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글쓰기]평택시 공익활동지원센터

5월 22일과 23일에는 평택시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활동가글쓰기를 진행했습니다.
활동가글쓰기는 문화공동체히응의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시민사회단체 활동경험과 대변인 경험을 토대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보통의 실용글쓰기와 다르게, 사업계획서, 보고서, 보도자료, 성명서, 홍보글쓰기에 이르기까지 활동가에게 필요한 기획력, 모집에 도움되는 구체적인 사업계획, 늘 쓰는 익숙한 언어를 해체하는 훈련을 합니다.
2시간씩 2회에 걸친 수업은 사실 시간이 부족해 여유있게 실습을 하긴 어렵습니다만, 활동지를 배포하고 향후 스스로 훈련할 수 있게끔 안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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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로 살다보면 사업과 활동에 매몰되어 그 외의 세상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어휘력이 답답하다는 분들을 위해 우은주 시인이 참여한 앤솔로지 시집인 #창백한지구를위한시 를 , 사회대개혁을 위한 활동가의 마음을 담아 제가 공저로 참여한 #다시만날세계에서 를, 소설 읽어본 지 너무 오래라는 이야기를 듣고 황시운 작가가 참여한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앤솔로지 #내가이런데서일할사람이아닌데 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활동가뿐 아니라, 우리가 살다 지칠 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문화예술이라 믿습니다. 평택지역의 활동가들의 연대와 활동 모두 응원하며, 다음에 또 좋은 자리에서 뵙겠습니다.


⏰#활동가글쓰기 는 최소 6시간 이상으로 구성하는 게 좋습니다. 관심있는 기관은 연락주세요. 기관 특성과 일정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진행합니다.

소년이 온다, 밤샘 공동낭독회

  1. 밤에 관하여

첫 번째 밤 – 241203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은 밤 10시 23분쯤, 이 비상계엄은 11시에 포고령이 발표되면서 시작되었다. 다들 기억하다시피, 일찍 잠이 든 사람들은 이 사태를 모르고 지나갔고, 잠자리에 들려던 사람들은 87체제 이후 처음으로 벌어지는 비군인출신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믿지 못했다. 남은 방법은 국회가 비상계엄을 해제하는 것이었다. 한밤중 야당의원들과 보좌관들, 시민들이 여의도로 달려갔다. 경찰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가로막고 출입을 통제했다. 국회의원, 보좌관, 시민들은 담을 넘어 국회 본회의장으로 달려갔다. 국회로 들어오는 탱크를 막아세운 것은 시민들이었다. 모임중에, 술 마시다, 집에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강의를 듣다가 뛰어온 사람들, 그밤 사이 계엄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국회의사당,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시도했다.

국회는 신속하게 190석을 채웠다. 국회의장의 진행에 따라 12월 4일 01시 01분경,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었다. 국회가 해제를 요구하더라도 대통령이 이를 해제한다고 발표해야 한다. 그 새벽을 뜬눈으로 기다렸다. 새벽 4시 26분경 윤석열은 대통령실 브리핑실에 나타나 자리에 앉아서 계엄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자리에 앉아서. 대통령실 직원이 나와 그의 의자를 밀어주었다. 포고령 위반자는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되어 있다.

두 번째 밤 – 241221

12월 7일 국회는 윤석열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하였으나 실패했다. 국민의힘의원들이 입장하지 않아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일주일 후 12월 14일,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었다. 국회의원 300명 전원 출석,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였다.

12월 21일 윤석열 탄핵촉구를 위한 집회에 참석하고자 전국농민회가 상경을 시작했다. 서울의 관문인 남태령에서 경찰에 의해 길이 막혔다. 한남동과 광화문에서 집회를 진행했던 시위대는 지하철을 타고 남태령으로 결집했다. 진보당을 비롯한 녹색당, 정의당이 합류했고 거대한 시위대가 남태령을 가득 메웠다. 12월 21일에서 22일사이 서울의 최저기운은 영하 7도였다. 남태령은 바로 옆에 군부대가 있는 고갯마루일 뿐이라, 바람이 거세고 유난히 춥다. 그밤, 트랙터를 지키겠다고 수천명의 시민들이 밤을 새웠다. 밤새 배달라이더를 통해 음식과 물품을 보낸 사람들이 있었다. 밤을 꼬박새우고 아침차를 타고 당도한 사람들과 밤샘을 한 시위대가 교대했다. 서로 약속도 하지 않았으면서.

