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8기 1회차 – 이끔이 소회

2026년 첫 히응 북클럽 – #시민이읽는사회과학 의 첫 시간을 즐겁게 시작했습니다.
첫날이니만큼 이 책에 대한 기대, 올해의 주제인 AI와 나의 일상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첫 모임 이전까지 내가 목격한 인공지능 활용 사례나 그로 인한 충격이나 소감을 공유했는데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나왔습니다.

  1. 대한민국 건국이래의 모든 판례를 1-2분 내에 찾을 수 있는 법조인 전용 AI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발견.
    법률을 전공한 지인이 이 슈퍼 로이어를 사용해보고 완성도 높은 서면작성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함.
  2. 자녀의 진로를 어떻게 –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 것이며, 나는 자녀에게 어떤 직종을 권장할 수 있을까.
  • 정부에는 계속 사람이 필요할테니, 공무원은 살아남지 않을까?
  1. 워크숍 그룹활동에서 있었던 일
    각 모둠별로 갈등상황을 주고 이를 해결하도록 집단지성을 모으는 자리에서 모두들 각자의 AI에게 프롬포트를 입력하며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목격하게 됨. 이후부터는 워크숍 내에 휴대폰 사용금지 원칙을 정함.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을 위한 워크숍에서도 인공지능에 의존하려는 모습을 발견
  2. 학교 현장에서의 악성민원 대응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
    궁금증 – 인공지능은 과연 악성민원을 대응해낼 수 있을까.
  3. 학생특기적성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작성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
  • 무미건조하고 감정이 섞이지 않은 글을 만들어냄
  • 아무도 상처받지 않을, 무색무취의 글이라 객관적으로 보이기도 함.

​6. 주니어가 필요없어짐

  • 단순작업, 기초작업 등을 의뢰할 후배, 신입직원의 역할을 AI가 다 해내고 있다.
  • 그러나 인공지능의 작업물에 대한 보정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한다.
  1. ChatGPT 뒤에 숨은 학생들, 그 앞에 선 교수들
    얼마 전 있었던 서울과학기술대가 주최한 생성형 인공지능 문제 – 사전 신청차 900명 / 실시간 5~600여명 참여 했다고.

얼마 전 들은 이야기로 대학 1학년생인 한 청년이 “대학은 GPT가 다니고, 나는 돈을 낼 뿐”이라고 했다는군요. 그만큼 대학 내에서 논술형 과제에 언어기반 생성형 인공지능의 활용이 과잉상태라는 말이겠죠.

김성우 선생의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의 시작은 인공지능의 정체를 정확히 모르는 우리가, 어떻게 인공지능에 대한 리터러시를 정립할 수 있을지 질문합니다.

특정한 시대를 선언하는 일은 사회적 변화의 반영이면서 거대한 욕망의 분출(36p)이라는 문장을 읽으니 몇 년전 한국을 뒤흔든 메타버스 열풍도 생각나고요. 경험상 이런 시대 선언은 대부분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커다란 시장의 열림을 예고하곤 했습니다.
인공지능의 시대도 메타버스처럼 몇 년 후에 잠잠해질까요?
저는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으로 인한 부자들의 돈벌이는 메타버스와는 비교도 안될 거 같거든요. 세계 각지의 선진국들이 인공지능으로 위한 무한성장에 뛰어들 것이고 이로 인해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부자들과 기괴한 춤판을 벌일 것 만 같습니다. 작년 가을,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의 행보를 보면 바로 그런 생각이 들죠. 그 이후 한국정부는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었습니다. AI의 성장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지구환경파괴를 가속화하겠죠. 우려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부분은 <시민이 읽는 사회과학 9기>에서 읽을 에서 조금 더 선명해질 겁니다.

