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장을 잇는 글쓰기 교실

️글쓰기로 광장을 잇다

️123비상계엄 이후의 풍경을 함께 공유하며 공동체의 역사로 기록하여

공동작업물로 출판하기 위한 글쓰기 교실입니다

📢기획의도

✔ 글쓰기로 연결되는 시민들의 연대, 우리가 만드는 역사

✔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기록하고 싶은 시민들의 글쓰기 집회

✔ 광장의 연대를 글로 이어가다

✔ 각자의 자리에서 남기는 기록이 역사가 된다.

️ 📢대상자

✔ 비상계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은 분

✔ 비상계엄과 탄핵 집회 과정을 기록으로 남길 분

✔ 집회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개인적 이유로 적극 참여하지 못했던 분

✔ 글쓰기롤 틍해 시민의 역사를 공동작업하고 함께 출판하고 싶은 분

✔ 주 1회 온라인(ZOOM) 수업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분



12월 3일, 밤 10시 30분, 비상계엄이라니.
집에 있는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나 군대 끌려가?”

📢진행 방식

✅ 4주간 온라인 글쓰기 수업 (ZOOM 진행)

✅ 매주 1편의 글을 쓰고 발표하는 실전형 워크숍

✅ 전문가의 글쓰기 지도 및 첨삭 피드백 제공

📢수업 구성 (120분)

(10분) 글쓰기 안내

(20분) 글쓰기 기초 강좌

(30분) 글쓰기 실습

(10분) 휴식

(30분) 글쓰기 실습

(10분) 소회나눔

📚수업 커리큘럼은 신청자에 한해 공개합니다

📢수업 일정

3월 18일(화) 오후반

19일(수) 오전반, 저녁반 개강

1기 (최대 12명 모집)/ 소수 정예 프로그램 진행

  • 오전반: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12시 (3월 19일~4월 9일)
  • 오후반: 매주 화요일 오후 3시~5시 (3월 18일~4월 8일)
  • 저녁반: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9시 30분 (3월 19일~4월 9일)
일정매주 화요일매주 수요일
오전 10:00~12:003/19~4/9
오후 15:00~17:003/18~4/8
저녁 19:30~21:303/19~4/9

100% 개근자 강사 공동집필 도서 1권 선물

모든 수업은 120분 기준이지만, 수업 전후 30분 자율시간 오픈하여 개인질문답변 소화

최대 모집인원 마감될 경우 각 시간대별로 4월에 연이어 추가 오픈합니다

📢참가비 안내

4주 과정 참가비: 12만원

– 참가비는 글쓰기 지도, 첨삭, 운영비, 출판 준비 및 편집 비용의 일부로 사용됨

– 출판 비용은 펀딩 예정

📖 출판 계획 & 커뮤니티 운영

📌 2025년 연내 집단기록물 출간 (참가자 원고 취합에 따라 일정 조정)

📌 각 반이 조기 마감될 경우 추가반 연속 개설

📌 출간 전까지 참가자 커뮤니티 운영 (비동의자 제외)하여 정보 공유 및 네트워킹

📌 문화공동체 히응의 첫 출판물로 출간

– 집단기록물 출간도서 1권 출간 후 배송

– 출간 시점에 출간파티 진행

주강사 : 문화공동체 히응 대표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대표, 집필 노동자. 2012년 마을활동가로 시작해 사회적기업을 거쳐 2014년부터 10년간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에서 활동하며 지역 내 공교육에 민주시민교육을 전파했다. 2018년 문화공동체 히응을 설립하고 사람과 마을을 믿는 교육문화예술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밥을 벌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민주시민교육과 글쓰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노인과 발달장애 청년들의 생애사쓰기, 활동가와 일하는 사람의 글쓰기 등 독창적인 글쓰기 교육 커리큘럼을 갖고 있으며 민중의 소리, 창비주간논평,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수마프, (구)서울NPO지원센터에 기고했다. 다수의 공저와 《포기하지 않아, 지구》, 《시민이 만드는 공공병원-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사 2003-2021》, 《학교와 마을이 정말 만날 수 있을까》,《정의로운 시민이 되고 싶어》를 썼다. 

