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장애가족 생애사쓰기

2020년 7월 2일 강좌 시작합니다. 총 12강으로 구성했으며, 늦게라도 함께 하고 싶은 분은 아래 전화번호로 연락해보시면 됩니다.

안양시장부모회_포스터 2020 안양시 시민인성교육 참가자 모집안내

●사업명:뜻밖의 여정,장애가족으로 산다는 것.
●일시:2020년 5월7일(목)~8월13일(목) 10시~12시, 매주목요일,총15회기
●장소:안양시장애인지원센터 3층 회의실
●대상:부모회 회원(부모) 및 안양시민20명.(장애인활동보조사,사회복지학과 학생,자원봉사자 등 가능)
●내용:마음열기 비폭력대화,자기회복의 생애사쓰기,장애가족의 사회적역할 외(주로 강의와 글쓰기수업으로 이루어짐)
●참가비:1인당 5만원(계좌 추후공지)
●신청문의 : 031-474-3356 (한국장애인부모회 안양시지부)
●코로나19로 시작날짜 변경될 수 있음

●주강사 :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대표)
뜻밖의 여정 1기 지도 강사, 생애사쓰기 강사, 집필노동자
<포기하지 않아, 지구>, <삶이 죽음에게 안부를 묻다>(공저)

●주관 : 안양시
●주최 : 한국장애인부모회 안양시지부

종교가 필요한 나라

2020년 4월 11일자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 나니
정말 이 나라 사람들은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꿈꾸고 자기 공동체에서 정당한 댓가를 받는 경제 시스템까지 구축하길 원하는 정서가 매우 오랫동안 발현되어 왔다고 느꼈다.

그게 어떤 형태의 시스템이라 부르건간에, 사민주의나 민주주의나, 때로는 어떤 공산주의적 요소도 충분히 함의하고 있는 공동체들이 있었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구원자에 의해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길 오랫동안 염원해온 것이다.

정치와 반체제적 혁명 주체들이 이를 소화하지 못했을 때, 사이비종교가 나타나 그들을 구원한다며 나꿔채갔고 그들은 자기들만의 왕국에서 최면에 취한 채 살아갔다.
그 왕국은 부실하게 지어진 것이라 외부와 내부의 균열로 깨어지곤 했고, 세상에서 고립된 사람들의 공동체가 박살나면서, 갑자기 세상에 내동댕이쳐지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였다.

신천지와 그 이전의 종교들이 보여왔던 행태를 보면 분명 공산혁명, 또는 주체사상을 이해하고 있는 자들이 그 안에 들어가 일부의 형식만 빌려 왜곡된 형태로 시스템을 정비한 것이 아닌가 싶다.

1990년대에 시민운동의 한 갈래가 급진적 환경생태운동으로 분파되었을 때, 교조주의적이고 종교적인 기이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이들 중 일부가 분명 신흥종교에 들어가 브레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 의심한다. 유물론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되었겠는가 질문한다면, 내가 아는 한 87세대에서 유물론이나 막시즘을 잘 이해한 사람을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저 시대 정서가 그랬기 때문에 합류한 얼치기들도 많았다.

사이비를 비롯한 신흥종교가 대를 이어 성공을 거두는 것은 사람들의 고단한 삶의 욕구를 정확하게 겨냥하고 마음을 사는 데 정확한 대응체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판에서도 한 리더를 신화속 주인공쯤 되는 영웅으로 만들어 한없이 선량하고 깨끗한 그분으로 만드는 정서가 있다. 우리공화당으로 대표되는 박근혜 추종자들이 그렇고 문재인을 지키는 것이 공적 약속이라고 말하는 일부의 문재인 지지자들이 그렇다.

