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

– 숨막히게 그리운 사람 하나 없는 인생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 숨막히게 그리운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했던 나의 한 시절,
어쩌면
그 때의 나에 대한 그리움인지도 모르겠다.

–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분명히 알기 때문에.

– 밤에 삼각대를 놓고 벚꽃을 찍고 있으면
술에 취해 흔들흔들하면서도 가만히 서 있던 그 사람,
그 때의 그,
그 때의, 나.

2016년 4월 4일의 살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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