세 번째 밤 – 250103

윤석열을 내란우두머리로 체포구금하여 수사하기로 결정한 고위공직자수사처는 윤석열 체포를 위해 12월 9일 그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1월 1일경부터 체포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체포촉구와 체포반대 시위대가 한남동 관저에 몰려들었다. 1월 3일, 공수처는 한남동 관저 주변에 차벽을 치고 시위대를 분리시키며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새벽 6시 14분 과천 청사에서 출발했다. 밤을 꼬박새우고 그 장면을 기다렸다. 윤석열이 체포되어 나오는 모습을. 7시 17분경 관저에 도착한 공수처 직원들은 관저 앞에서 경호부대와 대치했으며 저지선을 두 번이나 뚫었으나 13시 30분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하고 청사로 돌아갔다.

윤석열체포에 실패하고 무기력하게 돌아가는 공수처의 모습을 본 시위대는 1월 3일 저녁 7시부터 한남동관저에 모여들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한남동 관저앞은 밤이 되어도 집회를 중단하지 못했다. 시위대가 자리를 뜨지 않았다. 1월 3일부터, 돌아가지 않은 시위대는 4일 낮을 맞았다. 5일 되는 새벽, 눈이 내렸다. 각자 챙겨온 응원봉, 핫팩, 알루미늄 은박담요를 뒤집어쓴 시위대는 아스팔트 위에 스티로폼을 깔고 은박지를 뒤집어쓰고 고스란히 눈을 맞았다.

1월 5일 저녁, 비상행동은 집회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은 함께 집회 장소를 청소했다. 그 사이 난방버스와 은박담요, 스티로폼, 핫팩과 간식, 푸트트럭이 정신없이 한남동에 도착했다. 빈손으로 갔다가 가방을 채워오는 형국이었다. 그렇게 한남동의 밤이 갔다.

네 번째 밤 – 250114

1월 14일, 23시부터 경찰들이 한남동 앞 관저앞에 차벽을 세웠다. 새벽 3시경부터 온갖 경찰차량이 한남동을 에워쌌다. 새벽 4시 13분, 공수처 차량이 관저 앞에 도착했다. 세 시간이 지나서야 7시 32분 관저 진입에 성공했다. 또 다시 세 시간이 지나 10시 33분 윤석열이 구속되어 공수처로 이동했다. 1월 17일 공수처는 윤석열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청구했다. 18일, 윤석열 영장실질심사가 있었다.

다섯 번째 밤 – 250119

1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석열체포를 반대하는 극우세력들과 지지자들이 서울 서부지법 앞에 모여있었다. 새벽 03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새벽 03시 10분부터 윤석열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을 폭력적으로 진입하며 침탈했다. 서버에 물을 붓고 경찰을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했다. 이들은 서로 유튜브 방송을 하며 이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여섯 번째 밤 – 250124

1월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윤석열 구속기간 연장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밤 10시 7분이었다. 토요일이었다. 광화문에서 종료되려던 집회가 연장되었다. 나도 종로에서 술을 마시다 광화문으로 달려갔다. 25일 새벽 2시, 검찰은 법원에 구속 기간 연장을 재신청했으나, 같은 날 밤 8시 57분, 법원은 구속기간 연장을 불허했다.

일곱 번째 밤 – 250325

헌법재판소의 시간은 길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다시 서울로 상경했다. 이번에도 남태령에서 길이 막혔다. 나는 그날 마감을 하나 정리하고 밤 11시에 지하철을 타고 남태령으로 갔다. 밤새 집회가 이어졌다. 물품과 간식이 계속 돌았다. 아침에 출근해야 한다던 시민들과 함께 새벽 6시까지 자리를 지키다 극우세력들을 지나쳐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12.3 내란 이후 일곱 번의 밤을 기억한다. 그밤은 길었고, 세상의 모든 험한 것들이 튀어나오는 시간이었다. 그럴 때마다 험한 것들을 다시 상자에 넣으려는 빛들이 어디선가 나타났다. 악귀를 퇴치하는 횃불들처럼, 쏜살같이 나타났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판결이 있기 전에 4월 3일을 지냈다. 1947년 3월 1일부터, 1948년 12월 31일 제주의 계엄령이 해제되기까지 그들이 견뎌야 했던 무수한 밤을 생각했다.

2. 80년 광주에서, 45년이 지난 어젯밤

곧 5월이 올터였다. 전남도청을 지켰던 그 밤을 생각했다.