이들은 이전에도 도처에 있었다. 정치인을 하나의 권력지향적인 자연인으로 보지 않고 마치 신탁을 받아 아버지의 칼 반쪽을 가지고 대모험을 떠나는 어린 유리왕으로 보는 것이다. 권력은 투쟁을 통해 쟁취해야 하고 그러려면 일반인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엄청난 에너지의 암투를 견디고 버텨야 우뚝 설 수 있는 것이다. 순전무결한 우리의 왕을 찾는 사람들은 신흥종교와 정서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시민으로서 가장 적절한 정치인을 찾는 것은 그 사람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내 삶을 더 낫게 만들만한 무기를 찾는 것이다.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내가 고를 수 있는 캐릭터가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승률이 가장 높거나 내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뽑아내고 나는 노동과 시간을 투자해 그 캐릭터를 길러내면 되는 것이지, 그 캐릭터를 숭배하거나 제사를 지낼 필요는 없는 것처럼.

일부 열혈 정치 지지자들은 무단으로 수백명의 사람들은 단톡방에 초대해 집단 제사를 지내자며 울며 읍소한다.
그러나 언제나 선거판에서 나라의 명운을 결정짓는 사람들은 자기에게 필요한 캐릭터를 쓰고 버릴 각오를 하고 투표하는 사람들이었다.

시대가 정의로워졌는가.
예전보다 부정한 것을 적발하기 쉬운 시스템이 만들어진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명박과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가. 싫더라도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이며 운명공동체다. 거래를 하며 사는 현대인의 어쩔 수 없는 숙명 같은 거다. 그들을 어떻게 내 편으로 끌어당길 것인가는 각 신흥종교의 흥망성쇠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2020년 4월 12일

태안, 이후 12년

1년 정도 걸린 태안환경보건센터 백서의 마지막 파일을 보냈다.
아마 디자인파일이 나오면 한 번 더 검토를 하겠지만,
그 중 맨 마지막에 붙인 에필로그의 일부를 붙인다.

태안환경보건센터 백서는
태안에서 일어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건”에 대한 백서가 아니다. 이 백서는 그 사고 직후 설립된 환경보건센터가 지난 12년간 어떤 사업을 통해 주민의 건강을 지켰는지 정리한 백서이기 때문에, 책의 대부분이 건강검진 결과와 수치, 그래프를 포함한 연구자료로 만들어졌다.

비전공자인 나에게 이 일이 온 건 매우 특별한 일이다.
애초 기획했던 것은 조금 더 부드럽고 읽기 쉬운 것이었다. 하지만 부드럽고 읽기 쉬운 문장을 담으려면 연구결과들을 모두 담기 어려웠다. 수치와 생전 처음 보는 단위와 화학기호들을 적어넣고 공부하면서 나름대로 연구결과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모르는 것은 전문가들이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태안 주민들에게 “재난에 지역명이 붙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닌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물었을 때, 대부분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마을 리더 몇 사람은, 우리가 그만큼 피해를 입었고 전국민의 성원으로 극복했으며 이제는 자연환경은 거의 다 회복이 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태안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바꿔말하면, 태안기름유출사고라는 이름이 없어지면, 자기들이 잊혀질까 두렵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들은 모두 국민들의 자원봉사에 대해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센터에서 진행한 사업들은 민간인이 제대로 된 방호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원유가 가득한 갯벌에 뛰어든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규명해야했다. 당시 방제작업에 장기간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코호트 관리되고 있다.

나는 태안의 일을 “국민이 일으킨 기적”이라고 칭송하는 게 불편하다. 기름이 가득한 바다에 비전문가나, 민간인이 들어가 맨손으로 기름을 퍼내는 일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다. 10년이 지나 단 며칠 방제작업을 했던 사람들의 건강은 회복되었겠지만 (대부분의 성분은 소변을 통해 배설되고 사람의 몸은 원형을 찾아가기 위해 애써서 독성물질을 빼내려고 작동한다) 남은 사람들은 다르다.

태안에는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건을 기념하는 기념관이 있다.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은 만리포와 천리포 사이에 있다. 이 사고에 대한 백서는 ‘극복백서’라는 이름으로 2018년 출간되었다. 아래 링크에서 PDF로 받아볼 수 있다.
http://www.chungnam.go.kr/memorial/content.do…

에필로그 중 일부 —————————————————–>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다. 세상의 모든 재난은 그렇게 온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눈 앞에 펼쳐지고 사람들은 그 장면을 고스란히 목도한다. 사람이 쓰러지고 그 쓰러진 사람을 부축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달려간다. 어떤 재난은 눈앞에 죽음이 선연히 펼쳐지고 그 상황이 방송을 타고 전국으로, 전 세계로 전파되기도 한다. 눈앞에서 죽음이 펼쳐지지 않는 재난은 공포를 전달한다. 사멸하는 것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절망한다.