[공지]하루교실 – 연말 글쓰기

글쓰기촉진자와 함께 한해를 돌아보는 글을 쓰고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쉽지 않았던 한해를 잘 살아온 우리를 칭찬하는 시간입니다

https://bit.ly/2024연말글쓰기

📌이끔이 : 문화공동체 히응 대표 이하나

📝운영방식 : 온라인 ZOOM으로 접속해, 주제에 따라 손으로 글을 쓰고, 낭독으로 발표합니다.

🖍️타인의 글에 비난하지 않고 칭찬하고 위로합니다.

✏️준비물 : 글을 쓸 수 있는 테이블, 종이, 필기구, 온라인접속도구

1회 최대 10명으로 인원을 제한합니다.

활동가글쓰기 마지막 날

올 초 교육청 연수에서 경기교육복지사협의회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 사람을 같이 기억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교육복지설계 초창기에 과중한 업무를 혼자 감당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김선경 선생님이었죠.

선생님들과 저는 연수 이후에도 몇 차례 만나 학교교육복지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떠들기도 하면서 우리의 기록을 스스로 만들어나가자고 다짐했습니다.

복지사 선생님들은 교육청 공모사업에 응모해 활동가글쓰기 강좌를 열었고 히응을 다시 초대해주셨습니다.
세 번의 강의와, 두 번째 원고 첨삭, 그리고 자조모임을 거쳐 오늘 모두 한 편씩 글을 써와 낭독회를 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교사들도 잘 모르는 “교육복지사”
현장의 이야기를 모두 담으면 혹시 복지대상학생을 대상화하는 것이 아닐까 가슴 졸이는 선량한 마음이 담긴 글을 듣고 있으니 목울대가 뜨겁습니다.

내 삶의 이야기를 스스로 기록하는 매일이 이어져, 소박한 사람들에게 작은 용기를 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경기교육복지사협의회 고맙습니다.
늘 뜨겁게 응원합니다.

[강좌후기]모두가 인간이라

“저는 병 때문에 그런지, 이렇게 조금만 신경을 쓰면 머리가 너무 아프고.. 쉬어야해요….”

문장의 끝에 숨어있는 두 번째 말, ‘나는 언제쯤 괜찮아질까요?’ 가 자연스럽게 붙어오는 듯 했다.

나는 화이트보드 앞에 일어서서 검은색 마커를 들고 무릎뼈의 연결지점을 그렸다.

“제가 관절염이 있어요. 15년 정도 됐거든요. 이게 무슨 병이냐 하면..

무릎과 무릎 사이에 연골판이라고 있어요.” 무릎과 무릎 사이에 공간을 띄워두고 사이에 판막을 그렸다. 병원을 오래 다니면 정형외과 의사처럼 그릴 수 있게 된다.

몇 명이 안다는 듯이 응응. 네. 하는 소리를 냈다.

“연골판은 무릎뼈끝의 연골과 다른 무릎뼈의 연골이 부딪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저는 여기가 찢어졌어요. 연골판.

연골판은 많이 찢어진대요. 운동하다가도 찢어지고요. 특히 축구하다가, 등산하다가, 앗! 하고 무릎이 팍 꺾일 때, 그때 많이 찢어진대요.

이게 딱 이렇게 금 그은 듯이 찢어지면, 다시 꿰매면 되겠죠. 운동선수들도 많이 그렇게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여기가 딱 찢어진게 아니고 너덜너덜하게 올 풀린 걸레같다고 했어요.” 나는 연골판에 위아래로 죽죽 사선을 지그재그선을 그었다.

“의사가 한 말이에요. 올 풀린 걸레같다고. 그러면 이 조각들이 언젠가 떨어져 나와서 몸속을 돌아다닐 거니까…. 싹 다듬어서 도려내야 하죠. 그 수술을 한 게 12년쯤 됐고요. 앞부분, 뒷부분 찢어지고 터지고 뭐 그래서 수술을 세 번 했어요. 그리고 사람 몸이 희한한 게 회복은 안되는데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해서 여기 상한 부분, 연골 끄트머리에서 뼈가 다시 자라요. 아주 조그맣지만. 그래서 얘네들이 자라서 또 부딪혀요. 그러면.. 엄청 아프죠. 연골이 없이 속에서 뼈가 부딪히니까. 매일 아파요. 아픈 건 쉬지 않고 아픕니다. 아.. 가끔, 안 아플 때도 있긴 해요.”

