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마을이 정말 만날 수 있을까 #북토크

얼마 전 펴낸 #학교와마을이정말만날수있을까 에 대한 북토크를 안양의 동네책방 #뜻밖의여행 에서 이번 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진행합니다.

평소 만나뵙지 못한 분들을 책을 통해 만났으면 합니다. 참가신청은 전화 070-7721-5069나 인스타그램 suprising.books의 DM, 또는 저에게 따로 연락주셔도 됩니다.

북토크 후 인근에서 간단한(?) 뒷풀이가 있습니다.

#뜻밖의여행 : 경기 안양시 동안구 경수대로 713-1 1층 (호계동)

4호선 범계역에서 가깝습니다.

버스는 수원방향 내촌마을 버스정류장 바로 뒷편입니다.

[기고]나는 걸어가는 밥풀이오

함께 걷는 지역활동가동지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모자란 부분이 있더라도 널리 혜량하여 주시길.

한겨레신문 / 6411의목소리 / 나는 걸어가는 밥풀이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87657.html?fbclid=IwAR1JLgJMz6jBVQW8nA4j5XmDONp8FZSLoOLEZwcjPzAaZrCvlBIYV4phcEk

[기고]나를 기억하지 못할 너를 찾아서: 한국의 학교폭력과 폭력의 굴레

창비주간논평 2023. 3. 28.

한국의 어린이들은 주로 다섯살부터 집단생활을 시작한다. 사회생활을 해나가기 위한 기초과정을 배운다.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요. 양보해요. 친구의 것을 빼앗지 않아요. 나쁜 말을 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칭찬을 받고 좋은 아이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착한 어린이들이 자라 학교폭력의 당사자가 된다. 충격적인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인간에 대해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다분히 폭력적이면서 평화를 기원한다고 나는 믿는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유형은 특정하기 어렵다. 체격이나 성격 등 아직 다 완성되지 않은 것이나 타고난 것을 꼬투리 잡아 공격하는 가해집단이 마치 바이러스처럼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가해자의 특성도 규정된 게 없다. 학교폭력은 학교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에 의해 벌어질 수 있다. 학생, 교사, 학부모, 학교폭력대책위원, 누구나 가능하다.

https://magazine.changbi.com/20230328/?cat=2466 창비주간논평 사이트로 이동

49억과 천오백 사이

안양시민학교는 18년동안 시민사회에서 꾸려오는 성인문해교실이다.
2022년에서 23년으로 넘어가는 지금, 전체 인원은 120명.
국가예산 1천만원에 안양시 매칭 예산 1400만원, 총 2500만원 정도로 120명에게 초등 중등과정을 교육하고 오늘 졸업여행을 갔다.
2500만원이면 1인당 1년에 12만원. 월 1만원에 교육을 진행하는 거다. 그러면 이 단체의 실무자는 이 노동에 대한 대가가 있을까?
초중등과정 교실이 매일 돌아가는게 가능한가?
6명의 교사들은 자원봉사자다. 교통비도 스스로 부담한다.
교실 몇 개를 돌리는데 월세가 150만원이 넘는다.

시민학교가 위치한 안양시 만안구는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가 7.9%다. (2022년 안양시 사회조사) 동안구와 만안구는 경제격차뿐 아니라 학력차이도 뚜렷하다. 문해교실에 관심이 있는 만안구 강득구 국회의원이 국비를 상향시켜 시민학교의 경우 1500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시에서도 상응하는 비용을 대응해줘야 하는데 그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시민학교 교장이 울고, 실무자는 온갖 통계를 뒤졌다.
성남은 13억, 수원은 15억, 용인은 28억을 지원한다는 자료도 봤다. 성남시의회에서는 문해교육 필요시민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성남에서만 6만 6천명. 안양시 인구는 이에 절반이고, 성남보다 문해교육 필요자가 적다고 했을 때, 반의 반으로 잡아도 1만명은 되겠다.
본예산에 준비가 안 되었으니 예산을 다시 올려잡는데 매끄럽지 않았고, 결국은 국회의원과 시장까지 문해교실 예산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고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시민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쯤 가면 시민연대에서 얼마 전 설립반대논평을 냈던 안양의 한 문인의 시비가 있다. 일제강점기 서이면 부면장의 아들로 태어나, 명문대학교를 졸업하고, 지역에서 늘 주목받으며 늘 명함을 가지고 있던 사람. 그가 죽은 지 5년이 되었고, 49억을 들여 그의 이름을 단 기념문학관을 짓자고 모인 사람들이 90여명이다. 나는 그를 모르지만, 한 지역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 90여명이 모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 참 인기가 많았던 분이라는 정도만 짐작할 뿐이다.

