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가 남긴 것

포항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생존자가 주차장 입구까지 나와 제 두 다리로 선 것을 본다. 

1996년, 삼풍백화점 지하에서 들것에 실려나왔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물에 떠다니다 지붕 위로 올라간 소떼도 떠오른다.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 주, 주말을 지나 월요일 낮 하루종일 태풍뉴스가 미디어를 뒤덮었다. 

SNS에도 역대급 태풍이라니 걱정하는 글들이 그득했다. 지난 번 수도권을 강타한 폭우로 강남역이 침수된 이미지가 강렬했던 탓으로 봤다. 대책없이 당했던 것이 불과 한 달전이니, 이번에는 대체로 대처하자는 의지가 있었을 것이다. 제주부터 시작되는 태풍의 경로가 시시각각으로 보도되었다. 각 언론사는 오래 전의 뉴스클립을 꺼내 재편집해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전시하기 시작했다. 매미와 치바때의 장면과 일본을 지난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연달아 재생되었다. 

포항의 지하주차장 상황을 보도한 기사를 몇 건 봤다. ‘지하주차장이 잠기고 있으니 차를 빼라’고 방송했다는 관리사무소의 소장에게 기자들이 인터뷰를 시도한 모양이다. 관리소장은 미안하다는 말과 더 말하기가 어렵다고 대답한 것 같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처음엔 주차장이 괜찮은 것으로 봤다가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차를 빼라는 방송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물이 얼마나 빨리 불어나는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나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다. 

관리사무소는 보통 9시쯤 출근한다. 전날 태풍이 올라온다 하니 누군가 철야근무를 했을 수도 있다. 그 외의 시간엔 관리직으로 바뀐 아파트경비원들 등 야간조가 남는다. 물이 들어오기 전에는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뺐을 경우 그 많은 차가 밖으로 나와 빚어질 혼란이 걱정되었을 거고,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는 차가 침수되었을 경우에 책임을 생각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주민들의 재산에 손실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었을 것이다. 눈앞에 펼쳐진 일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일때, 사람은 10분 후를 예측하지 못한다. 게다가 아파트 옆의 개천은 수년간 물이 흐르지 않은 건천이었다. 물이 그렇게까지 들어찰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말을 그들에게 물을 수 없을 것이다. 자신들의 방송으로 누군가 사망하고 누군가 다쳤다는 것만으로도 그 부담을 어떻게 견디고 있을지 짐작하기 어렵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재난을 맞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예측할 수 없는 일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포항시는, 재해대책전문가들은 천이 범람하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걸까. 태풍에 대한 이야기는 3일 전부터 있었다. 그 주변을 막아낼 방법이 없다면, 지하에 들어가지 말라는 메세지를 전달할 수 없었을까. 월요일이 되는 새벽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시간이니, 그래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걸까. 이미 몇 년동안 메말라 있던 건천에 물이 차고 넘쳐 아파트까지 밀려들어올 거라는 예상을 관리사무소에서 할 수 있었을까. 

마른 땅에 물이 흐르고 그 물이 넘쳐 10분만에 마을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전문가나 예측능력이 뛰어난 현명한 사람이나 가능하겠다. 지하주차장에서 차가 빠져나오는 장면을 찍은 블랙박스가 언론에 공개되었다. 한 대의 SUV차량이 갈 길을 헤매 머뭇대는 사이에 2분이 지났다는 기자의 해설이 붙었다. 재난 상황에서 사람들은 재난 그 자체를 책망할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망실에 대한 격분을 쏟아내기 위한 대상을 찾기 시작한다. 언론은 이때 사람들에게 먹잇감을 물어다 주고 조회수를 올려 돈벌이를 할 수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의 파도를 찍던 유튜버나,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한 사람이 바로 그 사냥감이 되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배운 사람이라면, 언론이라면,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황망함이 건강한 비판으로 승화되고 정당한 분노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게이트키퍼라는 이름은 이론과 교육에만 남았다. 