들어가는 말과, 첫 장을 읽고 저자의 제안대로 나에게 인공지능은 무엇인지 의견을 나눴습니다.
참가자들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는데요.
🎤 필수가 아닌 대체품
🎤 검색비서
🎤 무서운 유혹
🎤 원하지 않지만 내보낼 수 없는 비서
🎤 물음표
🎤 안 친해지고 싶은 유명인
🎤 가면 속 친구
🎤 딜레마
🎤 해결해야 하는 삶은 감자
였습니다. 마지막 답변은 저의 것인데, 저는 삶은 감자를 별로 안 좋아해요. 그냥 먹는 건 더더욱 곤욕입니다. 그래서 삶은 감자를 먹을 때는 버터나 치즈, 소금등이 꼭 필요합니다. 뭔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죠. 배가 부르면, 별로 먹고 싶지 않아져서 냉장고에 처박게 될텐데, 그러면 더 맛이 없어질거고. 결국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하나, 여러가지 사소한 고민이 생기게 됩니다.

AI가 아직 내 생활을 점령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AI의 영향을 삶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겪은 이들은 배달라이더들입니다. 이들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잇츠 등이 어떻게 배차콜을 던지는지 확인했고, 인공지능은 골목의 상황과 보행자 밀집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콜 배차를 종용하는 과정을 이미 겪어왔습니다. 그래서 라이더유니온은 AI의 알고리즘을 분석하고 무책임하게 노동자에게 추가노동을 던져버리는 플랫폼기업을 비판해왔습니다.
우리가 배달을 시킨다면 이미 AI의 개입이 시작된 것이죠.
내가 보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내가 검색한 물건이 계속 SNS에 뜨는 것은? 인스타그램이 계속 보여주는 릴스의 알고리즘은?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와 비슷한 영화의 썸네일을 먼저 보여주는 넷플릭스는? 모두 AI가 개입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질문을 잘하고 텍스트를 정확히 파악하는 힘은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요? (12p)’ 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고민입니다. 현재, AI로 돈을 벌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연수와 교육은 넘쳐나는데, AI에 대한 리터러시나 윤리, 또는 AI의 정체에 대해서 고민하는 교육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때문에 이번 독서모임에 10명이나 되는 분이 신청하게 된 거라 보고요.

‘인공지능이 만든 텍스트를 식별하는 감지 알고리즘은 비원어민이 쓴 영어 문장을 인공지능이 쓴 것이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2p)’가 무슨 말인지 질문이 있었는데, 그만큼 초기 생성된 인공지능은 기득권의 언어를 먼저 체득한 것이 아니겠느냐 의심해봤습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언어로 삶을 표현하게 되어있습니다. 글쓰기 교육을 하다보면 개인의 욕망과 체념, 분노가 모두 행간에 드러난다는 걸 계속 깨닫게 되거든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 내느냐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읽어내고 기록하느냐가, 어떤 이야기를 건네며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느냐가, 어떤 삶의 가치를 지켜 내느냐가 시대를 선언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보다 더욱 긴급하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59p)’ 우리는 삶을 읽어낸다는 것에 대해서 무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어떤 행동, 타인의 삶을 지켜보는 것도 그를 읽어내는 일입니다.
저는 발달장애인들의 교육에 참여하면서 사람과 그의 세계를 읽어내는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흔히 발달장애인이라고 묶어버리는 신경다양성인들은 각자의 세계가 있고 각자의 언어와 표현방식이 다릅니다. 비장애인, 즉 신경전형성을 가진 이들은 타인과 교류하며 소통하는 방식을 어렵지 않게 배워나갑니다. 그러나 신경다양성인들은 교류에 어려움을 겪거나 타인의 언어습관을 모방하는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러나 몸은 비슷하게 성장하기 때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을 하죠. 비장애인들은 이 방식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개인의 언어방식을 읽어내는데 실패합니다.
예술가들 중에도 이런 경우가 있는데, 누구는 문자와 발성으로 된 언어보다 소리로 감정을 표현하는 걸 즐기고, 누구는 색감과 도형, 그림으로 표현하는 걸 즐기며, 누구는 몸짓으로 표현하는 걸 더 좋아합니다. 각 개인은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각자의 세계속에서 살아갑니다. 다만 한가지 차이점은 타인과 얼마나 수월하게 소통하느냐의 차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읽어나가는 것, 예를 들어 오늘 아침의 공기는 무슨 색깔인가, 나에게 어떤 계절을 알려주나, 그 계절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나는 오늘 하룻동안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모든 고민이 삶을 읽어내는 리터러시입니다.

