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계절 2014
한 해에 몰아오니 오히려 다행이다.
내년에는 더 심한 일과 더 많은 횟수가 몰려와도 조금 더 덤덤할 수 있을거다.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인물들의 공백을 굳이 채워넣을 필요도 없다.
사막을 걷는 여행자의 유일한 희망이 두 다리뿐이라면, 지금 이 연옥을 걷는 나의 유일한 희망은 모든 파도를 바라볼 수 있는 나 자신과 그 옆에 앉아 모래놀이를 하고 있는 어린 아들이다.
비우는 시간 마흔의 가을.
어울리지 않는 악세서리를 떼어내면 맨얼굴로 더 환하게 웃으리라.
2014. 9. 21.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