1979년 10.26 이후, 전두환은 민주화운동가를 석방하고 김대중의 가택연금도 해제하며 마치 민주주의를 실천할 것처럼 위장하였다.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키고, 3월 1일, 전두환이 중장으로 진급했다. 마치 서울의 봄이 올 것 같던 그때, 5월이 되자 전두환 신군부는 계엄군을 이동시키며 경계를 강화했다. 5월 3일, 9공수여단이 수도군단에 배치되고 5월 13일까지 여러 개의 공수여단을 옮겨 배치했다. 5월 7일 한국외대를 시작으로 학생들의 가두시위가 시작되었다. 5월 14일, 육군본부는 전군에 계엄군 투입준비를 지시하고, 소요진압본부를 설치했다.

5월 15일, 서울역 앞에는 10만여명의 대학생이 모여 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날 밤, 서울 23개 대학교와 24개 지방대 총학생회장들은 자정에 고려대에서 모여 회의를 진행했고, 가두시위 철수를 결정한다.

5월 16일, 김영삼과 김대중은 비상계엄 즉시해제, 정부 주도 개헌 포기 등 요구사항을 발표했고, 다음날 국회의장 대리는 5월 20일에 비상계엄 해제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5월 17일 오후 4시 50분, 전군은 부대 출동명령을 내린다. 밤 9시 42분, 국무회의에서 계엄확대 선포안을 찬반토론없이 8분만에 의결한다. 17일에서 18일이 되는 자정, 비상계엄은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제7공수여단은 이미 17일 밤 10시에 광주에 투입되었고,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광주교육대학교에 자리잡았다.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는 시간을 17일 밤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건 주말과 겹친 이유도 있지만, 17일부터 18일이 넘어가는 그 새벽에 의의를 두고 싶었다. 광주에 투입되었던 진압군들과 광주에 진압군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들과, 민주주의를 사수하겠다는 청년과 시민들의 두려움과 용기가 교차하던 그 날밤. 군부는 5월 18일 04시 이전까지 대학을 점령하고, 5월 18일 00시 01분까지 불순분자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우리가 모인 시간은 아마도, 계엄군이 광주에 들어와 자리를 잡기 시작했거나, 후발대는 이동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지난 6개월간, 내내 밤에 대해 생각했다. 그 밤들에 대해서, 그 밤을 견딘 사람들에 관하여, 그 밤을 버틴, 마음에 관하여.

소년이 온다는 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어린 새

2장, 검은 숨

3장 일곱 개의 뺨

4장 쇠와 피

5장 밤의 눈동자

6장 꽃 핀 쪽으로

<1장 어린 새>는 살아있는 동호의 시선이다. 동호는 정대와 정미누나를 찾으러 나섰다가 상무관에서, 적십자병원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진수형, 은숙이누나, 선주누나.

<2장 검은 숨>정대는 죽었다. 죽은 정대가 몸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묻는다. 왜 죽였지? 나를 왜 죽였지?

<3장 일곱 개의 뺨> 고기구이를 먹지 않는. 은숙이누나. 김은숙. 은숙이 누나는 출판사 직원이 되었다.

<4장 쇠와 피> 김진수를 기억하는 나. 스물 세 살의 교대 복학생. 살아남은 시민군

<5장 밤의 눈동자> 동호와 같이 있던 선주누나. 방직공장에서 일했고, 동일방직과 YH사건이 같이 등장한다. 광주항쟁 당시 성고문을 당했다. 19시부터 새벽 5시까지의 이야기로 나뉜다.

<6장 꽃 핀 쪽으로> 아들 동호를 잃은 어머니. 그 가족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들 소년이 온다를 이미 한 번 읽었거나, 절반정도 읽다 만 상황이라, 1장과 2장은 그 비통함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넘어갔다. 우리는 진수가 동호와 동생들에게 한 말에서 무너졌다.

“항복해야 해. 만약 모두 죽을 것 같다고 생각되면, 총을 버리고 즉시 항복해. 살아남을 길을 찾아.”

