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동노동자 쉼 지원 기금 모금 결과 공유

  1. 제안 (3월 26일 목) AM 9:46

아래와 같은 내용을 지역 시민사회 단체채팅방에 공유함.

제안>
안양시민사회 여러 선배님 동지들에게 의회에서 전액삭감한 여성이동노동자 지원사업 재개를 위한 모금을 제안드립니다.

  1. 전년도 여성이동노동자 지원사업은 프랜차이즈 1인당 1개월에 1만원 어치 커피쿠폰 지급이었습니다.
  2. 미조직 노동자 지원사업은 숨은 노동자를 찾아내는 일이라 커피쿠폰을 배포하며 많은 여성노동자를 만나는 성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3. 이동노동자쉼터는 남성들이 주로 사용하고 노동형태 와 생활 특성상 여성노동자에게 불편할 수 있습니다.
  4. 특히 여성이동노동자의 경우 화장실 문제도 있는데 커피쿠폰 지급은 매우 현명한 사업이었다고 봅니다.
  5. 전년도 쿠폰지급비용은 400만원으로 보입니다.

이번 의회 – 노조의 충돌의 원인이 된 본 사업을 시민사회가 연대하여 해결의 물꼬를 트고, 사업의 필요성의 명분을 널리 알렸으면 합니다.

동의하시는 분이 10인이상 되면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으로 투명하게 모금 시작해보겠습니다. 의견주세요.
목표금액 400만원!

오후 12:09 공식 모금 개시

안양시의회에서 전액삭감한 안양시여성이동노동자 지원사업을 시민의 힘으로 재개합니다.
한 잔의 커피, 혼자만의 시간, 화장실 갈 권리, 연대의 마음을 보태주세요.
커피값을 보내실 곳은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7942-31-05820 (예금주 이하나) 입니다.
소식을 따로 받아보실 분은 https://bit.ly/여성이동노동자 에서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모두 미리 고맙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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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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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동노동자 쉼 지원, 커피쿠폰 제공 사업의 민간모금 결과 보고드립니다.

  1. 3/26(목) 모금 시작 8시간만에 목표액 400만원 돌파
  2. 공동관리자 : 강은정, 김경희, 박창훈, 이하나, 신영배 (가나다순) , 카카오 모임통장으로 진행
  3. 3/30(월)까지 모금이 계속되고, 카카오뱅크 24원 이자까지 추가됨.
  4. 3/31(화) 모금통장 공동관리자인 강ㅇㅇ님이 잔돈을 맞춰서 추가 기부, 12:29 에 500만원 채움
  5. 전국요양보호사협회 경기지부 (지부장 이시정) 로 전액 이관
  6. 향후 요양보호사협회에서는 2025년 안양시노동인권센터의 사업형태와 유사하게 적정인원에게 적정액수의 쿠폰을 발급하되, 요양보호사 외 접촉가능한 모든 여성이동노동자에게 배포하기로 결정
  7. 요양보호사협회는 배포 후의 후기, 경과 등을 안양모금팀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기로 함.

    최종잔액 캡쳐화면과 요양보호사협회의 감사인사를 함께 전합니다.
    모금 계좌는 오늘 밤 해지할 예정입니다.
    마음 보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뜨거운 연대에 큰 힘 받았습니다. 투쟁!

모금 내역 입금액

– 개인정보를 철저히 가릴 필요가 있어, 개인과 단체로만 구분합니다.

모금 해주신 개인들 중 연락처를 기입해주신 분께는 문자메세지로 소식을 별도 전달하며, 그 외 공개정보는 이하나 페이스북 개인계정 / 경기중부 평화연대 단톡방 / 경기중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공유합니다.

사업진행내용은 문화공동체 히응 박창훈 본부장 /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강은정 대표 / 안양여성연대 김경희 대표 / 615공동선언실천경기중부본부 신영배 집행위원장이 공동관리자로 통장내역을 함께 열람했으며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은 공동관리자와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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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협회 소개 글

– 전국요양보호사협회 기획위원장 이시정 작성

(요양보호사 현황)

-25년 말 70만명이 요양현장에서 일하고 있음. 자격증 소지자는 311만명으로 약 22~23프로만이 일하고 있음. 안양시에만 요양보호사 8,000여명이 현재 일하고 있음.

