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8기 1회차 – 이끔이 소회

2026년 첫 히응 북클럽 – #시민이읽는사회과학 의 첫 시간을 즐겁게 시작했습니다.
첫날이니만큼 이 책에 대한 기대, 올해의 주제인 AI와 나의 일상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첫 모임 이전까지 내가 목격한 인공지능 활용 사례나 그로 인한 충격이나 소감을 공유했는데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나왔습니다.

  1. 대한민국 건국이래의 모든 판례를 1-2분 내에 찾을 수 있는 법조인 전용 AI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발견.
    법률을 전공한 지인이 이 슈퍼 로이어를 사용해보고 완성도 높은 서면작성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함.
  2. 자녀의 진로를 어떻게 –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 것이며, 나는 자녀에게 어떤 직종을 권장할 수 있을까.
  • 정부에는 계속 사람이 필요할테니, 공무원은 살아남지 않을까?
  1. 워크숍 그룹활동에서 있었던 일
    각 모둠별로 갈등상황을 주고 이를 해결하도록 집단지성을 모으는 자리에서 모두들 각자의 AI에게 프롬포트를 입력하며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목격하게 됨. 이후부터는 워크숍 내에 휴대폰 사용금지 원칙을 정함.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을 위한 워크숍에서도 인공지능에 의존하려는 모습을 발견
  2. 학교 현장에서의 악성민원 대응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
    궁금증 – 인공지능은 과연 악성민원을 대응해낼 수 있을까.
  3. 학생특기적성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작성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
  • 무미건조하고 감정이 섞이지 않은 글을 만들어냄
  • 아무도 상처받지 않을, 무색무취의 글이라 객관적으로 보이기도 함.

​6. 주니어가 필요없어짐

  • 단순작업, 기초작업 등을 의뢰할 후배, 신입직원의 역할을 AI가 다 해내고 있다.
  • 그러나 인공지능의 작업물에 대한 보정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한다.
  1. ChatGPT 뒤에 숨은 학생들, 그 앞에 선 교수들
    얼마 전 있었던 서울과학기술대가 주최한 생성형 인공지능 문제 – 사전 신청차 900명 / 실시간 5~600여명 참여 했다고.

얼마 전 들은 이야기로 대학 1학년생인 한 청년이 “대학은 GPT가 다니고, 나는 돈을 낼 뿐”이라고 했다는군요. 그만큼 대학 내에서 논술형 과제에 언어기반 생성형 인공지능의 활용이 과잉상태라는 말이겠죠.

김성우 선생의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의 시작은 인공지능의 정체를 정확히 모르는 우리가, 어떻게 인공지능에 대한 리터러시를 정립할 수 있을지 질문합니다.

특정한 시대를 선언하는 일은 사회적 변화의 반영이면서 거대한 욕망의 분출(36p)이라는 문장을 읽으니 몇 년전 한국을 뒤흔든 메타버스 열풍도 생각나고요. 경험상 이런 시대 선언은 대부분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커다란 시장의 열림을 예고하곤 했습니다.
인공지능의 시대도 메타버스처럼 몇 년 후에 잠잠해질까요?
저는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으로 인한 부자들의 돈벌이는 메타버스와는 비교도 안될 거 같거든요. 세계 각지의 선진국들이 인공지능으로 위한 무한성장에 뛰어들 것이고 이로 인해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부자들과 기괴한 춤판을 벌일 것 만 같습니다. 작년 가을,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의 행보를 보면 바로 그런 생각이 들죠. 그 이후 한국정부는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었습니다. AI의 성장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지구환경파괴를 가속화하겠죠. 우려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부분은 <시민이 읽는 사회과학 9기>에서 읽을 에서 조금 더 선명해질 겁니다.

들어가는 말과, 첫 장을 읽고 저자의 제안대로 나에게 인공지능은 무엇인지 의견을 나눴습니다.
참가자들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는데요.
🎤 필수가 아닌 대체품
🎤 검색비서
🎤 무서운 유혹
🎤 원하지 않지만 내보낼 수 없는 비서
🎤 물음표
🎤 안 친해지고 싶은 유명인
🎤 가면 속 친구
🎤 딜레마
🎤 해결해야 하는 삶은 감자
였습니다. 마지막 답변은 저의 것인데, 저는 삶은 감자를 별로 안 좋아해요. 그냥 먹는 건 더더욱 곤욕입니다. 그래서 삶은 감자를 먹을 때는 버터나 치즈, 소금등이 꼭 필요합니다. 뭔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죠. 배가 부르면, 별로 먹고 싶지 않아져서 냉장고에 처박게 될텐데, 그러면 더 맛이 없어질거고. 결국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하나, 여러가지 사소한 고민이 생기게 됩니다.