오늘 성인문해교실 학생들이 졸업여행을 가서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캠프파이어도 했다는 실무자의 이야기를 듣고 길게 울었다.

지난 10여년, 내가 서울과 경기도, 각지에서 만났던, 굵은 마디의 그 사람들. 빨간 메니큐어를 바르고 반짝이는 반지를 끼고서도, 평생 노동으로 가족을 먹여살린 그 생명의 손이 못생겼다더니, 드러난 잇몸이, 제때 치료받지 못한 치아에 노랗게 테두리박은 입이 부끄럽다고 또 그 입을 가리느라 손도 입도 가리지 못하던 그들이, 색연필을 처음 잡아보고, 세상에 이렇게 좋은 크레용은 처음 본다던 그들에게 교복이 어떤 의미인지, 나는 숱하게 듣고 어쩔 줄 몰랐다.

아부지 나도 학교 보내줘요. 나는 왜 학교 안 보내줘요.
우리 아부지 참 멋진 사람인데 나를 왜 학교를 안 보내줬을까나.
나는 그것이 지금도 참 궁금햐. 우리 집은 그리 못 살지도 않았단 말여.
전쟁통에 엄마 죽고 아버지 죽고, 학교는 뭔 학교래요.
나는 내가 성격이 포악시러워서 그런가 그 교복만 보면 가서 확 찢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어. 나 참 못됐지이?

그런 말들이, 그 까맣게 물들인 뽀글거리는 머리가 떠올라서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아끼고 아끼고 아끼려다가, 결국 쏟아낸다.
49억과 1천 5백만원사이. 평생을 칭송받고 좋은 직함을 가졌던 사람이 가르쳤던 여고 근처에 가보지도 못하고 왜 자기가 교육을 받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지금도 알 수 없는 또래들이 한 시대를 살았고 죽어간다.

50억의 퇴직금도 무죄, 김용균을 죽인 원청도 무죄라는 비현실적인 사실도 떠오른다. 무죄와 무죄사이, 49억의 문학관과, 가나다라를 배우려고 80년대에 지은 건물의 교실로 가려는 굽고 비뚤어진 무릎들 사이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내 귀에 박힌다. 삐걱대는 무릎과 비뚤거리는 글씨 사이에서, 손톱을 세우고 바위를 긁고 싶다.
이 불평등을 참을 수 없다.

나는 너무 억울해서 운다. 오늘 밤새 울 것이다.

[강의]경기도교육청 경기남부권역 교육복지사 역량강화 연수

2023년 겨울방학입니다. 방학에도 쉬지 않는 사람들이 있죠.

바로 학교 노동자들입니다. 경기도교육청 소속의 경기남부권역 교육복지사 선생님들이 더 나은 교육복지를 위한 역량강화연합연수를 진행했습니다.

문화공동체 히응에서는 교육복지사를 위한 ‘교육복지활동글쓰기’ 커리큘럼을 개발하여 이틀동안 연수과정에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말로 시작하는 글쓰기, 교육복지 글쓰기 활동 사례, 사업계획서 왜 어려울까, 보도자료 쓰기 등, 글쓰기에 대한 당위성부터 활동사례, 실용글쓰기에 대한 강좌를 진행했습니다. 매회 3시간에 달하는 연수에 적극 참여해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기운 찬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매일 마주치는 아프고 슬픈 일들 많으시겠지만 가는 길 지켜보며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더 기쁜 날이 많길 소망합니다.