-약 95%가 여성노동자이고 평균연령이 약 62세 일 정도로 중고령 여성노동자들임.(수도권의 경우 60대 후반 70대가 다수임)

-70여만 명 중 요양원 등 시설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가 10만여명(8시간 근무)이고 60여만명은 가정을 방문하는 재가요양보호사들임(1타임 3시간 근무)

  • 대다수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하는 방문요양사이고, 대체로 2타임은 일해야 약 150여만원 수령하므로 2타임 정도 일을 하고 있음(생계형은 3타임도)
  • 1타임 마치고 다음 방문할 집까지 이동해야 하고 대기 시간이 두어시간 정도 되다보니 길거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음. 또한 인지가 떨어지는 어르신들의 경우 화장실 사용도 눈치를 봐야하는 경우도 발생함.

-이런 근무조건때문에 이동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쿠폰 지원사업은 아주 좋은 반향을 일으켰고(안양시가 우리 존재를 인정해준다는 느낌) 올해 사업도 기다리는 요양보호사들 많았음.

-전국요양보호사협회 안양지회에서는 안양시의회의 관련 예산삭감을 다시 살려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중에 안양 시민사회의 모금 소식에 큰 감사의 마음과 함께 좋은돌봄 안양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짐하고 있음

[강의안내]지역정치와 시민사회

[시민정치감각 회복워크숍 4강 참여자 모집]
과천풀뿌리는 시민이 주인 되는 정치를 회복하고자 진행중인 [시민정치감각 회복워크숍] 그 네번째 강좌로 [지역정치와 시민사회]를 엽니다.
한때 공동육아와 마을공동체로 주목받았던 과천,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짚으며
📌 지역의 데이터를 다시 읽고
📌 외부의 시선과 지역의 정체성을 나누며
📌 ‘함께 살 수 있는 도시’의 조건을 묻습니다.
** 신청하기 https://forms.gle/Qw3MYs9yWok2VnPD8 (1강좌씩 따로 신청도 가능합니다)

일방적 강의보다는 질의응답, 거꾸로 교실의 형태로 진행합니다.

나는 정말 지역에 무엇을 원하는지, 정치적인간인지, 정치의 역할은 무엇이며, 시민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논의하고 토론합니다.

많이 배우겠습니다.

[기고]마을만세 – 마을은 어디에 있나

마을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마을 관련 사업을 하고 그동안의 활동내용을 공유하는 사이에, 마을에서 더 멀어진 거 같기도 하네요.

#민중의소리

#마을만세#칼럼

https://vop.co.kr/A00001672089.html

[기고]혐오와 차별에 낄낄대는 사이, 괴물은 자라난다

“엄마한테 제육볶아달라고 하고 싶은데 패드립인거 같아서요. 뭐라고 해야하죠?” 

주니어네이버 사용자인 어린이들까지 혐오와 차별의 표현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번 안양시 고등학교 사건뿐 아니라 초중고대학까지 점령한 혐오발언에 대해 오마이뉴스에 송고했습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35061

지옥으로 가는 사람

어제 수원 모처에서 맛난 거 먹을라고 대기줄을 서 있었다. 사람이 계속 이어져 줄이 길어졌는데 갑자기 어떤 물체가 확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실수가 아니라 누군가 집어던진 듯한 소리. 바닥을 보니 휴대폰의 뒷판이었고 멀치감치에 휴대폰 본체가 떨어져있었다.

“이 씨발 이재명 찍는 새끼들은 -” 분노가 가득찬 목소리가 가까워졌다.

“내가 씨발 다 죽일거야.”

목소리가 다가와 휴대폰을 집어들었고

“내가 다 모가지를 짤라서!” 목소리는 내 주변에 떨어진 휴대폰 뒷판을 집어들었다.

목소리가 몸을 일으켰고 내 옆에서 앞으로 휘청거리며 움직였다.

7cm는 되는 듯한 굽이 달린 뽀죡한 구두에, 벌어진 무릎관절이 고스란히 드러난 쫙 달라붙은 갈색 광택바지. 탈색된 누런 머리에 헌팅캡 모자, 빨간 웃옷, 예순은 넘은 것 같은데 얼굴엔 구겨진 주름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재명 찍지 마 이 개새끼들아”

“씨발 새끼들아.”

내 옆을 스쳐간 그 남자에게 술냄새는 나지 않았다.

“이재명 찍지 말라고 씨발놈들아.”

그는 불안정하게 걸었다. 그의 삶도 그렇겠지. 휘청대며, 분노를 가득 담아, 내 인생 망하게 만든 이재명을 단죄하러, 거리를 휘청거리며 욕설로 가득 채울 사람. 가련한 인생.