나는 풉. 하고 웃었지만, 참가자들은 안타깝다는 듯이 여러 소리를 냈다. 질문도 있었다. 가볍게 몇 가지 답을 한 뒤에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처음 수술할 때, 지금 제 나이쯤 되면 못 걸어다닐 줄 알았어요. 휠체어 탈 줄 알았는데 걸어다니고 이렇게 수업도 하잖아요? 살은 많이 쪘지만. 근데 저는 다른 사람보다 무릎의 기능이 떨어지고 아프니까, 무릎이 건강한 사람들처럼 똑같이 걸어다닐 수 없어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네. 천천히 걷고 자주 쉬어요. 가족이랑 같이 여행을 갈 때, 친구들과 어딜 갈때, 제가 건강한 사람과 똑같은 속도로 걸으면 어떻게 될까요? 금방 주저앉고 포기하겠죠?

그래서 같이 가는 사람에게 내 속도에 맞춰달라고 하고, 중간 중간에 쉬어요. 그러면 저도 건강한 사람과 같이 끝까지는 갈 수 있어요. 끝까지 같이 가긴 해야되니까.

중간에 나는 여기서 쉴테니까 너만 갔다와. 그러면 같이 뭘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많이 쉽니다. 뼈가 튼튼하지 못해서 근육을 많이 쓰는데 다른 사람에 비해 4배, 10배 정도 더 쓸 수 있을거래요. 그래서 집에 가면 뭉친 다리근육을 풀어주고 자야 다음 날도 걸을 수 있어요.”

“그럼 등산은 못 하세요?” 한 참가자가 물었다.

“안돼죠. 등산 하면 안됩니다. 관절염에 제일 안 좋은 게 등산이고 계단이에요. 저도 산을 좋아했는데 그건 이제 하면 안되죠. 큰일납니다.” 나는 웃었다.

이어서 말했다.

“선생님 머리 아픈 것도 저 다리 아픈 거하고 같아요. 남들보다 약한 상태니까 쉬어주는 게 맞아요. 다른 사람은 두 시간씩 집중하면 나는 20분 하고 쉬고, 30분 하고 자고, 그래야죠.

제가 산에 못 가는 것처럼 뇌신경이 약해졌으니 포기해야 하는 게 있을겁니다. 저는 뇌를 많이 쓰는 편이고 제 뇌는 튼튼하다고 생각하지만요. 저도 막 집중해서 몇 시간 뭐 하고 나면 자야됩니다. 그냥 팍 꼬꾸라지고 기절하듯이 잠들어요.

그러니까. 왜 나는 이게 안될까.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처음 발병했을 때에서 10년이 지났다고 하셨잖아요. 노화도 있을거에요. 저도 관절염이 일찍 왔지만 노화도 같이 오거든요. 그러니까 꼭 내가 아파서 생기는 일만 있는 게 아니고, 늙어가기 때문에 생기는 일도 있겠죠. 너무 좌절하지 않으셨으면 해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저는 매일 등산도 하고 산책도 해요.” 발병한 지 20년 넘은 참가자가 말했다.

“네 맞아요. 선생님은 다리가 튼튼하고 저는 다리가 약하고.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선생님도 약 먹어요?”

“그럼요. 관절염 약도 먹고, 가끔 병원가서 주사도 맞죠.”