2023. 2. 2.~3 / 시흥ABC행복타운학습관

관련기사 http://www.vision21.kr/news/article.html?no=241134

히응이 하는 일

글쓰기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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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동가 글쓰기 교육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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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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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 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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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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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술채록 및 민간기록
  • 기관 및 지역사 기록 및 편찬

문화공동체 히응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에 걸맞은 기업입니다.

문화공동체 히응은 다양한 인재들과 함께 합니다.
전문작가, 촬영감독, 퍼실리테이터, 시민교육강사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룸]세계시민교육 교안연구개발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은 2022년에 충남대학교 BK21 사업의 일환인 세계시민교육 교안연구개발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안양나눔여성회, 평화아카데미, 세상을바꾸는We, 시민교육연구소 시소의 선생님들이 함께 만들었어요.

오늘은 충남대에서 교육안 발표를 하고 다른 공동체의 세계시민교육교안개발과정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룸은 2015년부터 민주시민교육 개발과 실천을 한 지 8년차가 되었습니다. 2017년부터는 마을이해교육으로 확장하여 지역내 의제찾기와 참여방식을 찾아봤고 2019년부터 문화다양성을 결합해 시민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정권과 경기도교육감의 동시교체로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이름은 학교에서는 조금씩 줄어들 것 같습니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이름 정도는 바꿀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주권자의식을 강화했으니 이제는 공동체와 연대의식을 높여야 합니다.

2023년은 아마 <시민적인성교육>이라는 단어가 쓰일 것 같습니다. 아직 세계시민교육은 그 정체성이 확고하지 않아 유연하게 여러 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은 어떤 이름이던간에, 상호존중과 공동체의 연대를 강화하여 차별과 혐오를 줄여나갈 연대하는 시민의식 회복에 집중하겠습니다.

2014년 설립한 이룸은 2022년에 대학과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관내 대학의 평생학습원과 청소년 민주시민교육을 함께 기획해 진행했고, 충남대 산학협력단 사업에 참여하는 뜻깊은 일이 있었습니다.

좋은 기회 주신 충남대 세계시민교육 미래인재 양성사업단에 감사드립니다.

안양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 결과 및 시민평가토론회 개최

의회모니터링 결과보고

2022년 안양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시민모니터링에 관한 시민사회토론회를 잘 마쳤습니다.

공동개최하느라 수고한 안양시공무원노조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시민참여 모니터링에서 선발된 우수의원은 1위 곽동윤 (보사환경위원회), 2위 장명희 (총무경제위원회), 3위 음경택 (도시건설위원회)입니다. 각 위원회별로는 총무경제위원회 장명희, 김도현, 도시건설위원회 음경택, 이동훈, 보사환경위원회 곽동윤, 김정중, 의회운영위원회 곽동윤, 채진기 의원이 선발되었습니다.

우수모니터링 시민은 개별적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오늘 배포한 결과자료집의 내용을 담은 링크 공유드립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시민총평을 비롯한 결과자료집 모든 내용을 보실 수 있으며, 다운로드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s://aysocial.org/2023/01/13/aycouncil_final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의미있는 지역활동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드림

모르는 죄

사람이 모르는 게 죄가 아니라고 했던 건, 무학자를 차별하지 말라는 뜻이었을게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공부를 한다는 건 적어도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어야 하고, 공부를 하는 게 필요하다는 각성이 있는 양육자가 붙어있어야 어린 나이에 공부를 할 수 있으니, 이건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불과 30-40년전만 하더라도 저학력이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양육자가 적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지금의 4-50대 중년여성들 중 고졸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대학을 간 여성들도 수두룩하게 많다.