“하루하루의 불면과 악몽, 하루하루의 진통제와 수면유제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젊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누구도 우리를 위해 염려하거나 눈물 흘리지 않았습니다. 우리 자신조차 우리를 경멸했습니다. 우리들의 몸속에 그 여름의 조사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고작 하루의 졸음을 견디며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기억되지 못했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고통이, 울분과 슬픔이 전해졌다.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써야 했을까. 하지만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마주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대중이 함께 말하면 쇠도 삭게 만든다는 중구삭금이라는 말처럼, 이렇게 함께 읽는 것은 마치 주술을 거는 것과 같고, 강력한 염원을 담는다’는 걸 느꼈다. ‘소리가 가진 힘을 믿’었다. ‘가장 오래 가는 기억은 노래’라고 하더라. 그만큼 우리는 계속해서 읽고 소리내고 말하며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밤새 다짐했다. 고등학교때 1년 선배가 광주에서 시민군으로 사망했던 것을 기억하는 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고, 이런 이야기를 남겨준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잊지 않는 것은 죽지 않는 것이며, 그래서 영혼으로 오는 것이라, 함께 소리 내어 읽는 것은 영혼의 울림’에 함께 전율하는 것이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문학의 힘이 있었다. 다시 책을 펼치게 되면 이날밤에 흐느꼈던 ‘당신의 목소리가 기억날 것이다.’ ‘작가는 이 글이 팔릴 거라 생각했을까, 아니었던 거 같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역사를 문자로 재현한다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즉 사람이 할 일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지난 겨울을 지내며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는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계속 되물었던 밤이 있었다. 그 수많은 밤에 빚진 마음으로 함께 호흡하는 것 자체가 충만했다. ‘동호와 진수, 은숙과 선주가 느꼈던 그 공포에 대해서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계속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따금 당신은 생각한다.

한낮, 유난히 고요한 휴일 오후 해가 드는 창을 보다가 문득 동호의 옆얼굴이 흐릿하게 떠오를 때, 눈앞에 어른거리는 그게 혼은 아닐까, 기억할 수 없는 꿈 때문에 뺨이 젖어 있는 새벽 그 얼굴의 윤곽이 별안간 선명해질 때, 혼이 머뭇거리며 거기 있는 것 아닐까.”

우리는 6장까지를 다 읽고 잠시 쉬었다.

“엄마, 저쪽으로 가아, 기왕이면 햇빛 있는 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없이 네 손에 끝려 걸어갔제. 엄마아, 저기 밝은 데는 꽃도 많이 폈네, 왜 캄캄한 데로 가아, 저쪽으로 가, 꽃 핀 쪽으로.”

작가의 에필로그를 읽으며, 기술적으로도 지독하게 잘 쓴 작품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 중학교때 영어는 계속 한 선생님에게 배웠다. 전교조가 창립되고 교사들이 해직되던 때라, 5.18에 대한 이야기도 수업중에 나왔던 것 같다. 아마 앞 시간이 사회였고, 경상도 출신의 괄괄한 여선생이 그 얘기를 언뜻 흘렸던 거 같다. 우리는 영어선생이 전라도 출신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이들이 웅성대는 걸 보고 무슨 일이냐고 차갑게 물었다. 영어선생은 한번도 살갑게 웃어주지 않는 20대 후반의 여성이었다. 우리가 광주.. 라고 이야기했을까.. 5.18이라고 했을까. 무슨 질문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녀가 차분하고, 아주 차갑게 말했다.

“그때 내가 광주에 있었습니다.”그는 이야기를 이어나가지 않았다. 우리를 바라보며 가만히 침묵했다. 차가운 냉기가 교실을 휘감아버렸다. 아이들은 모두 입을 닫았다. 그는 조용해진 우리를 보고 바로 수업을 시작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그 선생은, 3학년때 내 담임이기도 했지만 단 한번도 광주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몇 살쯤 되었을라나.

그렇게 스쳐간 수많은 광주의 이야기와,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영령들이 지금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그 밤들을 지켜준다고 믿고 싶다.

장미꽃이 곱게 핀 책방을 나서며 푸르게 밝아오는 새벽을 맞았다. 우리가 꿈꾼 세상은 무엇일까. 아무도 억울하게 죽지 않고, 누구도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을 수 있기를. 내 몸을 혐오하지 않기를, 내 삶을 스스로 비하하지 않도록, 나를 사람답게 존재할 수 있게 해주길. 그저 그 단순한 것을 계속해서 파괴하려는 저 자들과 이 새벽을 함께 누려야 한다. 그러니 더욱 거침없이 강건하게. 뚜벅뚜벅 걸어가는 수밖에. 고통을 응시하는 힘을 가지고, 쏟아내고 떠들며, 다시 한 번 굳건하게.

2025. 5. 18.

장소대관과 간식을 제공해주신 안양 뜻밖의여행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서울 마포,서대문, 남양주, 화성에서 오신 참가자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덕분에 잊지 못할 밤 하나가 더 생겼습니다.

