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길

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웃었다.
모든 게 좋다고
모든 게 순조롭다고
늙어가는 어깨를 보며 혼자 말했다.

도로마다 움푹 패인 곳이 있다.
차가 덜컹거리는 길이 있고
바람이 심해 작은 나의 차가 흔들리는 구간도 있다.
고속도로도 있고. 속도제한 구역도 있다.

언젠가
그가 나에게 길에서 삶을 배운다고 말한 적 있다.
귀밑머리가 희끗해지는
또 한 명의 늙어가는 아비가 서 있다.

지금 나는 천천히 국도를 달리는 중.

모든 것은 지나가고
기억이 되고 풍경이 된다.

이루었다는 마음이 남는다.
그리하여 더 이상의 미련을 지울 수 있을 것이다.

가라앉아 어딘가에 숨어있는 나의 감정들이 언젠가 봇물처럼 터져나오더라도

괜찮을 것이다.

우리는 긴 터널을 이미 지나왔으므로.

-15년 만에 만난 아버지와 다시 송별하고 돌아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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