련부서 답변을 받은 바 있다. 작년에 거절당한 셈이니 올해도 다시 제안할 예정이다.

– 안양시의 청소년의회 등은 정보나 환경으로 인한 접근성이 좋은 청소년만 접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게도 보편적 기회가 필요하다. 따라서 허울뿐인 청소년의회가 아닌 곧 선거를 치러야 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 성인들과 섞여 있는 회의에 청소년이 들어가려고 해도 청소년이 접근할 수 없는 시간에 회의를 하더라. 들어오지 말라는 얘기로 읽힌다. 이 시간부터 바뀌었으면 한다.

– 초등학교 6학년이다. 교실안에서 편파적인 정치논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치와 공약에 대한 객관적 시선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데 학교에서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 답답하다.

– 정치교육등에 관련해 기회를 열어줘도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치혐오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각 정당의 관계자들과 선거관리위원회 등 정부기관에서 의무교육으로 학교에 찾아와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 정당관계자가 직접 교육을 한다고 학생들이 그에 물들거라는 생각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각 정당에서 주장하는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다. (이 이야기는 무조건 흡수될 거라 생각하는 건 비판없는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어른들의 편견이라고 이해했다. 국힘, 민주당 등 거대양당 외에 소수정당의 이야기도 직접 듣고 정치인도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의중이 있었다)

청소년 정치참여에 대해서 그 어느때보다 욕구가 높아졌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은 성인들이라고 해서 딱히 현명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죽어도 국힘, 죽어도 민주당이라는 고정관념에서 이미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2016-7년 사이의 촛불집회를 기억하거나 참여했던 이들이며 이들이 의외의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는 정치와 정치인을 유희의 도구로 사용하는 성향도 꽤 있는데 정치권에서 이를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들은 성장중이고 곧 투표권을 갖게 되고 (당장 내년에 총선을 할 수 있는 학생도 꽤 되었다) 정치의 새로운 지형을 원할 수도 있다.

10년 넘게 청소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요구해왔던 동일한 제안이 있다. 계속해서 묵살해오며 세월이 지났다. 이들은 정치와 행정이 지속적으로 자기들의 발언을 무시한다고 느끼며 성장하고 있다. 당신들을 늙고 이들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것만 기억하자.

#청소년재단

#청소년정치참여

#유스아고라

학생들의 제안서요약과 PT 발표를 모두 붙인다.

모두의 각성이 필요한 시간이다.

2023. 10. 21.

활동가글쓰기 마지막 날

올 초 교육청 연수에서 경기교육복지사협의회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 사람을 같이 기억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교육복지설계 초창기에 과중한 업무를 혼자 감당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김선경 선생님이었죠.

선생님들과 저는 연수 이후에도 몇 차례 만나 학교교육복지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떠들기도 하면서 우리의 기록을 스스로 만들어나가자고 다짐했습니다.

복지사 선생님들은 교육청 공모사업에 응모해 활동가글쓰기 강좌를 열었고 히응을 다시 초대해주셨습니다.
세 번의 강의와, 두 번째 원고 첨삭, 그리고 자조모임을 거쳐 오늘 모두 한 편씩 글을 써와 낭독회를 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교사들도 잘 모르는 “교육복지사”
현장의 이야기를 모두 담으면 혹시 복지대상학생을 대상화하는 것이 아닐까 가슴 졸이는 선량한 마음이 담긴 글을 듣고 있으니 목울대가 뜨겁습니다.

내 삶의 이야기를 스스로 기록하는 매일이 이어져, 소박한 사람들에게 작은 용기를 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경기교육복지사협의회 고맙습니다.
늘 뜨겁게 응원합니다.

문화도시영등포 이웃문화대사양성과정 서식모음

구글시트 https://docs.google.com/document/d/10fvgp8KbvejmpOZmvnpwSu8dfhbmEPvKIcwK5sztuYw/edit?usp=sharing

한글파일 다운로드

https://drive.google.com/file/d/1aa2QT45OhqagbK0tFKOWZFocVzkAvqUz/view?usp=sharing

이웃문화대사오픈채팅방을 운영합니다.

● 오픈채팅 목적 : 공유파티의 원활한 진행
● 채팅 허용 시간 : 업무일 (월~금)매일 오전 9시~오후 9시
● 토/일의 경우 관리자 이하나 PM에게 개인톡
(그 외 스탭에겐 주말 삼가해주세요)
● 질문사항 : 되도록 관리자 이하나PM에게 개인톡
● 오픈채팅 대화명 꼭! 설정 : 권역 / 이름 (예, 대림/이하나)

★ 아래 링크에서 서식을 다운받아 기획안을 작성하세요.
https://bit.ly/기획서식 > 한글파일과 구글시트 링크를 모아둔 페이지
https://bit.ly/이웃문화서식 > 한글파일 다운로드
https://bit.ly/이웃문화구글서식 >구글시트 MS word 다운로드

https://bit.ly/이웃문화지급양식 > 각 권역별 인건비 지급양식

[이벤트]안양중앙인정시장 고객사은행사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안양중앙인정시장의 고객사은행사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고객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준비한 사은품은 모두 나눠드릴 수 있었습니다. 수고한다고 격려해주신 시장 상인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중앙시장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곧 추석이네요. 많은 시민들이 중앙시장에서 즐거운 명절 준비하시면 좋겠네요.