” ” 큰 따옴표는 책 속 문장이고
‘ ‘ 작은 따옴표는 참가자들의 발화에서 가져왔습니다.

광장을 잇는 글쓰기교실 – 서울 오프라인 / 온라인 모집

광장글쓰기 온라인/오프라인 모집

🚩123 비상계엄이후 답답한 마음을 글로 표현하며 연대와 공감의 시간을 갖는 광장을 잇는 글쓰기 교실을 추가로 엽니다.

지난 3-4월 이미 1,2기의 광장을 잇는 글쓰기가 마무리되었고요. 잠시 쉬었다가 5월 말부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오프라인 강좌를 개설해 서울(서대문구 독립문역 부근)에서 평일반, 일요일 집중반을 열고, 평일저녁 온라인 교실도 엽니다.

📌강좌 시작 날짜가 각각 다르니 일정을 꼼꼼히 살펴서 신청해주세요.

📌광장을 잇는 글쓰기는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께 더욱 좋습니다. 총 8시간동안 4편의 글을 완성하게 됩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담은 글을 모아 출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강의는 서울에서 시작하지만 KTX가 닿는 곳이면 다른 곳에서도 열고 싶습니다. 지역 모임에서 추진하고자 하면 연락주세요.

📌계산서발행 등 투명한 거래를 위해 네이버스마트스토어에서 상품으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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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교육 추천도서

활동가 글쓰기, 일하는 사람의 글쓰기 등 실용글쓰기 강좌때 추천하는 도서 목록입니다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

이만교 – 글쓰기 공작소 : 글쓰기계의 고전

이만교 – 사랑을 글쓰기로 배웠어요 : 커뮤니케이션과 소통, 말과 글에 대하여

은유 – 글쓰기 상담소 : 글쓰기 초보에게 도움이 될 지침서

쉽게 쓰는 지식인

유시민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부정할 수 없는 실용글쓰기의 교과서

조형근 – 나는 글 쓸 때만 정의롭다 : 인문학자의 살가운 시선

활동가의 글

박정훈 –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배달의 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이용석 – 평화는 처음이라

홍명교 – 사라진 나의 중국친구에게

신광균 – 노동조합은 처음이라

배성민 – 현장의 힘

*빨간소금은 현장활동가의 글을 주로 출판합니다.

이문영 – 노랑의 미래 김학준 – 보통 일베들의 시대

질적 연구, 치열한 취재

정택진 – 동자동 사람들 : 복지는 왜 실패하는가에 대한 고찰

소준철 – 가난의 문법 : 서울의 폐지줍는 노인에 관한 인류학연구서

정은정 – 대한민국 치킨전 : 한국을 지배한 닭의 모든 것

살아있는 에세이

은유 –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정은정 –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이문영 – 웅크린 말들

이문영의 한겨레21 기사도 모두 추천합니다. https://h21.hani.co.kr/kija/490a58f1

밀도높은 글쟁이

부희령 – 무정에세이

한지혜 – 참 괜찮은 눈이 온다

전성원 –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활동기

유언을 만난 세계 – 장애해방 열사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 – 화장경험자 이야기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 마 – 장애인 탈시설 운동

그 외 홍은전 작가, 장애인운동계의 책을 검색해보세요.

부드럽고 선량한 에피소드

김소영 – 어린이라는 세계

김지혜 – 선량한 차별주의자

일하는 사람의 필독서

명불허전

김진숙 – 소금꽃나무

제1회 올빼미거리 플리마켓

제1회 올빼미거리 연무상인회 플리마켓은

우천예보로 행사를 취소합니다.

이번 주 목요일부터 비 소식이 있어 바닥에서 진행해야 하는 어린이 행사에 적합치 않아 행사를 취소합니다.

1주일 순연도 고민해봤습니다만, 대선기간과 날씨 문제 등 여건이 넉넉치 않네요.

