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은 살찌고 국민은 자살한다.

국산품 애용 운동이 벌어진 시절이 있었다. 
식민시절 물산장려 운동 등은 이 나라, 이 민족에게 자본을 벌게 하여 국가의 부강을 만들어가자는 의도였을 것이다. 어차피 자본주의, 돈 없으면 국가도 없다. 
80년대, 90년대까지도 국산품 애용이 칭송받던 시절이 있었다. 
일제 밥통, 일제 보온병을 쓰면 매국노 취급을 당했고 쉬쉬하면서 몰래 들여와 썼다. 
미제 좋아하면 미제국주의의 잔재라고 호되게 당하는 경우도 있었고 학교에선 알파벳이나 외국어글자가 크게 쓰여진 티를 입고 가면 야단을 받았고 교칙으로 금지했다. 
개인적으로 중학교때 전체 조회가 있는 날, 아무 생각없이 엄마가 사다 준 영문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갔다가 (반장이라 맨 앞에 서야 하는데) 교무실에 불려가 개망신을 당한 기억이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에 오면 한국산 자동차가 가득한 것을 보고 놀랍다고 하며, 
사람들은 삼성과 LG가 타임스퀘어에 광고가 올라가는 날 벅차하며 애국심에 눈물 흘렸다. 
IMF가 불어닥치던 시절, 장롱에서 금반지를 빼서 내놓던 순박하고 책임감 강한 국민들은 그래도 우리 물건 써줘야 한다며 삼성핸드폰 국내점유율을 세계가 놀랄만큼 만들어 주었다. 
국내 지형에 강한 휴대폰이라며 노키아가 망해나갔고, 모토롤라도 유례없이 하위로 추락했다. 
국산 기업에 대한 이 나라 국민들의 애정은 망극할 지경이라, 
월마트, 노키아, 카르푸가 망해나가는 희한한 나라로 자리매김했다. 
외국기업의 물품을 수입추진할 때 거래처에게 늘 강조했던 건, 이 나라는 “월마트와 노키아, 까르푸가 망해나가는 나라다” 라는 거였다. 그들에게 한국만의 감수성에 맞추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렇게 내가 나고 자란 나라의 기업들은 나보다 무럭무럭 자랐다. 
회장들은 모두 휠체어를 타고 비자금을 조성했고 어떤 불법적인 증여나 상속도 모두 면제 받았다. 그들은 국가의 경제력을 책임지는 중대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밀어주고 당겨주던 그 기업들은 아무도, 전문경영진으로 구성해 국가와 국민에 보답하지 않는다. 
보름달을 만들던 삼립은 각종 간식을 모두 점령해 빵과 커피는 물론, 떡까지 장악한다. 
동네빵집은 사라지고 모두 다 삼립이 이름을 바꾼 SPC와 CJ 뜨레주르의 양대 산맥의 종업원이 되었다. 
LG의 자녀들이 100% 주주로 있는 아워홈이라는 외식업체는 순대도 판다. 
작년에 논란이 되었던 롯데마트 통큰 치킨,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의 피자, 동네 골목을 치고 들어온 SSM 수퍼마켓, 전국민이 대기업의 종업원이 될 추세이다. 
이게 전세계적인 추세인가? 신자유주의 끝물에 한국만큼 재벌이 거대해지는 나라도 있나?
이 나라의 재벌은 Chaebol 이라는 영문고유명사가 있다. 
이 고유명사는 한국의 재벌문화에 대해서 연구한 국내의 한 학자가 직접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해 영어단어로 인정이 된 경우이다.
기업은 흑자다. 공공요금은 치솟는다. 물가는 오르고, 국민은 자살한다. 
재벌은 살찌고 소비자는 죽어간다. 
각종 자동차는 국내에서 비싸게 팔고 수출이 아니면 살 길이 없다는 박정희의 신념을 이어받아 이 나라는 여전히 재벌에게 관대하고 재벌을 위해 나라가 굴러가고 국민들은 봉이 된다. 
신형 휴대폰을 개발한 회사들이 수십조의 흑자를 내면서 별도의 운영체제를 개발하지도 않고, 새로운 OS로 업그레이드 해주지도 않는다. 그저 팔아먹으면 그만이고 억울하면 새로 사세요. 지원금 드립니다. 이게 지들 나름대로의 서비스다. 
그러면서 죄없는 서비스 직원들만 조져,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잘 받았느냐고 확인을 하고 점수를 매기라 하고 불만사항을 접수하고 고운 음성으로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운운한다. 
닥쳐라 더러운 돼지들아. 
대기업이 수조원대, 수천억원의 흑자를 내면 사회의 모든 자원을 낼름낼름 받아먹은 만큼 기술개발을 하고 재투자를 해야지 전 국민의 종업원화를 꾀해 동전이나 뜯어가고 쉽게 현금으로 만들 수 있는 소매업까지 장악하라고 밀어준 거 아니다. 
오래전부터 국산품 애용이 상당히 소용없는 일이라는 걸 느꼈지만 최근들어 극에 치닫는 듯 하다. 전국민을 종업원화 해서, 전국민 정규직이라도 시켜줄 것인가? 그것도 아니잖는가?
사회환원 하라고 강요하는 거 아니다. 
재투자 재개발, 국가가 할 수 없는, 중소기업이 할 수 없는 거대한 프로젝트, 엄청난 투자금이 필요한 연구개발. 힘쓰란 말이다. 골목에서 천원떼기 백원떼기 팔아먹지 말고. 그런 건 당신들 아니어도 충분히 할 사람 많다. 
어차피 이윤추구하는 기업이다.
그들에게 윤리적인 걸 강요할 수도 없고, 사회복지재단이 되라고 할 수도 없다.
작작 해 처먹으라는 거다.
꼼수도 부릴만큼 부려야지, 아주 영악해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리지 않는 이상, 수가 너무 얕아 구린내가 풍긴다.

2012.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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