응원합니다!

문화도시영등포 – 문화다양성 인문학강좌 다인다생

문화공동체 히응은 9월부터 문화도시 영등포에서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합니다. 그 중 한가지는 문화다양성 인문학강좌입니다.

영등포는 영등포, 문래, 신길, 대림, 여의도, 당산, 양평 다양한 문화를 가진 생활권역이 모여 있습니다.

문화도시를 만들어나가는 영등포에서 꼭 필요한 문화다양성의 기초소양을 갖추기 위한 연속강좌입니다.

1기와 2기를 나누어 신청하실 수 있어요.

1기는 인류의 다양성, 이주민과 선주민, 노년과 가족, 장애학과 인권에 대한 이야기로 다정한 나의 이웃에 대해 살펴보고요.

2기는 로컬리티에 대한 이야기, 도시의 플랫폼노동, 도시에서의 식문화, 부동산과 주거문제를 다뤄 다채로운 이웃의 삶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강의 시간은 2시간인데 강연과 토의 및 활동을 함께 준비합니다.

각 분야의 전문연구자, 활동가가 연사로 나섭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영등포시장역 부근의 사회적주거공간 아츠스테이 16층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열립니다.

참가신청은 https://bit.ly/다인다생 으로 하실 수 있어요.

영등포를 둘러싼 다양한 문화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개강 전날까지 신청 받으니 많은 참여와 홍보 부탁드립니다.

매회 간식도 준비합니다!

문화도시영등포 – 이웃문화대사양성과정

문화공동체 히응은 9월부터 문화도시 영등포에서 이웃대사양성과정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서울시 영등포구는 다양한 삶의 문화가 이어지는 공간입니다. 다문화와 이주민의 상징이 된 대림구역, 과거 군부대가 주둔하던 신길동, 교통요지이면서 한국맥주산업의 발상지, 다양한 계층이 살고 있는 영등포동, 수도서울의 역사를 반영하는 아파트문화의 시작점 여의도, 방직공장부터 창작예술촌까지 이어지는 문래동, 다양한 공업시설이 있었던 안양천변의 양평동, 서남권 교통의 허브이자 과거 육군 포병대대가 시작된 당산동.

산업과 교통, 유흥과 군사의 중심이자 대중교통의 요충지면서 자가운전자에게는 교통지옥으로 기억되는 영등포는 정말 흥미로운 공간입니다.

영등포의 권역별 문화를 서로 소개하고 나누며 워크숍을 통해 커먼즈에 대한 기본, 기획의 기초를 익혀서 각 권역별로 돌아가며 공유파티를 여는 프로그램입니다.

세 번의 워크숍과 다섯 번의 공유파티로 기획했습니다.

문화공동체 히응에서는 각 권역별의 공유파티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공개하자마자 신청이 시작되었는데요.

늦기 전에 어서어서 신청해주세요.

영등포 거주민, 생활시민, 모두 환영합니다.

https://bit.ly/이웃대사

[학교특강]세상을 읽는 리터러시

경북 영천시의 영천고등학교를 방문해 <세상을 읽는 리터러시>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습니다.

영천고등학교는 과학특성화 학교라 제가 그동안 강의했던 세계시민교육중에 기술불평등의 내용을 추려 준비했습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남긴 것, 불평등한 과학기술의 분배, 달에 갈 수 있지만 척수장애인이 걸을 수 없는 인류문명은 무엇을 지향해야 할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내용으로 구성했습니다.

두 시간 강연 도중 PPT화면을 촬영하고 메모하는 학생도 있었어요. 보통 고등학교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라 인상적이었습니다. 환대해주신 선생님과 짧게나마 교육현장의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덕분에 영천에 대해 공부도 하고 좋은 기회 얻었습니다.

제가 가보지 못한 지역은 아직도 많습니다. 저는 수도권에서 나고 자라 수도권 외 문화에 대해 상당히 무지합니다. 낯선 곳의 청소년을 만나는 일은 늘 즐겁고 설렙니다. 멀리서 왔다고 환영해주시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고요. 작년부터 드문드문 경상지역의 초대가 있네요. 모두 고맙습니다.

영천고 학생의 미래엔 노력한 것보다 조금 더 많은 행운이 따라주길 바랍니다.