올빼미거리 플리마켓은 풍요로운 가을에 더욱 좋은 기획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이번에 참여문의해주신 셀러분들은 별도 정보 안 주신 분들께서는 상호명 / 품목  문자로 남겨주시면 더 나은 행사때 연락드리겠습니다. 관심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문화공동체 히응]수원 연무상인회 연계 행사

플리마켓+어린이행사 병행

🗓️5월 17일(토)~18일(일) 오전 10시 개장 – 일몰 마감 (오픈, 클로징 1시간가량 자율운영)

🏕️광교공원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로 159) – 광교저수지, 광교산 등산객 주차장 바로 옆

경기대학교, 창용초등학교 인근

🎈어린이 그림그리기대회, 벼룩시장 병행운영

📍일반 판매 분양 : 캐노피 (6m*3m)제공 (일반판매 1개처 3m*3m사용, 180테이블 1개, 의자 2개 제공)

📍선착순 모집 / 업종 확인 필요 / 2일 연속 필참

📍등산객, 어린이+가족 단위 유동인구 확보, 반려견 산책인구 많음

📍수공예, 사입제품, 포장가공식품 가능

✔️문의 : 031-455-2016 /

문자 010-7437-2016

🚩입점신청: 상호/품목/대표자 성함 적어 문자주세요.

#마켓#셀러모집#수공예#행사#기획#문화공동체히응#수원#연무동#연무시장#광교공원#광교저수지#경기대학교#광교산#수원등산 #수원산악회 #연무동어린이행사

연무상인회 플리마켓
어린이 행사 1.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만 18세까지의 어린이와 청소년
🏮일정
📢오전 11시~낮 12시 : 광교공원 내 현장법수 및 그림주제 발표
📢낮 12시~오후 4시 : 그림그리기 결과물 접수
📢저녁 6시 : 심사결과 발표
🔑1등부터 3등까지 구별하여 상품권 지급
*상품권 지급은 법적자문결과에 따라 상품이나 기타물품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연무상인회 플리마켓
🎈어린이행사 2.
어린이청소년 벼룩시장

🎁어린이청소년이 사용하던 중고물품 판매
깔개나 개인돗자리 가져오세요
🏮일정
📢오전 11시 : 광교공원 내 현장접수
📢저녁 6시까지 자율운영

📢비영리단체 또는 마을공동체 부스 참가 모집
수원시에서 5년이상 활동한 경력의 비영리단체 또는 마을공동체에게 부스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 5월 17일~18일 2일 연속 부스를 운영해야 하며 어린이 청소년이 참여가능한 체험활동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 무료제공이니만큼 수익사업이나 영리목적이 아니어야 합니다.
참여단체 프로그램 내용에 따라 캐노피 1/2동 부터 2개까지 제공가능하니
단체소개 / 운영할 프로그램 내용을 적어서
인스타그램 DM 이나 010-7437-2016으로 문자주세요.

📢제1회 올빼미거리 연무상인회 플리마켓

풍성하고 다양한 일반제품, 수공예품, 농수산물, 놀이체험

오전10시부터 해 질때까지 진행합니다.

5/17(토) 어린이그림그리기 대회 (오전 11시 현장접수 및 주제발표)

그림도구가져오세요

참가접수시 도장이 찍힌 대회참가용 도화지를 제공합니다.

5/18(일) 어린이 청소년 벼룩시장 (오전 11시 현장접수)

어린이 청소년 더 이상 소용없는 물품, 아나바다 벼룩시장을 엽니다.

깔개나 돗자리 가져오세요.

지옥으로 가는 사람

어제 수원 모처에서 맛난 거 먹을라고 대기줄을 서 있었다. 사람이 계속 이어져 줄이 길어졌는데 갑자기 어떤 물체가 확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실수가 아니라 누군가 집어던진 듯한 소리. 바닥을 보니 휴대폰의 뒷판이었고 멀치감치에 휴대폰 본체가 떨어져있었다.

“이 씨발 이재명 찍는 새끼들은 -” 분노가 가득찬 목소리가 가까워졌다.

“내가 씨발 다 죽일거야.”

목소리가 다가와 휴대폰을 집어들었고

“내가 다 모가지를 짤라서!” 목소리는 내 주변에 떨어진 휴대폰 뒷판을 집어들었다.

목소리가 몸을 일으켰고 내 옆에서 앞으로 휘청거리며 움직였다.

7cm는 되는 듯한 굽이 달린 뽀죡한 구두에, 벌어진 무릎관절이 고스란히 드러난 쫙 달라붙은 갈색 광택바지. 탈색된 누런 머리에 헌팅캡 모자, 빨간 웃옷, 예순은 넘은 것 같은데 얼굴엔 구겨진 주름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재명 찍지 마 이 개새끼들아”

“씨발 새끼들아.”

내 옆을 스쳐간 그 남자에게 술냄새는 나지 않았다.

“이재명 찍지 말라고 씨발놈들아.”