무학이나 저학력의 약점은 고통스럽게 배우고 익혀본 경험이 적어서 배우는 힘이 약한거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고, 공부도 해 본 놈이 잘 한다고, 남들 놀 때 어떻게든 탐구하고 책상에 붙어있어본 자는 일종의 짬밥이 생겨 다음 단계도 거기까지 못 간 사람보다 쉽게 넘어간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학습 숙련도가 높아지니 더 어려운 단계의 공부에도 접근하기 좋아진다. 그러나 학력의 기초단계 – 즉 초등학교 정도 – 에서 문제를 풀기 위해 낑낑대고, 모르는 말의 뜻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물어볼 기회조차 없었던 사람이 더 어려운 공부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경우에서나 모르는 게 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르는 게 죄가 되는 경우는 권력을 쥐었을 때다.

그 말 한마디로 예산이 바뀌거나 누군가의 일자리가 사라질 때, 그 말 한마디로 다른 사람이 매달 받던 쌀 한 푸대가 두 달에 한 번씩으로 줄어줄 때, 권력자가 모르는 것은 죄가 된다. 책상에 앉아서 보고 싶은 서류나 들여다보고, 제 가족이 분통터졌던 일에 대해서 기관장을 불러서 되려 내가 갑질했냐고 협박이나 일삼는 자나, 나도 학교 다닐 때 국어가 싫었으니 지금도 영 교과과정이 별로일 거라고 확신에 차서 입을 놀리는 자는, 자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때로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닫는 계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권력을 이미 쥐었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거침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면 되니까. 갈라치기와 혐오와 차별을 담아 떠들어도 당장 그 불손한 입을 가진 자가 어떻게 되진 않는다. 대중의 분노는 더디게 끓어오른다. 생계가 바쁜 경우도 있고, 그래도 권력자라면 나보다 많이 배웠을테니, 나보다 경험이 많을테니, 나보다 나은 판단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잘 하겠지. 그래도 한 번쯤 믿어주자는 선량한 마음과 귀찮은 마음이 뒤섞인다.

끌려내려오기 전에는 별로 불안감도 없을 것이다. 권력자들의 분노는 가볍고 하찮다.

모르는 게 죄가 되지 않은 경우는 알려고 할 때다.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모르는 것을 묻고, 현장의 소리를 듣고, 혼자 궁리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누군가 크게 소리치면 뛰어나가 물어보면, 모르는 게 죄가 되지 않는다.

결국 태도의 문제다.

모든 정치인이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어쨌거나 그도 사람이고 자기가 경험한 세계가 세상의 전부라는 착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권력을 쥐었을 때는 모르는 것을 자랑스럽게 떠벌리지 말아야 한다. 국가로부터 급여를 받고 국가가 4대보험처리를 해준다면, 적어도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을 다 해봐서 함부로 말하던 권력이 있었고, 아무 것도 안 해봐서 함부로 웃던 권력이 있었다.

권력을 쥔 정치인이 자기 세계에 빠져 제 멋대로 판단하고 재단하며 잔소리하고 윽박지르는 것은 죄다.

이 이야기는 대통령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고, 어느 기초단체 의회의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다.

어울림

관객이 가득찬 콘서트장에 눈에 띄는 미모의 중년여성과 젊은여성이 나란히 들어와 앉았다. 젊은 여성은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순간, 마스크를 벗어도 되나, 착각이 들었다.

어셔가 부리나케 뛰어가 마스크를 써달라는 것 같았다. 어셔가 사라지자마자 그녀는 다시 마스크를 벗고 셀카를 여러장 찍어댔다.

갸날픈 몸매, 긴 머리, 고운 얼굴, 반짝이는 얼굴. 나는 그녀를 보며 어디서 본 인상이라 생각했다.

다시 어셔가 뛰어와 그녀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는 거 같았다. 어셔가 떠나기 전에 그녀가 검은색 마스크를 다시 썼으니까.

그리고도 여러 장의 셀카를 찍는 게 다 보였다. 그녀와 나의 간격은 얼마나 되었을까.

그녀는 계속 마스크를 내리고 사진을 찍어댔고 어셔가 뛰어오는 일이 반복되었다.