티비에서 재난을 생중계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여름이면 동생과 나는 하루종일 티비를 켜놓고 재난방송을 봤다. 나의 모친은 그 특유의 성격과 정서적 문제 때문에 ‘다 떠내려가라’는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재난방송을 보고 있으면 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타인의 고통을 보며 우리를 위로했고, 곧 눈앞에 닥칠 해결해야 할 일들도 잠시 잊었다. 나는 8월 말에 태어났고, 내 동생은 9월 말에 태어났다. 내 생일과 내 동생의 생일 사이에 수많은 태풍이 오고 갔다. 멍하니 재난방송을 보고 있던 그때의 마음을 기억한다. 세상 모든 것 앞에 무력해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을 때, 물이라도 쓸려와 강바닥을 뒤집어주길, 못된 것들을 밀어내길, 세상을 바꿔주길 바랐던 어리석은 마음. 그 마음들을 모여 어디로 흘러갈지는 각자의 마음에 도사리는 삶의 무게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재난을 생중계하는 며칠간, 새로운 포르노그라피를 본 기분이다. 불안한 사람들의 댓글을 먹고 무서운 파도를 보여주고, ‘잘 대처해야 한다’라는 뻔한 말만 지껄이면서 공포를 팔아 덩치를 키우는 시대. 기후위기만큼이나 무서운 세상이다. 

2021년 넘나들기 시민교육 시작

2021년에도 안양과천교육지원청과 함께 하는 “찾아가는 넘나들기 시민교육” 학교 신청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팬데믹에도 불구하고 344개학급이 신청하였으며, 그 중 다섯 개 학교가 2+4 프로젝트를 신청해, 시민단체가 2회 4차시 수업을 진행하고 담당교사가 1회 2차시를 진행하는 연계활동을 시범적으로 시작합니다. 인권, 노동인권, 공정무역에 관한 수업을 준비하게되었습니다.

이룸의 올해 출강분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권 – 90여개 학급

공정무역과 사회적경제 – 80여개 학급

평화감수성과 평화통일 – 80여개 학급

다양성, 젠더 – 60여개 학급

미디어 – 30여개

노동인권 – 10여개로 여섯 개 팀이 2021년 1년에 걸쳐 안양과 과천 지역의 초중고등학교에 출강합니다.

2015년 총 120만원 예산으로 12개 학급 출강했던 이룸의 민주시민교육이 6년차를 맞아 37배 성장했습니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의 꾸준하고 든든한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2020년부터는 안양시청과 과천시청에서도 일부 예산을 추가반영해주어 더 많은 학생들이 민주시민교육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올 한해 이룸은 총 1만여명의 학생들을 만나게 됩니다. 안양과 과천에서는 인생의 한 시기, 지역의 활동가들과 민주시민교육을 고민한 적 있다는 것이 이룸에게 큰 보람이 됩니다. 시민의 힘으로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강사팀에게도 응원과 격려를 보냅니다.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비롯해 일반시민대상의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 공동체는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대표 이하나 드림

시민이 더욱 시민답게

민주시민교육 잘 하는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중학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190403

2015년부터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에서는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과의 협력사업으로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 교과서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분야별로 전문강사를 양성하여 민주시민교육을 몇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현재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에는 22명 가량의 전문강사진이 5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교과서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출발이었는데 교과서 내용이 충분히 훌륭해 이를 기반으로 해도 무리가 없습니다만, 학생들의 참여와 경험을 중시하여 학교 교사가 접근하기 어려운 활동내용으로 구성해 흥미를 더하고 직접 실습과 체험을 통해 깨닫는 시간을 갖도록 유도합니다.

현재 학교에 진행하는 수업 분과는 인권, 평화, 통일, 사회적경제, 공정무역, 청소년노동인권, 주민자치, 성평등, 다양성, 미디어로 나뉩니다. 각 수업은 안양YWCA, 율목아이쿱생협, 비정규직노동센터, 안양여성의전화,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사무국에서 나누어 전담합니다.

오늘은 제가 진행하는 미디어 수업 내용을 공유합니다.

수업의 시작은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헌법 1조를 통해 알아봅니다. 강사가 설명하는 방식으로 민주공화국을 한자로 써서 한글자씩 설명합니다. 대한민국은 民主共和國입니다. 라는 말에서 백성이 주인되어 함께 화합하는 국가, 라고 말하는데 여기서 백성이라는 말의 변천을 살펴봅니다.

백성에서 시민까지 이르는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시민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그리스 아테네 도시국가에서 시작되었음을 얘기합니다. 이 부분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설명하는데요. 3학년은 민주주의 개념이 어려울 수 있지만 내가 땅이나 건물의 주인이 되었을 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려면 책임이 뒤따르고 알아야 하는 게 많다는 예시를 듭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우리 학교에 땅이 생겨서 맘대로 뭘 지을 수 있다, 라고 가정하면 수영장, 워터파크, PC방 등의 놀이시설을 이야기하죠. PC방 주인이 되려면 PC 사양에 대해 알아야 하고 잘 골라 사야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도 나에게 있다는 걸 빠르게 알아차립니다.