그는 불안정하게 걸었다. 그의 삶도 그렇겠지. 휘청대며, 분노를 가득 담아, 내 인생 망하게 만든 이재명을 단죄하러, 거리를 휘청거리며 욕설로 가득 채울 사람. 가련한 인생.

그는 자기가 만든 지옥으로 휘청이며 돌아갔다. 갈지자로 걸으며 휘청휘청.

2025. 4. 20.

[특별발제]87년세대와 그 이후 세대의 소통을 위하여

지역 연대단체 요청으로 87 6월항쟁세대와 그 이후 세대의 소통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았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신영배 집행위원장에게 유선 연락을 통해 신청하세요.

사전질문에 바탕하여 발제내용을 준비하겠습니다.

[모임]소년이 온다 밤샘낭독회

5.18을 기념해 <소년이 온다> 밤샘낭독회를 개최합니다.

젠더노소 누구나 참여가능합니다. 운영시간을 잘 보고 자신 있는 분 참석하세요.

경기도 안양시 동네책방 <뜻밖의 여행>에서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밤새 읽습니다

참가신청 :  https://naver.me/GwpTnXLg

📕운영방식 :

인원수에 따라 돌아가면서 읽습니다.

시종일관 조용한 분위기가 지속될겁니다.

참가비를 모아 대관료를 내고 소소한 간식거리와 커피를 비롯한 따뜻한 음료를 준비하겠습니다.

📕공간소개 :

공간내에 소파, 야외데크가 있습니다. 피곤하신 분은 잠시 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두겠습니다.

화장실은 1개입니다. 아쉽게도 화장실안에는 휠체어가 들어가지 못합니다.

1층입니다. 입구에 몇 개의 계단이 있습니다.

접근성 :

인근 가까운 공영주차장(호계동 917-6)이 있으나 주차지원은 해드리지 못합니다. 책방 부근은 주차할 곳이 없습니다. 버스정류장 바로 앞이예요.

범계역 6번출구에서 650m 정도 거리가 있습니다. 걸어오실 수도 있습니다.

시내버스, 마을버스를 이용해 내촌마을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인데, 호계시외버스정류소에서 내리면 조금 걸어야 합니다.

뜻밖의 여행 주소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경수대로 713-1 (호계동 918-21)

📕규칙 :

이끔이의 제안에 따라 돌아가며 읽습니다.

자기 순서가 아닐 때는 잠시 쉬어도 좋습니다.

낭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세요.

📕알림 :

기록용 사진촬영과 영상촬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무료 온라인 오픈 고려하고 있습니다.)

얼굴을 가리고 싶은 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시거나 사전에 알려주시면 자리배치를 돕겠습니다.

동네책방이라 공간이 대단히 넓지 않아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장소는 깨끗하게 정리해두겠습니다. 그 외 함께 이야기 나눌 거리도 잘 준비하겠습니다.

[집담회]완전히 새로운 시민교육

2015년부터 경기도지역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해온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에서 홍보부탁드립니다. 윤석열정부와 경기도의 임태희교육감이 삭제한 민주시민교육을 회복시키고자 현황공유, 향후 완전히 새로운 시민교육을 설계하고자 온라인 집담회를 추진합니다. 이룸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약 3천여개의 학급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실천해왔습니다. 극우놀이를 일삼는 학교현장에서 노동권을 상실한 교사들이 다시 힘을 내어 시민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민주시민교육을 기획, 실행했던 분이나 관심있는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bit.ly/2025시민

여직원이 많아서 곤란하다

산불 대응을 하던 울산시장의 인터뷰 발언은 이렇다.

“투입되는 공무원은 한계가 있고 또 요즘은 여직원들이 굉장히 많아서, 이 악산에 투입하기가 그렇게 간단치가 않은데. 특히 또 우리 해병대에서도 병력을 500명을 보내주셔서 우리 젊은 군인들이 잔불 정리하기에는 굉장히 용이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두 가지다.

1. 여직원은 악산에 투입하기 어렵다.

2. 해병대 젊은 군인들이 화재진압에 용이하다.

공직사회는 성평등문제가 점진적으로 해결되어가는 모양새다. 여직원들도 많아졌고, 여직원이 커피를 타는 일도 없어졌으며, 남녀모두 육아휴직을 쓸 수 있고, 여성들도 승진을 잘 한다. 모든 정부기관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지자체는 여성국장, 여성구청장, 여성의장도 있지만 어느 지자체는 2024년에 최초로 여성국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아직 지역별 성별격차는 판이하다.

