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4월의 바다

꿈은 기억 위에 돋아난다.
상상했던 모든 것들은 과거에서 온다.
들었거나 읽었거나 봤거나 느껴봤던 것들.
기억 속에 숨어있거나 그 밖에서 혼자 울고 있었더라도.
꿈꾸지 않았던 일들은 늘 일어나고 만다. 다시 과거가 된다.
바다를 바라보고 산철쭉이 혼자 섰다.
어울리지 않는 자리, 분홍옥매와 꽃잔디와 뜬금없는 난까지.
바다앞에서 나를 잊지 말라 했던가.
바다는 예전의 바다가 아니다. 나쁜 기억은 좋은 기억으로 덮으라 했던가. 그건 방향제로 악취를 덮는 것과 다름없지 않을까. 덮는다고 덮어질까. 눈이 녹으면 벌겋게 드러나는 황토처럼, 꽃이 지면 질퍽해진 목련그늘 아래처럼.
기억이 기억을 덮고, 세월이 세월을 덮으면,
바다는 다시 예전의 그 바다가 될까.
살아있는 자의 손을 꼭 잡는다.
바다 앞에서 우리는 모두 속수무책이므로.
그림자가 길다.
3년 후, 4월의 바다170416_iphone6+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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