이어서 민주시민으로 살기 위해 조금 복잡하고 어렵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학생때는 상식적인 면을 공부하면서 민주시민으로써의 역량을 갖춰가자고 이야기하죠.

미디어 수업에서는 일단 미디어의 개념을 설명합니다. 사실 성인들도 이 개념을 설명하지 못하는데 손에 잡히지 않는 콘텐츠를 손에 잡히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도록 어떤 특정한 도구에 담아 전달하는 것을 미디어라고 설명합니다. 공기계는 미디어가 아니지만 휴대폰에서 나오는 동영상은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딱히 미디어를 종류별로 국한해서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기가 아는 미디어종류를 일단 적어봅니다. 포스트잇을 나눠주고 1인당 3가지의 미디어종류를 적습니다. 이 내용을 칠판에 나와 붙이게 하는데 칠판을 3등분 하여 좌측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때 시작한 미디어, 가운데는 엄마 아빠가 태어나고 난 다음부터 내가 태어나기 전까지의 미디어, 맨 오른쪽은 내가 태어나고 난 다음의 미디어의 종류를 붙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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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자연스럽게 미디어의 역사가 정리됩니다. 아이들이 붙인 내용을 같이 살펴봅니다. 컴퓨터를 할아버지 세대에 붙인 아이들은 최초의 컴퓨터인 애니악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도 한 반에 한 명정도씩 있습니다. 그때는 통신의 기능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있긴 있었지만 미디어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완전히 틀리다고 하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보탭니다. 아이들이 부모세대의 미디어와 통신기기로 휴대폰과 삐삐를 적는 경우가 많은데 통신과 미디어는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미디어라는 매체가 통신과 완전히 분리되기도 어려운,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각 반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강사가 다양한 이론을 이해하고 무엇이 틀렸다고 부정하지 않는 태도를 견지하려고 합니다.

올해부터는 가짜뉴스 판별하기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 뿐 아니라 성인들도 가짜뉴스 문제에 호되게 당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팩트체크.org에서 가짜뉴스 판별법 7가지를 규칙으로 잡았습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인 경우 이 7원칙을 고스란히 이론적으로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1. 뉴스의 출처를 파악하라.

2. 글을 끝까지 읽어라.

3. 작성자를 확인하라.

4. 근거자료를 확인하라.

5. 작성 날짜를 확인하라.

6. 자신의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라.

7. 전문가에게 물어보라.

원문보기: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810151420151&code=115#csidxf789879f9925ee2a2fca935b05967ca

그래서 이 내용을 습득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직접 가짜뉴스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2015년에서 2016년에는 기사쓰기와 미디어비평쓰기를 해봤는데 이미 아이들이 매우 숙련된 상태라 딱히 재미도 없고 학원이나 교과시간에 많이 해 본 내용이라 특강형식으로 들어가는 민주시민교육에서 진행할 거리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019년 처음으로 진행한 민주시민교육 미디어 수업이었는데 가짜뉴스 만들기는 기본적으로 뉴스기사 쓰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육하원칙에 입각하고 근거를 들어야 하죠. 가짜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가짜뉴스의 목적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누군가 이득을 보고 누군가 피해를 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오늘 수업을 진행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이미 가짜뉴스의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가짜뉴스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가짜 뉴스를 왜 만들까? 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어그로 끌려고. 조회수 올려서 돈 벌려고. 누군가를 공격하려고.

정확한 대답입니다. 수업중에 아이들이 “어그로”, “개꿀”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이 말을 고스란히 받아 같이 사용합니다. 외부강사만이 할 수 있는 특권입니다.

외부강사가 미디어 수업을 하러 왔다고 하면 아이들은 대부분 “아.. 미디어 작작 보라는 얘기 하겠구나”, “게임 그만하라 하겠구나” 라는 금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외부강사 교육은 대부분 “금지”에 대해서 말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룸의 민주시민교육은 “함께 생각하고 공감하기”로 합니다.

가짜뉴스를 만들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욕망입니다. 욕망을 투영해 표현하고 과장, 비약, 왜곡을 통해 기사를 뒤틀며 그럴듯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아이들의 욕망을 찾아내니 매점, 학교 안 나오기, 슬리퍼 신기등이 있었습니다. 그 중 특정한 동급생을 놀리는 듯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를 공격하는 가짜뉴스에 걸맞은 조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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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둠별로 머리를 맞대고 만든 가짜뉴스는 모둠사이에 맞교환합니다. 그리고 다른 모둠에서 만든 가짜뉴스를 평가합니다. 누가 이득을 보는가, 목적이 무엇인가, 출처가 무엇인가 찾아냅니다.