인공지능의 시대라는 표어 아래, 반복해서 강화되는 생각은 한 가지입니다.
이제 인간이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방어선은 인간으로서 쓰기, 인간으로서 읽기뿐이라는 것을요.

이번 첫 모임을 통해 세 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1. 인공지능을 활용해 돈을 벌거나, 더 잘 쓰는 스킬을 알려주는 연수나 교육은 넘쳐나지만 윤리와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까?
  2. 생성형 언어기반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2023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우리의 문명은 정말 인공지능이 꼭 필요했을까?
  3. 2026년 지금 현재 상황에 인공지능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구성원들은 2번 질문에 대해서 인공지능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고 대답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공지능을 활용하더라도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대답을 해주는 LLM이라는 것, 생성형 언어기반 인공지능의 정체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2026년 1년동안, #문화공동체_히응은 #인공지능에 대한 탐색을 지속합니다.
8기 #독서모임 은 마감되었습니다. 9기는 3월에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 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온라인북클럽모집]시민이 읽는 사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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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히응북클럽

이 시대를 진단하는 책을 읽고 싶은데 완독이 어렵다? 전문가가 설명하는 내용은 어쩐지 주눅들고 더 어렵고. 나와 비슷한 시민중에 조금 더 잘 읽는 사람이 멘토를 해주면 어떨까?

텍스트힙에 합류하고 싶은 보통의 시민들이 읽는 📕사회과학 북클럽을 시작합니다.

2025년 문화공동체 히응은 “시민이 읽는 사회과학”이라는 주제로 1년간 일곱 권의 한국저자의 사회과학책을 읽습니다.

1년간 5주간의 1기 – 휴식 1주 – 5주간의 2기 로 연속해서 이어나갑니다.

상반기에는 설 명절 이후 시작합니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9시 / 온라인 ZOOM

📕1기 (2월 4일~3월 4일) 압축소멸사회 / 이관후 저 / 한겨레출판

  • 2024년 말 계엄사태를 진단할 수 있는 국내 최연소 국회입법조사처장 이관후 연구자의 슬프고도 희망찬 메시지

📗2기 (3월 18일~4월 16일) 커먼즈란 무엇인가 / 한디디 저 / 빨간소금

  • 대안적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고민과 질문

📘3기 (5월 13일~6월 11일)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저 / 문학과 지성사

  •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21세기 한국 인문학의 정수

3기까지 진행하며, 4-5-6기의 책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해외저자의 사회과학서적이 어려운 분들은 여기서부터 출발하면 좋습니다. 혼자 읽는 것이 아무래도 아쉬운 분들이 모여 함께 읽습니다.

📌연내에는 매번 온라인으로 진행합니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입니다.

⌛️읽는 시간 50분과 배경지식 + 토론시간 70분으로 구성됩니다. 즉, 책을 못 읽었어도 읽게 해드립니다.

💡독서 이끔이가 배경지식을 제공하고 토론, 토의를 주관합니다.

💬토론, 토의를 하며 말하는 방식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매회기 15명으로 제한합니다.