그는 자기가 만든 지옥으로 휘청이며 돌아갔다. 갈지자로 걸으며 휘청휘청.

2025. 4. 20.

[특별발제]87년세대와 그 이후 세대의 소통을 위하여

지역 연대단체 요청으로 87 6월항쟁세대와 그 이후 세대의 소통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았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신영배 집행위원장에게 유선 연락을 통해 신청하세요.

사전질문에 바탕하여 발제내용을 준비하겠습니다.

여직원이 많아서 곤란하다

산불 대응을 하던 울산시장의 인터뷰 발언은 이렇다.

“투입되는 공무원은 한계가 있고 또 요즘은 여직원들이 굉장히 많아서, 이 악산에 투입하기가 그렇게 간단치가 않은데. 특히 또 우리 해병대에서도 병력을 500명을 보내주셔서 우리 젊은 군인들이 잔불 정리하기에는 굉장히 용이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두 가지다.

1. 여직원은 악산에 투입하기 어렵다.

2. 해병대 젊은 군인들이 화재진압에 용이하다.

공직사회는 성평등문제가 점진적으로 해결되어가는 모양새다. 여직원들도 많아졌고, 여직원이 커피를 타는 일도 없어졌으며, 남녀모두 육아휴직을 쓸 수 있고, 여성들도 승진을 잘 한다. 모든 정부기관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지자체는 여성국장, 여성구청장, 여성의장도 있지만 어느 지자체는 2024년에 최초로 여성국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아직 지역별 성별격차는 판이하다.

언젠가 공무원 출신인 “여직원이 많아 업무에 어려움이 있다”길래 한 번 물어봤다. 뭐가 불편하냐고.

출장을 가도 방을 두 개를 잡아야 하고, 숙직도 못 시킨다고 했다.

나는 남성직원과 같이 가도 방을 두 개를 잡는 것이 맞다고 대답했다. 가능하다면, 잠을 자고 씻고 화장실을 써야 하는데, 은밀한 사생활이 공유되는 출장지의 숙소에서 상사와 같은 방을 쓰고 싶은 직원은 남녀무관하게 없을 것이다. 그러자 그는 “그래 그건 그런데 숙직을 못 시키잖아.”라고 했다.

나는 “왜 숙직을 못 시키죠?” 라고 되물었다. 그는 “위험하니까”라고 대답했다. “왜 여자 혼자 숙직을 하면 위험할까요?” 라고 또 물었다.

“그거야 뭐 이상한 놈들이 올 수도 있고.”

“그렇죠. 이상한 놈들이 올 수도 있고. 이상한 놈들이 와도 별 일이 없으며 숙직에 문제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상한 놈들이 뭐 기관 밖에서 담타고 들어옵니까? 담 안에 있다는 거 아니예요? 그러면 이상한 놈들이 담 안에 없으면 해결되는 문제 아닌가요?”

그날 대화는 내가 좀 따져묻긴 했지만 말의 속도를 조절했고 분위기가 차가워지지 않을만큼 적당히 술이 돌은 터라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는 아무튼 여직원이 점점 많아지는데 앞으로 여직원이 50%를 넘어가고 80%도 넘어가게 될 거 같다며 그렇게 되면 여러가지 어려움이 생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왜 여직원이 점점 많아지느냐에 대해서 생각해봤냐고 물었다. “그야 여자들이 일하기 편하니까.” 라고 했다.

“여자들이 일하기 편하다. 그럼 남자들은 왜 공직에 안 들어오죠?”

그는 “그야 급여가 적으니까. 이거 가지고 가장 노릇 못해.” 라고 했다. 급여가 적은데 여성들은 진입하고 남성들은 기피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여성들은 그나마 기업을 비롯한 비공직 사회에 비해 성폭력 위험에서 안전하고 육아휴직등 복지를 보장받을 수 있으며 장기간 근속이 가능한 직장을 택하는 것이다. 기혼의 남성들은 육아휴직을 포함한 복지를 포기해도 사는 데 대체자가 있기 때문에 별 지장이 없고, 성폭행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보편적인 여성보다 낮으며, 여성에 비해 이직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여성들이 직장을 선택하는데 고려할 조건을 포기하고 리스크가 있더라도 급여를 더 주는 쪽을 찾는 것이다. “이거 가지고 가장을 못한다”는 말은 남성이 더 벌어야 하는 가부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이며 이 사회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는거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사회가 전반적으로 같이 변화해서 여성들이 어디에서든 성폭력 위험없이 일할 수 있고, 육아휴직도 쓸 수 있고, 승진도 잘 할 수 있는 직장이 늘어나고, 공무원 급여도 오르고, 여자나 남자가 일한만큼 승진쭉쭉해서 벌이도 비슷해지면, 남성여성 상관없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지 않겠어요? 교사도 여성비율이 너무 높잖아요. 그게 다 사회에 원인이 있어요.”