나는 나직하게 불러보고 싶었다.

“연진아.”

송혜교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의 학폭 가해자 이름이다. 연진이. 연진이가 실화라면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녀와 그녀 옆의 여성은 둘 다 모피를 입고 있었다.

우리가 콘서트장에 입장했을 때의 온도는 영상 7도였다.

1부 중간에 그녀와 반대방향에서 휠체어에 앉은 여성을 부둥켜 앉는 중년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누군가 저 중년 여성을 도와야 한다는 걸 알았다. 휠체어에서 일어나 중년여성에게 안긴 여자는 빨간 점퍼를 입은 젊은 여성이었고 몸과 손이 휘어져 있었다.

두 줄 뒤에 앉아있던 검은 코트를 입은 여성이 재빠르게 그 둘에게 다가가 의자를 잡아주고 휠체어에 있던 여성이 객석의자에 앉도록 도왔다.

공연 내내, 내 왼쪽 뒤에서는 공연중에 들리지 않아도 될 사람의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발달장애인으로 보였다.

그래 괜찮다. 드럼도 쿵쾅대는데 조금 소란스러우면 어떤가. 모든 사람의 소리는 음악이다.

몇 년전부터 서울 서초의 예술의전당 맨 앞에 발달장애인이 앉는 경우가 있었는데 가끔 그들의 정동행동인 소리치는 일이 있어도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비장애인이 쉬는 시간에 기침을 몰아서 하거나, 물을 마시려다가 물병을 떨구는 행동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런 것처럼.

지역에서 시승격 50주년을 기념해 여는 음악회는 보다 캐주얼하고 흥겨워야 한다.

어차피 오래된 시설이라 내 머리 위에 공조시스템은 클래식 공연엔 적절치 않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휘어진 손목을 가누는 여성이 자리에 앉은 걸 보며 타인의 고통을 참기 힘든 내 마음을 어쩌지 못해 혼자 울었다.

“저 이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소리가 절로 나오는 바다의 공연과 소리 뒤의 여백이 있는 게 뭔지 깨닫게 하는 장사익의 소리가 이어졌다.

오래된 시설의 스피커는 저음을 전혀 출력하지 못했고 모든 소리는 날이 선 채 벽에 부딪혔다가 내 고막을 치고 달아났다.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무대가 먹어버리고 다시 온화하게 순환해 관객에게 전달되지 못했어도, 사람들은 모두 흥겨워했다.

2층에는 지난 코로나3년간 고생한 간호사, 소방관, 경찰관, 수도군단 장병들이 자리한 모양이었다.

마지막 곡의 박수가 잦아들 무렵, 안양의 시장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구로 향했다. 중앙 현관에 서서 시민들에게 악수하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3선의 관록은 이런 것인가 생각했다. 악수하다 손이 붓는다던데, 나는 하지 못할 일이구나.

시설을 정비한다면 휠체어석은 로열석 한 가운데 만들면 어떨까. 누군가 시작하면 될 일이다. 우리 사무실 옆 편의점 언니도 객석에 있었다. 우리는 서로 멀리 있어 문자를 주고 받았다. 내 사무실 길건너에 작업실과 전시장을 둔 청년작가이자 기획자는 내 옆자리에 있었다. 우리는 즐겁게 서로 한 두마디씩 나누며 공연을 즐겼다.

공공에서 가끔 펼치는 시민초대 공연은 이만하면 차고 넘친다. 공조시스템의 소음은 공연장 전체를 뒤집어야 할 일이지만, 장애인 가족과 군경을 초대하는 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다.

밖에는 진눈깨비가 나리고, 1월의 여섯째 날이고, 주차도 원활해서, 나는 그저 담당자들에게 고생하셨다 말 한 마디 남기는 게 다였다. 지역의 문화가 지향할 지점은 분명 기업의 후원을 받는 예당풍 공연과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 게 명확해졌다.

2023년 안양시승격 50주년 신년음악회

어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