머리가 자주 아프다는 여성은, 10년전 강도사건을 당한 직후 조현병이 발병했다. 환청과 망상에 시달렸고 10년을 누워지냈다. 이제는 약도 잘 먹고 관리가 잘되는 편이다. 석 줄도 못 쓸거라고 하더니 가장 단정하게 글을 잘 쓴다. 지난 수업 그의 노트를 사진 찍으며 글쓰기 교육할 때 보여줘도 되겠냐고 물어 허락을 받았다. 자기 이름은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수업을 맡은 뒤에 조현병에 대한 다양한 글을 읽고 있다. 부산의 송곡클럽하우스 이야기도 읽고 일본의 베델하우스 이야기도 검색해봤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다. 그만큼 사회가 너무 끔찍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다수의 환자들은 명확한 가해자나 방아쇠 지점이 있었다. 인간은 강철처럼 단단하지 않다. 누구라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나 역시도 그렇다. 수업을 거듭하며 이들과 동료의식 같은 걸 느낀다. 우리는 그저 평범한 인간성을 가진 사람들이라서다.

#정신건강센터글쓰기

#조현병

[강좌후기]뇌신경장애

정신장애라는 말을 싫어한다.

한국어에서 쓰는 “정신”이라는 낱말은 ’스스로 의지를 일으키면 변화시킬 수 있는 얼‘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_ 정신차려

_ 정신일도하사불성

_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

_ 정신줄 놓지마.

’정신장애‘의 정신과 ‘정신차려’의 정신이 과연 같은 ‘정신’일까. 정신장애는 이미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질병에 이르른 것인데 왜 정신장애라 말할까. ‘뇌신경장애’라고 하면 안될까. 오랫동안 그 생각을 했다. 좀 더 급진적인 말로는 ‘신경다양성’이 있다.

조현병으로 진단을 받았는데도 자신이 조현병인줄 잘 모르는 사람이 있었다. 조현병이 정확히 뭐냐고 묻기도 했다. 복지사는 호르몬, 스트레스, 뇌신경의 문제 등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이 있어서 원인으로 말할 수 없고 그 증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을 보태주었다.

환각, 환청, 환영등이 주된 것이라 했고, 망상이 일어나 현실과 현실 아닌 것을 분간하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복지사의 말을 듣던 나는 턱을 괴고 있었다.

무엇이 다른가.

”우울증도 그 증상 있는데요.“ 라고 내가 복지사에게 말을 건넸다.

2008년에 발병했던 내 우울증은 급성에, 중증이었다. 무기력이 시작되었고 환청이 들렸고 환영을 봤다. 증세가 심해졌을 때 환후도 있었다. 몸에 닿는 것들이 꺼끌거려 면으로 된 것 외에 다른 옷을 잘 입지 못했다. 2008년 첫 진단을 받고 바로 약을 먹었다. 사고위험이 있다며 의사는 복용량을 서서히 늘렸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눈에 초점을 맞추느라 30분 정도 가만히 앉아 있어야 했고, 길을 걷다가 균형을 잃어 넘어지기도 했다. 내가 먹었던 약 중에 다수가 부작용이 있었다. 졸피뎀류는 6개월 정도 지나니 내성이 생겨 수면제의 효능을 잃었고, 쿠에타핀이나 자이프렉사는 부작용이 심했다. 쿠에타핀과 자이프렉사는 정신분열, 조현병 약으로도 쓴다는 걸 검색해 보고 좌절했다. 나는 결국 조현병 환자가 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가족력이 있다. 조현병 발병환자가 있었다고 들었다. 내 눈으로 확인하진 못했다. 그러니, 모든 조현병이 유전되지 않지만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확률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니까, 나는 이미 아이를 낳아버렸는데 조현병 환자가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 그 걱정에 우울이 더욱 깊어졌다.

우울의 끝에 조증이 오기도 했다. 2박 3일 잠을 안자고 뭔가를 읽고 써댔다. 그나마 책을 붙잡고 있어서 살 수 있었을 거다. 술이나 도박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나았다. 어떤 중독이 나를 거기서 구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의사는 나에게 우울증이 오래되면 성격으로 고착될 수 있으니 서둘러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에 집착했다. 최선을 다해 치료를 받고 재빨리 복귀하고 싶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비웃고 있었고, 무시했다. 모두들 고의적으로 나를 괴롭혔고, 나는 무능하기 짝이 없었다. 자이프렉사는 순식간에 30kg 정도를 찌웠고, 배란도 멈췄다. 갱년기 증후군을 그때 겪었다.

