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새벽녘 두어 번 뒤척였다고 휴대폰 어플이 알려준다. 내가 잘 잤는지, 잘 못 잤는지, 그런 것도 기계에게 묻고 사는 한심한 삶. 내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씹다버린 사과모양의 전자제품인지도 모른다. 내가 나인지 사과가 나인지, 이미 그 경계는 허물어 진 것 같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말을 찾아 헤맨다. 쓰리고 아린 상처를 적확하게 표현해 줄 단 한 줄의“저녁” 계속 읽기

저녁

새벽녘 두어 번 뒤척였다고 휴대폰 어플이 알려준다. 내가 잘 잤는지, 잘 못 잤는지, 그런 것도 기계에게 묻고 사는 한심한 삶. 내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씹다버린 사과모양의 전자제품인지도 모른다. 내가 나인지 사과가 나인지, 이미 그 경계는 허물어 진 것 같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말을 찾아 헤맨다. 쓰리고 아린 상처를 적확하게 표현해 줄 단 한 줄의“저녁” 계속 읽기

이 모든 역사는 나의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바닥을 보는 때가 있다. 자기 내면의 깊은 바닥을 치는 순간이 온다. 바닥을 보는 일은 끔찍한 일이다. 한 개인의 바닥은 더럽고, 추잡스럽고, 미련하고, 이기적이다. 더러운 것이 눈에 띄는 순간 덮어버리고 싶은 건 당연하다. 한 사람이 얼마나 강인한가는 여기서 드러난다. 한 사람의 내면의 힘은 변화무쌍하여, 언제는 보고 싶지 않다고 눈을 감아버리고 도망을 가기고 하고 언제는“이 모든 역사는 나의 것이다” 계속 읽기

무섭다는 말

예민한 아이는 새벽녘 제 부모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으면 곧잘 잠에서 깬다. 새벽 2시 50분. 자리에서 일어나 멍하니 앉아 있던 아이가 에미를 부른다. 엄마 저기 뭐가 있어. 엄마 저기 뭐가 이상해. 빛에 비친 그림자였거나, 안방에 숨어 들어온 늙어가는 개였을게다. 괜찮아 괜찮아. 아이를 다독여 다시 재우고 나도 모르게 아이가 가르킨 방향을 외면한다. 무섭다는 말. 언제 해봤을까. 기억이“무섭다는 말” 계속 읽기

키티를 잡아먹은 호랑이

얼마전에 문득 이런 키티 시리즈가 떠올랐다.키티가 호랑이옷나 다른 동물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인데,누군가는 이걸보고 호랑이가 키티를 잡아먹었다. 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키티 안에 있던 호랑이가 스물스물 나와서 껍질을 뒤집고키티를 감싸안은 것은 아닌지. 한 사람의 분노와한 사람의 슬픔과한 사람의 우울은이렇게 속에 껍질을 뒤집고 숨어 있다가스르르 입을 통해 나와서 그 존재를 모두 감싸 안아 버리는 형국. 그래서 그“키티를 잡아먹은 호랑이” 계속 읽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복수 : .죽는 거 보다 더 힘든게… 살던 세상 바꾸는 일이예요. …죽는건 세상을 버리면 되지만, …살던 곳 바꾸는 건, …세상을 바꾸는 일이니까… 경 : (얼굴을 닦아주며 미소) 복수씨, 위대해요. …세상을 바꿨으니까…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천상천하유아독존에 대해서 불교에서 뭐라고 말하는지  찾아보면 바로 나오는 일이지만.  하늘과 땅 사이에 오로지 나만이 존귀하다. 라는 말은,  모두가 각자의 세상을“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계속 읽기

세계, 어제와 오늘.

표출되지 못한 언어들이 마구 쏟아진다 정확성을 잃은 감정들이 쓰레기더미처럼 쌓여간다 아이들은 그렇게 거리를 헤매이고  TV에 나오는 누군가를 모방한다 흠모하진 않으나 가슴속 깊은 곳에 시기심이 있다 내가 저 아이보다 못한 게 무엇이 있느냐는  바닥을 친 자존감이 솟구쳐 오른다  아이들은 그렇게 헛된 것을 쫓아  재빠르게 자존감을 회복할 방법을 찾아 헤맨다 + 딸아이가 애견미용학원을 다닌지 한 달이 된다.“세계, 어제와 오늘.”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