AI가 아직 내 생활을 점령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AI의 영향을 삶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겪은 이들은 배달라이더들입니다. 이들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잇츠 등이 어떻게 배차콜을 던지는지 확인했고, 인공지능은 골목의 상황과 보행자 밀집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콜 배차를 종용하는 과정을 이미 겪어왔습니다. 그래서 라이더유니온은 AI의 알고리즘을 분석하고 무책임하게 노동자에게 추가노동을 던져버리는 플랫폼기업을 비판해왔습니다.
우리가 배달을 시킨다면 이미 AI의 개입이 시작된 것이죠.
내가 보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내가 검색한 물건이 계속 SNS에 뜨는 것은? 인스타그램이 계속 보여주는 릴스의 알고리즘은?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와 비슷한 영화의 썸네일을 먼저 보여주는 넷플릭스는? 모두 AI가 개입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질문을 잘하고 텍스트를 정확히 파악하는 힘은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요? (12p)’ 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고민입니다. 현재, AI로 돈을 벌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연수와 교육은 넘쳐나는데, AI에 대한 리터러시나 윤리, 또는 AI의 정체에 대해서 고민하는 교육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때문에 이번 독서모임에 10명이나 되는 분이 신청하게 된 거라 보고요.

‘인공지능이 만든 텍스트를 식별하는 감지 알고리즘은 비원어민이 쓴 영어 문장을 인공지능이 쓴 것이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2p)’가 무슨 말인지 질문이 있었는데, 그만큼 초기 생성된 인공지능은 기득권의 언어를 먼저 체득한 것이 아니겠느냐 의심해봤습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언어로 삶을 표현하게 되어있습니다. 글쓰기 교육을 하다보면 개인의 욕망과 체념, 분노가 모두 행간에 드러난다는 걸 계속 깨닫게 되거든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 내느냐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읽어내고 기록하느냐가, 어떤 이야기를 건네며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느냐가, 어떤 삶의 가치를 지켜 내느냐가 시대를 선언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보다 더욱 긴급하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59p)’ 우리는 삶을 읽어낸다는 것에 대해서 무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어떤 행동, 타인의 삶을 지켜보는 것도 그를 읽어내는 일입니다.
저는 발달장애인들의 교육에 참여하면서 사람과 그의 세계를 읽어내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흔히 발달장애인이라고 묶어버리는 신경다양성인들은 각자의 세계가 있고 각자의 언어와 표현방식이 다릅니다. 비장애인, 즉 신경전형성을 가진 이들은 타인과 교류하며 소통하는 방식을 어렵지 않게 배워나갑니다. 그러나 신경다양성인들은 교류에 어려움을 겪거나 타인의 언어습관을 모방하는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러나 몸은 비슷하게 성장하기 때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을 하죠. 비장애인들은 이 방식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개인의 언어방식을 읽어내는데 실패합니다.
예술가들 중에도 이런 경우가 있는데, 누구는 문자와 발성으로 된 언어보다 소리로 감정을 표현하는 걸 즐기고, 누구는 색감과 도형, 그림으로 표현하는 걸 즐기며, 누구는 몸짓으로 표현하는 걸 더 좋아합니다. 각 개인은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각자의 세계속에서 살아갑니다. 다만 한가지 차이점은 타인과 얼마나 수월하게 소통하느냐의 차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읽어나가는 것, 예를 들어 오늘 아침의 공기는 무슨 색깔인가, 나에게 어떤 계절을 알려주나, 그 계절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나는 오늘 하룻동안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모든 고민이 삶을 읽어내는 리터러시입니다.

인공지능의 시대라는 표어 아래, 반복해서 강화되는 생각은 한 가지입니다.
이제 인간이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방어선은 인간으로서 쓰기, 인간으로서 읽기뿐이라는 것을요.

이번 첫 모임을 통해 세 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1. 인공지능을 활용해 돈을 벌거나, 더 잘 쓰는 스킬을 알려주는 연수나 교육은 넘쳐나지만 윤리와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까?
  2. 생성형 언어기반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2023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우리의 문명은 정말 인공지능이 꼭 필요했을까?
  3. 2026년 지금 현재 상황에 인공지능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구성원들은 2번 질문에 대해서 인공지능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고 대답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공지능을 활용하더라도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대답을 해주는 LLM이라는 것, 생성형 언어기반 인공지능의 정체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2026년 1년동안, #문화공동체_히응은 #인공지능에 대한 탐색을 지속합니다.
8기 #독서모임 은 마감되었습니다. 9기는 3월에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 쓰기를 어떻게 바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