아이들이 만든 가짜 뉴스에는 분명히 이득을 보는 세력과 목적이 뚜렷했습니다. 그리고 출처를 확인할 수 없었고요. 단편적인 실험이지만 아이들은 쉽게 속아넘어갈 수 있다는 것과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지만 믿고 싶은 이야기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신념이 가짜뉴스를 퍼트린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한 학생이 “고정관념”이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요소가 된다고 대답했습니다.

수업시간에 만들어본 가짜뉴스는 사실 희망적이었습니다만, 몇 몇 모둠 아이들은 이미 이 나라에서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세력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기사에서 “충격”, “경악”, “속보”, “단독”이라는 언론사의 제목이 낚시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수업시간이 모자랍니다. 2차시 정도를 더 해보면 가짜뉴스를 놓고 직접 걸러볼 수 있을텐데 그 부분이 무척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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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7가지 원칙을 주의깊게 살펴보았고 어느 정도 자신감도 보였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젊고 영리한 너희들이 가짜뉴스를 잘 판별하는 능력을 길러 어른들이 혼란에 빠졌을 때 가짜뉴스를 판별하도록 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민주시민교육은 교육지원청의 협력으로 이룸에서 특강으로 진행하는 민주시민교육 2차시를 담당 교사가 이어받아 확장하기로 했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학교에서 더 많은 미디어교육이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올해는 민주시민교육 내용을 간간이 공유하겠습니다.

2019년 4월 3일

 

 

나꼼수를 생각한다.

최근들어 불거지는 나꼼수에 대한 이슈와,
그로 인해 분열이니 통일이니에 대한 얘기들과
생각을 주로 같이 하는 한 트친의 트윗을 보고 생각을 정리하려고 한다.

길게 수식하지 않고 최대한 간결하게 적겠다.

1. 나꼼수의 공적 인정. 

– 정치에 대한 관심, 주류언론에 대한 비판, 해적방송의 위대할 손 (위대할 수 있다), 애플본사에서 한국을 특별방문할 정도로 팟캐스트의 위상을 드높인 점.
(더불어 아이폰 판매도 증가했는가? – 김어준 왈 “씨발 그건 내 알바 아니고” 까지)
여러가지 진보진영에 대한 담론 증가.
이 모든 공적 인정.

슬로건 –
정치도 유쾌할 수 있다 – 전국민의 가벼운 정치로의 접근,
쫄지바 씨바 – 전국민의 상처받은 자존심 회복
정치가 생활의 스트레스다 – 전국민의 향햑열을 불태운 점 (가카와 같은 공적)

이 모두 인정. 

2. 나꼼수의 정체성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읽는 순간, 이 방송과 김어준의 목적과 정체성을 알 수 있다.
“노무현의 노제에서 소방차 뒤에 서 울며, 내 남은 시간은 내가 어떻게든 해볼께요.”
라고 했던 그의 결심, 여태 검은 넥타이를 메고 다니는 김어준의 행보,
오로지 가카만을 위한 방송을 통해 이미 드러나는 정체성.

– 이 방송은 노무현을 위한 진혼곡이다.
복수를 꿈꾸는 김어준, 그를 위한 방송을 준비하고 딴지일보와 본인 특유의 특성을 드러낸다.

– 이 방송은 “편들어주기”를 지향한다.
곽노현 교육감 사건 때 이미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김어준이 어떤 경로로 “편들어주기”로 정립했는지 나는 김어준이 아니라 알 수 없다.
그러나 아무 편도 없어서 무참하게 개박살나고 망신당하고 결국 죽음에 이른 노무현을 보낸 사람으로 “편들어주기”로 누군가가 망신당하는 것이라도 막고 싶었던 것일게다.

나꼼수는 노무현을 편들어 주지 못한 자괴감에서 시작해
곽노현 편들기와 정봉주 편들기로 이어진다.

3,

유시민의 말대로 (그 사람이 거기 있었고 민중이 그를 발견한 것 – 이거 참 명언이다)
나꼼수가 거기 있었고 사람들이 찾아서 들었고 알아서 열광했고 모두들 편을 들어주었다.
모든 시스템은 정점을 찍으면 내려오게 되어 있다.
나꼼수의 곽노현 편들어주기에서 시작된 논란이 비키니 사건을 거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4.