언젠가 공무원 출신인 “여직원이 많아 업무에 어려움이 있다”길래 한 번 물어봤다. 뭐가 불편하냐고.

출장을 가도 방을 두 개를 잡아야 하고, 숙직도 못 시킨다고 했다.

나는 남성직원과 같이 가도 방을 두 개를 잡는 것이 맞다고 대답했다. 가능하다면, 잠을 자고 씻고 화장실을 써야 하는데, 은밀한 사생활이 공유되는 출장지의 숙소에서 상사와 같은 방을 쓰고 싶은 직원은 남녀무관하게 없을 것이다. 그러자 그는 “그래 그건 그런데 숙직을 못 시키잖아.”라고 했다.

나는 “왜 숙직을 못 시키죠?” 라고 되물었다. 그는 “위험하니까”라고 대답했다. “왜 여자 혼자 숙직을 하면 위험할까요?” 라고 또 물었다.

“그거야 뭐 이상한 놈들이 올 수도 있고.”

“그렇죠. 이상한 놈들이 올 수도 있고. 이상한 놈들이 와도 별 일이 없으며 숙직에 문제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상한 놈들이 뭐 기관 밖에서 담타고 들어옵니까? 담 안에 있다는 거 아니예요? 그러면 이상한 놈들이 담 안에 없으면 해결되는 문제 아닌가요?”

그날 대화는 내가 좀 따져묻긴 했지만 말의 속도를 조절했고 분위기가 차가워지지 않을만큼 적당히 술이 돌은 터라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는 아무튼 여직원이 점점 많아지는데 앞으로 여직원이 50%를 넘어가고 80%도 넘어가게 될 거 같다며 그렇게 되면 여러가지 어려움이 생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왜 여직원이 점점 많아지느냐에 대해서 생각해봤냐고 물었다. “그야 여자들이 일하기 편하니까.” 라고 했다.

“여자들이 일하기 편하다. 그럼 남자들은 왜 공직에 안 들어오죠?”

그는 “그야 급여가 적으니까. 이거 가지고 가장 노릇 못해.” 라고 했다. 급여가 적은데 여성들은 진입하고 남성들은 기피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여성들은 그나마 기업을 비롯한 비공직 사회에 비해 성폭력 위험에서 안전하고 육아휴직등 복지를 보장받을 수 있으며 장기간 근속이 가능한 직장을 택하는 것이다. 기혼의 남성들은 육아휴직을 포함한 복지를 포기해도 사는 데 대체자가 있기 때문에 별 지장이 없고, 성폭행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보편적인 여성보다 낮으며, 여성에 비해 이직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여성들이 직장을 선택하는데 고려할 조건을 포기하고 리스크가 있더라도 급여를 더 주는 쪽을 찾는 것이다. “이거 가지고 가장을 못한다”는 말은 남성이 더 벌어야 하는 가부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이며 이 사회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는거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사회가 전반적으로 같이 변화해서 여성들이 어디에서든 성폭력 위험없이 일할 수 있고, 육아휴직도 쓸 수 있고, 승진도 잘 할 수 있는 직장이 늘어나고, 공무원 급여도 오르고, 여자나 남자가 일한만큼 승진쭉쭉해서 벌이도 비슷해지면, 남성여성 상관없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지 않겠어요? 교사도 여성비율이 너무 높잖아요. 그게 다 사회에 원인이 있어요.”

그는 내 말에 크게 반박하지 않았다. 아마 그럴 만한 자리가 아니어서 내 말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아도 그냥 넘어갔을거다.

나이든 사람들이 울산시장처럼 말하는 건 여전히 흔하디 흔한 일이다. 정수기물통 하나 못 갈아끼워서 여직원이 곤란한 게 아니고 정수기 물통이 쓸데없이 큰거다. 남자라고 그게 매번 쉽나.

이번 울산시장의 말중에, 해병대, 젊은 남성, 용이하다라는 단어가 연결되는 게 더 불쾌하다. 사람한테 저런 단어는 좀 쓰지 말지.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라는 말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해병대 도움을 받기 전에 울산시에서는 무슨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먼저 살펴보는 게 어떻겠나.

울산시장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아직도 도처에 골목 곳곳에 어디 책상머리에 잔뜩 묻어있는 게을러빠진 사상일 뿐이다.

아직도 여성이 많아서 곤란하고 어쩌고 하는 생각머리는, 그냥 게으른거다.

2025.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