📚도서구매를 함께 희망하는 분은 상품구매시 옵션으로 선택해주세요. (10% 할인, 택배발송)

🎉2025년 문화공동체 히응 프로그램 전체 참가자를 모시는 행사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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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스토어에서 각 기수별로 구매가능합니다. 1월 얼리버드 할인진행합니다.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왜 누구는 보수주의자가 되고 누구는 진보주의자가 되는가? 베블런의 이론에 따르면 생활환경의 변화에 강하게 노출되는 사람이 먼저 새로운 사유습성을 받아들인다. 사회는 개인으로 구성된다. (중략) 그런데 생활환경의 변화가 몰고 온 충격이 모든 개인에게 똑같이 전달되지는 않는다. 어떤 환경의 변화를 긴급한 상황으로 인식한 사람은 새로운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신속하게 받아들인다. 진보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보수주의자는 진보주의자의 여집합(餘集合)이다. 보수주의자는 기존의 지배적 사유습성과 생활양식을 그대로 따르려고 한다. 이것은 인간의 삶에서 보수주의가 기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의 변화에 의해 강요당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모두 영원히 보수주의자로 살아갈 것이다. 보수주의는 특정한 계급의 독점적 특성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속성이다.

(중략)
베블런은 유한계급은 부유하기 때문에 혁신을 거부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너무나 가난해서 보수적이다. 혁신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기존의 사유습성을 바꾸는 것은 유쾌하지 못한 일이며 상당한 정신적 노력을 요구한다.

(중략)
풍요로운 사람들은 오늘의 상황에 불만을 느낄 기회가 적어서 보수적인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보수적인 것이다. 생활환경 변화에 적당한 압력을 느끼면서도 학습하고 사유할 여유가 있는 중산층에서 주로 가장 뚜렷한 진보주의 성향이 형성되고 표출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기존의 제도와 사유습성에 노출된 기간이 짧으며 지적 활동이 상대적으로 왕성하다. 기존의 사유습성에 대한 집착이 덜하고 그것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가 풍부하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기존의 사유 습성은 더욱 강력한 지속성을 지니며 그것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는 부족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물학적 필연이다.

진보주의에 매혹을 느꼈던 젊은이가 나이가 들면서 보수주의로 회귀하는 것은 인간의 생물학적 운명이다.

(중략)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보수주의는 생물학적 본능이고 진보주의는 목적의식적 지향이다.

보수주의는 현존하는 지배적 사유습성을 지키는 것이다. 익숙한 것을 수용하고 낯선 것을 배척하는 인간의 본능에 부합한다. 쉽게 단결하며 잘 무너지지 않는다. 무녀져도 단시간에 수월하게 복원된다. 반면 진보주의는 새로운 사유습성을 창조하여 지배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운동이다. 진보는 본능을 거슬러 간다. 그래서 쉽게 단결하지 못하며 작은 오류만으로도 쉽게 무너진다. 한 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어렵다. 진보는 바람을 거슬러 나는 새,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물고기와 같다. 열정과 신념이 무너지면 바람에 날리고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게 된다.

–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 진보정치란 무엇인가에 실린 글 中 발췌

강권하고 싶은 책 – 백년만의 북 리뷰 :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해로운가

제임스 길리건 / 교양인 펴냄 / 13,000원

영어 원제는 Why some politicians are more dangerous than others.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학자인데, 미국에선 violence와 preventing violence를 집필하여 출간한 바 있는 정신의학자이다. 

 굳이 이 책들의 표지까지 갖다 붙인 것은 듣보잡이라고 공격할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소개 : 1966년부터 2000년까지 34년간 하버드대 의대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뉴욕대 정신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수십 년간 폭력 행동의 심리적 메커니즘과 폭력 예방책을 연구해 온 폭력 문제의 권위자이다. 
하버드대 법정신의학 연구소 책임자로서 1977년부터 1992년까지 매사추세츠 주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폭력 예방을 위한 사회심리학적 프로젝트를 실시해 교도소 안의 살인율과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1991년 하버드 대학에서 ‘폭력의 뿌리’라는 주제로 강의한 뒤 그 내용을 정리해 <폭력: 국가 전염병에 관한 성찰>로 펴냈다. 이 책은 폭력의 심리적, 사회적 원인을 분석한 문제작으로 꼽히며 지금까지도 폭력 연구에서 교과서적 저작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2000년에 클린턴 대통령의 요청으로 청소년범죄예방위원회를 총괄했으며, 2005년에는 국제연합(UN) 총회에서 발표된 아동 폭력에 관한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  – 알라딘 출처 

이 책은 폭력치사 (자살과 살인)와 각 정당의 집권기에 이상한 수치 변화가 있는 것을 관찰한 정신의학자의 보고서이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사실과 수치를 토대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에 집중한다. 