나꼼수의 1회분은 BBK 관련이다.
이 때 주진우는 출연하지 않았고, 김용민은 말이 없었다.

나꼼수는 이 정권 전부를 까기 위한 방송이 절대 아니고
오직 가카만을 위한 방송이 맞다.
하다 보니 여기 저기서 요구가 들어와 몇 가지 손을 내민 적은 있으나
다시 KTX 민영화와 1026 부정선거 (혹은 선관위 디도스 사건)에 대해 집중하는 점을 보여준다.
이 방송은 가카가 폐기처분되면 같이 사라질 방송이다.

방송이 시작된 2011년,
김어준이 다 지난 (다 지났다고 그들이 주장하고 싶은!) BBK사건을 끄집어 내고 나와
BBK 저격수 중에 역사상 가장 경박하고 유쾌한 정치인인 정봉주와 함께 시작한 것.
여기 BBK 저격수로 활동했던 박영선이 영입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라.
– 재미가 없자나!

5.

일각에서 나꼼수가 한명숙 밀어주기를 한다는 얘기가 있다.
현 시점에서 가카에게 노무현에 대한 가장 큰 복수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한명숙이다.
정동영은 아니다.
나꼼수의 정체성은 약간 흐트러지긴 했으나 목표점은 하나다.
그건 변치 않은 듯 하다.

6.

방송의 한계다. 
모든 방송은 초반엔 시대와 대중을 끌다가 폭발적인 시민대중의 참여와 혓바닥에 의해 결국 대중에게 이끌려 가고 만다.
(이게 일종의 인간역학을 연구하는 인간들이 말하느 멱함수나 BURST 현상과도 어우러진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7.

나꼼수는 이제 봉주 편들어주기에 집중하며
봉주와 대척점에 있는 가카에게 다시 집중한다.
그리하여 자기들로 인해 희생당했다고 “여겨질 수 있는” 정봉주를 위해 프로그램명도
“봉주 X회” 로 변경한다.

8.

가장 빠른 대선 레이스는 오세훈과 김어준의 합작품이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였고,
2011년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가 시작하였다.
김어준은 가장 빠른 대선 레이스가 오세훈으로부터 촉발되었다. 라고 말하지만
나꼼수가 깔아놓은 자리에 오세훈이 불을 지른 것이다.
자리를 펴줬더니 춤을 추는 자가 있었던 것.

9.

왈가왈부 할 것도 없다.
나꼼수는 정봉주가 출옥할 때까지, 혹은 가카가 폐기될 때까지.
봉주 X회, 혹은 나는 꼼수다. 라는 목적을 가지고 오로지 가카만을 위해
오직 가카 한 분을 위한 방송을 계속 할 것이다.

이들의 자세도 이제 더 이상 “소설을 써봅니다.” 혹은 “라고 추정!” 이라고 하지 않는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꼼수는 복수와 승리를 거머쥘 대상을 찾을 것이고 오로지 가카에게 집중해야 할 시점에 도착했다.

10.

아무도 듣지 않아도 그만일 방송이었다.
그러나 알아서 찾아들은 방송이고 떠날 때도 말없이 떠나든가 말든가 상관없다.
나꼼수에게 무엇을 기대할 순 없다.
물론 기대하는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기대해봤자 실망만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들은 수차례 방송에서 언급하듯이
다시 가카에게 집중. 하려고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떠날 자는 떠나고,
함께 할 자는 함께 하면 된다.

그리고 떠날 때
그동안 고마웠다. 라고 한 마디 해주면 참 아름답지 않겠는가.

그동안 고마웠다,
나는 이제 뉴스타파로, 이털남으로, 반민특위로, 희뉴스로, 저공비행으로, 등등등등.
으로 간다. 빠이.라고.

11.

나?
나는 계속 들을 것이다.
난 김어준을 오랫동안 좋아해왔고 편은 들어주지 못해도 매우 냉정하고 까칠한
친구같은 마음으로 그냥 같이 하고 싶으니까.

2012. 2. 26.

나꼼수를 까는 것도
옹호하는 것도
모두 개인의 자유다.
그로 인해 갑론을박이 이어져도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만 거시적으로 봐서는 긍정적이다.

비난하는 자를 비난하는 것도
옹호하는 자를 옹호하는 것도
모두 괜찮다.

다른 의견을 말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리하여 세상이 다양해져야 우리 뿐 아닌 인류가 가진 전체주의공포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극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