[기획강좌]활동가글쓰기 교육

경기도교육청 사업으로 진행하는 경기교육복지사협회와의 글쓰기 교육의 이론 수업 세 번의 시간을 모두 마쳤습니다.

다음부터는 자조 모임을 열고 각자의 이야기를 쓰게 됩니다. 저는 모임에 두어번 참석해 참가자들의 글을 함께 볼 예정입니다.

열린 마음, 써보겠다는 의지가 한 편의 글을 만들고 내 삶의 이야기를 정리해나갈 수 있습니다.

불안정한 시간을 살아가는 인간이 내 이야기로 만든 벽돌 한 두개씩 굽는 과정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준비해준 교육복지사 선생님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자리, 고맙습니다.

강사 : 문화공동체 히응 대표자 이하나

이미 무너진 폐허에서

처참한 마음이 가라앉을때까지 기다렸다가 쓸까 하루종일 서성였습니다만, 그때가 되면 모든 것이 더 늦어질 거란 생각만 듭니다.

교권추락, 공교육 붕괴는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학교 내의 각종 교권침해 사례와 인권침해 사례는 굳이 더 보태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폭력적 교육현장의 문제는 또 다른 폭력을 낳습니다. 학교폭력뿐 아니라 마녀사냥도 이어집니다. 폭력의 양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나를 중심으로 한 작은 공동체의 이익이 우선이고 그 외부자들은 모두 내 공동체에 엎드려 조아려야 마땅하다는 이기주의입니다. 이 문장의 적용범위는 학교뿐 아니라 지금 이 시대 한국사회의 모든 조직에 해당됩니다.

학생은 어떤 가족의 구성원입니다. 그 가족은 이 사회의 시민입니다. 시민들은 각자의 번뇌를 안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귀가한 가족들은 사회에서 받은 수많은 모멸과 차별을 품고 있습니다. 아주 더러운 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집으로 갑니다. 사회의 모든 그림자가 담긴 보따리 옆에서 잠을 자는 아이들은 보따리에서 흘러나온 지꺼기를 몸에 묻힌 채 학교로 옵니다. 그러니까, 학교에는 이 사회에 흘러다니는 혐오, 물화, 차별, 배제, 모욕이 뒤섞였다가 정화되었다가 다시 폭발하는 곳입니다. 응축된 감정의 쓰레기장입니다. 교육은 이 쓰레기들을 씻어내는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사회가 더러울수록 학교가 해내야 할 일은 너무 많아집니다.

공교육은 1980년대보다는 행정시스템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우리 사회는 더욱 지독해졌습니다. 사회의 부패속도를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교실 안은 아수라장입니다. 사회가 집약되어 있으니까요. 반면, 규율과 질서를 잘 지키고, 인내심이 강하고 수행능력이 뛰어나며, 체제적응을 잘 하는 사람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위 덕목에 하나라도 어긋나면 교사가 될 수 없습니다. 공직자도 될 수 없습니다. 체제에 저항하는 사람은 체제를 꾸려가는 정부의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이번 서이초 교사가 처음이 아닙니다. 2018년 전라남도 구례에서도 비슷한 죽음이 있었습니다. 초등교사였고 혼자 3개의 공모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업무과중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알려졌습니다. 당시에도 개인의 우울증이라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2018년에는 많이 외면했습니다. 구례의 교사는 “학교는 지옥이다”라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그 이후 5년 동안 수많은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사이 학교는 딱히 대단한 대책이 없었습니다.

공교육이 과연 붕괴된 것일까 다시 질문합니다.

붕괴한 것이 아니라, 공교육은 완전히 달라진 세상에 전혀 적응하지 못해 분쇄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세상은 변했어요. 아이를 때리면 안되고 모든 노동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직업에 귀천을 두면 안되고 차별적인 말을 하면 안됩니다. 성적대로 줄을 세워도 안되고 가부장을 내세워도 안됩니다.

반면, 노동으로 돈 벌기 힘들어진 세상이고 부자되기 어렵습니다. 계급사다리는 부서진 지 오래고 금융자본은 전세계를 잡아먹고 있어요. 세상은 더욱 더 양극화가 심해져서 개천에서는 절대 용이 나지 않아요. 이제 금융자본으로 돈 벌 수 없는 노동자들끼리 부여안고 팔짱 끼고 걸어야 살똥 말똥한 세상입니다.

교권추락은 어떤가요. 교사의 역할이 지금 교사가 할 일이 맞나요?

