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규칙

눈 내리는 오후, 늦게 일어난 탓에 끼니를 거르고 약속장소로 갔다. 만나기로 한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60번쯤 겨울을 겪은 사람. 그가 대부분 잊었을 17년전 기억을 끄집어내어 상기시켜주어야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었다. 공공기관의 2층에 있는 무인까페. 미리 보내준 서류를 읽지 못했다기에 출력해 간 같은 서류를 넘겨주었다. 그가 집중해서 서류를 읽는 사이, 나는 1500원을 카드로 결제하고 큰 종이컵에“싸움의 규칙” 계속 읽기

저 새끼는 어떻게 살아있는거지?

1930년대생 어르신들을 만날 일이 생겼다. 오늘 처음 자리를 가졌고, 내 딴에는 그 분들께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구성지게 펼쳐주시지 않으실까 기대도 했으나 기대일 뿐이었다. 할아버지들은 단답형으로 이야기가 끊어지기 일쑤고 가장 연세가 많으신 구순의 할머니는 한맺힌 이야기를 반복하셨다.   1930년대. 이 분들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일본제국은 곤고했다.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었으며 국가나 민족에 대한 의식이나 개념이 생기기 전에 일본이름이“저 새끼는 어떻게 살아있는거지?” 계속 읽기

가정환경조사서라는 솥뚜껑

내일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다. 학교 입학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고 지냈다가 필요한 서류를 챙기기 위해 검토를 했다. 학교에서 나눠준 유인물 묶음에 입학식에 제출하는 서류가 있었다. 가정환경조사서 / 예방접종증명서 / 저녁 돌봄 지원서 세 가지다. 저녁 돌봄은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 취학통지서를 받고 준비해 온 예방접종증명서를 민원사이트에서 출력했다. 각종 전염병에 대해서 미리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인데, 입학식“가정환경조사서라는 솥뚜껑” 계속 읽기

송충이의 솔잎

망해가는 마봉춘이 창사특집다큐를 찍으셨던데 아프리카의 한 부족이 관광객의 사진촬영 대상이 되어 돈을 받고 자기들의 삶을 보여주는 생존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한다는 옛말이 있는데. 나의 내면에 내재된 조상들의 솔잎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의문이 생겼다. • 적어도 우리 기억속, 우리의 역사속엔 다양한 직업군이 있었고 모든 사람이 문명사회에 진입하기 전에는 성씨가 분류되기 전이었다. 그렇다면, 과연“송충이의 솔잎” 계속 읽기

기억의 지배

1. 어제 트윗에 쓴 글이다.생각해보니 내가 4학년때인가 5학년때인가 왕따를 당한 적이 있는데 폭력 이런 건 아니고 집단 따돌림. 갑자기 성적이 오른 걸 애들이 내 요점정리 쪽지를 보고 컨닝을 했다며 근 6개월간 나를 괴롭혔다. 결국은 애들의 강요로 담임에게 거짓자백도 했지.봄에 봤던 시험을 가지고 가을이 깊어갈 때까지 나를 괴롭혔는데 내 등에 욕쓴 쪽지 붙이고 깔깔대고 뭐 그랬다.“기억의 지배” 계속 읽기

대한민국 새판짜기

진보나 보수가 없는 이 나라에서 그러니까 지금 보수들은 말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다가 가카와 기득권을 비판하면 자기도 모르게 진보진영에 올라탄 꼴이 된다. 여론이나 파벌을 나누는 건 상당히 우스운 일이지만 굳이 규정하자면 기득권과 비기득권으로 나뉘지 않겠는가. 말하자면 이 나라는 군림하고자 하는 놈들과 군림당하지 않으려는 세력으로 나뉘는 것인데. 그나마 웃긴 건 이게 1%와 99%의 대도 아닌 것이“대한민국 새판짜기” 계속 읽기

건국의 정치 – 김영수

철학적인 의미에서 정치 공동체의 궁극적 목적은 ‘잘 먹는 삶’이 아니라 ‘좋은 삶’이다. 그러나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국가는 ‘필요’의 영역이며, 필요중 가장 일차적인 것은 ‘식량’이다.중국의 전통적 사유에 따르면, 백성의 복질은 ‘욕망을 가진 존재’이다. 그렇게 때문에 유가에서는 “임금은 백성을 하늘로 삼으며,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라고 주장했다.또는 “먹는 것은 백성의 근본이요, 백성은 나라의 바탕이다.”라고 한다.그러므로 토지는 백성의 하늘이다.이 때문에 맹자는“건국의 정치 – 김영수”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