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새 시집 – 래여애반다라

빛에게 

빛이 안 왔으면 좋았을 텐데

빛은 왔어 

균열이 드러났고

균열 속에서 빛은 괴로워했어

저로 인해 드러난 상처가 

싫었던 거지

빛은 썩고 농한 것들만 

찾아 다녔어

아무도 빛을 묶어둘 수 없고

아무도 그 몸부림 잠재울 수 없었어

지쳐 허기진 빛은 

울다 잠든 것들의 눈에 침을 박고,

고여 있던 눈물을 빨아 먹었어

누구라도 대신해

울고 싶었던 거지,

아무도 그 잠 깨워줄 수 없고

아무도 그 목숨

거두어 줄 수 없었으니까 

언젠가 그 눈물 마르면

빛은 돌아가겠지,

아무도 죽지 않고

다시 태어나지 않는 곳,

그런 곳이 있기나 할까

아무도 태어나지 않고

다시는 죽지 않는 곳, 

그런 곳에 빛이 있을까 

 

– 이성복 

 

이미지

 

오랜만에, 만나면 반갑고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201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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