교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가르치는 사람인가요? 지금의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들인가요? 아니예요. 지금의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가르칠 수 없어요. 교사는 행정업무를 하는 사람이고 기간제교사를 채용하고 내보내는 사람이며, 돌봄교실을 배정하는 사람이고, 공모사업에 기획서를 제출하고 행정실에 예산지급 품의서를 제출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연락이 되지 않는 학부모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서 아이문제로 학교에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읍소해야 하며, 민원을 받아야 하고,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검은색으로 가려야 하는 사람이죠.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의 눈치를 봐야하고 폭력적인 아이를 달래야 합니다. 급식에 알레르기유발물질이 있는지 살펴야 하고 아이들의 콧물도 닦아줘야 합니다. 초등교사는 가르치는 일보다 행정과 돌봄을 더 많이 챙겨야 합니다. 선배들의 업무를 대신 처리하고 체육관 물품을 정리하고 과학실 도구를 닦아야 합니다. 교사는 누구인가요?

사회는 학교에 너무 많은 것을 밀어넣었습니다. 학부모들도 그걸 원합니다. 학교는 무너지는 이 사회의 마지막 안전망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요.

학교는 30년전과 완전히 다른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그 사이 공교육계는 여전히 30년전의 모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교권추락, 공교육 붕괴로 해석되지 않습니다. 사회가 무너지고, 공동체가 작살났기 때문에 여태 버티던 학교의 담벼락은 이미 무너졌어요. 이번에 크게 보였을 뿐입니다.

각 교실에는 폭력적 성향의 학생뿐 아니라, 별도의 돌봄이 필요한 학생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코로나 3년간 퇴행을 보인 학생들도 있고, 미숙아로 태어나 힘겹게 성장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학교에 온갖 정책이 쏟아져 들어왔고, 돌봄의 크기가 커집니다. 모든 사람들이 제 목소리를 낼 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상상도 못할 민원이 있습니다. 담임교사의 연락처는 공개되어 있고 SNS는 수시로 사찰당합니다.

만약, 방법이 있겠냐고 묻는다면 여태 몇 년간 해왔던 이야기와 비슷한 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1개 학급에 2명의 담임이 필요합니다. 생활지도와 교과지도가 분리되어야 합니다.

학생수가 줄어든다고 교사를 줄여서는 안됩니다.

행정실무자와 시설관리자는 각 학교에 더 많이 배치되어야 합니다. 특별교실을 관리하고 방역을 책임지고 학교시설을 지킬 사람들이 여러 명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공모사업 등 별도의 행정업무를 전담할 수 있고 결정권도 가진 행정실무사가 교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학교에 1명 이상의 상담전문가와 사회복지사가 필요합니다. 보건소와 정신건강보건센터와 빠르게 연락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민원업무는 교사가 아닌 전문가가 처리해야 합니다. 또는 각 학교의 민원창구를 만들어 별도의 기관이 받아내야 합니다.

법률자문도 필요합니다. 수없이 쏟아지는 학교내 비정규직의 노무문제와 교직원 노동권에 대한 해석을 해줄 사람과 학교에 붙어올 민원을 법적으로 해석해줄 기구도 필요합니다.

학교의 급식지도는 급식의 영역에서 따로 진행하는 게 맞습니다. 특히 급식실이 없는 학교에서 교사는 식사시간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학교는 가르치기만 하는 공간으로 남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말그대로 시민을 길러내는 복합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의 주권도 분산되어야 합니다. 교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주도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교사는 무슨 일을 할 수 있냐고요? 위에 언급한 일이 교사에게서 분리되면, 그때 교사는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있겠죠. 교안을 개발하고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고, 문해력이 떨어지는 아이를 따로 지도하거나 발표연습을 더 시킬 수도 있습니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을 시도할 수도 있고 아이들과 재미난 프로젝트도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본인들과 구성원들의 노동권을 고려하고 지역사회와 연대할 길을 만들 수 있겠죠. 학교에 교사외의 직군이 많아지면 그 자체로 학교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육청을 압수수색해봤자, 답은 없을 겁니다.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지금의 시민은 자기가 맡은 일 외의 다른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하기엔 너무 바쁩니다. 세상이 그렇잖아요. 죽도록 벌어도 대출이자 갚기 바쁘고, 아무리 모아봤자 좋은 집으로 이사가기 힘들어요. 세상은 약한 자들을 계속 갈아넣다가 결국 죽여버리는데, 내가 왜 예정에 없던 일을 다 감당해야 합니까. 다들 똑같지 않습니까? 서로를 물어뜯지 않으면 내가 언제 갈려버릴지 모르는 세상에서, 혐오로 무장하는 게 살길이라고 터득한 사람들이 드글댑니다.

서로를 미워하고 질투하는 힘으로 버텨야 하는 한국사회는 누가 만들었습니까. 우리는 모두 자멸을 향해 힘껏 폭주하는 레밍과 같습니다.

“지난 시간동안, 나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는 교사의 글을 읽습니다. 울지 말아야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비통한 마음으로 함께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