간단하게 말해, 제임스 길리건이 표시한 수치의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공화당이 집권하는 시기, 폭력치사 수치는 상승한다. 

민주당이 집권하는 시기, 폭력치사 수치는 하강한다. 

이러한 공통된 통계가 나오는 이유는 두 정당의 정책 때문이다. 
사람들은 개인을 보고 투표하는 경우가 있으나 명백하게 정치인은 정당에 속해 있으며, 이 두 정당의 정책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폭력성을 증대시키기고 감소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제임스 길리건이 대전제로 깔고 가는 것은 살인과 자살은 같은 종류의 폭력행위라는 것이다. 
사실 살인이라는 대범위안에 나는 타살과 자살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공격성이 내면으로 향하는 자는 자살을 하는 것이고, 외부로 나가는 사람은 타살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정신의학자는 아니자만)
폭력성과 공격성을 띈 심리상태에서 타해(폭행)을 가하는 사람이 있고 자해를 하는 사람이 있다. 
이 것은 폭력과 공격성의 분출 방향이 다를 뿐이지 그 기저는 같다고 생각하는 바이므로, 나는 제임스 길리건의 대전제에 동의한다.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서 이러한 여러가지 통계수치들을 이야기하고 책의 중반부에서 그 차이점이 벌어지는 이유를 말한다.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진영과 공화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진영의 차이점은 죄책감과 수치심의 차이로 정리한다. 언뜻 보면 이 두가지 심리는 같은 것으로 보이지만, 명백히 다른 심리상태이다. 


수치심의 윤리는 수치와 굴욕이, 다시 말해서 불명예와 치욕이 가장 큰 악덕이고 수치의 반대, 곧 자부심과 명예(존경)가 가장 큰 미덕으로 통하는 도덕 체계다. 죄의식의 윤리는 죄가 가장 큰 악덕이고 죄의 반대, 곧 순결이 가장 큰 미덕으로 통하는 자부심 (교만)이다. 


죄의식의 윤리로 살아가는 사람은 자부심을 누르고 겸손을 품는 길의 하나로 사회적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게 동질감을 느끼려 하고, 반대로 수치심의 윤리로 살아가는 사람은 자부심을 끌어올리고 자신의 수치심과 열등감을 누그러뜨리는 길의 하나로 사회/경제적으로 우월한 신분에 있는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끼려 한다는 것이다. 


이 것을 좀 더 쉬운 말로 표현하면 죄의식의 윤리로 살아가는 사람은 약자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성향이 강하고 수치심의 윤리에 젖은 사람은 강자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성향이 강하다. (132-133쪽) 


그러니, 이러한 성향이 정당 지지에 대해 확연한 차이점을 가져오는데다가 극 정당을 구성하는 인력들의 기본 정서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보수정당은 경쟁을 부추키고 사람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주며, 중하류층과 극빈층을 이간질 시켜 상류층을 역으로 보호하는 정책 “이중정복(소수가 다수를 다스리는 로마의 대표적 정책)”을 사용한다. 