그는 내 말에 크게 반박하지 않았다. 아마 그럴 만한 자리가 아니어서 내 말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아도 그냥 넘어갔을거다.

나이든 사람들이 울산시장처럼 말하는 건 여전히 흔하디 흔한 일이다. 정수기물통 하나 못 갈아끼워서 여직원이 곤란한 게 아니고 정수기 물통이 쓸데없이 큰거다. 남자라고 그게 매번 쉽나.

이번 울산시장의 말중에, 해병대, 젊은 남성, 용이하다라는 단어가 연결되는 게 더 불쾌하다. 사람한테 저런 단어는 좀 쓰지 말지.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라는 말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해병대 도움을 받기 전에 울산시에서는 무슨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먼저 살펴보는 게 어떻겠나.

울산시장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아직도 도처에 골목 곳곳에 어디 책상머리에 잔뜩 묻어있는 게을러빠진 사상일 뿐이다.

아직도 여성이 많아서 곤란하고 어쩌고 하는 생각머리는, 그냥 게으른거다.

2025. 3. 27.

겨울 눈이 녹고 난 뒤 새순이 돋기까지

1. 어제 남태령에서도 경북 산불에 대한 염려가 많았다. 경북 산불로 인한 희생자 추모 묵념도 있었다. 경북에서 온 청년도 있었고.

그 중의 한 참가자의 발언이 기억난다.

기우제는 늘 성공한다, 왜냐하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기우제에는 제물이 필요하다. 하루빨리 저 자의 목을 쳐서 제물로 삼아 기우제를 지내자. 라는 거였다.

심각하게 들으면 섬뜩하고 한국식 해학으로 들으면 웃을 일인데 경북 산불이 너무 심각하여, 그저 웃기도 어려웠다. 산불이 없었다면 저잣거리 마당극으로 웃을 일이었다.

2. 음모론이 힘을 받는 이유는 불합리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원인을 찾기 어려울 때다. 민중들은 선명하고 명료한 것을 선호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건 다수가 알고 있다. 이럴 때 만만하고 가시적인 대상을 끌어올려 “이들이 당신의 삶을 망치고 있다”고 제물을 삼으면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기 지친 사람들은 쉽게 음모론에 휩쓸린다. 따라서 권력을 쥔 자들은 음모론을 사용해 책임을 전가해 이 사태의 잘못이 내가 아니고 네가 아니고 저 악당에게 있다고 덮어씌우면서 권력을 계속 끌고 갈 수 있다. 여기까지가 권력층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배울만큼 배운 연구자들의 이론을 듣고 있으면, 민중이 우매하여 음모론에 쉽게 휩쓸리고 사고를 단절시키는 쪽을 택한다고 볼 수 있다.

3. 과연 민중은 늘 우매하고 잘 휩쓸리고 복잡한 일을 이해하기 귀찮아서 간단하고 명료한 것을 선택할까. 그래서 전광훈에게 휩쓸려갈까. 나는 그 이면에 애도하지 못하는 삶은 얼마나 헤아려봤는지 묻고 싶다. 당황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평생을 일군 것들을 송두리채 빼앗겼을 때. 슬퍼하고 슬퍼하며 깊이 울음으로 털어낼 수 있는 시간, 타인에게 고통을 토하고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이 없을 때. 무력한 인간은 자괴감에 휩싸여 이것을 있는 그대로의 비참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어떤 거대한 힘이 내 인생을 쥐고 흔든다고 믿고 싶어진다. 그럴 때 떠오르는 것이 음모론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자들이 제시하는 제물이다.

4.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단 하나의 원인이 단 하나의 결과를 내놓지 못하지만, 가장 영향력이 커보이는 것들을 하나씩 억지로 끼워맞춰 가다보면 음모론은 나름대로 논리를 갖추게 된다.