한겨울 차가운 바다에 뜨거운 태양이 떠올라야 할 때에 태양대신 기름이 뿜어져 나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냄새가 불안을 전달했다. 곧 해결될 거라던 방제작업은 쉽지 않았고 날씨는 사람들을 도와주지 않았다. 비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면서 삽시간에 해안가로 기름이 흘러들어왔다.

시커먼 기름이 바다를 뒤덮으면서 새들은 땅에 내려앉고 물고기들은 물 위로 떠올랐다. 평생 바다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이 기름을 걷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힘을 쓸 수 있는 연안가의 주민들은 살림살이를 챙겨들고 바다로 나가 기름을 퍼담았다.
2019년, 한 누리꾼이“국난극복이 취미인 국민”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남의 일이라 치부할 수도 있는 일에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태안으로 달려가 기름을 닦아냈다.

기름유출사고가 처음 있는 것도 아니다. 매번 반복되는 수많은 크고 작은 사건을 보면서도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란 것은 아니었던가. 한 관계자는 이 사건을 두고 “우리가 너무 무지했다.”라고 말했다. 기름을 치우는 것만큼이나 기름을 치우는 사람들의 건강도 중요하다. 사람이 저지른 일을 사람이 해결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고 다급한 사람들이 더 먼저 기름에 노출되었다.

세상엔 수많은 대형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지만 잊고자 하는 만큼 빨리 잊는다. 태안환경보건센터는 이 사건으로 인한 영향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연구와 환경보건서비스로 증명하고 있다.

환경보건분야는 아직 대중들에게 익숙하지는 않다. 국가적으로 사고 이후의 치료와 응급지원체계, 공공의료에 대한 담론이 제기되었으나 환경을 미리 점검하고 환경으로 인한 집단질환 발병과 건강영향에 대한 체계적 시스템도 아직 부족하다.
환경보건계의 전문가는 현재 우리나라의 환경보건시스템이 분산된 점을 지적했다. 노동환경 보건분야는 노동부에서, 어린이 청소년 등 학령대 인구에 대해서는 교육부에서, 자연환경에 대해서는 환경부에서, 보건서비스는 보건복지부에서 나누어 맡고 있다. 통합시스템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000년대 이후 불거지는 환경문제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것들이 크다. 태안환경보건센터가 마련되기 전 환경부는 폐광산과 산업단지,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국민환경보건문제를 제시했고 이전에 없던 환경오염물질로 인한 질환들을 밝혀내기 시작했다. 한 지역에 일자리를 제공하던 시설들이 환경오염물질을 뿜어내기도 하고 시설사용이 중단되면서 다른 환경오염요소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대형사고로 인한 환경건강영향평가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였다.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 생태계 파괴는 많이 거론되었으나 사람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했다.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건은 유례없는 대규모사고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주거지를 덮친 사례다. 하루나 반나절 방제작업 자원봉사를 한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연인원 120만 명 이상이 유류에 노출된 셈이다. 일시적 증상과 노출피해는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되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그때 기름을 닦았던 마을주민들은 대다수 아직도 태안에 살고 있다. 당시 대피조치는 전혀 없었으며 고약한 냄새에 위험을 직감했던 주민들이 자신의 어린자녀들을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던 것 정도가 전부다.