정치경제학자 더글러스 힙스는 이렇게 지적한다. “민주당 정부는 실업을 줄이고 성장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팽창 정책을 추구하기 위해 높은 물가 상승률을 무릅쓸 가능성이 공화당 정부보다 높다.(중략) 1951년 이후 일어난 여섯번의 불황 중에서 다섯 번이 .. 공화당 정부때 일어났다. 이 경기 위축은 하나 같이 .. 인플레이션과 싸우느라 의도적으로 만들어졌거나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것이었다.” 라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기업가집단이 상당히 폭력적이고 경쟁위주에 익숙해, 진보집단과의 윤리 도덕적 결정에 대해 상이한 차이점을 보이고, 보수집단은 기업가 집단과 유사함을 예로 든다. 다시 말해 이러한 보수집단은 폭력치사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귀결시키는 반면 진보집단은 사회시스템의 문제로 공론화 시키는 경향이 크다는 주장이다. 

공화당 집권기에 폭력치사 사건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개인의 실업률과 빈부격차의 차이에 크게 주목하는데, 보수집단을 지지하는 지도를 그려봤을 때 옛남부(Old South)와 거친 서부(wild West)로 집중된다. 이것은 ‘카우보이와 인디언’이라는 역사적 유산과 상징과 결부된 주들이 여기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보수집단 – 권위주의적 인격 – 수치심에 젖은 사람 – 경계선 성격장애, 나르시시즘, 편집증, 반사회적, 우파권위주의의 인격구조 – 노예제도가 있던 11개 주(옛남부), 켄터키, 오클라호마 같은 2개 접경주, 서부 산악 주와 사막 주, 대부분의 중서부 대평원 

진보집단 – 평등주의적 인격 – 죄의식에 젖은 사람 – 우울증, 강박관념, 도덕적 마조히즘 유형 – 두 해안지역, 태평양 연안주와 북대서양 연안 주, 뉴잉글랜드와 위스콘신, 미네소타 (스칸디나비아 유산이 강한 북중부), 일리노이, 미시건 등. 

공화당은 경제에 강하고, 민주당은 경제에 약하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저자는 실업률과 실업지속도가 단 한 번의 예외없이 모든 공화당 정부때 올라갔고 모든 민주당 행정부 때 내려갔다는 것을 말한다. 
불황의 경우, 민주당의 불황은 86개월, 공화당은 246개월의 수치가 나타났으며 공화당은 정권을 잡은 동안 민주당보다 매년 2.3배나 더 긴 불황을 가져왔다는 통계수치를 이용한다. 
“공화당이 민주당으로부터 물려받은 단 한 번의 불황은 111년동안 1921년 단 한 번 일어났는데 겨우 4개월만에 끝난 반면, 민주당이 네 명의 공화당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4번의 불황은 끝나는 데 모두 27개월이 걸렸다. “

말하자면 저자가 인용한 내용 그대로 “공화당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높은 소득세, 높은 자본 이득세, 높은 법인세, 높은 사망(상속)세와 과도한 규제로 경제 성장을 질식시키는 경쟁자 민주당과는 달리 자기네 정당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정당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것은 모두 개 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정책의 차이가 실업과 불황을 가져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개개인의 수치심과 죄책감을 증폭시켜 자살과 살인같은 폭력치사가 전염병처럼 창궐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저자는 상당한 진보주의자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정치적인 것보다는 이 사람은 정신의학자로서 폐쇄된 교도소에 대한 긴 연구기간, 그리고 인간의 폭력성에 대해 연구를 하다 보니 인간은 폭력에 노출될 수록 폭력적이 되고 (비폭력적인 범죄자를 가장 폭력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교도소 수감이다. 라는 주장) 그 폭력은 인간의 취약한 심리, 수치심과 죄책감으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에 대해 연구를 지속하다 보니 이러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연구가 민주당이나 미국내 진보세력들에게 상당히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은 뻔하다. 

