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필요한 나라

2020년 4월 11일자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 나니 정말 이 나라 사람들은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꿈꾸고 자기 공동체에서 정당한 댓가를 받는 경제 시스템까지 구축하길 원하는 정서가 매우 오랫동안 발현되어 왔다고 느꼈다. 그게 어떤 형태의 시스템이라 부르건간에, 사민주의나 민주주의나, 때로는 어떤 공산주의적 요소도 충분히 함의하고 있는 공동체들이 있었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구원자에 의해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길“종교가 필요한 나라” 계속 읽기

싸움의 규칙

눈 내리는 오후, 늦게 일어난 탓에 끼니를 거르고 약속장소로 갔다. 만나기로 한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60번쯤 겨울을 겪은 사람. 그가 대부분 잊었을 17년전 기억을 끄집어내어 상기시켜주어야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었다. 공공기관의 2층에 있는 무인까페. 미리 보내준 서류를 읽지 못했다기에 출력해 간 같은 서류를 넘겨주었다. 그가 집중해서 서류를 읽는 사이, 나는 1500원을 카드로 결제하고 큰 종이컵에“싸움의 규칙” 계속 읽기

컬링 vs 팀추월

<컬링 VS 팀추월> 올림픽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수백년된 나무를 베어내는 걸 몰랐더라도, 순실이가 개입했다는 걸 몰랐더라도, 난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감동의 드라마 따위에 관심을 잃은 지 꽤 되었다. 교훈적인 이야기는 진부했고, 현실에서 의미를 찾는 것도 귀찮았다. 올림픽 개막식이 이슈가 되고,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북한이 온다는 것 하나. 대통령에 대한 인기가 올림픽을 이끌어가는 건 아닌가 의심도 했다. 그러던“컬링 vs 팀추월” 계속 읽기

더 많은 내부고발자

  외부충격이다, 음모론이다, 잠수함이다, 암초다. 믿고 싶지 않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우리는, 그 커다란 배가 어찌 그렇게 넘어갔으며, 모두가 살아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나 당연해보였던 예상을 뒤엎고 너무 많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을, 생중계로 봤기 때문이다. 그날 해가 지던 순간을 기억하는가. 청문회에 나와 마이크 앞에 앉은 자들은 모두 그날이“더 많은 내부고발자” 계속 읽기

시민의회 “대표”유감

오늘 오전 트위터를 들여다보다가 며칠 전 명부에 이름을 올린 “시민의회”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보았다. 아마 오늘자 한겨레에 시민의회에 대한 기사가 실렸기 때문이리라. 시민의회를 처음 접한 건, “박근혜게이트”사이트를 통해서였다. 박근혜게이트와 박근핵닷컴을 계속 열어보며 의원 청원을 클릭하고 그 직전날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문자를 열나게 돌린 다음이다. 월요일 밤이었거나, 화요일 오전이었다. 구글닥스 형태였고 제목은 “촛불광장의 민의를 대변할 시민대표를“시민의회 “대표”유감” 계속 읽기

박근혜 이후 – 시민의회 답변내용

citizenassembly.net 에 공동제안자로 참여했는데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변을 요청해와서 적어본 내용입니다.   1) 87년 이후 민주화 시대가 열린 듯 보였지만, 지난 30년 동안 우리가 믿어왔던 한국의 민주주의는 ‘가짜‘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무너진 대의민주주의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87년 체제가 가짜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만큼도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87년 이전의 이 국가는 누군가 가져다 준“박근혜 이후 – 시민의회 답변내용” 계속 읽기

불우한 이웃

차 안에선 주로 CBS라디오 93.9를 듣는다. 탤런트 정애리가 애틋한 목소리로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모금을 독려하는 월드비전 후원모금광고가 자주 나온다. 오늘은 젊은 부부의 사연, 아빠가 암에 걸려 항암치료중이고 엄마는 미용실 스텝인데 월수입이 600,000원 정도. 아이는 유치원에 다니는데 방과후 특별활동비를 내지 못해 특별활동 시간에 혼자 교실을 지킨다는 내용이었다. 불현듯 화가 솟구쳐 올랐다. 정애리 목소리가 울먹이는 듯 했고 그“불우한 이웃” 계속 읽기

1987년, 민주주의는 더디게 온다 

1987년 나는 6학년이었다. 우리 담임선생님은 젊은 여선생이었는데 화장은 거의 하지 않고 개량한복을 입고 다녔다. 입술위에 검은 점이 있었다.  선생님이 노래를 가르쳐주었다.  “저 놀부 두 손에 떡들고 가난뱅이 등치고” 로 시작되는 노래였다.  6월이 지나고 대통령 직선제가 선포된 이후 담임선생님이 나와 같은 반 남자 아이 하나를 불렀다.  아마 그때 내가 2학기 반장이고, 걔가 부반장이었을거다. 성적은 비슷했다.  담임선생님은 우리에게 “1987년, 민주주의는 더디게 온다 “ 계속 읽기

피리부는 사나이, 깃발을 내려라.

진보나 보수는 성향과 철학의 차이이지 옳고 그름의 가치는 아니다. 단지 이 나라에서는 예외인 것이 보수를 자칭하는 것들이 파렴치범인 경우가 더 눈에 띄기 때문인데, 진보를 자칭하는 것들 중엔 더 파렴치한데도 불구하고 사회 중심에 있지 않고 비주류로 비껴나 있기 때문에 덜 주목받는 부분이 있다. 대부분 사회불만이 진보로 투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회불만의 일부는 개인불만에서 출발해 죄책감과 공감능력으로“피리부는 사나이, 깃발을 내려라.” 계속 읽기

가정환경조사서라는 솥뚜껑

내일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다. 학교 입학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고 지냈다가 필요한 서류를 챙기기 위해 검토를 했다. 학교에서 나눠준 유인물 묶음에 입학식에 제출하는 서류가 있었다. 가정환경조사서 / 예방접종증명서 / 저녁 돌봄 지원서 세 가지다. 저녁 돌봄은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 취학통지서를 받고 준비해 온 예방접종증명서를 민원사이트에서 출력했다. 각종 전염병에 대해서 미리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인데, 입학식“가정환경조사서라는 솥뚜껑”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