태안환경보건센터의 과업은 사고이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은 일어나버렸고 그렇다면 그 다음엔 사회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기름을 닦았던 사람들이 환경성 질환에 시달리고 세월이 지나면서 미미한 증상들이 만성질환으로 전환되었고 아직도 마음에 남은 충격과 상처는 완전히 씻겨나가지 않았다. 태안환경보건센터는 아직도 기름 닦는 꿈을 꾸다 깬다는 주민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태안환경보건센터는 설립 초기 급성건강영향평가를 통해 어떤 물질들을 중심으로 연구조사 해야 하는지 기준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관리해왔다. 주민들은 언제 자신이 질병에 걸릴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태안환경보건센터의 건강검진에 대한 필요성에 동의한다. 기름은 닦아냈지만 이후의 바다생태계는 변했다. 태안 주변의 산업시설과 산업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유해물질들이 태안을 감싸고 돈다. 주민들은 새로운 환경요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후략)

사진은 2007년 당시 의항리 밧고개 자원봉사 행렬

의항 밧고개 (7)

공부 잘하면

아들이 물었다.
공부 잘 하면 뭐해? 공부 잘 하면 좋은 대학 가겠지? 좋은 대학 가면 뭐해? 좋은 직장 가겠지? 그러다 짤리겠지? 그리고 치킨집 하겠지? 그게 다 아냐?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공부를 잘 하면
편히 살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 니가 어느 사회에서 살던
그 소속된 집단에서 상층부로 간다는 건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얻는다는 걸 말해.

주머니에 돈이 있는데
내가 오늘은 삼각김밥을 먹고 싶어서 삼각김밥을 먹는 것과
정말 오늘의 식비가 3천원이라 삼각김밥밖에 못 먹는 건 다른 거잖아.

니가 공부를 잘 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실력을 갖추고 능력도 있으면
니가 일을 하기 싫어서 안 해도 되고
직장을 다니기 싫어서 안 다녀도 되지만

갈 수 있는 자리가 정해져 있어서
자격조건조차 안되는 것과 다르단 말이야.

그건 공부를 잘 한다고 되는 건 아닐 수도 있어. 공부를 잘 하면 매사에 유리한 어른이 돼.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
니가 졸업하고 세상에 나오면
니가 생전 보도듣도 못한 개쓰레기같은 인간들이 네 앞길을 막고, 니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펼쳐지고, 니가 계산하지 못한 위기가 나타나.

그런데 학교에서 낯선 수학문제, 과학문제 풀면서 머리 싸매는 그게, 훈련이야. 세상에 나가서 생전 처음 보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미리 생각하는 법을 연습하는 거라고.
영어도 마찬가지야.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잖아.
니가 어른이 되면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개소리를 한국말로 떠드는 인간들이 니 앞에 나타나. 그런 이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물리치느냐. 그래서 외국어를 배우면서 훈련하는거야. 그 훈련에 익숙해지면, 세상을 돌파할 능력을 자꾸 연습하는거지

그래서 점수만 잘 받는 건 중요하지 않아.
니가 머리 싸매면서, 아 미치겠다 하고 풀어가는 그때, 니 능력이 레벨 업 되는거야.

그러니까 중요한 건.
점수가 아니라
짜증난다고 때려치지 않는거야.
물고 늘어져야 아이템을 얻어.

 

2020. 4. 13.

안양 2020 제21대총선 선거판 관전평

안양 2020 제21대총선 선거판 관전평

정당원으로, 선거캠프에 밀접하게 접근해 본 2020 총선의 안양 이야기를 해본다.

1.

안양지역은 선거구가 세 개다.
시는 원도심, 구안양이라고도 하는 만안구가 있고, 평촌신도시로 부르는 평촌지역은 동안구이다. 인구 분포에 의해 만안구는 1개 선거구, 평촌지역은 동안갑, 동안을로 나뉜다.
안양시의 전 인구는 56만 정도로 매년 1만 정도 줄어드는 추세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만안구는 이종걸 의원이 5선, 이석현 6선, 심재철이 5선을 했다. 그러니까,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이 세 사람이 20년간 지역구 국회의원이었고, 그 중 이석현 의원은 1996년부터 24년동안 국회의원을 한 것이다. 기초의원 선거추세를 보면 민주당과 미통당 계열이 항상 절반씩 나눠갖는 형태였고 기초의원을 보면 여성이 타 지자체보다는 많은 편이다.

이번에 화제가 된 것은 더민주의 다선의원 두 명이 모두 경선에서 탈락한 것이다. 심재철은 미통당에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동안을에 다시 출마했다.

2.

