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학교

– 1학년은 친구관계를 제일 힘들어해요. 초등학교 6년동안 참다 참다 중학교 가면 달라지겠지 하고 오는 거예요. 근데 여기 초등학교 2개에서 애들이 다 오거든요. 그럼 거기서 거기예요.
– 자아가 깨이면서 들이받는 애들도 있구요.
– 가해자와 피해자가 역전되는?
– 가해자 피해자 구분이 없어요. 계속 바뀌어요. 다 섞여 있어요. 소그룹내에서의 문제라 지속적 왕따나 전체적으로 한 명을 몰아세우거나 폭력사건이 일어나거나 그런 건 없고요. 주로 인제 뒷담화, 카톡이나 SNS로 그러는 경우가 많죠.
– 사실 부모님들이 과민반응 하시는 경우도 있고, 아이들도 별 거 아닌 거에 대처하지 못하고 넘어가지 못하기도 해요.
– 그리고.. 친구관계 외에는 이제 부모님과의 문제. 부모님들이 기대치는 높고 이 아이들은 아직 어리다보니까 죄책감을 갖는거죠. 엄마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자기를 막 다그치고요. 저희가 볼 때는 이 아이들은 이미 노력으로는 끝까지 끌어올리고 있거든요. 아이들이 다 잘 하기 때문에 더 잘할 수가 없어요. 근데 더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 고등학생쯤 되면 부모가 무섭지 않으니까 그런 건 없는데 중학교 1,2학년까지는 그런 게 되게 많아요.
– 저는 요새 중학생들 만나다보면 애들이 되게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들던데..
– 그래서 아이들이 매우 예민해져 있고 시험때가 되면 기괴한 짓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 수행평가를 내주면 학원에서 죄다 봐줘서 상향평준화가 되어버려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그걸로 수행평가를 하면 2년이상 못하겠더라고요. 학원에서 다 건드려버려가지고.
– 학원에 완전히 점령당한 셈이군요.
– 여기는 그래요. 완전히 둘러싸여 있으니까요.
– 대신에 애들이 대부분 공부는 잘 하고 이해력도 높아서, 어려운 단어 쓰셔도 괜찮을 거예요.
– 아.. 학습에 대한 훈련은 잘 되어 있는 거군요.
– 그렇죠. 맞아요. 독서력이 바탕이 탄탄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힘들어도 애들이 집중력도 좋고요.
– 제가 보기엔 글을 엄청 잘 써요. 그리고 외국 연수 다녀온 애들, 조기유학 다녀온 애들 많고요. 한 반에 10명 정도는 그래요.
– 부모 학력이 높다보니까 애들도 따라가더라구요. 여행 다녀온 곳도 뭐 페루, 칠레, 요르단 이런데고요.
– 환경문제는 사실상 없는 셈이라고 봐야돼요. 엄마 다 집에 계시고, 부자들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애 없구요.
– 부럽네요.
– 그런 면도 있어요.

• 인근 모 중학교 수업협조 협의중의 대화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2015.4.17. 기록

마을이야기만들기 – 초등학교 독서클럽 1.

초등학교 3학년 <독서클럽 : 우리마을이야기> 첫 수업.

오늘 수업은 학교 도서실을 가서 마을에 관련되는 책을 찾아보는 과정이 있었다.
20분정도 도서실을 돌아보면서 책을 찾아보라 하는 사이 여자아이 한 명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다른 한 아이를 향해 화를 내고 있었는데 상대방 아이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멈춰서 있고 화가 난 아이만 혼자 열이 나서 펄펄 뛰고 있는 꼴.

저학년만 이용할 수 있는 미니 2층이 있는데 거기서 내려오다가 상대편 아이가 자기를 계단에서 밀쳤다는 것이다. 아이가 흥분해서 마구 달려들려고 하길래 꼭 안고 잠깐 쉬었다가 얘기하자며 일단 교실로 데리고 올라왔다.

화가 난 아이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내내 울면서 말하기를
계단에서 자기를 밀치는데 그럼 그걸 가만히 두느냐 라고 하더니
계단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면 (말 그대로 갑툭튀) 어쩌냐고 말이 바뀌었다.
계단에서 넘어지면 병원을 가야 하고 병원비도 많이 드는데 다 니가 책임질꺼냐, 로 시작되더니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목숨이 달린 문제라는 이야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수업주관을 하는 사회복지사선생님이 아이를 앉혀놓고 이야기를 하려는데 화가 난 아이는 밖으로 튀쳐나갔고 뒤쪽에 앉은 다른 아이들은 걔 집에 갔을껄요~ 원래 성격이 소심해요~ 라고 전했다.

다시 들어온 아이가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울먹거려서 수업이 20분 정도 중단되었고 다른 아이들은 간식을 먹으며 사태가 진정되길 기다렸다.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화가 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도록 분위기를 정리했고 다른 친구들이
“많이 놀랬겠구나. 괜찮아.” 라고 이야기 하도록
(아 갑자기 갠찮아여? 많이 놀랬져? 장수원 드립 생각;;) 권유했다.

계단에서 갑툭튀했다는 애는 나름대로 억울해서 자기는 앞을 보고 내려가고 있었고 화가 난 아이가 고개를 숙이고 내려오다 부딪힐 뻔 한 것이라며 억울해했다.

어찌저찌 수업을 끝내고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커피 한 잔 하고 갈 수 있느냐 물으셔서 앉아서 얘기를 하는데.

오늘 화를 낸 아이는 하루에 한 번씩 그렇게 억울한 일이 생겨서 울며 진을 빼고 화를 내는데 그 이야기는 늘 누군가 일부러 자기를 괴롭힌다는 것이 주테마라는 것이다. 아이가 피해의식이 심한 거 같아서 걱정인데 엄마에게 연락을 해도 답이 없다는 것이다. 전화도 안되고 메세지도 답이 없고 편지도 쪽지도 모두 답이 없단다.
아이가 정말 힘들겠네요 하는 차에 이 사회복지사 선생님왈

“독서클럽이라, 담임선생님들이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일부러 모았어요… 음.. 아까 걔는 ADHD 약을 먹다가 최근에 중단했고요, ㅇㅇ이는 수업이 불가능한 아이고요.. ㅇㅇ이는 부모님이 퇴근이 늦어서 주로 혼자 지내는데 애가 좀 무기력하죠.. ㅇㅇ이는…..”

믹스 커피 잘 마시고 교실을 나왔다.

……………..왜 때문이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반복되는거죠? 왜 때문이죠…………..

2015년 4월 3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