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한 살과의 대화 1.

큰 아이와 몇 시간에 걸쳐 띄엄띄엄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의 고민은 과를 바꾸는 것인데 그 바닥에는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다. 나는 대학 4년간 해야 할 일은 가장 넓게 보고 넓게 경험하는 일이라 생각해왔고 아이에게도 그러길 바란다고 권해왔다. 직장들어가 승진하는 게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면 어쨌거나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우선이고 전공과 먹고 사는“스물 한 살과의 대화 1.” 계속 읽기

굿나잇

1. 마음속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분노는 대부분 추측에서 벌어진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뻔할 때, 그 역시 내 생각이다. 그에게 묻지 않았다. 맞냐고. 내가 보기엔 거짓말 같은데 맞냐고. 눈을 맞추고 대화를 하다보면 모순을 찾을 수 없다. 대신 평정을 유지하며 관찰해야 한다. 추측은 추측을 낳고 눈덩이가 되어 원망과 분노에 사로잡힌다. 대부분의 이런 분노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다.“굿나잇” 계속 읽기

오늘.

1. 이른 저녁 들른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들렸다. – 나는 딱 육십까지만 살래. – 어머 언니 안돼. 우리가 언니 보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봐야돼. – 육십은 너무 젊지 요새는. – 곡기를 딱 끊으면 된다더라. 나는 그렇게 죽을꺼야. – 아 진짜 왜 그러니? – 난 자살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 어머 무슨 소리야!“오늘.” 계속 읽기

인생은 한끗차이

밤. 건너편 아파트 단지의 테니스장에는 조명이 눈부시다. 나는 개를 끌고 아파트 단지 한 바퀴를 돈다. 지하주차장은 모든 아파트의 현관으로 연결되어 있다. 주차장에서 사람이 걸어나올 길은 없다. 차만 다닐 수 있는 주차장 입구에서 한 남자가 걸어나온다. 저 남자는 왜 저 길로 올라오는 것일까. 가끔 이 보다 더 늦은 시간, 밤 11시가 넘어가 혼자 단지를 걷던 남자가“인생은 한끗차이” 계속 읽기

회전목마

1. 사람은 근본적으로 보수성을 띄게 되어 있고 궁극적으로 회귀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흔히 인사불성 상태로 술을 마시고도 집으로 찾아 들어가는 걸 귀소본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 예정이면 정신 못차리고 자다가도 희한하게 눈이 떠지기도 한다. 말하자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시공간을 찾아간다는 얘기로 들린다. 2. 폭력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폭력의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기 마련이라는“회전목마” 계속 읽기

자기 역사를 지우다 – 드라마 야왕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가난한 집에 태어나 부모가 자살기도 하는 것을 목격하다 아버지는 죽고, 어머니만 살아남았다. 아버지가 죽는 현장에서 한 남자가 엄마를 구해낸다. 아이는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재혼한 엄마가 아이를 찾으러 온다. 성폭행을 일삼는 의붓아버지에게서 도망쳐 엄마와 단 둘이 살아간다. 지병으로 엄마가 죽는다. 소녀는 어리고, 돈이 없어 장례를 치르지 못한다. 이 때 이웃의 한 청년이 나타나 소녀를“자기 역사를 지우다 – 드라마 야왕” 계속 읽기

연정언니

숭고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러하다. 다 큰 성인의 벌거벗은 몸을 앞으로 뒤로 옆으로. 겨드랑이와 항문주변까지 구석구석 밀어내어 피부의 죽어버린 껍질을 벗겨내는 일. 단지 완력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고 요령과 기술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힘의 조절이다. 힘을 빼야 할 때 빼고, 강하게 밀어야 할 때 밀어야 하는 것일진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완급 조절을 하지“연정언니” 계속 읽기

폭력의 반복

내재된 폭력의 기억이 다시 폭력을 부른다. 인간에게 복수심이란 존재를 유지하려는 관성, 혹은 형평성을 뜻하는 것인가 생각한다. 굳이 누군가에게 복수하겠다는 구체적인 마음을 갖지 않고 고상한 마음의 수련이나, 또 다른 행동의 승화로 변질되었을 때도, 잠재의식속에 숨어서 치유받기 매우 어려운 그 수많은 폭력의 기억들이, 타자를 향해, 혹은 자아를 통해 다시 발현된다는 것은. 그 모든 것들이 폭력인 줄 인지조차“폭력의 반복”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