아이는 어쨌을까. 약으로 인한 섬망이 계속되어 중증이던 6개월의 기억이 없다. 아이의 사진도 일정기간 중단되어 있다. 매일 식탁에 앉아 무엇을 썼다. 앉은 자리에서 A4대학노트를 열 몇장씩 써내려갔다. 그냥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을 적었고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장을 적었다. 샤워를 해도 길을 걸어도 계속 머릿속에 문장이 이어졌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신경끝에 말풍선이 달려왔고, 내 발은 땅을 딛지 못했다. 늘 허공에 매달려 있는 기분이었다.

“양극성 장애를 가진 우울증과 조현병의 차이가 뭘까요.”

나는 ‘중증우울증도 환상, 환청, 환후가 있고 망상도 있다.’라고 짧게 말한 뒤 복지사와 참가자에게 되물었다.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쩌면 망상의 빈도, 기간, 정도의 차이였던 거 같다”고 자답했다. 우울에서 조증삽화가 찾아오면 공격적이고 폭력적이 되었다. 남을 공격하거나 나 자신을 해치려고 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술이었다. 지하 27층 정도에 널부러져 있다가 술을 마시면 지상 20층 옥상에 올라가버리기도 했으니까.

그 터널을 어떻게 지나왔을까.

중환자실에서 3일만에 깨어나 폐쇄병동 입원을 거절하고 정신분석을 받는 게 2012년, 공황장애가 일어난 게 2014년, 그리고 정신분석이 끝난 게 2015년이고, 2017년쯤 다시 공황장애가 짧게 있었다. 그러니까 내 발병기간은 거의 10년정도다. 당시 나와 함께 일하면서도 눈치채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그저 좀 톡특하다, 강하다, 세다,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괴로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삶의 경로를 뒤틀고, 내 삶의 주도권을 온전히 다시 잡고나서야 완전히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내 목줄을 쥐고 있는 어떤 것을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었을때, 다시 태어났다는 얘기겠다.

아니 어쩌면, 그냥 운이 좋았던 거다.

오늘은 한겨레6411의 목소리에 실린 “정신장애인 동료상담가”의 칼럼을 함께 읽었다. 어떤 부분이 맘에 와닿느냐고 물었더니 참가자들은 낙인, 배제, 억압, 고립, 망상, 가치없는, 정신장애, 와 같은 단어를 꼽았다. 그리고 ‘지도를 다시 쓰다’, ‘우정으로 확인하는’ 과 같은 문장을 짚어가며 다시 읽었다.

지도를 다시 그리는 사람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당사자의 목소리는 중요하다고,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우리는, 뭘 잘못해서 병에 걸린 게 아니라고 말했다.

관절염이 생기면 죽을 때까지 관절을 회복할 수 없고, 위장장애가 있으면 늘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하듯이, 조현병도 마찬가지라고. 그건 그저 병이니까. 잘 치료해야 하고 잘 낫지 않더라도, 어쨌거나 그 병과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으니까.

다음주부터는 주제를 정하고 좀 더 깊이 있게 써보기로 했다. 할 수 있을거다.

멀리서 보면 그 깊이를 모르는 바다도, 자꾸 가보면 내가 어디쯤 갈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것처럼.

우울증을 겪었던 10년은, 나에게 가장 큰 바다가 되었구나.

#정신건강보건센터글쓰기

#나와세상을잇는글쓰기

사랑해도 될까요

#발달장애청년생애사쓰기

♥ 사랑해도 될까요 ♥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쓸까? 하고 물었다. 이미 주제계획은 다 되어 있는 상태지만, 그래도 의견을 자꾸 묻고 듣는 게 좋겠다는 생각때문이다.

희준 씨는 “곧 추석이니 추석이야기 쓰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다.

오늘은 가족 이야기를 쓸 생각이었다. 가족은 가까이 접하는 사람이라 스토리가 많을 것이고, 참가자들이 길게 쓸 수 있는 소재일테니까 교육과정의 뒤쪽에 빼놓았다. 발달장애청년들은 자기 삶에서 이야기를 끌어내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이야기거리가 아주 많아야 다섯 개 정도의 문장이라도 만들 수 있다. 장애의 문제도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적게 얻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신체장애인보다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는 더 묵살되기 쉽고, 언제나 ‘하지마, 안돼. 그만. ‘이라는 금지어가 매일 반복된다.