책을 읽는 내내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라고 생각해봤으나, 
기껏해서 50년 남짓 된 공화제 정부(민주주의라고 보긴 어렵다) 체제하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이루어진 것은 말하자면 김영삼 정부때부터라고 볼 수 있는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고작 네 명의 대통령을 거치면서 어떤 특정한 통계를 갖기도 어려울 뿐더러, 이 중에 과연 진보정당이라고 할 것이, 김대중, 노무현..정부도 과연 진보정당집권기였는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혹자들은 박정희 시대에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이 나라가 잘먹고 잘살게 되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데, 일일이 수치와 통계와 그 후의 벌어진 후폭풍 (지금까지도 이어지는)에 대해서 구구절절이 설명하고 설득하려면 2-3일 가둬놓고 가르쳐도 모자랄 판이다. 게다가 이 나라에서 이제서야 갑론을박 하고 있는 진보타령에 대해서도, 사실 진보.. 라기 보다는 중도진보..라든가 대부분이 보수우파인 나라에서, 과연 좌파..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가. 이건 물론 상대적인 기준을 갖다 대면, 우리나라에서 그만하면 좌빨진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좌파의 원류인 유럽에 갖다 대면 당신은 국수주의자요. 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는 상황이니 적용하긴 어렵다. 

그러나! 

최근들어, 불거지는 여러가지 이익집단(이라고 말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겠다만, 개개의 분열된 사회문제들)들의 갈등에 대하여, 공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진보적 성향을 띈다.이 현상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진보들은 “공감능력이 뛰어나게 발달한 사람들”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제임스 길리건은 죄의식의 윤리로 살아가는 사람은 약자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성향이 강하다고 정리해주고 있다. 그리하여 경쟁을 선호하고 강자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본인은 전혀 상류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저 수치심을 더 강하게 느끼는 성향을 타고 났거나, 살면서 발달된 것일 뿐. 그게 옳고 그름의 문제로 치부하긴 어렵다는 것이지만, 
사회가 적어도 살만하게 돌아가려면 보수집단의 집권이 그닥 유리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2010년에 발표된 이 나라의 통계 하나를 적어보겠다. 

한국인 2010년 한 해동안 1만 5,566명 자살, 
인구 10만명당 31.2명 자살 OECD 1위, 
세계 2위(1위가 궁금한가. 1위는 리투아니아였다. 평균 남성 70명, 여성 14명이 자살한다고 한다. 
10-3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출산율 222개 나라중 217위

이 책을 번역한 이희재씨의 글이 읽을 만 하여 뒤에 적으며 글을 마무리하겠다. 

“분할 정복 전략이 주효하려면 범죄율이 높게 유지되어야 한다. 범죄는 주로 못 사는 사람이 저지르고 그 피해도 주로 못 사는 사람이 입는다. 잘사는 사람은 사설 방범업체가 철통같이 지켜주므로 범죄율이 올라가도 피해를 별로 보지 않는다. 절대 다수의 못사는 사람들은 범죄에 그대로 노출되므로 범죄를 저지르는  똑같이 못사는 사람에 반감을 품고, 말로만 범죄 엄단을 내세우는 공화당을 찍게 마련이다. 

길리건 박사는 미국의 중산층과 서민 99퍼센트가 좀 더 사람답게 살려면 1퍼센트의 분할 정복 전략에 휘둘리지 말고 어떤 당이 99퍼센트를 위한 정책을 내놓는지를 보고 투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요한 것은 정당이 추구하는 정책이지 인물이 아니다. 

[2010년 통계 인용] 한국은 잘 사는 사람에게는 천국이고 못 사는 사람에게는 지옥임을 높은 자살율과 낮은 출산율이 말해준다. 

자기 목숨을 끊는 행위를 지금은 자살이라고 하지만 예전에는 자진(自盡) 이라는 말을 썼다. 진이 빠져서 당하는 죽음, 어쩌면 한국인의 자살은 배경없고 힘없는 개인에게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을 안기면서 극단적 경쟁을 강요하고 소수의 상층부에게는 권력과 금력의 무경쟁 세습을 무한정 허용하는 불공평한 경쟁 지상주의 사회에서 버틸대로 버티다가 탈진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택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2012.2.28.

총선이 얼마 안 남았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민주통합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다. 
아 물론 당명을 바꾼 새누리당도 절대 진보정당이 아니다.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