만안구는 경기도연정부지사를 지낸 강득구 전 도의원이 더민주로 출마했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성실하고 진솔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별다른 미통당 주자가 없었던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안양시 전 시장인 이필운 씨가 강득구 후보가 등록하면서 바로 후보 등록하고 출마했다. 이필운 전 시장은 강득구 씨가 출마하면 자기가 나서보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지역을 오래 떠나 있었으나 예전에 안양시장과 국회의원에 도전했던 이종태 씨가 만안구로 돌아와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여기는 말하자면 지역기반 사람들의 대결.

동안갑은 이석현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했다. 승자는 두 번이나 경선에도 나가보지 못하고 당내에서 탈락했던 민병덕 변호사가 세 번째 국회의원 후보에 도전해 결국 민주당 출마자가 되었다. 미통당은 임호영 후보가 출마했다. 서울대에 판사 출신이었다. 정의당 동안갑 위원장이었던 이성재 노무사가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서울대 출신 변호사와 판사 사이에 경희대 출신 노무사가 한 명이 출전한 모양새가 되었다. 동안갑은 고정적으로 진보정당 지지자들이 좀 있는 편이다.

동안을은 현역의원 3명 대결로 시선을 모았는데, 심재철의 텃밭에 이재정 민주당 비례대표국회의원이자, 당 대변인이 2017년 가을쯤 이사해 온 것으로 안다. 이재정 씨가 오면서 당위원회가 정리되었고 출마하겠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정의당은 역시 비례대표이고 정의당 수석대변인이었던 추혜선 의원이 출마했다. 현역의원 세 명이 한 곳에서 대결하게 되었고 세 명 모두 만만치 않은 의원들이었다. 심재철 욕 많이 먹지만 의정활동이나 지역활동이 아주 저열한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미통당 원내대표. 세 명 모두 당내에서 입지도 좋은 편.

만안구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때 박달역 신설이 무산되면서 지역내 갈등이 첨예한 상황. 시의원과 의회를 대상으로 지역주민들이 계속 고소고발을 하고 있다. 사실 여기는 이필운 강득구 대결이 접전으로 갈 수도 있었는데 워낙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편이라 강득구 후보가 당선 확실하다.

동안갑도 이석현이 너무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이 분의 권력이 어마어마해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임호영 후보가 심히 약체. 고정적으로 진보정당 표가 나오는 지역 정서가 있는데 민병덕 후보가 10년 준비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닌 지라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병덕 후보는 선거법 위반으로 선거운동기간중에 선관위에서 고발한 상태. 선거운동 전에 경선과정을 설명하는 경선설명회를 30회 가졌고, 당비 대납, 당원 위장전입이 걸려 있다. 당선 이후 법적 다툼이 있을 것.
동안갑에 의외의 이슈는 신천지에서 터졌다.

지역에서 청년단체를 이끌던 청년이 있었는데 (청년이라 봐도 되는지도 모르겠다. 79년생이다) 이 단체에 민병덕 변호사가 법률자문을 해 준 적 있다. 임호영 후보측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근데 이 청년단체는 이필운 전 시장이나 심재철도 창단식에 찾아가 사진 찍고 격려한 바도 있어서 임호영 후보의 공격이 자칫 팀킬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부지런히 비방을 했다. 이 청년단체는 신천지로 거의 확실시되어 현재 공중분해 된 상태. 코로나 아니었으면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을 거다. 시민단체에도 많이 기웃거렸는데 아무도 그 정체를 몰랐다.
임호영 후보는 때아닌 색깔론을 들고 나왔는데 정부의 북한이슈 중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공보물에 실어 이로 인해 통일운동시민단체로 항의를 받았고 이 역시 선관위에 고발된 상태다.