내 가족이 맘에 들 때, 맘에 안 들 때도 써보라고 권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내는 것도 발달장애인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부정적 감정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라 불안과 두려움을 자아내기 때문에, 강사와 교감이 잘 형성된 뒤에나 가능하다. 특히나, 어려서부터 발달장애인으로 교육받은 경우는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낯선 사람에게 시간을 갖고 부정적 감정을 내비치는 것에 대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수업에 들어가면 보영씨는 휴대폰을 들고 다가와서 나와 포켓몬을 한 마리씩 교환한다. 나는 보영씨와 포켓몬고 친구를 맺었기 때문에 매일 매일 선물을 주고 받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보영 씨와 포켓몬을 교환하고 있으면 다영씨는 1층에 내려가 커피를 가져와서 내 어깨를 토닥거려준다. 채은씨는 큰 소리로 인사를 두 번 이상 하고, 슬미는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을 줄줄줄 얘기한다. 지은 씨는 나에게 손수 만든 팔찌도 선물해줬다. 홍민 씨는 벌떡 일어나 나에게 경례를 해준다. 다훈 씨는 방학이 지나고 나서야 나에게 목소리를 들려주었고 이제는 대답도 한다. 희준 씨는 사실 발달장애인지 잘 구분이 안 가는 정도라서 항상 가장 성숙하게 나를 응대한다. 이제 부정적인 감정을 건드려봐도 되겠다.

가족 이야기를 써보면서 채은이 헤어진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슬미는 지능이 높은 자폐인인데 직설적인 화법 그대로, 채은이네 이혼했대요. 라고 크게 말했다. 나는 “그렇군요. 선생님도 이혼했어요.”라고 대답했다. 채은과 슬미가 진짜냐고 물었다. “그럼. 재혼도 했지.”라고 대답하고 크게 웃었더니 슬미가 조금 당황했다.

“어때. 괜찮지?”라고 농을 걸었더니 “네. 그럴 수도 있죠.”라고 대답했다. 슬미는 생활에 관해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나는 채은 씨에게 살짝 물었다. “이제 엄마 아빠 안 싸우니까 좋지 않아요?” 채은 씨는 “네. 맞아요. 안 싸우니까 좋아요.” 라고 대답했다. 채은 씨에게는 “선생님은 선생님 엄마 아빠도 이혼했어요.” 채은 씨가 웃었다.

바리스타 일자리를 옮긴 다훈 씨가 아침 7시부터 출근을 해서 너무 피곤하다고 한다. 바리스타인 다른 청년을 아느냐고 물어보려고 사진첩을 뒤지느라 휴대폰을 열어서 안경을 아래로 내렸더니 채은 씨가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선생님 이제 눈이 잘 안보여요. 안경 이렇게 하니까 할머니 같죠?”라고 했더니 채은 씨가 책상을 두들기며 웃었다.

“할머니. 선생님 할머니. 아하하하하하.”

가족이야기를 모두 발표하고 난 뒤에 나는 청년들에게 돌발적으로 물었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 있어요?” 세 명은 결혼하고 싶다 하고 나머지는 아직 생각이 없단다.

슬미씨가 결혼해도 되냐고 물어서 “여러분은 성인이잖아요. 결혼할 수도 있고 연애할 수도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복지사 선생님이 살짝 울적한 표정이 되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말투에 묻어났다. “결혼할 수 있죠. 그럼.. 결혼할 수 있지…” 수업을 도와주는 복지사 선생님은 이들과 또래다. 한 참가자와는 같은 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삶의 경로는 타고난 것에 의해 달라졌다.

채은씨는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고 싶다고 하길래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냐고 물었다.

“착한 사람.”

결혼하고 싶은 사람, 사귀어보고 싶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자고 하니 희준 씨는 “5개국어를 하는 키 크고 날씬한 사람”이라고 적었다. 나는 “이런 사람은 너무 바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희준 씨는 같이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대답했다.