그래서 저들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힐 수 있는 제물을 꺼내놓았다. 중국인 때문에, 북한 때문에, 누구 때문에. 도무지 말이 안되는 것들이니 타겟이 된 자들은 응대하지 않고 해명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사이, 음모는 계속 굴러다니며 더러운 말을 눈처럼 휘감아 거대한 눈덩이가 된다. 오염된 눈덩이.

5. 역대급 산불이라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에 대해 차분하게 살펴볼 시간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집회를 하지 말고 당장 트랙터를 몰고 가서 불을 끄라고 한다. 왜 농민들이 불을 끄러 가야 하나? 타 지역에 사는 농민들이 지리산을 넘어 불을 끄러 가야 한다면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그럼 집회를 나가는 사람과 불을 끄는 사람은 계급에 의해 정당성을 부여받아야 하나? 집회를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당신의 허락을 받아야 하나?

총파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누구의 허락을 받고 자격을 얻어야 하나?

6. 오늘 페친과 친구에게 오묘한 진리를 얻었다.

눈이 녹고 난 다음 새싹이 나기 전에 산불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 사이는 아주 찰라처럼 짧은데 강원도의 경우 그 시간동안 치밀하게 산불감시를 한다는 것이다. 산에 눈이 남아있으면 산불이 나지 않고 새싹이 나도 불이 쉽게 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가 너무 신비롭게 느껴졌다. 과거에는 낙엽을 긁어다 땔감으로 썼으니 겨울이 지나고 나면 산에 낙엽이 많지 않았으나 요즘은 낙엽을 긁어다 쓰지 않으니 산에는 불쏘시개가 될 낙엽이 가득 쌓여있다고 한다. 강원도는 아직 눈이 남아있겠으나 삼척 남쪽으로는 고온현상이 지속되었으니 눈이 빨리 녹았을 거라고. 그래서 새싹이 나기 전, 산불이 쉽게 날 시간이 길어졌을 거라는 포스팅을 읽었다. (전체공개로 쓰는 분이 아니라 이렇게만 적는다) 그러니 발화의 원인 중 일부는 고온현상이고 그 근본은 기후위기다.

앞으로의 세계는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산은 민간과 가까이 닿아있어 분명히 통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따뜻해진 기후에 경북의 산불은 왜 미리 대비하지 못했는가. 실화를 저지른 사람을 찾아내고 방화범이 있다고 믿으면 불이 꺼지는가?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하고 앞으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머리를 모아야 할 때 아닌가.

한 놈 잡아다 저잣거리에 매달면 불이 꺼지는가.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할 시간을 갖고, 애도에 집중해야 할 사람들은 그 일에 집중하고, 방법을 찾아야 할 사람들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궁리해야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7. 눈이 녹고 – 새싹이 나기 전.

지금 우리가 견디고 있는 이 시간.

이 시간을 고스란히 시각적으로 보여주듯이 산이 활활 타고 있다. 가슴을 짓누르는 비통이 머리끝까지 차오른다. 비극을 부르는 재난은 그 사회가 가진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부정적으로 작동할 때 발생한다. 그 비극은 단 한 생명의 죽음일 수도 있다. 그 한 생명의 죽음이, 모든 불행의 시작이기도 하다.

오늘 GPT에 인공강우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질문했고, 한국의 산림이 산불에 취약한 이유에 대해 알아봤고, 향후 산의 조림대안에 대해 살펴봤다. 여태 아무 것도 안 한 것이다. 아무 대책도 없으면 비극은 삽시간에 몰려온다. 저 미친 바람처럼.

2025. 3. 26.

414인 작가 성명

피소추인 윤석열의 파면을 촉구하는 작가 한 줄 성명을 발표합니다.
414명의 작가가 각가즤 목소리로 성명을 발표합니다.
널리 공유해주시고 함께 파면을 촉구합시다.

https://drive.google.com/file/d/16mSC2T0fRUyLH6jZDcoww3_dTiOdxYWg/view?usp=sharing

[마을 만세] 마을활동가의 사회적 보상을 둘러싼 어떤 혀들

민중의소리 오피니언 > 마을만세에 기고한 칼럼 링크입니다 .

마을만세는 마을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섯 명의 필자가 돌아가며 기고합니다.

저는 보통 3-4개월에 한 번 기고하고 있습니다.

[마을 만세] 마을활동가의 사회적 보상을 둘러싼 어떤 혀들

https://vop.co.kr/A0000166644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