동안을은 추혜선의원이 소상공인들과 접촉면을 넓혀 꽤 인지도를 올려놓은 상태였다. 표가 꽤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10% 이상 무난할 것이라 관망했다. 하지만 심재철이 선거운동기간중에 <통진당 이석기 변호한 종북 이재정 OUT> 이라는 현수막을 내걸면서 표심이 많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심재철만은 떨구겠다는 의지가 막판에 이재정 후보 쪽으로 확 몰린 듯 하다. 추혜선 의원은 3% 정도 득표율로 낙마하게 생겼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번에 바꿔보자는 이야기도 있었고, 이재정 측 공약도 현실성 있으면서 괜찮았다. 심재철의 종북프레임에 대해 대응하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이다.
추혜선 의원은 안양교도소에 애플 R&D 센터 유치 공약을 들고 나왔는데 이게 시민들이 보기엔 뜬구름 잡는 소리로 비쳤던 모양이다.

세 개 지역구가 모두 민주당이 될 것을 예측하긴 했는데 민주당 경선때부터 많이 시끄러웠다. 사실 다선의원들이 자리를 지키려고 애쓰면 동네 판이 추접스러워진다. 민주당에서 강력한 현역의원 이재정 의원 빼고 여성후보 못 만든 것도 안타깝다.

3.

이번에 안양지역에는 정의당 후보가 모든 지역구에 출마했다는 의의가 컸다. 정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으면 잊혀진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 자산 1-2천 손해볼 거 각오하고 출마한 정의당 후보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소수정당 출마도 있었다. 동안을에는 지역에서 인지도는 없지만 민생당과, 중간 사퇴했으나 기독자유통일당 후보도 있었고 다른데와 마찬가지로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도 모두 나왔다. 녹색당이나 민중당 후보가 없었던 것이 아쉽다.

정의당은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정의당은 스스로 힘이 적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민주당의 지지자들은 보수와 중도, 진보가 뒤섞여 있다. 미통당은 수구와 보수가 뒤섞여 있다. 미통당은 향후 20대 남성들을 자기들 세력으로 이끌어낼 물갈이를 시도한다면 생명이 연장될 것이지만, 어차피 나머지 소수정당들은 민주당의 표를 갈라먹기 할 수밖에 없다. 미통당 계열은 선거가 없을 때는 갈갈이 찢어져 있다가 선거 앞두고 모두 뭉쳐 한 덩어리가 되어버리니 이 세력의 힘을 이기기가 어렵다. 보수 진영이 조금 더 다양하게 세분화되어야 한다. 본질은 보수에 가까운데 박정희 전두환과 싸웠다고, 이후 박근혜때 촛불들었다고, 본인이 진보주의자는 아니라는 걸 아직도 각성하지 못한 사람들이 민주 정의 진영에도 꽤 많이 있다. 민주진영에 기대어 있는 속은 핑크색인 분들은 어서 제자리를 찾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민주진보 진영은 저들의 분열을 장려해야 한다. 20대 총선 이후 수구계열이 뿔뿔이 흩어지니 그나마 성과가 나지 않던가. 유승민이 다시 핑크색으로 돌아간 게 안타깝다. 빨리 분당해서 다시 나와라.

진보정당은 조금 더 구체적인 전략과 공약을 내세울 필요가 있겠다. 지역구에서 심상정 혼자 되면 뭐하나. 비례에 박창진(비례 6번)까지 가길 바랐는데 이게 뭔가. 지도부 각성하라.

4.

국회의원 선거를 가까이서 치러보니, 역시 이건 수년간 공들이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고 생계가 있는 사람이 몇 년간 국회의원 선거에 공들일 수 있겠나. 참으로 쉽지 않다. 선거를 치르면 8~9천만 원 쉽게 깨진다. 유세차량 한 대에 1천 3백만 원 정도 한다. 정당 지원금 있고 정치후원금 받아도 구색 갖추려면 개인 비용 1-2천은 그냥 날아간다. 없는 사람이 선거나가기 어렵다. 그러니, 시민들은 더 많이 정당에 가입해 후보를 내고 선거에 도전할 필요 있다. 선거 한 번 치르면 그래도 경제가 좀 돌아간다. 어쨌든 선거로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도 나쁘지 않다. 더 많은 정당, 더 많은 후보들이, 더 다양한 이유로 각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안양과 연대하는 경기중부, 안양과천의왕군포지역은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되었다. 시민사회와 민관정이 더 협력하기 좋은 형태가 되길 기대해본다.

202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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