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민주시민입니까?

2019년 2월 20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입니다. 이하나 엊그제는 지역의 교사들이 모여 민주시민교육연구회라는 걸 만들었다고 연락이 와서 참석했다. 지역교육네트워크가 뭘 하고 어떤 걸 해왔는지 설명하고, 네트워크 내의 각 단체와 연대회의의 시민단체들도 소개했다. 시민교육을 하고 있는 안양지역의 시민사회단체의 각 특성을 얘기하고 교안개발의 중점이 무엇이었는지 말하면서 질문 있냐고 물으니, 교사들은, “너무 다른 세상 이야기라, 무슨 질문을 해야 할“[쓰다]민주시민입니까?” 계속 읽기

[생애사쓰기]성수종합사회복지관 수업을 시작하며

내일부터 성수종합사회복지관에서 초등문해교육을 마친 어르신들과 생애사쓰기 수업을 시작한다. 초등문해교육을 마친 분들과의 수업은 처음이라, PPT를 손 보다가 접었다. 대신 다음과 같은 프린트물을 만들었다. <나에게 보내는 편지>는 복지관에서 붙인 프로그램 이름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나에게 보내는 편지>> 수업에 함께 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글쓰는 사람 이하나라고 합니다. 앞으로 열 번, 여러분과 만나게 됩니다. 저는 2013년부터 어르신들 뿐 아니라, 중년층,“[생애사쓰기]성수종합사회복지관 수업을 시작하며” 계속 읽기

[생애사쓰기]가난이 부끄러워서

“노조활동 한 적 없어요. 어용이었어요.” 수요일 생애사쓰기에 참여한 60대 여성의 말이다. 써온 목차에 “노조활동”이라 써 있어서 무슨 내용인지 물었을 때였다. “무슨 노조를 했겠어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일자리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나는 바닷가에서 자랐어요. 재첩 따고 다시마 걷으면서 살았어요. 그게 너무 고되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어요. 공장이 얼마나 좋았는데요. 앉아서 손가락만 까딱까딱하면 돈이 나오는데요. 왜 노조를“[생애사쓰기]가난이 부끄러워서” 계속 읽기

폭력적 골목의 풍경

나 보광동 살 때는 집안에 들어와 앉아 있던 놈도 있었어. 반지하 창문 열어놨는데 안방에 마당 수도 틀어서 물 뿌린 놈도 있고, 샤워하는데 목욕탕 창문 여는 놈도 있었어. 그 놈 잡겠다고 머릿수건 두르고 나가서 112 불러 골목에서 내가 아는 온갖 욕을 해제꼈어. 동네 아줌마들이 튀어나와 아가씨 입 한 번 걸죽하다며 박수 쳐줬어. 알잖아 내가 욕 좀“폭력적 골목의 풍경” 계속 읽기

맥락 없는 두 가지 이야기

1. 당구를 배우고 싶다는 아이에게 큣대를 바이올린 활이라 생각하라고 말했다. 왼손으로 지판을 잡고 오른손은 힘 있되 유연하게. 오랫만에 큣대를 잡아보니 정말 그랬다. 우연하게 비슷한 원리들이 있다. 어깨에 힘을 뺀다거나, 손목의 스냅을 이용한다거나, 손가락의 안 쓰던 근육을 쓴다거나. 물론 중딩은 바이올린 활을 어떻게 잡는지 모른다고 기억나지 않는다고 투덜댔다. 생각해보니 바이올린 레슨 받은지가 꽤 되었다. 4년 되었나.“맥락 없는 두 가지 이야기” 계속 읽기

성수동 1가

성수동1가. 복지관이 있는 건물은 여러 기관들이 모여있다. 재활의원, 아트홀, 종합사회복지관, 구립성수도서관. 1층에는 서가가 있어서 공공도서를 꺼내볼 수 있고 2층에도 큰 서가가 있어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다. 북까페도 있어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모임도 하고 책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이 건물로 가는 길은 조금 특별한데, 길 한쪽에 쿠팡 물류센터가 있다. 택배 차량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오늘“성수동 1가” 계속 읽기

가난한 빨래

내내 빈곤에 대해 생각중이다. 기생충 여파일까? 아니 사실 기생충을 보기 그 며칠 전부터, 생애사쓰기 수업을 하다가 참가자들의 원고를 읽고 하던 생각이다. 왜 우리는 가난을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아마 최근 내가 겪은 개인적인 여러 가지 일들이 오버랩 되기도 해서였겠다.   경제감각이 떨어진다는 건 변명이겠지. 암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모두 변명이다. 자기의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은 꼭 그“가난한 빨래” 계속 읽기

우연은 어떻게 오는가

점심시간 내내 포켓몬을 잡다가 분식집에 들어가 건빵이와 충무김밥과 순두부찌개를 시켰다. “나 보광동 살 때 이런 분식점 순두부 자주 시켜먹었어.” 건빵이가 “나도”라고 말했다. 제일 만만하고 표준화된 맛. 냄새가 나거나 비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음식. 반찬이 허술해도 충분히 한 끼를 채울 수 있는 것. 나는 빈집에서 출근을 준비하다 순두부를 시켜 먹고 그릇을 지하방 알루미늄 새시 문 밖에“우연은 어떻게 오는가” 계속 읽기

이화동의 계단

계단이 아름다운 건 20대로 끝났다. 이화동 거주자들도 젊을 때는 그럭저럭 살았는데 나이드니 당췌 아래를 내려갔다가 올라올 수가 없어서 너무 힘들다고. 80대 노인들이 아래 동대문에서 여기까지 올라간다는 건 거의 하루를 탕진하는 일일 거다. 이화동은 부산의 감천동과 비슷하다. 골목골목 작은 샛길은 고불고불하게 이어진다. 도시재생이니 마을만들기에 헛돈 쏟아붓는 사이에 사는 사람들이 편안한 슬라이드나 계단정비, 브라질이나 홍콩에 있는 엘리베이터나“이화동의 계단” 계속 읽기

삶을 말할 때

가끔 내가 분노를 느끼는 건 “노력하지 않아서 가난하게 산다.”, “미리 준비하지 않아서 폐지나 줍고 산다.”는 말을 하는 사람을 볼 때다. 지지리도 가난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자발적 가난은 정신적 풍요를 기본으로 한다. 있다고 치자. 가난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좋은 조건이다.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려는 사람은 가난하고자 경제활동을 하는 게 아니다. 각자 먹고 살 양식쯤은 갖고 살고자 한다.정말“삶을 말할 때”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