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라 분노하라

사람들은 이런 사진을 좋아한다. 
맑고 밝고 투명한 느낌. 
세상따위 저 멀리 던져버린 그런 청량감을 주는 것. 
오늘 해질녁 
애를 데리러 가는 그 길에 
횡단보도에 서 있던 별로 예쁘지 않은 여자가 
아 하늘 정말 예쁘다. 하며 지나갔다. 
분주하게 길을 걷던 내가 그녀의 말을 듣고 바라본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했는데 
요즘의 이승은 온 나라 전체가 그저 개똥밭이다. 
끊임없는 아우성이 일어나는데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어제 있었던 서울시장후보의 불미스러운 일과
오늘 조조로 본 도가니 때문에 
트윗에 글을 많이 올렸는데 
예상치 못하게 리트윗이 많이 되었고
방금전에 지금 청계광장에서 반값등록금 시위에 대해서 올린 트윗도
자꾸 RT가 되고 있다. 
집중적으로 돌려진 트윗의 1개를 제외하고 
강도높은 욕설이 첨가된 것인데, 
사람들이 타인의 욕설을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시원하게 말씀 잘하십니다. 라고 하는 걸 보고 있자니
내가 이 사람들과 많이 동떨어지게 거친 것인가
아니면..
이제 속시원하게 욕도 지껄이지 못할 만큼 심하게 문명화되어 자기 페르소나의 껍데기를 둘러싸고 답답해도 욕하지 않고 그저 화를 내고 그래도 내일을 위해 일찍 자고 화를 참고 술로 잊고 다른 것을 찾고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나 내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자기계발서나 허접한 심리학 서적을 뒤적이며 나는 오늘 서점에 가서 책을 읽었으니 열심히 살고 있어 토닥토닥 하는 건 아닌가. 
싶어. 가슴이 짠하다. 
현장에서 싸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격한 감정조차도 자기검열을 통해 순화시키려는 눈물겨운 나라의 국민들이 
스트레스로 이틀에 한 명씩 한강물에 몸을 던지는
통채로 개똥통인 나라. 
2011년. 
대한민국.
201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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