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중의

트위터에 들어가 봤다.
라면 얘기가 얼마나 있나 좀 보려고.
대한항공 비지니스석 라면 사진도 있다.
내가 이 사건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 건, “청장년층의 배알을 뒤틀을 만한 대기업의 상무이사”가 비행기 비지니스석에서 진상을 부렸다는 게 포인트다.

대중에게 질투와 시샘을 받기 충분한 자리인데 대부분 기업의 이정도 되는 이사들 중에는 일정 비율의 개새끼가 존재한다. (어머 개님들 미안)

1/5 쌍놈새끼 이론에 기반하는데 동서고금 어느 조직에도 1/5는 그러하다… 는 논리다.

평소에 저 쌍놈새끼 계급장 한 번 떼고 덤벼보자 하고 싶던 을분들이 지구최고 미인 승무원일 대한항공 여승무원을 괴롭히고 때리기까지 했다는 게, 남성들의 오빠의식을 강렬하게 자극할 수 있다.
(보잉사 여직원이었어봐라 이렇게까지 안 됐다. 해외항공사 여승무원들은 건강함이 우선이지만 국내항공사는 일단 미모가 갑이다. 게다가 노선별로 미모의 등급이 있다는 건 모두 다 아는 사실)

몇 가지 댓글을 보다가 눈에 박히는 건 “비행기가 룸싸롱인지 아나” 라는 거였는데 생각해보니 룸싸롱에서 해장으로 라면을 먹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상하이의 전설적인 어느 마담은 삼겹살도 구워줬다더라. 향수병 달래라고. (룸빵문화의 전세계적 전도사는 당연히 한국) 어떤 새끼는 잔치국수를 달라고도 한다더라 해장국을 사오라는 새끼도 있다더라의 오래전 풍문이 기억났다.

포스코의 모체는 포항에 있고, 포항의 경제구조가 포스코에 있고, 그리하여 의문의 술집 여종업원 연쇄자살사건도 조용히 넘어갔었고, 에지간하면 다 그렇게 됨니더. 했던 르뽀 프로그램의 어느 아지매도 생각났다.

그래 이 왕상무는 룸빵이 생각난 것일게다. 어제 숙취가 안 풀려 죽을 찾은 것일게다. 숙취가 아니라 술이 덜 깼을 수도 있다. 아직도 룸빵인지 비행기인지 잘 구분이 안 되었을 수도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호재를 만났다. 국정원 사건과 남북문제 여러가지를 면피할, 애국적 사건이다. 대중의 공분을 하나로 일치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여승무원에게 라면을 여섯번 끓여오라고 했다고 신상털고 성지순례 하는 만국의 중생들이여.. 오늘 밤도 수많은 여성동지들이 당신의 상무님의 라면을 끓여바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새끼는 멸치국물 낸 잔치국수를 가져오라고 지랄을 하고 있겠지. 그래 오늘은 일요일이라 룸빵도 노는 날이겠지만, 월요일은 또 주말에 집에 있었으니 한 잔 빨아줘야 되지 않겠느냐.

대기업의 주요임원과 아름답고 고매한 스튜어디스와 테러에 히스테리 걸린 비행기라는 공간과, 게다가 밥도 스파게티도 아닌 그 흔해 빠진 라면이라는 게, 게다가 요즘 중요한 전략인 “라면 먹고 갈래요” 를 모욕하였으며, 향수와 성공신화를 동시에 자극하는 비지니스클래스의 라 면. 이라는 게 정말 팔리기 좋은, 매우 핫! 한 이슈가 되었다.

내일은 월요일이다.
출근한 임원들이 무슨 결정을 내릴까 참 궁금하다.
왕상무는 대한항공에서 최소 1년간 라면 봉사를 해야 마땅한데, 기왕이면 당신이 다닌 룸빵 언니들한테도 좀 끓여주면 참 좋겠다.

201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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