다들 이상형에 대해서 대답이 잘 나오지 않아서 나는 칠판에 몇 가지를 적었다.

“나를 보고 웃어주는 사람, 나를 웃게 해주는 사람,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 나를 많이 칭찬하는 사람”

그 옆에는 “나를 울게 하는 사람, 나에게 뭘 자꾸 달라고 하는 사람, 나에게 화를 내는 사람, 나에게 무엇을 고치라고 하는 사람”이라고 적고 여기에는 크게 가위표를 그렸다.

웃어주는 사람, 나를 많이 칭찬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가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시간이 별로 없어서 나랑 놀아줄 시간이 없을 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

슬미 씨는 칠판을 보면서 “저도 남자친구 사귀고 싶은데요. 제가 아직 뚱뚱해서 못 사귀어요.”라고 말했다. 슬미 씨는 전혀 뚱뚱하지 않은데 신체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고, 늘 허리띠를 졸라매서 소화불량이 잦다. 나는 슬미 씨에게 “슬미 씨 그런 사람하고는 헤어져야 해요. 너는 뚱뚱하니까 살 빼고 와. 라고 하면 안녕 ~ 하고 헤어지고, 너 화장 좀 해. 너 머리 좀 길러. 라고 하는 사람하고는 안녕~ 하고 헤어져요. 슬미씨 그대로 예쁘다, 하는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사람이에요.”라고 덧붙였다. 옆에 있던 지은 씨가 “그런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을 보탰다. 나는 “남자친구를 만날 거면 좋은 사람을 만나아죠.”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수업을 마치고 인사를 하기 전에 슬미 씨가 손을 번쩍 들더니 말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뭐가요?”

“제 언니나 오빠 말고, 저도 결혼할 수 있다고 해주셔서요.”

슬미 씨는 자신이 자폐인이고, 그래서 차별받았고, 자기는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자기 세계가 뚜렷하지만 사회생활도 가능하다. 기억력이 뛰어나고 학습력도 좋고 의사소통도 잘 되는 편이다. “나는 장애가 심하지 않은데 학교 다닐 때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았다.”라고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동의한다. 그러나 사랑이 무엇이고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는 분명히 명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이들이 만나는 사람들의 범위는 한계가 있다. 우리 사회는 발달장애인들을 공동체 구성원으로 잘 받아주지 않고, 발달장애인 공동체에만 묶어둔다. 이들이 어떤 집착이나 착취가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않길 바란다. 청춘들의 연애는 장애인 복지관에서는 어려운 문제다. 가끔 연애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이들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설레여하며 다시 만나고 싶어하기도 한다. 그 마음을 갖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사랑을 할 때는 나를 괴롭히는 사람을 만나서는 안된다고, 그 정도는 얘기해도 되지 않겠나.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3년차가 되는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의 발달장애청년 생애사쓰기 수업은 순항중입니다.

8월에는 구례에 갑니다

2020년 섬진강 수해를 기억하시나요?

소들이 떼를 지어 산을 오르고 물에 빠진 소들을 구해내던 장면이 미디어를 통해 여기저기 퍼졌습니다. 그때 그 수해를 입은 주민들은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구례군 구례읍 전통시장 부근은 특히 피해가 컸습니다. 상류 댐들이 방류량을 늘리면서 섬진강이 넘쳤습니다. 이 수해는 공식적으로 “섬진강 수해”로 부릅니다.

이번 강좌는 재난지역을 찾아가는 NGO #에이팟코리아 의 추진으로 이뤄졌습니다. 아시아퍼시픽얼라이언스(이하 에이팟_A-PAD)는, 아시아 · 태평양 내 국가들이 협력하여 재난 현장 긴급 구호 · 복구 · 방재 · 재난 이후 지역재생 등을 주로 다루는 아시아 대표적 국제기구입니다. 에이팟코리아에서 활동하는 #현관앞비상배낭 팀과 함께 합니다.

그해 여름을 응시하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속도 없이 쓰담쓰담. 이야기 나누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